괘이름 간, 그칠 간 그칠 간(艮)자는 어질 량(良)자와 비슷하게 생겼으나, 상형문자는 완전히 다르게 생겼습니다. 오히려 어진사람 인(儿)자 위에 눈 목(目)자가 있는 볼 견(見)자와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볼 견(見), 맏 형(兄)자와 같이, 다른 글자 아래에 들어가는 사람 인(人)자는 보통 어진사람 인(儿)자로 쓰지만, 긴 장(長), 괘이름 간(艮)자의 아래 부분처럼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칠 간(艮)자는 사람(人)이 눈(目)을 뒤로 향한 모습으로, 원래 '외면(外面)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외면하다→배신하다→거스르다→그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또, 그칠 간(艮)자는 주역에 나오는 64괘 중 하나로 사용됩니다.
■ 간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懇 정성 간 [중]恳 [kěn] 마음 심(心) + [간절할 간(貇)]
간청(懇請), 간절(懇切) 등에 들어가는 정성 간(懇)자는 '마음(心)이 간절하니(貇) 정성스럽다'는 뜻입니다. 간청(懇請)은 '간절히(懇) 청하다(請)'는 뜻입니다. 간담회(懇談會)는 '마음을 트고 정성스럽게(懇) 이야기하는(談) 모임(會)'입니다.
■ 근으로 소리나는 경우
▶ [6/5] 根 뿌리 근 [중]根 [gēn] 나무 목(木) + [괘이름/거스를 간(艮)→근]
뿌리 근(根)자는 '위로 나무(木)가 자라는 방향에 거스르며(艮) 자라는 것이 뿌리다'는 뜻입니다. 이후, '뿌리→근본(根本)→근원(根源)→생식기(生殖器)'라는 뜻도 파생되었습니다. 수학에서는 방정식을 만족하는 값을 근(根)이라 합니다. 근간(根幹)은 '뿌리(根)와 줄기(幹)'라는 뜻으로, 어떤 사물의 바탕이나 가장 중심 되는 부분을 말합니다. 여근곡(女根谷)은 '여자(女)의 생식기(根)처럼 생긴 계곡(谷)'으로, 경주 건천의 오봉산에 있는 계곡입니다. 《삼국유사》에 선덕여왕이 이곳에 백제군이 숨어 있는 것을 예언하고, 모두 섬멸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어 유명해진 곳입니다.
■ 안으로 소리나는 경우
▶ [4/4] 眼 눈 안 [중]眼 [yǎn] 눈 목(目) + [괘이름 간(艮)→안]
눈 안(眼)자는 눈(目)을 강조한 사람(人)의 모습인 괘이름 간(艮)자에, 다시 눈 목(目)자가 추가되어 눈 안(眼)자가 되었습니다. 안하무인(眼下無人)은 '눈(眼) 아래(下)에 사람(人)이 없다(無)'는 뜻으로,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입니다. 혈안(血眼)은 '핏(血)발이 선 눈(眼)'이란 뜻으로, 어떤 일을 이루려고 애가 달아 기를 쓰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별안간(瞥眼間)은 ‘눈(眼) 깜짝할(瞥) 사이(間)’입니다.
■ 은으로 소리나는 경우
▶ [6/5] 銀 은 은 [중]银 [yín] 쇠 금(金) + [괘이름/그칠 간(艮)→은] ▶ [2/2] 垠 지경 은 [중]垠 [yín] 흙 토(土) + [괘이름/그칠 간(艮)→은]
은도 금속(金屬)의 일종이니까, 은 은(銀)자에 쇠 금(金)자가 들어갑니다. 수은(水銀)은 '물(水)처럼 생긴 은(銀)'이란 뜻으로, 보통 온도에서 유일하게 액체 상태로 있는 은백색의 금속입니다. 중국 청나라 때 만들어진 은행(銀行)은 '은(銀)이 오고 가는(行) 집'이란 뜻으로, 청나라 때 은(銀)이 화폐의 주류를 이루면서 생긴 말입니다.
지경 은(垠)자는 '땅(土)이 끝나는(艮) 곳이 지경(地境: 땅의 경계)이다'는 뜻입니다. 이후, '지경→땅끝→가장자리→낭떠러지'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지경 은(垠)자는 주로 사람 이름에 사용됩니다. 고종이 낳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자인 영친왕(英親王)의 이름이 공교롭게도 땅끝이나 낭떠리지라는 뜻의 이은(李垠)입니다.
■ 한으로 소리나는 경우
▶ [4/4] 限 한정 한 [중]限 [xiàn] 언덕 부(阜/阝) + [괘이름/그칠 간(艮)→한] ▶ [4/3] 恨 한할 한 [중]恨 [hèn] 마음 심(忄) + [괘이름/외면할 간(艮)→한]
한정(限), 한계(限界), 제한(制限) 등에 사용되는 한정 한(限)자는 '땅이 끝나는(艮) 곳에 언덕(阝)으로 막혀 땅이 한정되다'는 뜻입니다. 한전제(限田制)는 '밭(田)의 소유를 한정(限)하는 제도(制)'로, 조선의 실학자인 이익이 주장한 토지제도입니다. 토지 매매로 양반들이 토지 소유를 늘렸기 때문에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토지의 크기를 제한하자는 것입니다.
한할 한(恨)자는 원래 '외면하거나 배신하는(艮) 사람을 마음(忄)으로 미워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미워하다→원망스럽다→한하다→원통하다→후회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원한(怨恨)은 '원망하고(怨) 미워하다(恨)'는 뜻이고, 한탄(恨歎)은 '한스럽게(恨) 탄식하다(歎)'는 뜻이고, 통한(痛恨)은 '가슴 아프게(痛) 원통하다(恨)'는 뜻이고, 회한(悔恨)은 '뉘우치고(悔) 후회하다(恨)'는 뜻입니다.
■ 흔으로 소리나는 경우
▶ [1/2] 痕 흉터 흔 [중]痕 [hén] 병 녁(疒) + [괘이름/그칠 간(艮)→흔]
흉터 흔(痕)자는 '병(疒)이 그친(艮) 자리에 흉터가 남는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흔적(痕跡)은 '흉터(痕)와 발자취(跡)'라는 뜻으로, 뒤에 남은 자국이나 자취를 말합니다. 조흔색(條痕色)은 '줄(條)을 그을 때 나타나는 흔적(痕跡)의 색(色)'으로, 광물로 조흔판(條痕板) 위에 줄을 그을 때 나타나는 흔적의 색을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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