2015년 6월 2일 화요일

한자 부수 손

    2-1-5. 손 (手/扌,又,屮,爪,彐,寸,廾,臼)
손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도 많다. 인간의 문명이 손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물들과는 달리 인간들은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손 수(手)자는 "사람"을 의미하기도한다. 투수(投手), 가수(歌手), 궁수(弓手), 기수(騎手), 조수(助手) 등이 그러한 예이다. 또한 고수(高手), 선수(選手), 명수(名手) 등에서 보듯 전문가를 지칭하기도한다.

손 수(手)자가 5개의 손가락이 있는 손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하지만 손을 나타내는 글자 중 손 수(手)자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글자는 서양에서 사용하는 포크(fork)모양처럼 손가락을 3개로 표현하였다. 아마도 5개를 그리기가 귀찮으니까, 3개로 간략화한 것 같다. 은나라의 갑골문자에는 이러한 3개의 손가락으로 손을 표현했고, 5개의 손가락의 수(手)자는 주나라 이후에 나왔다.

그림에서 보듯이 3개의 손가락으로 표현된 상형문자들은 모두 같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글자화되는 과정에서 손의 방향에 따라 또 우(又), 왼손 좌(屮), 손톱 조(爪), 고슴도치 머리 계(彐), 마디 촌(寸) 등과 같이 5가지 글자가 되었다. 이 다섯개의 글자가 제각기 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글자 속에 들어 갈 때에는 모두 손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마디 촌(寸)자는 또 우(又)자와 똑같이 생겼으나 점만 하나 더 있을 뿐이다. 이 점은 손목에 있는 맥이 뛰는 자리를 나타내는데, 맥이 뛰는 자리에 손목이 꺽어지는 마디가 있어서 마디라는 의미도 있다. 또, 규칙적으로 맥박이 뛰므로, 옜날 사람들은 이것으로 시간을 헤아린다고, 헤아린다는 뜻이 있다.(서양에서는 한번 뛰는 시간을 1초로 정했다)

마디 촌(寸)자는 거리를 나타내는 단위로도 사용된다. 또한 친족 간의 거리를 촌수(寸數)라 하는데, 촌수(寸數)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자.

부부는 일심동체(一心同體), 즉 한 마음과 같은 몸이기 때문에 0촌이다. 부부가 낳은 형제 사이는 2촌, 이 형제가 낳은 자식들 사이는 4촌이다. 다시 4촌들이 낳은 자식들 사이는 6촌, 그 다음은 8촌, 10촌, 12촌 등등이다. 이와 같이 짝수 관계는 형제 관계이다. 따라서 사촌 형, 혹은 육촌 동생 등으로 부른다.

부모와 자식 간은 1촌이다. 나의 형제와 나의 자식 간의 관계는 3촌이다. 나의 형제의 자식과, 나의 손자 간은 5촌이다. 나의 형제의 손자와, 나의 증손자 간은 7촌이다. 이와 같이 홀수 관계는 부모와 자식의 관계이다.

촌수와 성별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전부 다른데, 가까운 3촌과 4촌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호칭만 알아두자. 3촌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호칭은 다음과 같다.

- 백부(伯父), 삼촌, 큰아버지 : 아버지(父)의 형
- 숙부(叔父), 삼촌, 작은아버지 : 아버지(父)의 남자 동생
- 고모(姑母) : 아버지의 여자 형제
- 외숙(外叔), 외삼촌 : 어머니(母)의 남자 형제
- 이모(姨母) : 어머니의 여자 형제

4촌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호칭은 다음과 같다.

- 사촌(四寸) : 삼촌의 아들 딸
- 고종사촌(姑從四寸) : 고모(姑母)의 아들 딸
- 외종사촌(外從四寸), 외사촌 : 외삼촌의 아들 딸
- 이종사촌(姨從四寸) : 이모(姨母)의 아들 딸



■ 손 수(手/扌) - 5개의 손가락을 가진 손

손 수(手/扌)자는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편 손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손으로 하는 행동에 주로 들어간다. 다른 글자의 변에 붙을 때에는 재방변(扌)으로 간략화하게 쓰는데, 재주 재(才)자와 비슷하게 생겨 "재방변"이라 부른다. 방과 변은 각각 한자의 오른쪽이나 왼쪽에 오는 부수를 가르키는 용어이다.

살필 간(看)자는 눈(目) 위에 손(手)을 올려 놓고 멀리 살펴보는 모습이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은 "달리는 말 위에서 산을 구경한다"는 뜻으로, 대강 보고 지나치는 것을 일컫는다.
잃을 실(失)자는 손(手)에서 어떤 물건(맨아래 오른쪽 획)이 빠져 달아나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물건을 읽어버리는 것을 분실(紛失)이라 한다.

가질 휴(携)자는 살찐(乃) 새(隹)를 손(扌)으로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내(乃)자는 살찐 가슴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휴대(携帶) 전화는 가지고 다니는 전화이다.

들 거(擧)자는 손 수(手)자와 줄 여(與)자가 합쳐졌다. 다른 사람에게 무언가를 주기(與) 위해 손(手)으로 든다(擧)는 의미이다. 거수(擧手)는 손을 든다는 의미이다.

칠 타(打)자는 손(扌)으로 못(丁)을 쳐서 박는다는 의미이다. 물론 맨손은 아니다. 타자(打者)는 야구에서 공을 치는 사람이다.

빠를 첩(捷) 혹은 승리할 첩(捷)자는 손 수(扌)자와 [빠를 녑()→첩]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빠를 녑()자는 손(彐)과 발(足)이 빠르다는 의미인데, 뜻을 분명히 하기위해 손 수(扌)자가 추가 되었다. 빠르다는 의미에서 사냥을 잘하거나 승리한다는 의미가 생겼다. 첩경(捷徑)은 지름길을, 민첩(敏捷)은 빠르다는 뜻이다. 살수대첩(薩水大捷)은 을지문덕 장군이 대승을 거둔 싸움이다.

▶ 擧 : (손으로) 들 거, 손 수(手) + [줄 여(與)→거] / 일거양득(一擧兩得)
▶ 拾 : (손으로) 주울 습, 열 십, 손 수(扌) + [합할 합(合)→흡→습] / 습득(拾得)
▶ 携 : (손으로) 가질 휴, 손 수(扌) + 이에 내(乃) + [새 추(隹)→휴] / 휴대(携帶)
▶ 抱 : (손으로) 안을 포, 잡을 포, 손 수(扌) + [쌀 포(包)] / 포획(捕獲)
▶ 捕 : (손으로) 잡을 포, 손 수(扌) + [클 보(甫)→포] / 체포(逮捕)
▶ 擄 : (손으로) 사로잡을 로, 손 수(扌) + [포로 로(虜)] / 포로(捕擄)
▶ 拘 : (손으로) 구속할 구. 손 수(扌) + [글귀 구(句)] / 구속(拘束)
▶ 擒 : (손으로) 사로 잡을 금, 손 수(扌) + [날짐승 금(禽)] / 칠종칠금(七縱七擒)
▶ 持 : (손으로) 가질 지, 손 수(扌) + [모실 시(寺)→지] / 지참(持參)
▶ 把 : (손으로) 잡을 파, 손 수(扌) + [꼬리 파(巴)] / 파악(把握)
▶ 擊 : (손으로) 칠 격, 손 수(手) + [수레가 서로 부딛칠 격(毄)자의 변형자] / 공격(攻擊)
▶ 搏 : (손으로) 칠 박, 손 수(扌) + [펼 부(尃)→박] / 박살(搏殺)
▶ 批 : (손으로) 칠 비, 비평할 비, 손 수(扌) + [견줄 비(比)] / 비판(批判)
▶ 撞 : (손으로) 칠 당, 손 수(扌) + [아이 동(童)→당] / 당구(撞球)
▶ 拍 : (손으로) 손뼉칠 박, 손 수(扌) + [흰 백(白)→박] / 박수(拍手)
▶ 排 : (손으로) 물리칠 배. 손 수(扌) + [아닐 비(非)→배] / 배구(排球)
▶ 推 : (손으로) 밀 추, 밀 퇴, 손 수(扌) + [새 추(隹)] / 추천(推薦), 퇴고(推稿)
▶ 搜 : (손으로) 찾을 수, 손 수(扌) + [찾을 수(叟)] / 수사(搜査)
▶ 描 : (손으로) 모뜰 묘, 손 수(扌) + [모 묘(苗)] / 묘사(描寫)
▶ 採 : (손으로) 캘 채, 손 수(扌) + [캘 채(采)] / 채집(採集)
▶ 援 : (손으로) 도울 원, 손 수(扌) + [당길 원(爰)] / 원조(援助)
▶ 授 : (손으로) 줄 수, 손 수(扌) + [받을 수(受)] / 수수(授受)
▶ 投 : (손으로) 던질 투, 손 수(扌) + [칠 수(殳)→투] / 투수(投手)
▶ 操 : (손으로) 부릴 조, 지조 조, 손 수(扌) + [새 때로 울 조()] / 조종(操縱), 지조(志操)
☞ 燥 : (불로) 마를 조. 불 화(火) + [새 때로 울 조()] / 건조(乾燥)
▶ 據 : (손으로) 누를 거, 의지할 거, 손 수(扌) + [원숭이 거(豦)] / 의거(依據)
▶ 招 : (손으로) 부를 초, 손 수(扌) + [부를 소(召)→초] / 초빙(招聘)
▶ 抵 : (손으로) 막을 저, 손 수(手) + [밑 저(氐)] / 저항(抵抗)
▶ 扶 : (손으로) 도울 부, 손 수(扌) + [사내 부(夫)] / 부조(扶助)
▶ 捲 : (손으로) 말 권, 손 수(扌) + [문서 권(卷)] / 권토중래(捲土重來)
▶ 抽 : (손으로) 뽑을 추, 손 수(扌) + [말미암을 유(由)→주→추] / 추첨(抽籤)
▶ 拔 : (손으로) 뺄 발, 손 수(扌) + [달아날 발(犮)] / 발본색원(拔本塞源)
▶ 揚 : (손으로) 올릴 양, 손 수(扌) + [빛날 양(昜)] / 부양(浮揚)
▶ 接 : (손으로) 접할 접, 대접할 접, 이을 접, 손 수(扌) + [첩 첩(妾)→접] / 접촉(接觸)
▶ 掘 : (손으로) 팔 굴, 손 수(扌) + [굽을 굴(屈)] / 도굴(盜掘), 발굴(發掘)
▶ 挑 : (손으로) 끌어낼 도, 손 수(扌) + [조짐 조(兆)→도] / 도전(挑戰)
▶ 摩 : (손으로) 비빌 마, 손 수(手) + [삼 마(麻)] / 마찰(摩擦)
▶ 捨 : (손으로) 버릴 사, 손 수(扌) + [집 사(舍)] / 취사선택(取捨選擇)
▶ 擇 : (손으로) 선택할 택. 손 수(扌) + [엿볼 역(睪)→택] / 선택(選擇)
▶ 挫 : (손으로) 꺽을 좌, 손 수(扌) + [앉을 좌(坐)] / 좌절(挫折)
▶ 掛 : (손으로) 걸 궤, 손 수(扌) + [점괘 괘(卦)] / 괘도(掛圖)
▶ 抗 : (손으로) 막을 항, 손 수(扌) + [목 항(亢)] / 항거(抗拒)
☞ 航 : 배 항, 배 주(舟) + [목 항(亢)] / 항해(航海)
▶ 拒 : (손으로) 막을 거, 손 수(扌) + [클 거(巨)] / 거부(拒否)
▶ 抹 : (손으로) 지울 말, 손 수(扌) + [끝 말(末)] / 말살(抹殺)
▶ 擴 : (손으로) 넓힐 확, 손 수(扌) + [넓을 광(廣)→확] / 확대(擴大)
▶ 拓 : (손으로) 넓힐 척, 손 수(扌) + [돌 석(石)→척] / 간척(干拓)
▶ 搭 : (손으로) 실을 탑, 손 수(扌) + [작은콩 답(荅)→탑] / 탑재(搭載), 탑승(搭乘)
▶ 摘 : (손으로) 딸 적, 들추어 낼 적, 손 수(扌) + [밑둥 적(啇)] / 적발(摘發), 적요(摘要)
▶ 損 : (손으로) 덜 손, 잃을 손, 손 수(扌) + [둥글 원(員)→운→손] / 손해(損害)
▶ 擔 : (손으로) 멜 담, 손 수(扌) + [이를 첨(詹)→담] / 담당(擔當)
☞ 膽 : 쓸개 담, 고기 육(肉) + [이를 첨(詹)→담] / 와신상담(臥薪嘗膽)
▶ 抑 : (손으로) 누를 억, 손 수(扌) + [오를 앙(卬)→억] / 抑壓(억압)
▶ 換 : (손으로) 바꿀 환, 손 수(扌) + [빛날 환(奐)] / 환전(換錢)
☞ 喚 : (입으로) 부를 환, 입 구(口) + [빛날 환(奐)] / 소환(召喚)
▶ 捷 : (손이) 빠를 첩, 승리할 첩, 손 수(扌) + [빠를 녑()→첩] / 첩경(捷徑), 민첩(敏捷)
▶ 掠 : (손으로) 노략질할 략, 손 수(扌) + [서울 경(京)→량→략] / 약탈(掠奪)
▶ 技 : (손) 재주 기, 손 수(扌) + [가지 지(支)→기] / 기능(技能)
▶ 拳 : (손) 주먹 권, 손 수(手) + [말 권()] / 권투(拳鬪)
▶ 掌 : 손바닥 장, 손 수(手) + [오히려 상(尙)→장] / 장풍(掌風)
▶ 指 : 손가락 지, 손 수(扌) + [맛있을 지(旨)] / 지적(指摘)
☞ 脂 : 기름 지, 고기 육(肉) + [맛있을 지(旨)] / 탈지유(脫脂乳)


■ 또 우(又) - 오른 쪽에서 내민 손의 모습

끝이 3개로 갈라진 손이 오른 쪽에서 내밀고 있는 모양의 이 글자는 원래 오른 손을 의미하였으나, 그냥 손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가지 지(支)칠 복(攴)칠 수(殳)자는 손(又)에 나무가지나 막대기를 들고 있는 모습인다. 살형문자를 보면 이 세 글자가 거의 구분되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렇게 3글자로 분화되었다. 이 3글자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다음 절에 상세히 언급하기로 하자.

가죽 피(皮)자는 손(又)에 가죽으로 만든 방패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호피(虎皮)는 호랑이 가죽이다.
찾을 수(叟)자는 손(又)에 햇불(火)을 들고 무언가를 찾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나중에 찾는다라는 뜻을 더욱 분명히 하기 위해, 손 수(扌)자를 추가하여 찾을 수(搜)자를 만들었다. 수사(搜査)는 범인을 찾기 위해 조사하는 것이다.

손(又)으로 귀(耳)를 잘라내려고 하는 엽기적인 글자들 - 취할 취(取), 몰아잡을 섭(攝), 용감할 감(敢), 가장 최(最), 모일 총(叢) - 에 대해서는 귀 이(耳)자에서 언급 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생략하도록 하자.

종 노(奴)자는 손(又)으로 생포한 여자(女)가 종(奴)이라는 해석과, 여자(女)가 손(又)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라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노비(奴婢)는 종을 의미한다.

되돌릴 반(反)자는 손(又)으로 기어서 절벽(厂)을 되돌아 올라 간다에서 의미가 유래하였다. 절벽을 의미하는 기슭 엄(厂)자도 뒤에 상세히 언급하기로 하자.[반대(反對)]

미칠 급(及)자는 사람(尸)의 다리를 손(又)을 뻗어 잡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즉 앞에 있는 사람에 손이 미친다는 뜻이다.[과거급제(科擧及第)]

아재비 숙(叔)자는 원래 손(又)으로 콩을 따는 형상이다, 왼쪽에 있는 글자는 덩굴(上)에 달려 있는 콩(小)을 모습이다. 이후 손(又)이 추가 되어 콩을 따는 모습을 의미하게 되었고, 이 글자가 아버지의 형제를 일컫는 아재비로 가차되면서, 원래의 뜻을 명확히 하기위해 풀 초(艹)자를 붙여 콩 숙(菽)자가 되었다. 작은 아버지를 숙부(叔夫)라고 부른다. 숙맥(菽麥)은 "콩과 보리"라는 의미인데, 콩인지 보리인지 구분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뽕나무 상(桑)자에는 손이 3개나 들어가 있는데, 나무(木) 위에 여러 명의 손(又)이 뽕잎을 따고 있는 모습이다. 고대 중국에서 비단은 중국의 특산물이었고, 비단을 만드는 누에를 기르기 위해 뽕나무를 키웠다. 상전벽해(桑田碧海)는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했다는 의미이다.

깍지낄 차(叉)자는 손(又)에 다른 손을 깍지 끼어 있는 모습이다.[교차(交叉)] 중간의 점이 깍지 낀 손가락이다. 여기에 점한 개를 더 추가하고 벌레 충(虫)자를 합치면 벼룩 조(蚤)자가 된다. 즉 손으로 점만한 벼룩을 잡는 모습에 벌레 충(虫)자를 추가해 벼룩이라는 뜻을 강조하였다. 다시 여기에 말 마(馬)자를 합치면 소동할 소(騷)자가 된다. 말의 몸에 벼룩이 붙었으니 말이 날뛰고 소동(騷動)을 피운다는 의미이다.


■ 왼손 좌(屮) - 왼쪽에서 내민 손의 모습

또 우(又)자가 오른쪽에서 내민 손의 모습이라면 왼쪽 좌(屮)자는 왼쪽에서 내민 손의 모습이다. 그래서 본래 왼손을 의미하였다. 하지만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될 때에는 또 우(又)와 마찬 가지로 손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왼손 좌(屮)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서 사용될 때에는 모습이 조금 변하는데, 왼쪽 좌(左)에서 공(工)자를 뺀 모습으로 사용된다.

왼쪽 좌(左)자는 손(屮)에 공구(工)을 들고 남의 일을 돕는 모습이다. 왼쪽이란 의미로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붙어 도울 좌(佐)자가 생겼다. 보좌(補佐)는 높은 사람을 돕는다는 의미이다.

오른쪽 우(右)자는 손(屮)과 입(口)으로 남의 일을 돕는 모습이다. 오른쪽이란 의미로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붙어 도울 우(佑)자가 생겼다. 천우신조(天佑神助)란 하늘이 돕고 신이 돕는다는 의미이다.

벗 우(友)자는 손이 두개나 들어가 있다. 즉 두 친구가 왼손(屮)과 오른 손(又)을 서로 맞잡고 우정(友情)을 나누고 있는(?) 형상으로, 친구를 의미한다.

재 회(灰)자는 불(火) 속에서 손(屮)으로 숯(灰)을 골라 내고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다.
있을 유(有)자는 손(屮)에 고기(肉→月)를 들고 있는 모습으로 "있다"는 의미가 생겼다. 유무(有無)는 있고 없음이다.

베 포(布)자는 손(屮)으로 베(巾)를 만드는 모습이다. 수건 건(巾)자는 나무 가지에 베를 걸어 놓은 형상에서 유래한다. 포목점(布木店)은 베를 파는 상점이다.


■ 손톱 조(爪) - 위에서 아래로 내민 손

손톱 조(爪)자는 위에서 아래로 내민 손의 상형이다. 실제로 손톱이란 의미보다는 다른 글자와 마찬가지로 손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부화할 부(孚)자는 손(爪)으로 새끼(子)를 꺼내는 모습이다. 부화(孵化)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알 란(卵)자를 붙여 부화할 부(孵)자를 만들었다. 물 수(氵)자가 붙으면 물에 뜰 부(浮)자가 된다. 부력(浮力)은 물에 뜨는 힘이다.

젖 유(乳)자는 손(爪)으로 아들(子)을 잡고 젖(乙)을 먹이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새 을(乙)자는 젖의 모습이다. 유아(乳兒)는 젖먹는 아이다.

캘 채(采)자는 나무(木)에서 손(爪)으로 과일을 채집(採集)하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나중에 캔다는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손 수(扌)자를 붙여 캘 채(採)자를 만들었다. 나물이나 채소(菜蔬)를 의미하는 나물 채(菜)자는 풀 초(艹)자가 붙는다.

편안할 타(妥)자는 약한 여자(女)는 남자의 손(爪)안에 있는 것이 마땅하고 편안하다에서 유래하였다. 손(又)으로 생포한 여자(女)가 종(奴)이라는 종 노(奴)자와 대비되는 글자이다.[타협(妥協)]

할 위(爲)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손(爪)으로 코끼리(象)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코끼리에게 무었을 하게함으로써, 하다라는 뜻이 생겼다.

종 해(奚)자는 사람(大)의 목에 매여 있는 밧줄(幺)을 손(爪)으로 잡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포로로 잡힌 이런 사람들이 종(노예)이 되기 때문에 종을 의미하는 글자가 되었다. 이 글자는 다른 글자와 만나서 소리 역할도 하는데, 새 조(鳥)자를 만나면 닭 계(鷄)자가 되고[계란(鷄卵)], 물 수(氵)자를 만나면 시내 계(溪)자가 된다.[계곡(溪谷)]

한 글자에 손이 2개 이상 포함하는 글자들도 많다. 다음이 그러한 예이다.

받을 수(受)자는 위의 손(爪)과 아래의 손(又) 어떤 물건(冖)을 주고 받는 모습이다. 상형문자를 보면 이 물건의 모습이 배 주(舟)자와 닮아 있으나 간략화되어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이 글자에 다시 손 수(扌)자를 추가하여 줄 수(授)자를 만들었다. 수수(授受)란 주고 받는다는 의미이다.

어지러울 란(亂)자는 두 손(위의 爪와 아래의 又)으로 실패(중간의 ▽와△을 합친 모습)에 엉켜있는 실(冂)을 푸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오른쪽의 새 을(乙)자는 원래 손을 의미하는 우(又)자였다고 한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은 조선 선조 25년(1592년)에 일본이 침범하여 7년 동안 싸운 전쟁이다.

말씀 사(辭)자의 왼쪽 글자는 엉킨 실을 다스린다는 의미이고, 오른 쪽에 있는 매울 신(辛)자는 원래 형벌을 주는 기구이었다. 그래서 이 글자의 원래 의미는 "죄를 다스린다"였으나, 말씀이나 사양(辭讓)한다는 의미로 전주되어 사용된다. 사전(辭典)은 사서(辭書)라고도 한다.

당길 원(爰)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위의 손(爪)이 아래의 손(又)에 덩굴 같은 것을 던져주고 잡아 당기는 모습이다. 아마도 구덩이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는 모습인 것 같다. 손으로 당긴다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나중에 다시 손 수(扌)자를 추가하여 도울 원(援)자를 만들었다. 원조(援助)는 도와준다는 의미이다.


■ 고슴도치 머리 계(彐/彑) -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내민 손

고슴도치 머리 계(彐/彑)자는 고슴도치나 돼지머리 머리의 형상을 본 따 만든 글자인 동시에, 손을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하지만 고슴도치 머리로 사용될 때와, 손의 모습으로 사용될 때에는 글자의 모양이 조금 다르다. 손의 모습으로 사용될 때에는 빗자루 혜(彗)자에서 보듯이 중간에 있는 가로 획이 밖으로 돌출되어 있다.

다스릴 윤(尹)자는 손(彐)에 막대기(/)를 들고 다스린다라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의 성씨에 많이 사용된다. 하나 재미 있는 사실은, 다스릴 윤(尹)자를 자전에서 찾으려면 주검 시(尸)부에서 찾아야한다.
다스릴 윤(尹)자에 나라 국(國)자의 옛 글자인 나라 국(口)자를 붙이면 임금 군(君)자가 된다. 즉 나라(口)를 다스리는(尹) 사람이 임금이나 군주(君主)이다.

하지만 다스릴 윤(尹)자에 손의 의미하는 손톱 조(爪)자를 하나 더하면 뜻이 완전히 달라진다. 다툴 쟁(爭)자는 두손(爪와 彐)이 어떤 물건(ㅣ)을 쟁취(爭取)하려고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다툴 쟁(爭)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면 소리 역활도 하는데, 물 수(氵)자와 만나면, 물이 깨끗할 정(淨)자가 되고, 푸를 청(靑)자를 만나면 쉴 정(靜) 혹은 조용할 정(靜)자가 된다. 푸른 산이나 푸른 물에서 느끼듯이 푸를 청(靑)자는 쉬거나 조용하다는 뜻을 부여하고 있다. 정지(靜止)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상태이고, 정숙(靜肅)은 조용하고 엄숙하다는 의미이다.

다스릴 윤(尹)자와 비슷한 글자는 소 축(丑)자가 있다. 하지만 소 축(丑)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무언가를 움켜잡으려는 듯이 손가락이 굽혀진 손(彐)의 모습이다. 축(丑)자는 간지(干支)로 사용되면서, 십이지(十二支)의 하나인 소와 짝이 되어 소 축(丑)자가 되었을 뿐 소의 모습과는 전혀 상관 없다.

싸울 투(鬪)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양쪽으로 두사람(| |)이 서 있고, 각각 손(彐→王)을 뻗어 서로 싸우는 형태이다. 나중에 글자 아래에 (왜그런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제사 그릇의 상형인 콩 두(豆)자와 손의 상형인 마디 촌(寸)자가 추가되었다. 투쟁(鬪爭)은 "싸운다"는 의미로 두 글자 모두 손(彐)이 들어간다.

붓 율(聿)자는 손(彐)으로 붓을 잡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중앙의 ㅣ는 붓자루를 아래의 二는 붓 털을 나타낸다. 이 붓의 아래에 벼루나 그림의 모양을 추가하면 글 서(書)자와 그림 화(畵)자가 된다. 글 서(書)자와 그림 화(畵)자의 부수는 가로 왈(曰)자와 밭 전(田)자 임에 유의하자. 서화(書畵)는 글과 그림이다.
엄숙할 숙(肅)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손으로 붓(聿)을 들고 무언가를 그리는 듯한 모습이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엄숙(嚴肅)한 분위기에서 하고 있어서 엄숙(嚴肅)하다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일 사(事)자는 손(彐)에 무언가를 든 형상을 본따 만들 글자이다. 아마도 일을 하기 위해 도구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설에는, 붓을 위를 향해 들고 있는 모습이라고도 한다. 혹은 먼지털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라고도한다. 하지만 붓을 왜 꺼꾸로 들고 있는지, 또 당시에도 먼지털이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를 이(隶)자는 손(彐)으로 짐승의 꼬리(氺)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쫓아가서 손(彐)으로 짐승의 꼬리(氺)를 잡는다는 의미에서, 이르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이 글자에 "뒤따라 간다"는 의미의 갈 착(辶)자를 붙이면, 따라 가서 체포(逮捕)한다는 의미의 붙잡을 체(逮)자가 된다. 노예(奴隸)를 의미하는 종 례(隸)자에도 역시 "잡는다"는 의미의 이(隶)자가 들어간다. 예속(隸屬)는 종처럼 딸려있음을 의미한다.

잡을 병(秉)자는 벼(禾)의 허리를 손(彐)으로 잡은 형상으로 "한움큼의 볏단" 혹은 "잡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병철(李秉喆)은 삼성그룹이 창업자이다.
겸할 겸(兼)자는 벼(禾) 두단의 허리를 손(彐)으로 잡은 형상이다. 겸임(兼任)은 두 가지 이상의 임무(任務)를 겸한다는 의미이다.

아내 처(妻)자는 다른 사람(아마도 여자 종)이 손(彐)으로 여자(女)의 머리(十)를 다듬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처가(妻家)는 아내의 친정을 일컫는다.

손으로 우거진 풀을 움켜잡고 있는 모양을 본따 만든 빗자루 혜(彗)자도 있다. 우거질 봉(丰)자는 풀이 무성하게 우거진 모양의 상형이다. 빗자루로 쓸듯이 긴꼬리를 가지고 있는 별을 혜성(彗星)이라 부른다. 이 글자에 날씨를 나타내는 글자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비 우(雨)자를 붙이면 눈 설(雨+彗)자가 되는데, 나중에 빗자루는 비 혜(彗)자가 간략화되어 계(彐)자만 남아 현재의 눈 설(雪)자가 되었다. 즉 비(雨)가 눈이 되어 내리면 빗자루(彗)로 쓸어야한다는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빗자루 혜(彗)]자에 마음 심(心)자를 붙이면 지혜 혜(慧)자가 된다.

도장 인(印)자는 손의 모습인 계(彐)자를 뒤집은 모양에 병부 절(卩)자를 합친 글자이다. 상형문자를 보면 오른 쪽에 끓어 앉아 있는 사람(卩)의 머리를 손(彐)으로 누르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두 사람 간의 계약을 상징하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인장(印章)을 도장(圖章)이라고도 한다.

거북 귀(龜)자에는 거북을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글자의 왼쪽 있는 두개의 계(彐)자가 각각 앞발과 뒷발의 발가락 모습이다. 글자 위가 머리, 글자 아래가 꼬리, 글자 왼쪽(凶를 90도 돌려 놓은 모습)은 거북의 등껍질을 나타낸다. 껍질이 갈라져 있는 모습을 X자로 표현하였다. 거북 귀(龜)자는 손 얼어 틀 균(龜)자로도 사용되는데, 손이 얼어 트면 손등의 살갖이 흡사 거북 등처럼 균열(龜裂)이 생긴다고해서 생긴 의미이다. 또, 땅이름 구(龜)자로도 사용된다. 경북의 구미(龜尾), 부산이 구포(龜浦) 등이 그 예이다



[그림] 거북 구(龜)자의 글쓰는 순서



■ 마디 촌(寸) - 맥이 있는 오른 손

손가락 3개의 손과, 손목에 있는 맥이 뛰는 자리를 보여주는 글자이다. 十은 사람의 손을 점(.)은 맥이 뛰는 자리를 나타낸다. 상형문자를 보면 점을 제외하면 오른손의 상형인 또 우(又)자와 똑같다. 또한 다른 글자내에서 사용될 때에도 또 우(又)자와 같이 손이라는 의미로만 사용된다.

지킬 수(守)자는 집(宀) 안에 손(寸)이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로 "손으로 집을 지킨다"라는 의미이다. 수비(守備) 지켜서 막는다는 의미이다.
쏠 사(射)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화살을 발사(發射)하기위해 활(弓→身)에 장전된 화살을 손(寸)으로 잡고 있는 모습이다. 활(弓)과 화살의 모습이 몸 신(身)자로 변해버린 희귀한 경우이다.

줄 부(付)자는 사람(人)에게 손(寸)으로 물건을 건네 준다는 의미이다.[부탁(付託)]

모실 시(寺)자는 손(寸)위에 무었(土)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상형문자를 보면 손에 들고 있는 것이 흙(土)은 분명히 아니나 무었인지 분명치는 않다. 하옇튼 "손에 들다"라는 의미에서 "모시다"라는 의미가 나오고, "높은 사람을 모셔야 하는 관청"이나 "부처님을 모시는 절"이라는 의미도 생기게 되었다. 지금은 "모신다"라는 의미보다 절 사(寺)자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본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해 사람 인(人)자를 추가하여 모실 시(侍)자가 되었다. 시종(侍從)은 임금을 모시는 사람이다.

봉할 봉(封)자는 손(寸)으로 흙(土)에 나무(木→土)를 심는 모습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경계로 삼기 위해 나무를 심었고, 그래서 땅의 경계라는 의미를 가진 봉(封)자는, 이후 경계로 만들어진 토지를 주어 제후로 봉한다는 의미가 추가되었다. 봉건제도(封建制度)는 고대 중국에서 천자가 경기(京畿, 반경 오백리의 직할지) 이외의 지역에 토지를 나누어주고 제후를 봉하던 제도이다.

벼슬 위(尉)자는 사람(尸)에게 불(火-小)로 달군 연장(二)을 손(寸)으로 잡고, 사람 몸에 난 종기를 지지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정확성은 의문이다. 종기를 치료해 주고 위로해 준다고 해서 원래 의미는 "위로한다"는 뜻이었으나, 나중에 이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마음 심(心)자를 붙여 위로할 위(慰)자가 되었다고 한다. 소위(少尉), 중위(中尉), 대위(大尉)는 군대 계급이고, 위문(慰問)은 위로하고 문안한다는 뜻이다.

토벌(討伐)한다는 의미의 칠 토(討)자는 원래 말(言)과 손(寸)으로 죄인을 문초하거나 꾸짖는다라는 뜻이다.

찾을 심(尋)자는 고슴도치 머리 계(彐), 장인 공(工), 입 구(口), 마디 촌(寸)자로 이루어진 복잡한 글자인데, 정확한 해석이 없다. 하지만 손이 두 개(彐, 寸)나 들어 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손으로 무언가를 찾는 모습인것 같다. 심방(尋訪)은 방문(訪問)과 같은 뜻이다. "두손(彐寸)으로 공구(工口)를 찾고 있다"라고 암기하면 쉽다.

인도할 도(導)자는 손(寸)으로 길(道)을 가리켜 인도(引導)한다는 의미이다.

이외에도 손(寸)으로 술(酋)을 높이 올린다는 높을 존(尊)자나 손(寸)으로 고기(肉→月)를 들고 있는 도울 장(將)자는 차후에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자.

마을 촌(邨)자의 생략형인 마을 촌(村)자는 마디 촌(寸)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 손맞잡을 공(廾) - 나란히 위로 내민 두 손

두 손을 나란히 위로 내밀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공(廾)자는 십(十)자가 두개 모여 20을 일컫는 스물 입(卄)자와 모양은 비슷하나 뜻은 완전히 다른 글자이다.

경계할 계(戒)자는 창(戈)을 두 손(廾)으로 들고 경계(警戒)하는 모습이다.

열 개(開)자는 문(門)과 두 손(廾)으로 문의 빗장(一)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반면, 닫을 폐(閉)자는 문(門)에 빗장을 질러놓은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재(才)자는 질러 놓은 빗장의 모양이다. 개폐(開閉)란 문을 열고 닫는다는 의미이다.

장사지낼 장(葬)자는 풀(艹)로 덮은 죽은 사람(死)을 두 손(廾)으로 들고 있는 모습이다.[장례(葬禮)]

희롱할 롱(弄)자는 두 손(廾)으로 구슬(玉→王)을 가지고 놀고 있는 모습이다.[음풍농월(吟風弄月)]
셈할 산(算)자는 두손(廾)으로 대나무(竹)로 만든 산(算)가지와 주판(目)으로 수를 셈하는 모습이다. 목(目)자는 눈과는 상관없고, 90도 돌려보면 주판의 모습이다. 주판은 중국 한(漢)나라 말기인 2세기 말에 사용된 기록이 있다. 산수(算數)란 수를 셈한다는 의미이다.

손 맞잡을 공(廾)자는 모습이 조금 변형되어 사용되기도 하는데 아래에 나오는 글자가 그러한 예이다.

병사 병(兵)자는 두 손(廾) 위에 도끼(斤)를 들고 있는 병사(兵士)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법 전(典)자는 두 손(廾)으로 공손하게 책(冊)을 잡고 있는 형태로, 아마도 법전(法典)을 들고 있는 듯하다.
함께 공(共)자는 두 손(廾)으로 물건을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두 손으로 함께 들고 있다고 해서 함께 또는 공동(共同)이라는 뜻이 생겼다.
그 기(其)자는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두 손(廾)으로 잡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기(其)자가 지시대명사 "그"를 의미하는 글자로 사용되자,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나무 죽(竹)을 붙여 키 기(箕)자가 되었다.


이와 같아 손 맞잡을 공(廾)자는, 주로 다른 글자의 아래에 들어가는 모습이나, 좌우로 벌려져 있는 형태도 있다. 진나라 진(秦), 클 태(泰), 아뢸 주(奏), 받들 봉(奉)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글자의 좌우에 두 손이 들어가 있다.
진나라 진(秦)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두 손(廾)으로 절구공이(午)를 들고 벼(禾)를 찧고 있는 모습이다. 진(秦)나라는 황하강 중류의 섬서(陝西)지역에 있었다. 이곳은 땅이 비옥하여 쌀이 풍부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연유로 나라 이름인 진(秦)에는 벼 화(禾)가 들어간다.
클 태(泰) 혹은 편안할 태(泰)자는 사람(大)이 물(氺)에서 목욕하면서 두 손(廾)으로 씻고 있는 모습이다. 편안하게 목욕한다고해서 "편안하다"는 의미가 생겼고, 나중에 "크다"는 의미도 생겼다. 태산(泰山)은 중국에 있는 산인 동시에 높고 큰 산을 의미한다.
아뢸 주(奏) 혹은 음악을 연주할 주(奏)[연주(演奏)]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大)과 함께 두 손(廾)으로 무언가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악기를 들고 있는 모습에서 "연주한다"는 의미가 생겼고, 나중에 "아뢴다"는 의미가 생겼다.
받들 봉(奉)[봉사(奉仕)]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글자 아래에 손 수(手→扌)자, 글자 중간에 두손의 상형인 손 맞잡을 공(廾)자, [우거질 봉(丰)]자가 합쳐진 형성문자이다. 세 손으로 무언가를 받드는 형상이다.


■ 절구 구(臼) - 아래로 나란히 내민 두 손

절구 구(臼)자는 절구나 함정(陷穽)의 모양을 본 따 만든 상형문자이다.(윗쪽 그림) 벼 도(稻)자는 손(爪)으로 절구(臼)에 있는 벼(禾)를 찧는 모습이다. 함정 함(陷)자는 언덕(阝)에 있는 함정(臼)에 사람(人)이 빠지려고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與), 흥(興), 학(學), 각(覺) 등에 사용되는 경우에는 두 손을 아래로 내밀어 무었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아래쪽 그림)

배울 학(學)자는 집(宀→冖)에서 아들(子)이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學) 모습이다. 산가지(爻)는 대나무를 잘라 젓가락처럼 만들어, 숫자를 표시하거나 점을 치는데 사용하였다. 학교(學校)는 공부를 배우는 곳이다.

깨달을 각(覺)자는 배울 학(學)과 유사하다. 집(宀→冖)에서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데 눈으로 보면서(見) 깨달게(覺) 된다는 의미이다. 각성(覺醒)은 잘못을 깨달아 정신을 차린다는 의미이다.

두 개의 손을 의미하는 절구 구(臼)자와, 또 다른 두 개의 손을 의미하는 손맞잡을 공(廾)자가 합쳐져 4개의 손이 되면 마주들 여(舁)자가 된다. 즉 4개의 손으로 마주 들고 있는 형상이다. 이 글자가 독자적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면 모양이 약간 변형되어 사용되는데, 다음이 그러한 예이다.

줄 여(与)자는 원래 새끼를 꼬는 모습이나 "준다"는 의미도 생겼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위해 마주들 여(舁)자가 추가되어 줄 여(與)자가 되었다. "여러 사람이 마주 들어 준다"는 의미이다. 증여(贈與)는 물건을 무상으로 준다는 의미이다.

들 거(擧)자는 손(手)으로 들어서 준다(與)는 의미이다. 일거양득(一擧兩得)은 손을 한 번 들어 두 개를 얻는다는 의미이다.

일어날 흥(興)자는 무거운 물건을 옮기기 위해, 여러 사람이 같이(同) 마주 들고(舁)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일설에는 동(同)자가 무거운 쇠 솥의 상형이라고도 한다. 즉 무거운 솥을 여러 사람이 함께 든다는 의미이다.[흥행(興行)]

수레 여(輿)자는 수레(車)를 마주 드는(舁) 모습이다. 여기에서 수레란 바퀴가 달린 수레가 아니라, 가마나 상여(喪輿)처럼 사람이 들고 가는 수레를 의미한다.

예 구(舊)자는 풀 초(艹), 새 추(隹)자와 함께 [절구 구(臼)]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새(隹) 머리에 깃털(艹)이 불룩 올라와 있는 부엉이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나중에 옛날이라는 의미로 가차로 되었다. 절구 구(臼)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구정(舊正)은 음력 설을, 친구(親舊)는 친하게 사귀는 벗을 의미한다.

한자 부수 입

    2-1-4. 입 (口,曰,甘,舌,音,欠)
입에 관련되는 글자는 입 구(口)자 하나 밖에 없다. 하지만 입 구(口)자가 들어가 파생된 글자는 여러 개가 있다. 달 감(甘), 가로 왈(曰), 말씀 언(言), 소리 음(音) 등이 그러한 글자이다. 입 구(口)자가 들어간 이런 글자는 주로 소리와 관련되어 있다.

소리와 관련되는 글자 중에는 가로 왈(曰)자와 유사하게 생긴 흰 백(白)자가 있다. 흰 백(白)자는 원래 쌀 알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즉 쌀이 희다고 흰 백(白) 자가 되었다. 하지만 백(白)자가 희다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로 왈(曰)자처럼 "말한다"라는 의미도 있다. "사실대로 말한다"는 의미의 고백(告白)이나, "혼자서 말한다"는 의미의 독백(獨白)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의 회화체(會話體)의 언어를 백화(白話)라고 부르는데, 이때 백(白)자도 "말하다"라는 의미이다. 백화는 종들의 언어라고 멸시되었는데, 청말(淸末)에 이러한 백화로 글을 쓰자는 백화문학 운동이 일어났다. 노신(魯迅)의 소설 "광인일기(狂人日記)"가 백화소설의 대표작이다.

흰 백(白)자가 "말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또 다른 예는 다 개(皆)자이다. 다 개(皆)자는 두 사람의 상형인 견줄 비(比)자와 흰 백(白)자가 합쳐진 회의 문자이다. 두 사람(比)의 함께 말한다(白)는 의미에서 "다, 모두"라는 의미가 생겼다.


■ 입 구(口) - 벌리고 있는 입의 모습

벌리고 있는 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입 구(口)자는 입으로 먹는 것과 입으로 내는 소리에 관련된 글자에 들어간다. 짐승들이 소리를 내는 글자에도 입 구(口)자가 들어간다.

짖을 폐(吠)자는 개(犬)가 입(口)으로 짖는 모습이고[계명구폐(鷄鳴狗吠)]. 소리내어 울 곡(哭)자는 개(犬) 여러 마리가 입(口,口)으로 소리내어 우는 모습이다. 통곡(痛哭)은 큰소리로 우는 것을 의미한다. 울 명(鳴)자는 새(鳥)가 입(口)으로 지저귀며 운다는 의미이다.[계명구도(鷄鳴狗盜)]

이외에도 옛 고(古)자는 옛날 이야기가 부모의 입(口)에서 자식의 입으로 열(十)번이나 전해 내려와 매우 오래되었다는 의미이다.


입 구(口)자 3개로 이루어져 있는 물건 품(品)자는 그릇과 같이 생긴 물건들이 여러 개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입 구(口)자와는 상관없다. 품질(品質)은 물건의 질을 의미한다. 구역 구(區)자는 창고(匸) 속에 물건(品)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창고 내에 쌓아놓은 물건을 종류에 따라 구역으로 나눈 데에서 구역(區域)이란 의미가 생겼다.

하지만 바위 암(嵒)자에 들어 있는 품(品)자는 산(山) 위에 있는 바위(品)의 모습이다. 이 글자는 독자적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고, 병 녁(疒)자와 만나면 암 암(癌)자가 된다. 산 속에 딱딱한 바위가 있듯이, 몸 속에 딱딱한 종양이 있는 것이 암이라는 의미로 만든 것 같다.[위암(胃癌)]

나무(木) 위에 입 구(口)자가 3개 있는 글자는 새가 때로 울 조()자로, 나무(木) 위에서 여러 마리의 새가 입(口)을 벌려 우는 모습이다. 이 글자도 독자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손 수(扌)자를 만나면, 부릴 조(操)자[조종(操縱)]나 지조 조(操)자[지조(志操)]가 된다. 또 불 화(火)자를 만나면, 마를 조(燥)자가 된다.[건조(乾燥)]


▶ 否 : 아닐 부, 입 구(口) + [아닐 부(不)] / 가부(可否)
▶ 呼 : (입으로) 부를 호, 입 구(口) + [어조사 호(乎)] / 호칭(呼稱)
▶ 咀 : (입으로) 저주할 저, 입 구(口) + [공손할 저(且)] / 저주(咀呪)
▶ 問 : (입으로) 물을 문, 입 구(口) + [문 문(門)] / 문답(問答)
▶ 召 : (입으로) 부를 소, 입 구(口) + [칼 도(刀)→소] / 소집(召集)
▶ 喊 : (입으로) 소리칠 함, 입 구(口) + [다 함(咸)] / 함성(喊聲)
▶ 吟 : (입으로) 읊을 음, 입 구(口) + [이제 금(今)→음] / 음풍영월(吟風咏月)
▶ 唯 : (입으로) 대답할 유, 오직 유, 입 구(口) + [새 추(隹)→유] / 유물론(唯物論)
▶ 叫 : (입으로) 부르짓을 규, 입 구(口) + [얽힐 구()→규] / 절규(絶叫)
☞ 糾 : (실을) 꼴 규, 실 사(糸) + [얽힐 구()→규] / 노사분규(勞使紛糾)
▶ 喚 : (입으로) 부를 환, 입 구(口) + [빛날 환(奐)] / 소환(召喚)
☞ 換 : (손으로) 바꿀 환, 손 수(扌) + [빛날 환(奐)] / 환전(換錢)
▶ 呵 : (입으로) 웃을 가, 입 구(口) + [옳을 가(可)] / 가가대소(呵呵大笑)
▶ 咳 : (입으로) 기침 해, 입 구(口) + [돼지 해(亥)] / 해수(咳嗽)
▶ 唱 : (입으로) 노래 창, 입 구(口) + [번창할 창(昌)] / 부창부수(夫唱婦隨)
☞ 娼 : (여자) 창녀 창 , 계집 녀(女) + [번창할 창(昌)] / 창녀(娼女)
▶ 嘆 : (입으로) 탄식할 탄, 입 구(口) + [어려울 한()→탄] / 한탄(恨嘆:)
▶ 嘔 : 토할 구, 입 구(口) + [구역 구(區)] / 구토(嘔吐)
▶ 吐: (입으로) 토할 토, 입 구(口) + [흙 토(土)] / 구토(嘔吐)
▶ 味 : 맛 미, 입 구(口) + [아닐 미(未)] / 미각(味覺)
▶ 哺 : (입으로) 먹을 포, 입 구(口) + [클 보(甫)→포] / 반포(反哺)
▶ 含 : (입으로) 머금을 함, 입 구(口) + [이제 금(今)→음→함] / 함축(含蓄)
▶ 噴 : (입으로) 뿜을 분, 입 구(口) + [꾸밀 분(賁)] / 분출(噴出)
▶ 句 : 글귀 구, 쌀 포(勹) + [입 구(口)] / 구절(句節)
▶ 吸 : (입으로) 숨들여 쉴 흡, 입 구(口) + [미칠 급(及)→흡] / 호흡(呼吸), 흡연(吸煙) : 끽연(喫煙)
▶ 哨 : 망볼 초, 입 구(口) + [닯을 초(肖)] / 초소(哨所)
▶ 哲 : 밝을 철, 입 구(口) + [꺽을 절(折)→철] / 철학(哲學)


■ 가로 왈(曰) - 입과 소리의 모습

상형문자를 보면 말할 때 나는 소리를 표시하기 위해 입(口) 위에 -가 들어가 있다. 입(口)에 관련되는 상형문자 중 소리를 내는 글자들인 가로 왈(曰), 말씀 언(言), 소리 음(音)자를 살펴 보면, 공통적으로 글자 위에 소리를 나타내는 표시인 -가 들어 있다.

어찌 갈(曷)자는 "말한다"라는 뜻의 가로 왈(曰)자와 "구걸하거나 빈다"는 뜻의 빌 개(匃)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원래 아뢴다라는 의미였으나, 어찌라는 의미가 생겨, 원래의 의미를 보존 하기 위해 말씀 언(言)자를 붙여 아뢸 알(謁)자가 만들어졌다. 높은 사람을 뵙는 것을 알현(謁見)이라고 한다.

바꿀 체(替)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입을 크게 벌린 두 명의 사람(欠欠→夫夫) 아래에 가로 왈(曰)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두 사람이 큰 소리로 임무를 교대하고 있는 모습에서 "교체(交替)하다, 바꾸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 달 감(甘) - 입과 혀의 모습

상형문자를 보면 입 구(口)자 중앙에 -가 있는 모습이다. -를 맛있는 음식을 보는 사람도 있고, 입안에 있는 혀의 모습으로 보는 사람도 있다. 종합하면 달 감(甘)자는 음식의 맛이 달아 입(口)에서 혀(-)를 빼내어 물고 있는 모습이다. "달다"는 의미는 "설탕처럼 달다"는 의미도 있지만, "맛이 좋다"는 의미도 있다. 달 감(甘)자의 "달다"는 "맛이 좋다"는 의미이다.

아무 모(某)자는 나무(木)에 맛있는(甘) 매실이 열려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원래의 의미는 매화나무이다. 가차되어 아무라는 뜻이 생겼다. 모씨(某氏)란 아무개라는 의미이다.
심할 심(甚)자는 달 감(甘)자와 짝 필(匹)이 합쳐진 글자이다. 맛난 것(甘)과 짝(匹)은 심히 즐겁다라는 데에서 "심하다"하는 말이 유래하였다. 중국에는 "음식남녀(飮食男女)는 대욕(大慾)"이라는 말이 있다. 즉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과 남녀가 짝을 찾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욕망이라는 뜻이다.

달 감(甘)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가로 왈(曰)자와 비슷해서, 가로 왈(曰)자로 변형되어 사용되기도한다.
향기 향(香), 맛있을 지(旨), 나라이름 노(魯), 싫을 염(厭)자에 들어가는 왈(曰)자가 그런 예이다.

향기 향(香)자는 벼 화(禾)와 달 감(甘→曰)자의 합성어로, 밥을 지어 놓고 기다리며, 냄새를 맡으면서 혀를 빼어무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고대 중국인들에게 밥짓는 냄새는 향기(香氣) 그 자체였으리라.

맛있을 지(旨)자는 달 감(甘→曰)자와 비수 비(匕)자의 합성어로, 숟가락(匕)으로 단(甘→日) 음식을 입에 넣고 맛있게 먹는다는 의미이다. 비수 비(匕)자는 숟가락의 상형이다. 맛있을 지(旨)자에 [오히려 상(尙)]자를 더하면, 맛볼 상(嘗)자가 된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은 "섶나무 위에서 엎드리고(자고), 쓸개를 맛본다"라는 뜻으로, 원수를 갚고자 고생을 참고 견딤을 비유하는 말이다. [맛있을 지(旨)]자에 고기 육(肉→月)자를 합치면 기름 지(脂)자가 된다. 고기(肉→月)에서 맛있는(旨) 부분은 지방(脂肪)이기 때문이다.

공자가 살았던 노(魯)나라는 중국 동쪽 해안에 위치하여 맛있는(甘→曰) 물고기(魚)가 많이 잡힌다는 의미로 나라이름 노(魯)자가 만들어졌다.

싫을 염(厭)자는 개 견 (犬), 달 감(甘→曰), 고기 육(肉→月)자에, [기슭 엄(厂)]자로 이루어져있다. 개(犬)가 맛있는(甘→日) 고기(肉→月)를 실컷 먹어, 싫증이 난 상태라는 뜻에서 "싫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싫증을 염증(厭症)이라고도 한다.

나무 목(木)자에 [달 감(甘)]자가 붙으면 감귤나무 감(柑)자가 되는데 달 감(甘)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감귤(柑橘)은 제주도의 특산물이다.


■ 혀 설(舌) - 입과 혀의 모습

상형문자를 보면 입에서 무언가 나온 모습이다.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 혀 밖에는 없기 때문에 이것을 혀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끝부분이 Y자로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데 혀가 갈라진 짐승은 뱀 밖에 없다. 따라서 이 혀 설(舌)자를 뱀의 입(口)에서 갈라진 혀가 나온 모습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말할 화(話)자는 혀(舌)로 말(言)을 하는 데에서 만들어진 글자이다. 인간은 혀가 없으면 말을 할 수가 없다.
쉴 게(憩)자는 개가 혀(舌)를 내빼고 숨을 쉬며(息) 쉬고 있는 모습이다. 먼 길을 달려온 개가 헐떨거리며 쉴 때 보면 혀를 길게 내 빼고 있는 모습에서 탄생된 글자이다. 숨쉴 식(息)자는 코(自)에서 심장(心)이 있는 가슴 중앙으로 공기를 들여 마신다는 의미이다. 휴게실(休憩室)은 쉬는 장소이다.

혀 설(舌)자와 모양이 유사한 글자로 깎아낼 괄(氏+口→舌)자가 있다. 괄(舌)자는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물 수(氵)자와 만나면 살 활(活)[생활(生活)]자, 칼 도(刂)자와 만나면 깎을 괄(刮)[괄목상대(刮目相對)]자가 된다.


■ 말씀 언(言) - 입과 혀와 소리의 모습

말씀 언(言)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입(口)과 입에서 나온 혀의 모습에, 말할 때 나는 소리를 표시하기 위해 글자 맨 위에 -가 들어가 있다. 말씀 언(言)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혀 설(舌)자와 소리 음(音)자의 중간 쯤 되는 형태이다. 따라서 입(口)과 입에서 나온 혀를 본따 만든 글자라는 설과 함께, 입(口)과 입에 물고 있는 나팔이라는 설이 있다. 혀 설(舌)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전자의 의미가, 소리 음(音)의 상형문자를 보면 후자의 의미가 맞는 것 같다.

말할 화(話)자는 혀(舌)로 말(言)을 하는 데에서 만들어진 글자라는 것은 바로 위에서 이미 이야기했다.
헤아릴 계(計)자는 십(十)까지 말(言)을 할 수 있으니 숫자를 헤아릴(計) 수 있다는 뜻이다. 수를 헤아릴 수 있으니 계산(計算)한다는 의미도 있다.
꿸 유(誘)자는 말씀 언(言)자와 [빼어날 수(秀)→유]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남을 꾀거나 유혹(誘惑)하려면 말(言)을 빼어나게(秀) 해야한다.
감옥 옥(獄)자는 말씀 언(言) 자 좌우로 개 견(犭)자와 개 견(犬)자가 들어 가 있다.
두 마리의 개(犬)가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듯이, 큰 소리로 말(言)을 하며 싸우는 재판정의 모습을 그려놓았다. 이중 잘못이 확정되는 사람은 감옥(監獄)에 가야하므로 감옥이란 의미가 생겼다.

소송할 소(訴)자는 말씀 언(言)자에 물리칠 척(斥)자가 붙어 있다. 힘이 아닌 말(言)로 물리치기(斥) 위해 소송(訴訟)을 하니까, 말씀 언(言)자가 들어간다.

▶ 語 : 말씀 어, 말씀 언(言) + [나 오(吾)→어] / 국어(國語)
▶ 謁 : (말로) 아뢸 알, 말씀 언(言) + [어찌 갈(曷)→알] / 알현(謁見)
▶ 諺 : 상말 언, 말씀 언(言) + [선비 언(彦)] / 언문(諺文)
▶ 說 : 말씀 설, 기쁠 열, 말씀 언(言) + [날카로울 예(兌)→열,설] / 설명(說明)
▶ 許 : (말로) 허락할 허, 말씀 언(言) + [낮 오(午)→허] / 허가(許可)
▶ 諾 : (말로) 대답할 낙, 말씀 언(言) + [같을 약(若)→낙] / 허락(許諾)
▶ 謗 : (말로) 비방할 방, 말씀 언(言) + [두루 방(旁)] / 비방(誹謗)
▶ 讚 : (말로) 칭찬할 찬, 말씀 언(言) + [도울 찬(贊)] / 자화자찬(自畵自讚)
▶ 請 : (말로) 청할 청, 말씀 언(言) + [푸를 청(靑)] / 요청(要請)
▶ 講 : (말로) 가르칠 강, 화해할 구, 말씀 언(言) + [쌓을 구(冓)] / 강의(講義)
▶ 論 : (말로) 논의할 론, 말씀 언(言) + [둥글 륜(侖)→론] / 논의(論議)
▶ 議 : (말로) 의논할 의, 말씀 언(言) + [옳을 의(義)] / 의결(議決)
▶ 誰 : (말로) 누구냐 물을 수, 누구 수, 말씀 언(言) + [새 추(隹)→수]
▶ 詛 : (말로) 저주할 저, 말씀 언(言) + [공손할 저(且)] / 저주(詛呪)
☞ 咀 : (입으로) 저주할 저, 입 구(口) + [공손할 저(且)] / 저주(咀呪)
▶ 諧 : (말로) 희롱거릴 해, 말씀 언(言) + [다 개(皆)→해] / 해학(諧謔)
▶ 誘 : (말로) 꿸 유, 말씀 언(言) + [빼어날 수(秀)→유] / 유혹(誘惑)
▶ 託 : (말로) 부탁할 탁, 말씀 언(言) + [맡길 탁(乇)] / 부탁(付託)
☞ 宅 : 집 택, 집 면(宀) + [맡길 탁(乇)→택] / 택배(宅配)
▶ 誹 ; (말로) 비방할 비, 말씀 언(言) + [아닐 비(非)] / 비방(誹謗)
▶ 評 : (말로) 평할 평, 말씀 언(言) + [평평할 평(平)] / 평가(評價)
▶ 認 : (말로) 인정할 인, 말씀 언(言) + [참을 인(忍)] / 인정(認定)
▶ 訣 : 비결 결, 이별할 결, 말씀 언(言) + [정할 쾌(夬)→결] / 토정비결(土亭秘訣), 결별(訣別)
▶ 謝 : (말로) 감사할 사, 말씀 언(言) + [쏠 사(射)] / 감사(感謝)
▶ 訂 : (말로) 바로잡을 정, 말씀 언(言) + [못 정(丁)] / 정정(訂正)
▶ 讀 : (말로) 읽을 독, 말씀 언(言) + [행상할 육()→독] / 독서(讀書), 우이독경(牛耳讀經)
☞ 犢 : 송아지 독, 소 우(牛) + [행상할 육()→독]
▶ 誇 : (말로) 자랑할 과, 말씀 언(言) + [자랑할 과(夸)] / 과장(誇張)
▶ 謙 : (말이) 겸손할 겸, 말씀 언(言) + [겸할 겸(兼)] / 겸손(謙遜)
▶ 讓 : (말로) 사양할 양, 말씀 언(言) + [도울 양(襄)] / 사양(辭讓)
▶ 誠 : (말이) 정성스러운 성, 말씀 언(言) + [이룰 성(成)] / 정성(精誠)
▶ 謹 : (말을) 삼갈 근, 말씀 언(言) + [진흙 근(堇)] / 근하신년(謹賀新年)
▶ 警 : (말을) 경계할 경, 말씀 언(言) + [공경할 경(敬)] / 경계(警戒)
▶ 詳 : (말이) 자세할 상, 말씀 언(言) + [양 양(羊)→상] / 상세(詳細)
▶ 識 : 알 식, 말씀 언(言) + [새길 시(戠)→식] / 지식(知識)
▶ 詩 : 시 시, 말씀 언(言) + [모실 시(寺)] / 동시(童詩)
▶ 訪 : (말로) 찾을 방, 말씀 언(言) + [모서리 방(方)] / 방문(訪問)
▶ 謀 : (말로) 꾀할 모, 말씀 언(言) + [아무 모(某)] / 권모술수(權謀術數)
▶ 誤 : (말이) 틀릴 오, 말씀 언(言) + [나라이름 오(吳)] / 오판(誤判), 오류(誤謬)
▶ 誌 : (말을) 기록할 지, 말씀 언(言) + [뜻 지(志)] / 일지(日誌)
▶ 謄 : (말을) 베낄 등, 말씀 언(言) + [밀어 올릴 등(朕)] / 등사기(謄寫機)
▶ 註 : (말을) 주낼 주, 말씀 언(言) + [주인 주(主)] / 주석(註釋)
▶ 診 : (말로) 진찰할 진, 말씀 언(言) + [숱많을 진()] / 진찰(診察)
☞ 珍 : 보배 진, 옥 옥(玉) + [숱많을 진()] / 진주(珍珠)
▶ 諜 : (말을) 염탐할 첩, 말씀 언(言) + [잎 엽()→첩] / 간첩(間諜)
☞ 葉 : 잎 엽, 풀 초(艹) + [잎 옆()] / 낙엽(落葉)


■ 소리 음(音) - 입과 나팔의 모습

소리 음(音)자는 입(口)과 입에 물고 있는 나팔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상형문자를 보면 말씀 언(言)자와 거의 유사하다. 둘다 소리를 낸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상형문자의 맨위에 있는 -가 소리를 나타낸다.

뜻 의(意)자는 소리(音)를 듣고 마음(心)으로 뜻(意)을 안다고 해서 생긴 회의문자이다. 마음(心)의 소리(音)가 곧 뜻(意)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의견(意見)이란 마음이 생각하는 바이다.

울릴 향(響)자는 소리 음(音)자에 [고향 향(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소리가 울리니까, 소리 음(音)자가 들어간다. 음향(音響)은 물체에서 나는 소리와 울림이다.

소리 음(音)자가 들어가는 글자에서 가장 눈여겨 봐야할 글자가 새길 시(戠-지라고도 소리난다) 혹은 진흙 시(戠)자 이다. 새길 시(戠)자는 창(戈)을 가지고, 소리(音)를 (진흙 위에) 글을 새기는 모습에서 "새기다", "기록하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상형문자를 보면 소리 음(音)자는 말씀 언(言)자와 비슷하게 생겨, 소리나 말을 새겼다고 표현할 수도 있다. 아마도 진흙 위에 글을 새겨서 "진흙"이란 의미도 생긴 것 같다.
새길 시(戠)자는 독자적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면 다음과 같은 글자를 만들어낸다.

알 식(識)자는 말(言)을 머리에 새겨(戠) 넣는다는 의미로 지식(知識)이나 안다라는 의미를 가졌다.
직책 직(職)자는 귀(耳)로 듣고 머리에 새겨(戠) 맡은 일을 한다에서 직책(職責)이란 의미가 유래한다.
짤 직(織)자는 실(糸)로 직물(織物)이나 베를 짤(織) 때 무늬를 새겨(戠) 넣는다는 의미이다.

어두울 암(暗)에서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자에 [소리 음(音)→암]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하지만 어두운 암흑(暗黑) 속에서는 소리(音)로 상대방을 서로를 구분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어쨋던 음(音)자가 소리로도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 하품할 흠(欠) - 입을 크게 벌린 사람의 모습

하품할 흠(欠)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아래 쪽은 사람 인(人)자이고, 글자 윗 부분이 입을 벌리고 있는 얼굴이다. 하품할 흠(欠)자는 하품 하듯이 입을 크게 벌린다는 의미의 글자에 모두 들어간다.

불 취(吹)자 하품(欠)하듯이 입(口)을 크게 벌리고 부는(吹)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취주(吹奏)는 악기를 불어서 연주한다는 뜻이다.

도둑 도(盜)자는 물 수(氵), 하품할 흠(欠), 그릇 명(皿) 등 세 글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밥그릇(皿)을 보고 침(氵)을 흘리며 입을 크게 벌리고 서있는 사람(欠)이 도적(盜賊)이라는 의미이다.

바랄 욕(欲) 혹은 욕심 욕(欲)자는 하품할 흠(欠)자와 [계곡 곡(谷)→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하품하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입안에 무엇을 넣으려고 욕심(欲心·)을 내는 모습에서 바란다거나 욕심이란 뜻이 생겼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음 심(心)자가 붙어 욕심 욕(慾)자가 되었다.

▶ 飮 : (입을 크게 벌리고) 마실 음, 먹을 식(食) + [하품할 흠(欠)→음] / 음주(飮酒), 음식(飮食)
▶ 歎 : (입을 크게 벌리고) 탄식할 탄, 하품 흠(欠) + [어려울 한()→탄] / 한탄(恨歎)
▶ 歌 : (입을 크게 벌리고) 노래 가, 하품할 흠(欠) + [노래 가(哥)] / 가수(歌手)
▶ 歡 : (입을 크게 벌리고) 기뻐할 환, 하품할 흠(欠) + [황새 관(雚)→환] / 환호(歡呼)
▶ 欣 : (입을 크게 벌리고) 기쁠 흔, 하품할 흠(欠) + [도끼 근(斤)→흔] / 흔쾌(欣快)
▶ 欲 : (입을 크게 벌리고) 바랄 욕, 욕심 욕, 하품할 흠(欠) + [계곡 곡(谷)→욕] / 욕심(欲心)
▶ 欺 : (입을 크게 벌리고) 속일 기, 하품할 흠(欠) + [그 기(其)] / 사기(詐欺)

한자 부수 머리 얼굴

    2-1-3. 머리와 얼굴 (頁,首,面,自,耳,目/罒,見)
여기에서는 사람의 머리와 관련되는 글자를 알아보자.
사람의 머리와 얼굴에 있는 글자 중 부수는 머리 혈(頁), 머리 수(首), 얼굴 면(面), 눈 목(目), 귀 이(耳), 입 구(口)자에 코의 상형인 스스로 자(自)자가 있다. 이 중 입 구(口)자는, 관련되는 내용이 많으므로 뒤에 별도로 이야기하도록 하자.

"스스로" 혹은 "자기 자신"이란 의미를 가진 자(自)자는 코의 앞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코가 왜 "자신"을 일컫는지에 대한 설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사람의 중심은 머리이고, 머리에서 가장 중앙에 코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머리나 얼굴을 지칭하는 머리 혈(頁), 머리 수(首), 얼굴 면(面)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공통적으로 자(自)가 들어가는 것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 한다.

설득력이 있는 또 다른 주장은, 중국인들은 자신을 가르칠 때 손가락으로 코을 가르키므로 자신, 스스로라는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가르칠 때 손가락으로 코을 가르키는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자신을 가르킬 때 머리를 가르키게 되는데, 머리의 중앙에 코가 있기 때문에, 그냥 코를 가르키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앞의 주장이나 뒤의 주장이나 똑같은 내용이 된다.

하여튼 머리나 얼굴에 관련되는 글자에는 코(自)가 들어간다는 것에 유의하면서 글을 읽어보자.


■ 머리 혈(頁) - 몸이 있는 머리

머리카락(一)과 코(自)가 있는 얼굴 모습과 몸(人)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 몸에 머리를 강조하여 머리라는 의미를 나타내었다. 머리 혈(頁)자는 다른 글자와 만나 많은 글자를 만들어낸다.

수염 수(須)자는 터럭 삼(彡)자와 머리 혈(頁)자를 합쳐 만들었다. 수염(鬚髥)은 얼굴에 난 털(彡)이기 때문이다.
잠깐 경(頃)자는 원래 밥을 먹기 위해 숟가락(匕)을 향해 머리(頁)를 기울인다는 의미를 가졌다. 나중에 머리를 기울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는 의미가 생기면서, 원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기울 경(傾)자가 되었다. 경각(頃刻)은 짧은 시간을 의미한다.

머리 혈(頁)자는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나 생각, 성격을 의미하는 글자 등에도 사용된다.
괴로와 할 번(煩)자는 머리(頁)에 불(火)이 난 듯 괴로워하고 번민(煩悶)한다는 의미이다.
머리(頁) 속이 물(川)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 간다는 뜻의 순할 순(順)자에도 혈(頁)자가 들어간다. 순하게 복종하는 것을 순종(順從)이라 한다.

비슷할 류(類) 혹은 무리 류(類)자는 쌀알(米)들이 모두 비슷비슷하고, 개(犬)들의 머리(頁)자 모두 비슷비슷하다는 의미이며, 이런 비슷비슷한 것들이 무리를 이룬다는 의미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은 같은 종류끼리 서로 만난다는 뜻이다.

밝은 현(顯) 혹은 나타날 현(顯)자는 원래 날 일(日), 실 사(絲)자와 [볼 견(見)→현]자가 합쳐진 글자이었다. 하지만 글자가 되는 과정에서 볼 견(見)자가 머리 혈(頁)자로 변형되었다. 밝은 햇볕(日) 아래에서 숨은 실(絲)을 찾아 낸다(見)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글자이다. 현고(顯考)는 돌아간 아버지의 신주(神主)의 첫머리로 쓰는 말로 돌아간 아버지의 존칭이다.

▶ 頭 : 머리 두, 머리 혈(頁) + [콩 두(豆)] / 어두육미(魚頭肉尾)
▶ 項 : 목덜미 항, 머리 혈(頁) + [장인 공(工)→강→항] / 항목(項目)
▶ 頂 : 정수리 정, 머리 혈(頁) + [못 정(丁)] / 정문일침(頂門一鍼)
▶ 頸 : 목 경, 머리 혈(頁) + [물줄기 경(巠)] / 문경지교(刎頸之交)
▶ 顧 : (머리를) 돌아볼 고, 머리 혈(頁) + [품팔 고(雇)] / 삼고초려(三顧草廬)
▶ 領 : 두목 령, 거느릴 령, 머리 혈(頁) + [하여금 령(令)]/ 수령(首領)
▶ 顚 : 이마 전, 머리 혈(頁) + [참 진(眞)→전] / 전복(顚覆), 전도(顚倒)
▶ 題 : 이마 제, 머리 혈(頁) + [바를 시(是)→제] / 제목(題目)
☞ 堤 : (흙으로) 막을 제, 방죽 제, 흙 토(土) + [바를 시(是)→제] / 제방(堤防)
▶ 額 : 이마 액, 수량 액, 머리 혈(頁) + [손님 객(客)→액] / 액면(額面)
▶ 顔 : 얼굴 안, 머리 혈(頁) + [선비 언(彦)→안] / 안면(顔面)
▶ 願 : (머리로) 바랄 원, 머리 혈(頁) + [근원 원(原)] / 願望(원망), 원서(願書)
▶ 頑 : (머리가) 완고할 완, 머리 혈(頁) + [으뜸 원(元)→완] / 완고(頑固)
▶ 碩 : (머리가) 클 석, 머리 혈(頁) + [돌 석(石)] / 석사(碩士)
▶ 預 : 미리 예, 머리 혈(頁) + [나 여(予)→예] / 예금(預金)
▶ 頌 : (머리로) 기릴 송, 칭송할 송, 머리 혈(頁) + [공변될 공(公)→송] / 송덕비(頌德碑), 칭송(稱頌)


■ 머리 수(首) - 머리카락이 있는 머리

머리카락과 코(自)가 있는 얼굴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머리를 뜻하는 글자로 머리 혈(頁)자보다 훨씬 많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글자와 만나서 만들어내는 글자는 별로 없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글자로 머리 수(首)자가 들어가는 글자로는 길 도(道)자가 유일하게 있다. 길 도(道)자는 걸을 착(辶)자에 머리 수(首)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이다. 즉 머리로 대변되는 사람이 길을 가고 있는 모습이다.

고을 현(縣)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머리 수(首)자가 들어 있다. 글자의 왼쪽 절반이 머리 수(首)를 꺼꾸로 세워 놓은 형상이다. 즉 나무(一)에 줄(糸)을 매어 죄수의 자른 머리(首)를 꺼꾸로 매달아 놓은 모습의 엽기적인 글자로, 원래 "매달다"라는 의미를 가졌다.(한자에는 이런 엽기적인 글자가 매우 많으며, 앞으로 계속 나온다.)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목은 주로 성문 앞에 달게 되고, 결국 현(縣)자는 고을을 의미하게 되었다. 나중에 "매달다"라는 원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마음 심(心)자를 추가해 매달 현(懸)자가 만들어졌다. 현수교(懸垂橋)는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줄에 매달려 있는 다리이다.


■ 얼굴 면(面) - 빰이 있는 얼굴

머리(一)와 코(自), 빰이 있는 얼굴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네모난 가장 자리가 얼굴을 나타낸다.

얼굴하면 맨 먼저 떠올리는 글자가 얼굴 면(面)자이지만 이 글자의 용도도 거의 없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글자 중에는 국수 면(麵)자가 유일하다. 국수 면(麵)자는 뜻을 나타내는 보리 맥(麥)자와 [얼굴 면(面)]자가 합쳐진 형성문자이다.냉면(冷麵)은 찬 국수이고, 맥주(麥酒)는 보리(麥)로 만드는 술이라는 의미이다.


■ 스스로 자(自) - 얼굴의 중앙에 있는 코의 앞 모습

스스로 자(自)자는 위에서 이야기 했듯이 얼굴의 중앙에 있는 코의 앞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하지만 코의 모습인 자(自)자가 "자기, 스스로"라는 의미로 사용되자, [줄 비(畀)]자를 합쳐 코 비(鼻)자를 새로 만들었다. 비염(鼻炎)은 코에 염증이 생긴 것이다.

코는 냄새를 맡는데 사용(?)된다. 냄새를 가장 잘 맡는 동물은 개(犬)이다. 따라서 코(自)와 개(犬)가 합쳐서 냄새 취(臭)자가 만들어졌다. 악취(惡臭)란 나쁜 냄새이다.

코가 냄새를 맡는 용도 외에도 숨을 쉬는데 사용된다. 숨을 쉬면 공기가 코(自)에서 심장(心)이 있는 가슴으로 가게 된다. 그래서 숨쉴 식(息)자도 만들었다. 사실 공기는 심장(心)이 아니라 허파(肺)로 가지만, 한자가 겨우 만들어지기 시작한 고대 중국에서 그런 정도의 과학적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너무 따지지 말기로 하자. 휴식(休息)은 쉰다는 의미이다.

말이나 행동의 앞뒤가 서로 맞지 않음을 일컬을 때 "창과 방패"라는 뜻으로, 모순(矛盾)이란 단어가 있다. 여기에 나오는 방패 순(盾)자에 자(自)자가 들어가 있는데, 코(自)로 대변되는 얼굴을 가리는 방패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 귀 이(耳) - 귀의 옆 모습

귀의 옆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소리나 듣는다라는 의미의 글자에 들어간다.

소리 성(聲)자는 석경 성(声), 칠 수(殳), 귀 이(耳)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즉 석경(声)을 쳐서(殳) 귀(耳)로 듣는다는 의미이다. 석경(石磬)이란 악기는 돌에 구멍을 뚫어 새끼줄로 매달아 막대기로 쳐서 소리는 내는 타악기이다. 석경 성(声)자는 줄에 매달려 있는 돌의 모습을 본따 만든 상형문자이다. 성량(聲量)은 목소리의 크기를 말한다.

좀 엽기적인 이야기이지만, 옛날에는 전쟁에서 자신이 죽인 사람의 귀를 잘라오면, 귀의 숫자에 따라 공과를 정했다. 조선시대의 임진 왜란을 기록한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에도 왜군의 귀를 잘라 소금에 절여 조정으로 보냈다는 기록이 나온다.

전쟁터에서 죽은 적의 귀(耳)를 손(又)으로 잡으려는 형상을 그린 글자가 취할 취(取) 혹은 움켜질 취(取)자이고, 한 손(扌)에 귀(耳) 여러 개를 몰아 잡고 있는 형상이 몰아잡을 섭(攝)자이다. 섭취(攝取)는 양분 따위를 몸속으로 빨아들인다는 의미이다. 잇닿을 련(聯)자는 귀(耳)를 잘라 나란히 실(絲)에 주렁주렁 꿰어 이은 모습이다. 연합(聯合)이란 둘 이상의 조직이 어떤 목적으로 모이는 것을 의미한다. 장가들 취(娶)자는 여자 녀(女)자에 [취할 취(取)]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아마도 전쟁터에서 여자(女)를 잡아와 장가를 든다는 의미로 만든 글자임이 분명하다.

용감할 감(敢)자는 귀 이(耳)자와 칠 공(攻)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공격하여 적의 귀(耳)를 많이 잘라오는 사람이 용감(勇敢)하다는 뜻이다.
가장 최(最)자는 무릅쓸 모(冒)의 변형자와 [취할 취(取)→최]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위험을 무릅쓰고 귀(耳)를 잘라 오는 사람이 가장 최고(最高)라는 의미이다.
모일 총(叢)자도 손(又)으로 잘라온 귀(耳)를 모아놓은 것을 의미한다. 총서(叢書)란 갖가지 책을 많이 모은 것을 의미한다.

부끄러울 치(恥)자는 마음 심(心)자와 [귀 이(耳)→치]자가 들어가는 형성문자이다. 부끄러우면 귀가 빨개진다고 귀 이(耳)자가 들어간다고 한다. 귀 이(耳)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치욕(恥辱)은 부끄럽고 욕됨을 일컫는다.

▶ 聰 : 귀 밝을 총, 귀 이(耳) + [바쁠 총(悤)] / 총명(聰明)
▶ 聾 : 귀머거리 롱, 귀 이(耳) + [용 룡(龍)→롱] / 농아(聾啞)
▶ 聞 : (귀로) 들을 문, 귀 이(耳) + [문 문(門)] / 신문(新聞), 견문(見聞)
▶ 聽 : (귀로) 들을 청, 귀 이(耳) + 덕 덕(悳)의 변형자 + [줄기 정(壬)→청] / 청문회(聽聞會)
▶ 耽 : (귀로) 즐길 탐, 귀 이(耳) + [탐] / 탐닉(耽溺)
☞ 眈 : (눈으로) 노려볼 탐, 눈 목(目) + [탐] / 호시탐탐(虎視眈眈)


■ 눈 목(目/罒) - 눈동자가 있는 눈을 90도 회전한 모습

눈 목(目)자는 눈 속에 눈동자가 있는 형상을 90도 회전한 모습이다. 눈이나 본다라는 의미의 글자에 들어가며,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눈썹 미(眉)자는 눈(目)과 눈 위의 눈썹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미간(眉間)은 눈썹과 눈썹 사이라는 뜻이다.
눈동자 정(睛)자는 뜻을 나타내는 눈 목(目)자와 [푸를 청(靑)→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용을 그리는데 눈동자에 점을 찍으니,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로, 사물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일컫는다.
장님 맹(盲)자는 눈 목(目)자와 [망할 망(亡)→맹]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장님을 맹인(盲人)이라고도 한다.

살필 성(省)자는 물건을 자세히 살펴 볼 때, 눈(目)으로 가늘게(少) 뜨고 보는 데에서 유래한다. 살필 성(省)자는줄일 생(省)자로도 사용됨에 유의하자. 성찰(省察)은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여 살핀다는 의미이고, 생략(省略)은 줄이거나 뺀다는 의미이다.
살필 간(看)자는 눈(目) 위에 손(手)을 올려 놓고 멀리 살펴보는 모습이다. 간호사(看護師)는 살피고 보호하는 사람이다.
사람(儿) 머리에 눈(目)을 올려 만든 볼 견(見)자는 앞에서 이미 나왔다. 견문(見聞)은 눈(目)으로 보고 귀(耳)로 듣는다는 뜻이다.
서로 상(相)자로 알려진 상(相)자는 원래 볼 상(相)자 이었다. 어린 나무(木)를 눈(目)으로 관찰하며 살펴보는 모습이다.[관상(觀相)]
눈으로 살핀다는 살필 독(督)자에도 눈 목(目)자가 들어간다.[감독(監督)]

곧을 직(直) 혹은 값 치(直)자는 눈 목(目)자 위에 수직선(|)을 하나 그어, 똑바로 본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만든 글자이나 이 후 모양이 변형되어 현재의 글자가 되었다. 값을 매기는데 곧게 봐야 하기 때문에 값이라는 의미도 생겼는데, 이때 치(直)로 소리남에 유의하자. 직선(直線)은 곧은 선이다.
곧을 직(直)자에 마음 심(心)자가 합쳐지면 곧은(直) 마음(心)이란 의미의 덕 덕(悳)자가 된다. 즉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인격적 능력이란 뜻이 된다.


눈 목(目)자를 90도 회전한 그물 망(罒)자도 눈이란 의미로 사용된다. 다음이 그러한 예이다.
덕 덕(德)자는 갈 척(彳)자에 [덕 덕(悳)]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곧은(直) 마음(心)을 따라 간다(彳)는 의미이다. 도덕(道德)은 사람이 마땅히 따라야 할 행동 규범이다.

꿈 몽(夢)자는 눈(目→罒)을 강조한 사람이 침상(冖)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에 저녁 석(夕)자를 추가하여 꿈을 꾼다는 의미를 나타내었다. 비몽사몽(非夢似夢)은 꿈을 꾸는지 잠이 깨어 있는지 어렴풋한 상태를 말한다.

둥근 옥 환(睘)자는 옷(衣) 중앙에 달린 둥근 옥(○→口)을 눈(目→罒)으로 내려다 보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즉 옷길 원(袁)자 위에 눈(目→罒)이 붙어 있는 모습이다. 둥근 옥 환(睘)자는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된다. 반지 환(環)자는 둥근(睘) 옥(玉)으로 만든 반지이고, 돌아올 환(還)자는 돌아올(睘) 길(辶)이라는 의미이다.

볼 역(睪) 혹은 죄인 잡을 역(睪)자는 눈(目→罒)으로 죄수(幸)를 엿보면서 감시한다는 의미이다. 다행 행(幸)자는 손이나 발, 혹은 목에 채우는 차꼬의 상형문자이다. 볼 역(睪)자도 독자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통역할 역(譯)자나 역 역(驛)자가 그런 예이다.

누에처럼 생긴 해바라기 벌레 촉(蜀)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몸의 모양(勹)에 머리를 상징하는 눈(目→罒)이 붙어 있는 모습이었으나, 나중에 벌레라는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벌레 충(虫)자를 추가하였다. 삼국지의 유비(劉備)가 세운 촉(蜀) 나라로 잘 알려져 있는 글자이다.

법 헌(憲)자는 해칠 해(害)의 변형자에 눈 목(目→罒)자와 마음 심(心)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죄수나 전쟁 포로의 한쪽 눈(目→罒)을 해(害)하여 애꾸눈을 만들었던 형벌(刑罰)에서 법(法)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한쪽 눈을 안보이도록 하는 것은 노동력을 유지하면서 거리감을 없애 반항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나중에 이런 법을 마음으로 지킨다고 해서 마음 심(心)자가 들어 갔다. 헌법(憲法)은 한나라 최고의 법(法)이다.


■ 볼 견(見) - 사람 머리에 눈이 붙은 모습

볼 견(見)자는 어진 사람 인(儿)자와 눈 목(目)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사람(儿)의 눈(目)을 강조해서 만든 글자로 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깨달을 각(覺)자는 절구 구(臼), 점괘 효(爻), 집 면(宀→冖), 볼 견(見)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집(宀→冖)에서 두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데, 눈으로 보면서(見) 깨달게(覺) 된다는 의미이다. 각성(覺醒)은 잘못을 깨달아 정신을 차린다는 의미이다. 비슷한 모습의 배울 학(學)자는 집(宀→冖)에서 아들(子)이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學) 모습이다.

법 규(規)자는 사내 부(夫)자와 볼 견(見)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결혼한 성인(夫)이 보는(見) 판단의 기준이 법이라는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법규(法規)는 법률이나 규약 등 지켜야하는 규칙이다.

볼 시(視)자는 볼 견(見)자와 [보일 시(示)]자가 합쳐져 본다는 의미를 만들었다. 사람(儿)이 눈(目)으로 본는 것이 볼 견(見)자이고, 귀신이 미래를 본다는 의미가 보일 시(示)자이다. 제사상의 상형인 보일 시(示)자는 귀신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시선(視線)은 눈이 가는 방향이다.

가까울 친(親) 혹은 어버이 친(親)자는 볼 견(見)자와 [매울 신(辛)→친]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가까이서 본다(見)"에서, "가깝다"는 의미와 "어버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어버이(親)들이 외출한 자식들이 돌아 오는지를 보기 위해, 나무(木) 위에 서서(立) 멀리 내다 본다(見)는 해석은 속설일 뿐이다. 친구(親舊)는 가까이 사귀는 벗이고, 친척(親戚)은 친족과 외척이다.

나타날 현(現)자는 구슬 옥(玉→王)자와 [볼 견(見)→현]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옥(玉)에서 빛이 나타난다는 뜻에서 구슬 옥(玉)자가 들어 간다. 볼 견(見)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실현(實現)은 실제로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 視 : 볼 시, 볼 견(見) + [보일 시(示)] / 시선(視線)
▶ 親 : 가까울 친, 친할 친, 어버이 친, 볼 견(見) + [매울 신(辛)의 변형자→친] / 친구(親舊), 친척(親戚)
▶ 觀 : 볼 관, 볼 견(見) + [황새 관(雚)] / 관람(觀覽)
▶ 覽 : 볼 람, 볼 견(見) + [살필 감(監)의 변형자→람] / 유람(遊覽)

한자 부수 사람 2

■ 아들 자(子) - 팔을 벌리고 있는 아기

아들 자(子)자는 조그마한 아기를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불룩 튀어나온 가슴과 배의 모양을 본뜬 글자인 이에 내(乃)자 안에 아들 자(子)자가 들어가면 아이밸 잉(孕)자가 된다. 잉태(孕胎)의 태(胎)자도 아이를 밴다는 의미이다.

아들 자(子)자에 계집 녀(女)자를 합치면 좋을 호(好)자가 된다. 즉 여자(女)가 아기(子)를 안고 있으니 좋다는 의미이다. 

아들 자(子)자에 이을 계(系)자를 합치면 손자 손(孫)자가 된다. 즉, 아들(子)을 이어(系) 나가면 손자(孫子)가 된다. 이를 계(系)자는 실 사(糸) 자에 한획을 그어 만든 지사문자이다. 즉 실을 잇는다라는 의미이다. 집안의 혈족 관계를 계보(系譜)라 부른다.

배울 학(學)[학교(學校)]이나 가르칠 교(敎)[교실(敎室)], 효도할 효(孝)[孝子)], 맏아들 맹(孟)[맹자(孟子)],고아 고(孤)[고아(孤兒)]자 등에 모두 아들 자(子)자가 들어 가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글자가 만들어졌는지는 나중에 자세하게 이야기하자.


■ 계집 녀(女) - 다소 곧이 앉아 있는 여자의 모습

계집 녀(女)자는 여자가 다소 곧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씨이다.

BC 3세기 무렵에 씌어진 여씨춘추(呂氏春秋)에는 "태고의 백성은 어미는 알아도 아비는 몰랐다"는 구절이 있다. 신석기 시대인 앙소(仰韶) 문화의 유적지를 보면 공동 분묘가 발견되는데, 여자를 중심으로 묻혀 있다. 당시 남자들은 사냥이나 물고기를 잡으러 다닌 반면, 여자들은 농업과 가사를 담당하였다. 따라서 여자들은 한군데 정착하게 됨으로서 여자를 중심으로 하는 모계 씨족 부락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신석기 시대 말기부터는 남자들의 노동력이 농업 생산에 투여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부계사회가 시작되어, 청동기 시대인 은(殷), 주(周)시대에 들어오면서 부계사회가 정착되었다. 남자들이 농업 생산을 시작함으로서 잉여 생산물이 생기고, 이러한 잉여 생산물을 축적함으로서 사유 재산 제도가 생기게 되었다. 사유재산으로 인한 빈부의 격차로 남자들의 지위는 급격히 상승하게 되고, 급기야 여자는 남자의 사유재산화되어 갔다.

성씨 성(姓)자는 여자(女)가 낳은(生) 아이에게 자신의 성(姓)을 따르게한 모계사회에서 유래하는 글자이고, 뿌리의 모습을 본 따 만든 뿌리 씨(氏)자는 부계 사회로 옮아 오면서 아버지 성을 일컫는 글자이다. 지금은 둘을 합쳐서 성씨(姓氏)라고도 한다.

부계사회로 접어 들면서 남존여비(男尊女卑)사상의 영향으로, 계집 녀(女)가 들어가는 글자에는 부정적인 의미의 글자가 많다. 여자들은 간사하다는 의미의 간사할 간(姦)이나, 시기할 질(嫉), 질투할 투(妬), 요망할 요(妖), 방자할 방(妨) 등에 모두 계집 녀(女)가 들어 간다.

계집 녀(女)자와 비슷하게 생긴 글자로는 어미 모(母)자가 있는데, 어미 모(母)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계집 녀(女)자의 가슴 부분에 젖꼭지를 의미하는 두 점을 찍어 만든 글자이다

놀 오(娛)자는 계집 녀(女)자와 [큰소리할 오(吳)]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고대에도 놀 때에는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불렀을 것으로 짐작된다. 즐겁게 노는 자리에는 여자가 있어야한다는 중국인들의 생각(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이 엿보이는 글자이다. 집(宀)에서 잔치나 연회(宴會)를 하기 위해서는 날(日)을 잡아야하고, 여자(女)가 있어야하는데에서 유래한 잔치 연(宴)자도 마찬가지다. 오락(娛樂)은 놀고 즐긴다라는 의미이다.

예쁘고 아리따운 여자와 놀려는 생각은 동서고금이 똑같다. 그래서 예쁠 연(娟), 고울 연(姸), 아리따울 아(娥), 맵시 자(姿), 아리따운 교(嬌), 미녀 원(媛)에 모두 계집 녀(女)자가 들어간다.

또한 집안 일을 부인(婦人)이 했던 풍습은 동서양이 같았다. 그래서 계집 녀(女)자와 빗자루 추(帚)자가 합쳐져아내 부(婦)자가 만들어졌다. 집(宀)에 여자(女)가 있으면 편안(便安)하다는 의미의 편안할 안(安)자도 만들었다. 편안할 안(安)자는 여자(女)가 집(宀) 안에 있으면 안전(安全)하다는 의미도 있다.

아내 처(妻)자는 다른 사람(아마도 여자 종)이 손(彐)으로 여자(女)의 머리(十)를 다듬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처가(妻家)는 아내의 친정을 일컫는다.

혼인(婚姻)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女)가 있어야 한다.
여자가 다른 집(家)에 살러 가는 것도 역시 시집을 가는 것이다. 그래서시집갈 가(嫁)자도 만들어 졌다. 하지만 그냥 가는 곳이 아니라, 당시로는(지금까지도) 자신의 일생이 달린 문제이므로 심사 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따라서 생각할 사(思)자가 붙으면시집 시(媤)자가 된다. 시댁(媤宅)은 시집가는 집(宅)이다.

시집 가서 여자(女)가 해야할 임무(任務) 중 가장 큰 일이 아기를 가지는 임신(姙娠)이다. 그래서 아이 밸 임(姙)자도 만들었다. 여자가 낳은 새 생명이 만물의 시초(始初)라고 보기 때문에, 처음 시(始)자에도 계집 녀(女)자가 들어간다.

▶ 姓 : 성 성, 계집 녀(女) + [날 생(生)→성] / 성명(姓名)
▶ 姨 : 이모 이, 계집 녀(女) + [오랑캐 이(夷)] / 이모(姨母)
▶ 姑 : 시어머니 고, 고모 고, 시누이 고, 계집 녀(女) + [옛 고(古)] / 고부(姑婦), 고모(姑母)
▶ 嫡 : 정실 적, 계집 녀(女) + [밑둥 적(啇)] / 적자(嫡子)
▶ 姊 : 손위 누이 자, 계집 녀(女) + [나아갈 자()] / 자매(姉妹) : 姉는 姊의 간략형
▶ 妹 : 손아래 누이 매, 계집 녀(女) + [아닐 미(未)→매] / 매부(妹夫)
▶ 姐 : 누나 저, 언니 저, 계집 녀(女) + [공손할 저(且)] / 소저(小姐)
▶ 嫂 : 형수 수, 계집 녀(女) + [찾을 수(叟)] / 형수(兄嫂)
▶ 姪 ; 조카 질, 계집 녀(女) + [이를 지(至)→질] / 질녀(姪女)
▶ 婆 : 할미 파, 계집 녀(女) + [물결 파(波)] / 노파(老婆)
▶ 孀 : 과부 상, 계집 녀(女) + [서리 상(霜)] / 청상과부(靑孀寡婦)
▶ 娘 : 아가씨 낭, 계집 녀(女) + [어질 량(良)→낭] / 낭자(娘子)
▶ 孃 : 계집애 양, 계집 녀(女) + [도울 양(襄)] / 영양(令孃)
▶ 妃 : 왕비 비, 계집 녀(女) + [몸 기(己)→비] / 왕비(王妃)
▶ 婢 : 계집종 비, 계집 녀(女) + [낮을 비(卑)] / 노비(奴婢)
▶ 妓 : 기생 기, 계집 녀(女) + [가지 지(支)→기] / 기생(妓生)
▶ 娼 : 창녀 창, 계집 녀(女) + [번창할 창(昌)] / 창녀(娼女)
▶ 妖 : (여자가) 요망할 요, 계집 녀(女) + [어릴 요(夭)] / 요사(妖邪)
▶ 奸 : (여자가) 간사할 간, 계집 녀(女) + [방패 간(干)] / 간사(奸詐), 간교(奸巧)
▶ 嫉 : (여자가) 시기할 질, 계집 녀(女) + [병 질(疾)] / 반목질시(反目嫉視)
▶ 妙 : (여자가) 미묘할 묘, 계집 녀(女) + [적을 소(少)→묘] / 미묘(微妙)
▶ 妨 : (여자가) 방해할 방. 계집 녀(女) + [모서리 방(方)] / 방해(妨害)
▶ 妄 : (여자의) 거짓 망, 계집 녀(女) + [망할 망(亡)] / 망령(妄靈), 노망(老妄)
▶ 嫌 : (여자가) 의심할 혐. 싫어할 혐, 계집 녀(女) + [겸할 겸(兼)→혐] / 혐의(嫌疑), 혐오(嫌惡)
▶ 娟 : (여자가) 예쁠 연, 계집 녀(女) + [작은벌레 연(肙)]
▶ 姸 : (여자가) 예쁠 연, 계집 녀(女) + [평평할 견(幵)→연]
▶ 娥 : (여자가) 아리따울 아, 계집 녀(女) + [나 아(我)] / 항아(姮娥)
▶ 媛 : 미녀 원, 계집 녀(女) + [당길 원(爰)] / 재원(才媛)
▶ 嬌 : (여자가) 아리따울 교, 계집 녀(女) + [높을 교(喬)] / 교태(嬌態)
▶ 姿 : (여자의) 맵시 자, 계집 녀(女) + [버금 차(次)→자] / 자태(姿態)
▶ 婚 : (여자와) 혼인할 혼, 계집 녀(女) + [어두울 혼(昏)] / 혼인(婚姻)
▶ 姻 : (여자와) 혼인할 인, 계집 녀(女) + [인할 인(因)] / 혼인(婚姻)
▶ 媤 : (여자의) 시집 시, 계집 녀(女) + [생각할 사(思)→시] / 시댁(媤宅)
▶ 嫁 : (여자가) 시집갈 가, 계집 녀(女) + [집 가(家)] / 가취(嫁娶)
▶ 姙 : (여자가) 아이 밸 임, 계집 녀(女) + [맡길 임(任)] / 임산부(姙産婦)
▶ 娛 : (여자와) 놀 오, 계집 녀(女) + [나라이름 오(吳)] / 오락(娛樂)
▶ 始 : 처음 시, 계집 녀(女) + [기쁠 이(台)→시] / 시작(始作)



■ 말 무(毋) - 어미 모(母)자와 같은 모습

말 무(毋)자의 갑골문자를 보면, 계집 녀(女)자의 가슴 부분에 젖꼭지를 의미하는 두 점을 찍어 만든어미 모(母)자와 똑 같이 생겼다. 하지만 이후 모양이 변해서 지금의 형태가 되었다. 아마도 아이를 가진 어머니는 함부로 해치거나 범하지 말라고 해서 "말라"라는 의미가 생긴 듯하다. 자전에도 어미 모(母)자의 부수는 말 무(毋)자이고, 두 글자의 발음도 비슷하다. 말 무(毋)자를 부수로하는 글자는 이외에도 매양 매(每)자와 독 독(毒)자가 있다.

매양 매(每)자는 어미 모(母)자 위에 머리 장식을 추가한 모습으로, 원래는 아이를 낳은 여자를 의미했으나, 나중에 "매양"이라는 의미로 가차되어 사용되었다. 아마도 항상 머리를 손보는 데에서 이런 뜻이 생긴 것이 아닐까?
매양 매(每)자보다 머리의 장식을 더 많이 한 여자의 모습으로 독 독(毒)자가 있다. 독 독(毒)자는 머리 장식이나 화장을 많이 한 여자는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독(毒)과 같은 여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말 무(毋)자와 비슷하게 생긴 글자로 꿸 관(毌)자가 있다. 꿸 관(毌)자는 조개를 줄로 꿰어 맨 모습으로, 고대 중국에서는 조개를 화패로 사용하여 줄에 꿰어 다녔던 풍습에서 나온 글자이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개 패(貝)자가 추가 되어 꿸 관(貫)자가 되었다. 관통(貫通)은 꿰뚫는다는 의미이다.
포로 로(虜)자는 꿸 관(毌)자와 힘 력(力)자에 [범 호(虍)→로]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힘(力)으로 잡은 포로(捕虜)를 밧줄로 꿰어(毌) 데려 온다는 의미이다.



■ 긴 장(長) - 지팡이를 안 든 노인의 모습

긴 장(長)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위쪽은 긴 머리카락을 아래 쪽은 사람(人) 모습이 있는 형상이다. 즉 머리카락이 긴 늙은 노인의 모양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노인 로(老)자와 긴 장(長)자의 상형문자는 매우 유사한데, 노인 로(老)자에는 지팡이가 있고, 긴 장(長)자는 지팡이가 없을 뿐이다.

길다는 의미는 노인의 머리카락이 길기 때문에 생겼다. 조상신을 모신 중국에서는 부모님이 주신 몸을 훼손할 수 없기에 머리를 깍지 않았기 때문에, 노인이 되면 머리가 길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장(長)자는 어른이나 우두머리라는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다. 회사의 사장(社長)이나 부족의 족장(族長) 등에 나오는 장(長)자는 우두머리나 나이가 많은 어른을 가르킨다.

긴 털을 의미하는 장(長)자가 들어 가는 글자로 터럭 발(髮)이 있는 데, 이 글자에는 긴 장(長), 터럭 삼(彡)자와 함께 [달아날 발(犮)]자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머리 긴 사람을 장발(長髮)이라 부른다.

긴 장(長)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도 사용된다. 휘장 장(帳)[장막(帳幕)], 활줄 당길 장(張)[장력(張力)], 배부를 창(脹)[팽창(膨脹)]자가 그러한 예이다.



■ 노인 로(老/耂) - 지팡이를 든 노인의 모습

노인 로(老)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위쪽은 긴 머리카락을, 아래 쪽은 사람(人)이 지팡이(ㅣ)를 잡고 있는 형상이다. 즉 머리카락이 긴 늙은 노인이 지팡이를 잡고 있는 모양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로(老)자의 아래 쪽에 있는 비(匕)자는 사람 인(人)자를 의미한다. 간략형으로 로(耂)로 쓴다.

효도할 효(孝)자는 아들(子)이 늙은(耂) 어버이를 업고 있으니 효도(孝道)하고 있다는 뜻이다.
생각할 고(考)자는 노인(耂)은 생각을 교묘하게 잘 한다는 의미로 [교묘할 교(丂)→고]자가 들어간다. 고려(考慮)는 생각한다는 의미이다.



■ 부수는 아니지만 사람을 나타내는 글자

이상에서 살펴본 글자들은 모두 사람의 모습을 나타내는 부수이다. 하지만 부수로 편입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사람을 모양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또 있다. 다음은 그러한 글자의 예이다. 



○ 뱀 사(巳) - 태아의 모습

뱀 사(巳)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태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사(巳)자는 간지(干支)로 사용되면서, 십이지(十二支) 동물의 하나인 뱀과 짝이 되어 뱀 사(巳)자가 되었을 뿐, 뱀의 모습과는 전혀 상관없다.

쌀 포(包)자에서, 포(勹)자는 무언가를 둘러싸고 있는 형상이고, 중앙에 있는 사(巳)자는 쪼구리고 있는 태아의 모습이다. 즉 포(包)자는 배속에 있는 아기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포함(包含)은 속에 들어 있다는 의미이다.

제사 사(祀)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제단(示) 앞에 있는 아기(巳)의 모습이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한 모습은 알 수 없다.

뽑을 손(巽)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제단(共)위에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꿇어 앉아 머리를 숙이고 있는 두명의 사람(巳巳) 모습이다. 



○ 꼬리 파(巴) - 쪼구리고 있는 사람

꼬리 파(巴)자는 방울뱀의 모양을 본따 만든 글자이나 꼬리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면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인 병부 절(卩)자와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빛 색(色)자는 한 사람(人)이 쪼구리고 있는 다른 사람(巴) 위에 올라 탄 형상이다. 색마(色魔)나, 색골(色骨), 색욕(色慾)이란 단어를 연상해보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흥분하여 "안색(顔色)이 변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 글자는 색깔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색(色)자는 부수자이기도한데, 부수로 사용되는 글자로는 고울 염(艶)자가 있다. 아마도 얼굴에 색기(色氣)가 풍부(豊富)하면 곱다는 의미로 만든 글자로 짐작된다. 요염(妖艶)하다는 섹시(sexy)하다는 의미이다.

고을 읍(邑)자는 경계로 둘러싸인(口) 고을의 모습에 사람이 꿇어 앉아 있는 모습(巴)을 합쳐놓은 형상이다. 도읍지(都邑地)는 수도의 옛말이다.



○ 알 환(丸) -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

알 환(丸)자는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 두 손을 강조한 글자이다.

잡을 집(執)자는 꿇어 앉아 있는 사람(丸)의 두손에 수갑(幸)을 채운 모습이다. 죄수를 잡아 놓은 모습이다. 권력을 잡는 것을 집권(執權)이라 한다.

재주 예(藝)자는, 위에 있는 풀 초(艹)자와 아래에 있는 이를 운(云)자를 빼면, 두 손을 앞으로 내밀고 꿇어 앉아 있는 사람(丸)이 땅(土) 위에 나무(土+八)를 심는 모습이다. 그래서 예(藝)자의 원래 의미는 "나무를 심는다"이다. 나중에 재주라는 의미가 되었는데, 고대 중국에서는 자연에서 저절로 자라는 나무를 사람이 심고 가꾸는 것을 하나의 재주로 보았기 때문이다. 원예(園藝)는 나무나 꽃을 심어 가꾸는 일이고, 예술(藝術)이란 글자대로 해석하면 재주와 기술이란 뜻이다.



○ 다른 글자의 위에 올라간 사람 인(人)

위험할 위(危)자나 빛 색(色)자의 맨 위에 있는 글자는 칼 도(刀)자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칼 도(刀)자는 아니다. 소(牛)에서 뿔(角)을 칼(刀)로 잘라낸다는 의미의 해(解)자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칼 도(刀)자와 비슷하게 생긴 이 글자는 사람 인(人)자이다. 이와 같이 사람 인(人)자가 다른 글자 위에 올라가 사용되는 경우도 많다.

색 색(色)자는 한 사람(人)이 쪼구리고 있는 다른 사람(巴) 위에 올라 탄 형상이다.

사람(人)이 절벽(厂) 끝에 위험(危險)하게 서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 위험할 위(危)자이다.

빠질 함(臽)자는 함정(臼)에 사람(人)이 빠지려고 하는 모습이다. 나중에 함정이라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언덕 부(阝)자가 추가되어 함정 함(陷)자가 되었다. 함정(陷穽)은 주로 언덕(阝)에 있기 때문이다. [빠질 함(臽)→첨]자에 말씀 언(言)자를 붙이면 아첨할 첨(諂)자가 된다. 아첨(阿諂)이란 말(言)의 함정(臽)이란 의미로 만들어졌다.

짐 질 부(負)자는 사람 인(人)자와 조개 패(貝)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조개 패(貝)자는 고대 중국에서 화폐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화폐"를 의미한다. 갚아야 할 돈(貝)이나 부채(負債)가, 사람(人)이 짐을 진 것 같이 부담(負擔)이 되는 데에서 "짐을 진다"는 의미가 생겼다.

오랠 구(久)자를 자세히 보면 위(危)자나 색(色)자에 있는 사람 인(人)자가 들어 가 있다. 구(久)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의 등이나 엉덩이에 뜸을 뜨거나 낙인을 찍는 모습으로 원래는 뜸이란 의미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생긴 상처가 오래 간다고 해서 "오래 간다"라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지구력(持久力)은 오래 버티는 힘이다. "오래 간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불 화(火)자를 붙여 뜸 구(灸)자가 만들어 졌다. 침구(鍼灸)는 침질과 뜸질을 의미한다.



○ 아이돌아 나올 돌() - 어머니 배속에서 나오는 아이

아들 자(子)자를 180도 뒤집어 놓으면 "애를 낳을 때 머리가 아래를 향해 돌아 나올(臨産子轉身首向下) 돌()"자가 된다. 즉 어머니 배속에서 나올 때, 머리를 아래로 하고 나오는 아기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흐를 류(流)자의 오른쪽 부분은 어머니 배속에서 머리를 아래로 하고 나오는 아기()와 양수가 흘러 나오는(川) 모습이다. 나중에 흐른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물 수(氵)자가 추가 되었다. 유속(流速)은 유체(流體)가 흐르는 속도이다.

물 수(氵)자 대신 어미를 의미하는 매양 매(每)자가 붙으면, 여자가 애를 낫는 모습인 기를 육(毓)자가 된다. 하지만 이 글자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대신 고기 육(肉→月)자가 추가되어기를 육(育)자로 변형되었다. 육아(育兒)는 아이를 기른다는 의미이다.

어진사람 인(儿)자 위에 붙으면 배속에서 머리를 아래로하고 있는 아기가 만삭이라는 의미의 가득찰 충(充)자가 된다. 충만(充滿)은 가득찬다는 의미이다.

버릴 기(棄)자는 거꾸로 있는 아이를 키(其)에 담아 두손으로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아마도 죽은 아이를 버릴려고 하는 모습에서 "버리다"라는 뜻이 생겼다. 아직도 아프리카에서는 유아 사망율이 20%가 넘는 국가들이 많은 것으로 볼 때, 고대 중국에서도 죽은 아이를 버리는 일이 많아서 이런 글자가 생긴 것으로 짐작된다. 기권(棄權)은 권리를 버리고 행사하지 아니한다는 뜻이다.



○ 거스를 역(屰) - 꺼꾸로 서 있는 어른

큰 사람의 상형인 큰 대(大)자를 180도 돌려 놓으면 거스를 역(屰)자가 된다. 즉 거꾸로 간다는 의미에서 거스르다는 뜻이 생겼다.

거스를 역(逆)자는 갈 착(辶)자와 [거스를 역(屰)]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거스를 역(屰)자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갈 착(辶)자를 붙였다. 역적(逆賊)은 나라에 반역하는 사람이다.
초하루 삭(朔)자는 한 달(月)이 다 지나가고, 다시 거슬러(屰) 올라가 초하루가 된다는 의미이다. 삭망(朔望)은 음력 초하루와 보름을 의미한다.

한자 부수 사람


■ 사람 인(人/亻) - 사람의 옆 모습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사람 인(人/亻)자는 팔을 약간 앞으로 내밀고 있는 사람의 옆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 인(人/亻)자는 사람과 관련되는 모든 글자에 들어간다.

믿을 신(信)자는 사람 인(亻)자와 말씀 언(言)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사람이 하는 말(言)은 믿음이 있어야한다는 의미이다. 반대로 거짓 위(僞)자는 사람 인(亻)자와 [할 위(爲)]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노자(老子)가 이야기하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의 무위(無爲)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적(人爲的)인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거짓 위(僞)자는 노자의 이야기처럼 사람(亻)들이 하는 행위(爲)는 자연적이 아니라 인위적(人爲的)이며, 대자연의 입장에서 보면 거짓이란 뜻이다.

신선 선(仙)자는 사람 인(亻)자와 뫼 산(山)자가 합쳐진 글자로 산에 사는 사람이 신선(神仙)이란 의미이다.
쉴 휴(休)자는 사람(亻)이 나무(木) 아래에서 휴식(休息)을 취한다는 뜻이다.
복종할 복(伏)자는 개(犬)가 사람 앞(亻)에 엎드려(伏) 복종한다는 뜻이다. 항복(降伏)은 싸움에 져서 복종하는 것이다.
보호할 보(保)자는 사람 인(亻)자와 아기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지킬 보(呆)]자가 합쳐 글자이다. 아기를 안고 보호(保護)하는 모습이다.

갑옷 입을 개(介)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人)이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나, 나중에 사람(人) 밖에 있던 갑옷이 아래로 내려가 치마처럼 되고 말았다. 갑옷은 거북 껍질과 같은 딱딱한 것으로 만들었기 떄문에, 입을 때 갑옷에 몸이 끼어 잘 들어 가지 않는다고 해서 끼일 개(介)자가 되었다. 어떤 일에 끼어드는 것을 개입(介入)이라 한다.

기지개켤 신(伸)자는 늘어날 신(伸)자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 인(亻)자와 [펼 신(申)]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고대 중국인들은 사람(人)이 몸을 펴고(申) 기지개를 켤(伸) 때 몸이 늘어난다(伸)고 믿었다. 신축(伸縮)은 늘이고 줄인다는 의미이다.

아플 상(傷)자는 사람 인(亻), 화살 시(矢)자의 변형자와 [빛날 양(昜)→상]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화살(矢)을 맞은 사람이 아프다는 의미이다. 상처(傷處)는 다친 흔적이다. 병 질(疾)자도 화살(矢)을 맞은 사람이 침상에 누워 있다는 의미이다. 병(病)을 질병(疾病)이라고도 한다.

아래에는 사람 인(亻)자가 들어가는 형성문자들이다. 형성문자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설명하였지만 다시 한번 강조하면, 아래의 글자에서 사람 인(亻)자를 뺀 나머지 글자가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이다. 물론 소리 뿐만 아니라 뜻까지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을 머리에 새기면서 아래에 나오는 글자들을 읽어 보자.
반복되어 나오는 한자에 다소 지루한 감은 있지만, 한번 읽어 봄으로서 사람 인(人)자가 어떤 글자에 사용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이런 형성문자를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이 글 후반부에는 형성문자들을 215자의 소리 글자에 따라 정리해 놓았고, 이 215자만 암기하면 되도록 하였다.

▶ 伯 : 맏형 백, 사람 인(亻) + [흰 백(白)] / 백부(伯父), 백중지세(伯仲之勢)
▶ 伴 : 짝 반, 사람 인(亻) + [반 반(半)] / 동반자(同伴者)
▶ 偶 : 짝 우, 사람 인(亻) + [원숭이 우(禺)] / 배우자(配偶者)
▶ 僚 : 벗 료, 사람 인(亻) + [밝을 료(尞)] / 동료(同僚)
▶ 他 : 남 타, 다를 타, 사람 인(亻) + [어조사 야(也)→타] / 타인(他人)
▶ 傑 : 호걸 걸, 사람 인(亻) + [홰 걸(桀)] / 호걸(豪傑)
▶ 僧 : 중 승, 사람 인(亻) + [거듭 증(曾)→승] / 승려(僧侶)
▶ 仕 : 벼슬 사, 사람 인(亻) + [선비 사(士)] / 사환(仕宦)
▶ 俳 : 광대 배, 사람 인(亻) + [아닐 비(非)→배] / 배우(俳優)
▶ 優 : 광대 우, 넉넉할 우, 사람 인(亻) + [근심할 우(憂)] / 여우(女優), 우유부단(優柔不斷)
▶ 儒 : 선비 유, 사람 인(亻) + [구할 수(需)→유] / 유학(儒學)
▶ 任 : (사람에게) 맡길 임, 사람 인(亻) + [북방 임(壬)] / 임명(任命)
▶ 傲 : (사람이) 거만할 오, 사람인(亻) + [놓아줄 오(敖)] / 오만(傲慢)
▶ 偉 : (사람이) 훌륭한 위, 사람 인(亻) + [가죽 위(韋)] / 위대(偉大)
▶ 假 : (사람의) 거짓 가, 사람 인(亻) + [빌릴 가(叚)] / 가상(假想)
▶ 偏 : (사람이) 치우칠 편, 사람 인(亻) + [작을 편(扁)] / 편견(偏見)
▶ 便 : (사람이) 편할 편, 사람 인(亻) + [고칠 경(更)→편] / 편안(便安)
▶ 仁 : (사람이) 어질 인, 사람 인(亻) + [둘 이(二)→인] / 인자무적(仁者無敵)
▶ 償 : (사람이) 갚을 상, 사람 인(亻) + 조개 패(貝) + [오히려 상(尙)] / 보상(補償)
▶ 健 : (사람이) 굳셀 건, 사람 인(亻) + [세울 건(建)] / 건강(健康)
▶ 佐 : (사람이) 도울 좌, 사람 인(亻) + [왼쪽 좌(左)] / 보좌(補佐)
▶ 佑 : (사람이) 도울 우, 사람 인(亻) + [오른쪽 우(右)] / 천우신조(天佑神助)
▶ 依 : (사람이) 의지할 의, 사람 인(亻) + [옷 의(衣)] / 의지(依支)
▶ 倚 : (사람이) 의지할 의, 사람 인(亻) + [기의할 기(奇)→의] / 의탁(倚託)
▶ 偕 : (사람과) 함께 해, 사람 인(亻) + [다 개(皆)→해] / 백년해로(百年偕老)
▶ 俱 : (사람과) 함께 구, 사람 인(亻) + [갖출 구(具)] / 구비(俱備)
▶ 催 : (사람을) 재촉할 최, 사람 인(亻) + [높을 최(崔)] / 최고(催告)
▶ 作 : (사람이) 만들 작, 지을 작, 사람 인(亻) + [지을 작(乍)] / 작품(作品), 작문(作文)
▶ 保 : (사람이) 보호할 보, 사람 인(亻) + [지킬 보(呆)] / 보전(保全)
▶ 倒 : (사람이) 넘어질 도, 사람 인(亻) + [이를 도(到)] / 전도(顚倒)
▶ 住 : (사람이) 살 주, 사람 인(亻) + [주인 주(主)] / 거주(居住)
▶ 停 : (사람이) 머무를 정, 사람 인(亻) + [정자 정(亭)] / 정지(停止)
▶ 値 : (사람이) 만날 치, 값 치, 사람 인(亻) + [값 치(直)] / 가치(價値)
▶ 侵 : (사람이) 침략할 침, 사람 인(亻) + [침범할 침()] / 침략(侵掠)
▶ 備 : (사람이) 갖출 비, 사람 인(亻) + [갖출 비()] / 준비(準備)
▶ 傳 : (사람이) 전할 전, 사람 인(亻) + [오로지 전(專)] / 전달(傳達), 유전(遺傳)
▶ 倣 : (사람이) 본뜰 방, 모방할 방, 사람 인(亻) + [놓아줄 방(放)] / 모방(模倣, 摸倣)
▶ 仰 : (사람이) 우러를 앙, 사람 인(亻) + [오를 앙(卬)] / 추앙(推仰)
▶ 俗 : (사람의) 풍속 속, 사람 인(亻) + [계곡 곡(谷)→속] / 풍속(風俗)
▶ 倫 : (사람의) 인륜 륜, 사람 인(亻) + [모일 륜(侖)] / 인륜(人倫)
▶ 例 : (사람의) 법식 례, 사람 인(亻) + [벌일 열(列)→례] / 예문(例文)
▶ 伸 : (사람이) 펼 신, 기지개켤 신, 늘어날 신, 사람 인(亻) + [펼 신(申)] / 신축(伸縮)
▶ 侍 : (사람이) 모실 시, 사람 인(亻) + [모실 시(寺)] / 시종(侍從)
▶ 促 : (사람이) 재촉할 촉, 사람 인(亻) + [발 족(足)→촉] / 촉진(促進)
▶ 傾 : (사람이) 기울 경, 사람 인(亻) + [머리 기울 경(頃)] / 경사(傾斜)
▶ 低 : (사람이) 낮을 저, 사람 인(亻) + [밑 저(氐)] / 저질(低質)
▶ 佳 : (사람이) 아름다울 가, 사람 인(亻) + [홀 규(圭)→가] / 절세가인(絶世佳人)
▶ 俊 : (사람이) 준수할 준, 사람 인(亻) + [갈 준()] / 준수(俊秀)
▶ 傀 : 허수아비 괴, 사람 인(亻) + [귀신 귀(鬼)→괴] / 괴뢰(傀儡)
▶ 儉 : (사람이) 검소할 검, 사람 인(亻) + [다 첨(僉)→검] / 검소(儉素)
▶ 俸 : 녹 봉, 사람 인(亻) + [섬길 봉(奉)] / 봉급(俸給)
▶ 何 : 어찌 하, 사람 인(亻) + [옳을 가(可)→하] / 하여간(何如間)
▶ 側 : (사람의) 곁 측, 사람 인(亻) + [법칙 칙(則)→측] / 측근(側近)
▶ 傷 : (사람이) 아플 상, 사람 인(亻) + 화살 시(矢)자의 변형자 + [빛날 양(昜)→상] / 상처(傷處)


■ 어질 사람 인(儿) - 다른 글자의 아래에 들어가는 사람 인(人)

사람 인(人)자가 다른 글자 아래에 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어진 사람 인(儿)자가 사용된다. 이때 위에 올라 가는 글자는 대부분 머리와 관련되는 글자로,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볼 견(見)자는 어진 사람 인(儿)자에 눈 목(目)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맏이 형(兄)자는 어진 사람 인(儿)자에 입 구(口)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맏이는 제사를 지내면서 입(口)을 벌리고 하늘에 고하는 사람(儿)이기 때문이다. 축원할 축(祝)자는 제사상의 모습인 귀신 기(示)자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는 맏이(兄)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축복(祝福)은 행복을 빈다는 뜻이다.

맏이 형(兄)자와 비슷한 기쁠 태(兌)자는 입(口)의 좌우에 주름(八)이 생기도록 웃고 있는 사람(儿)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 머리 위에 무거운 것을 이고 있는 형상인 이길 극(克)은 무거운 것을 이겨내고 있는 노예의 형상이고[극복(克服)], 머리위에 불(火)을 이고 있는 형상은 빛 광(光)자이다. 광명(光明)은 밝은 빛이다.

으뜸 원(元)자는 머리(二)를 강조한 사람(儿)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의 몸에서 머리가 으뜸이라는 데에서 으뜸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원조(元祖)는 맨 처음 조상을 장원(壯元)은 과거에서 1등을 하는 것을, 원단(元旦)은 새해 첫날 아침을 일컫는다.

무섭게 생긴 귀신(鬼神)의 얼굴을 올려 놓고 꼬리를 달면 귀신 귀(鬼)자가 된다.
또 머리 위의 양쪽을 뿔처럼 묶고 다닌 어린 아이의 머리 모양(臼)을 올려 놓으면 아이 아(兒)자가 된다. 유아원(幼兒園)은 어린이의 보육 시설이다.


■ 비수 비(匕) - 오른쪽을 향한 사람의 모습

사람 인(亻)자가 왼쪽을 향하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라면 비수 비(匕)자는 오른쪽을 향한 사람의 모습이다. 서 있는 사람의 모습도 있지만 글자에 따라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도 있다. 비수 비(匕)자는 숟가락의 모습을 나타내기도 한다.("음식과 그릇" 참조)

견줄 비(比)자는 두 사람(匕,匕)이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만든 글자이다. 두 사람이 무언가 겨루기 위해 출발선에 서 있는 모습 같다. 비교(比較)란 둘 이상의 것을 견주어 차이를 살피는 것이다.

북녁 북(北)자와 함께 등 배(北)라고 하는 두가지 의미를 지닌 북(北)자는 두 사람(匕,匕)이 서로 등을 대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등이란 의미와 함께 전쟁에서 패배(敗北)하여 등을 보이며 달아난다는 의미도 있다. 나중에 이 글자가 북쪽이란 의미가 추가되는데, 옛날에 집이나 궁정에서 높은 사람이 앉을 때 남쪽을 향해 앉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등이 북쪽을 향하는데에서 유래한다. 이런 이유로 제사를 지낼 때 제사상도 북쪽을 향한다.

이후 이 글자가 북쪽이란 의미로 더 많이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고기 육(肉→月)자가 붙여 등 배(背)자를 새로 만들었다. 신체의 모든 기관에는 고기 육(肉→月)자가 들어간다. 등(背) 뒤에 강(水)을 두고 진(陣)을 쳐서,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는 것을 배수진(背水陣)을 친다고 한다.

탈 승(乘)자는 나무(木)의 가지에 사람들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차에 올라 타는 것을 승차(乘車)라고 한다.
어그러질 괴(乖) 혹은 떨어질 괴(乖)자는 탈 승(乘)에서 사람들이 올라가 앉아 있었던 나무가지가 어그러져, 땅에 떨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괴리(乖離)가 있다는 것은 떨어져 있음을 의미한다.

될 화(化)자는 바로 서 있는 사람 인(亻)과 꺼꾸로 서 있는 사람(人→匕)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여기에서 꺼꾸로 서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의미한다. 즉 산사람과 죽으로 사람이 서로 윤회하여 다른 형태로 변화(變化)하는 의미로 만들었다.

죽을 사(死)자는 사망(死亡)한 사람(歹) 옆에 다른 사람(匕)이 앉아 있는 모습이다. 부서진 뼈 알(歹)자는 죽음을 의미한다.

이곳 차(此)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발(止)과 사람(匕)이 서 있는 모습이다. 즉 사람(匕)이 서 있는(止) 곳이 이곳이라는 의미이다. 그칠 지(止)자는 사람의 발을 본 따 만든 글자로 정지하다, 서다, 가다 등 여러가지 뜻이 있는 글자이다.[차후(此後)]


■ 큰 대(大) - 양팔과 양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사람

큰 대(大)자는 양팔과 양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큰 사람을 앞에서 본 모습이다. 큰 사람이란 의미에서 크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큰 대(大)자가 들어가는 글자들을 한번 살펴보자

옛날 중국 사람들은, 어른이 되면 머리에 비녀를 하는 풍습이 있었다. 아비 부(夫)자는 어른이 된 큰 사람(大)의 머리에 비녀(一)를 한 모습이다. 비녀는 머리를 묶어 주는 역활도 하지만 지위를 구분하는 역활도하였다. 부부(夫婦)는 남편과 아내를 일컫는다.
오랑캐 이(夷)자는 큰 사람(大)의 어깨에 활(弓)을 매고 다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중국에서는 예전에 활을 잘 쏘는 고구려 사람을 동이족(東夷族)이라고 불렀다.

고대 중국에서 왕을 하늘(天)의 아들(子), 즉 천자(天子)라고 불렀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하늘은 왕의 아버지이다. 이렇게 하늘을 사람으로 보는 데에서 하늘 천(天)자가 탄생되었다. 하늘 천(天)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大)의 머리 위에 하늘을 표시하는 一자가 표시되어 있다.

낄 협(夾)자는 두 사람(人人)사이에 큰 사람(大)이 끼어 있는 모습이다. 양쪽에서 공격하는 것을 협공(夾攻)이라 한다. 뫼 산(山)자가 붙으면 골짜기 협(峽)자가 된다. 골짜기의 양쪽으로 산이 끼고 있는 모습이 상상된다. 협곡(峽谷)은 산과 산 사이의 험하고 좁은 골짜기이다.

클 태(太)자는 큰 대(大)자에 점을 하나 찍음으로 크다는 의미를 분명히 한 지사문자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바다가 태평양(太平洋)이다.

달릴 분(奔)자는 풀이 세포기 나 있는 모습의 풀 훼(卉)자와 큰 대(大)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풀 밭(卉)으로 사람(大)이 분주(奔走)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가운데 앙(央)자는 양팔을 벌리고 누운 사람(大)이 머리에 베개를 베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베게는 가운데를 베기 때문에 가운데, 혹은 중앙(中央)이라는 뜻이 생겼다.

나라이름 오(吳) 혹은 큰소리 할 오(吳)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大)위에 입(口)이 있는 형상이다. 입으로 큰소리를 지르는 사람의 모습이었으나, 나라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마도 오나라 사람들은 시끄러워서 그런 나라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오월동주(吳越同舟)는 손자(孫子)의 구지편(九地篇)에 나오는 말로, 원수 사이인 오나라 군사와 월나라 군사가 같은 배를 탓는데 풍파가 밀려와 함께 어려움을 격게되었다는 이야기에서, 서로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이 같은 처지에 있게 됨을 일컫는다.

붉을 적(赤)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큰 대(大→土)자와 불 화(火)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즉 기우제 등으로 살아 있는 사람(大)을 불(火)에 태우는 엽기적인 글자이다. 사람을 태우는 불꽃의 붉은색 색깔로 인해 붉다라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적십자(赤十字)는 붉은 십자가를 의미한다.

비슷한 모습으로 또 역(亦)자는 큰 사람(大→六) 겨드랑이를 가르키는 글자였으나, "또"라는 의미로 가차되었다. 역시(亦是)는 또한이라는 의미이다.

아름다울 미(美)자는 살찐(大) 양(羊)이 아름답다(美)는 해석이 일반적이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大)이 머리에 양가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즉 양가죽을 머리에 쓰고, 꾸미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의미이다.


■ 설 립(立) - 땅을 딛고 서 있는 사람

설 립(立)자는 두 팔을 벌린 사람(大→六)이 땅(一)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사람(人)이 서 있는(立) 곳이 자리 혹은 위치(位置)이다는 뜻의 자리 위(位),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인 나란할 병(竝)자에 설 립(立)자가 들어간다. 옆으로 벌려 서 있는 것을 병렬(竝列)이라 한다.

마칠 준(竣)자는 뜻을 나타내는 설 립(立)자와 [갈 준()]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건물 등을 세우는(立) 것을 마친다는 의미이다. 건물 등의 공사를 마치는 것을 준공(竣工)이라고 한다.

바를 단(端)자는 뜻을 나타내는 설 립(立)자와 [시초 단(耑)]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바르게 서 있다"에서 "바르다, 단정(端正)하다"란 뜻이 생겼다.

설 립(立)자는 소리로도 사용되는데, 쌀 미(米)자가 붙으면 쌀알 립(粒)[미립자(微粒子)], 대 죽(竹)자가 붙으면삿갓 립(笠)자가 된다. 김립(金笠)은 조선 후기 방랑시인으로 이름은 김병연(金炳淵)으로 별호가 김삿갓 또는 김립(金笠)이다.


■ 주검 시(尸) - 죽어서 누워 있는 사람

주검 시(尸)자는 죽어서 누워 있거나, 엉거주춤하게 서 있는 사람의 모습을 옆에서 본 모습이다. 죽은 시체를 뜻하기도 하지만 산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꼬리 미(尾)자는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의 엉덩이(尸) 부분에 털(毛)이 나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토템(totem, 동식물 숭배 사상)은 원시 사회의 공통적인 풍습인데 고대 중국에도 있었다. 이런 풍습으로 동물에게만 있고 인간에게는 없는 꼬리를 털로 만들어 달고 다녔다고 한다. 남의 뒤를 따라 다니는 것을 미행(尾行)이라 한다.

오줌 뇨(尿)자는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尸)의 엉덩이 부분에서 오줌(水)이 나오는 모습이다. 아마도 여자가 오줌을 누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것이거나, 아니면 옛날 중국 남자들은 엉거주춤 앉아 오줌을 눈 것 같다. 분뇨(糞尿)는 똥과 오줌이다. 거의 사용하지는 않는 글자이지만 비슷한 글자로 똥 시(屎)자는 엉거주춤 서 있는 사람(尸)의 엉덩이 부분에서 똥(米)이 나오는 모습이다. 아마도 쌀이 똥으로 변한다는 의미에서 똥을 쌀 미(米)자로 표현한 것 같다.

자 척(尺)자는 사람(尸)의 무릎 부분을 표시(마지막 획)하여, 종아리 부분의 길이를 나타내었다. 1척은 약 30Cm로 1자라고도 부른다. 이후 길이를 재는 자라는 뜻도 생겼다. 육척거구(六尺巨軀)는 키가 180cm가 넘는 거대한 몸집이라는 뜻이다.

죽어 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글자로는 시체(屍體)나 도살(屠殺)에 들어가는 주검 시(屍)자와 죽일 도(屠)자가 있다. 주검 시(屍)자는 주검 시(尸)자의 뜻을 명확히 하기위해 죽을 사(死)자가 추가되었고, 죽일 도(屠)자는 사람(者)을 무자비하게 죽인다는 의미이다.

돌집 엄(广)자와 비슷하게 생긴 주검 시(尸)자는 사람이 사는 집의 모습을 뜻하기도 하는데, 거주할 거(居), 집 옥(屋), 창 루(屢), 층 층(層), 비가 샐 루(漏) 등이 그러한 예이다. 이러한 글자는 주거 생활에 관련된 글자에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 병부 절(卩) - 꿇어 앉아 있는 사람

병부 절(卩)자는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을 그려 놓았다. 절(卩)자를 액(厄)자 아래에 있는 글자와 같이 쓰기도 한다.

하여금 령(令)자는 지붕(△) 아래에서 무릅을 꿇어 앉아 있는 사람(卩)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즉 누군가의 명령(命令)을 듣고 있는 모습이다.
비슷한 글자로 명할 명(命)자가 있다. 하여금 령(令)자와 마찬가지로 지붕(△) 아래에서 무릅을 꿇어 앉아 있는 사람(卩)에게 누군가가 입(口)으로 하는 명령(命令)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재앙 액(厄)자는 절벽(厂)에서 굴러 떨어져 다쳐서 쪼그리고 있는 사람(卩)의 모습이다. 액운(厄運)은 나쁜 운을 말한다. 이와 비슷한 글자로 위태할 위(危)자는 절벽(厂)위에 위험(危險)하게 사람(人)이 서 있는 모습과, 이미 절벽(厂)에서 굴러 떨어져 다쳐서 쪼그리고 있는 사람(卩)의 모습이다.

짐승을 의미하는 개 견(犭)자와 병부 절(卩)자가 합쳐진 범할 범(犯)자는, 짐승(犭) 앞에 쪼그리고 있는 사람(卩)의 모습으로, 짐승이 사람을 침범(侵犯)한다는 의미이다. 범죄(犯罪)는 죄를 범한다는 의미이다.

물리날 각(却)자는 병부 절(卩)자와 갈 거(去)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꿇어 앉은(卩) 채로 뒤걸음질로 물러난다(去)는 의미이다. 옛날에 높은 사람 앞에서 물러 날 때에는 항상 뒤걸음으로 물러났다. 중국의 옛 문화를 물려 받은 일본에서, 고급 식당이나 요정에 가보면 종업원이 방에서 나갈 때 이렇게 나간다. 문화는 물려준 나라보다 물려 받은 나라에서 더 잘 보존되어 있는 법이다. 퇴각(退却)은 뒤로 물러간다는 뜻이다.

말 권(卷) 혹은 문서 권(卷)자는 병부 절(卩)자와 [말 권(釆+廾)]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 사람(卩)의 무릎 구부린 모양에서 구부리다, 말다라는 뜻이 나왔고, 고대 중국에서 문서나 책을 대나무 죽간으로 만들어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고해서 문서라는 의미가 생겼다. 그래서 책을 세는 단위도 권(卷)이다. 나중에 말다라는 원래의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 다시 손 수(扌)자를 붙여 말 권(捲)자가 되었다.

오를 앙(卬)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왼쪽에 서 있는 사람(亻)과 오른 쪽에 끓어 앉아 있는 사람(卩)이 있는 모습이다. 즉, 꿇어 앉아 있는 사람이 서 있는 사람을 올려 보고 있다. 따라서 원래의 뜻은 우르러 본다는 의미였으나, 나중에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를 더 하여 우러를 앙(仰)자가 생겼다. 추앙(推仰)은 높이 받들어 우러러본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