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부수 흙: 흙 토(土)

    2-3. 흙: 흙 토(土)


흙 토(土)
흙덩어리




경주 불국사에 있는 석가탑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탑으로, 절에 가보면 이런 모양의 탑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탑들은 모두 돌로 만들어져 있는데, 이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탑은 반드시 돌로 만드는 줄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이웃 일본의 탑들은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흙이나 돌로 만든 탑은 지진이 나면 쉽게 무너지기 때문에 지진에 강한 나무로 탑을 만듭니다.

한국 불국사 석가탑일본 호류사 목탑중국 서안의 전탑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탑은 호류사에 있는 5층 목탑(木塔)으로, 약 600년경에 만들어졌습니다. 호류사는 한국의 불국사처럼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절로, 이 절에 있는 금당벽화는 610년 고구려의 담징이 그린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에 가보면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10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가 거의 없고 나무로 지은 집이 많은 이유도 지진 때문입니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의 하나인 중국 황하 문명은 황하 강 주변의 넓은 평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황하 강 상류에 있는 고비사막에서부터 수백만 년 동안 흘러온 황토 물은 홍수가 날 때마다 황하 강 중류에조금씩 쌓여 50~80m 두께의 큰 황토고원(黃土高原)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진] 황하 강 중류에 있는 중국의 황토고원

이러한 황토고원에는 건축에 사용할 수 있는 돌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대부분 황토 흙으로 만든 벽돌을 쌓아 탑을 만듭니다. 이렇게 벽돌로 만든 탑을 전탑(塼塔)이라고 하는데, 이때 전(塼)자가 벽돌이란 뜻이고, 벽돌 전(塼)자에도 흙 토(土)자가 들어갑니다. 우리나라의 국보 제30호로 지정된 경주 분황사의 모전석탑(模塼石塔)은 돌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쌓아올린 것인데, 중국에 있는 전탑(塼塔)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한자를 만들었다면 탑(塔)자에 흙 토(土)자 대신 돌 석(石)자가 들어갔을 것이고, 일본에서 한자를 만들었다면 나무 목(木)자가 들어갔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이 사람이 살고 있는 환경이 문화에 큰 영향을 줄 뿐더러 중국 한자에는 고대 중국 문화가 녹아 있기 때문에 한자를 제대로 익히려면 고대 중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흙 토(土)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다른 글자와는 달리 여러 가지가 있는데, 흙이라는 물체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결국 땅을 나타내기 위한 수평선(一) 위에 흙을 표현하기 위한 열 십(十)자로 흙을 나타내는 글자를 만들었다고 추측됩니다.

[그림] 흙 토(土)자의 상형문자

흙 토(土)자는 흙이란 의미와 함께 땅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그래서 땅이나 흙과 관련된 글자에는 모두 흙 토(土)자가 들어갑니다.

- 여러 가지 흙을 나타내는 글자
▶ 괴(塊:块:) : 흙덩이 괴, 흙 토(土) + [귀신 귀(鬼)→괴]
▶ 양(壤:壤:壌) : 흙 양, 흙 토(土) + [도울 양(襄)]
▶ 도(塗:涂:) : 진흙/바를 도, 흙 토(土) + 물 수(氵) + [나 여(余)→도]
▶ 악(堊:垩:) : 백토 악, 흙 토(土) + [버금 아(亞)→악]
▶ 진(塵:尘:) : 티끌 진, 흙 토(土) + 사슴 록(鹿)

금덩어리라는 뜻의 금괴(金塊)에 들어가는 괴(塊)자는 '흙덩이, 덩어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흙 양(壤)자가 들어가는 사자성어를 살펴봅시다. 천양지차(天壤之差)는 '하늘(天)과 땅(壤) 사이의(之) 차이(差)'라는 뜻으로 큰 차이를 일컫습니다. 또 고복격양(鼓腹擊壤)은 '배(腹)를 두드리고(鼓) 땅(壤)을 친다(擊)'는 뜻으로, 살기 좋은 시절을 일컫습니다. 요순(堯舜) 시절 백성들이 배를 두드리고 땅을 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는 사자성어입니다.

진흙 도(塗)자는 '흙(土)에 물(氵)을 섞으면 진흙이 된다'는 뜻입니다. 도탄지고(塗炭之苦)는 '진흙(塗)탕이나 숯(炭)불에 빠지는 고통(苦)'이란 뜻으로, 몹시 고생스러움을 말합니다.

백토 악(堊)자는 '황토(黃土)가 가장 좋은 흙이고, 백토(白土)가 버금(亞)으로 좋은 흙(土)이다'는 뜻입니다. 백악관(白堊館)은 '흰(白) 백토(堊)로 지은 집(館)'이고, 백악기(白堊紀)는 '흰(白) 백토(堊)의 지층을 가진 연대(紀)'로, 중생대 쥐라기와 신생대 제3기 사이의 연대입니다.

티끌 진(塵)자는 '사슴(鹿)이 떼 지어 달릴 때 흙(土)에서 먼지(티끌)가 일어나다'는 뜻입니다. 고려 시대 충신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에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에서 '백골(白骨)이 진토(塵土)된다'는 말은 '흰(白) 뼈(骨)가 먼지(塵)와 흙(土)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흐르다'는 뜻입니다. 티끌 진(塵)자의 간체자(尘)는 작을 소(小)자에 흙 토(土)자를 합친 글자입니다. 뜻이 너무나 분명한 것 같습니다.

- 흙으로 만든 물건(1)
▶ 성(城:城:) : (흙으로 만든) 재/성 성, 흙 토(土) + [이룰 성(成)]
▶ 장(墻:墙:) : (흙으로 만든) 담 장, 흙 토(土) + [아낄 색(嗇)→장]
▶ 벽(壁:壁:) : (흙으로 만든) 벽 벽, 흙 토(土) + [임금/피할 벽(辟)]
▶ 제(堤:堤:) : (흙으로 만든) 둑 제, 흙 토(土) + [옳을 시(是)→제]

재는 '높은 산의 고개'를 뜻하는 순우리말입니다. 이런 고개는 주로 흙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재 성(城)자에는 흙 토(土)자가 들어갑니다. 이 글자는 남한산성(南漢山城)이나 북한산성(北漢山城)처럼 '적을 막기 위한 성(城)'이란 글자로도 사용되는데, 옛 중국에서는 성을 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만리장성(萬里長城)은 춘추 시대 제(齊)나라에서 명나라에 걸쳐 만들어 졌는데, 초기에 만든 성은 모두 황토로 만들거나 황토로 만든 벽돌을 사용하였습니다.

[사진] 흙으로 만들어진 중국의 옛성

흙으로 만든 성이 쉽게 무너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3500년 전 상나라 수도였던 정주(鄭州)에 가면 지금도 흙으로 세운 성벽이 10여m 높이로 7km나 남아 있습니다. 고대 중국인들은 흙을 다져 가면서 쌓는 판축법(版築法)으로 몇 천 년을 견딜 수 있는 성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성과 마찬가지로 담도 흙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담 장(墻)자에는 흙 토(土)자가 들어갑니다. 흙 토(土)자 대신 풀 초(艹)자가 들어가면 장미 장(薔)자가 됩니다. 가시가 있는 장미를 담 옆에 심거나 장미 덩쿨을 담으로 사용한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벽 벽(壁)자는 '도둑이나 적으로부터 피하기(辟) 위해 흙(土)으로 쌓은 것이 벽이다'는 뜻입니다. 적벽(赤壁)은 '붉은(赤) 절벽(壁)'이란 뜻으로, 중국 호북성(湖北省)에 있는 양자강 중류의 남쪽 강가의 붉은 절벽입니다. 경치가 뛰어나고,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조조의 백만대군을 물리친 적벽대전(赤壁大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적벽가(赤壁歌)〉는 '적벽(赤壁)대전을 소재로 한 노래(歌)'로, 판소리 열두 마당 중의 하나입니다.

황하 강 주변은 홍수가 많아 옛부터 강 주변에는 둑을 쌓았습니다. 둑 제(堤)자는 '흙(土)으로 쌓은 둑 혹은 제방(堤防)'을 이르는 글자입니다. 벽골제(碧骨堤)는 '벽골(碧骨: 지금의 전라북도 김제)에 있는 제방(堤)'으로, 신라 16대 흘해왕 21년(330)에 쌓은 저수지 둑입니다. 지금은 그 터가 논 가운데 드문드문 남아 있습니다.

- 흙으로 만든 물건(2)
▶ 형(型:型:) : (흙으로 만든) 틀/거푸집 형, 흙 토(土) + [형벌 형(刑)]
▶ 소(塑:塑:) : (흙으로 만든) 토우 소, 흙 토(土) + [초하루 삭(朔)→소]
▶ 단(壇:坛:) : (흙으로 만든) 제단 단, 흙 토(土) + [믿음 단(亶)]
▶ 묵(墨:墨:) : (흙으로 만든) 먹 묵, 흙 토(土) + [검을 흑(黑)→묵]
▶ 탑(塔:塔:) : (흙으로 만든) 탑 탑, 흙 토(土) + [작은콩 답(荅)→탑]

틀/거푸집 형(型)자에서 거푸집은 금속을 녹여 부어 어떤 물건을 만들기 위한 틀을 말합니다. 옛 중국에서 이런 거푸집은 흙으로 만들었습니다. 정형시(定型詩)는 '일정한(定) 틀(型)에 따라 만든 시(詩)'로, 일정한 형식(形式)과 규칙에 맞추어 지은 시입니다. 우리나라의 시조가 대표적인 정형시입니다.

[사진] 경기도 용인에서 발굴된 청동검 거푸집

토우 소(塑)자에서 토우(土偶)는 '흙으로 빚어 만든 인형'을 이르는 말입니다. 미술 시간에 배우는 소조(塑造)는 찰흙, 석고 따위를 빚거나 덧붙여서 만드는 조형 미술입니다. 활을 당기거나 스프링을 늘인 후 다시 놓으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흙이나 점토를 휘거나 늘인 후 놓으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활이나 스프링처럼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성질을 탄성(彈性)이라고 하고, 흙이나 점토처럼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을 소성(塑性) 또는 가소성(可塑性)이라고 합니다. 소성(塑性)은 '흙을 빚어 만든 토우(塑)처럼 본래의 형태로 돌아가지 않는 성질(性)'이란 뜻입니다. 플라스틱에 열(熱)을 가해 휘어보면 흙이나 점토처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는데, 이런 성질을 열가소성(熱可塑性)이라고 합니다.

옛날에는 제사를 지낼 때 귀신이 있는 하늘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높이 제단을 쌓았습니다. 제단 단(壇)자는 '제사를 지내는 제단(祭壇)은 흙(土)으로 높이(亶) 쌓은 곳이다'는 뜻입니다. 교단(敎壇)은 '공부를 가르치기(敎) 위해 높이 쌓은 단(壇)'이고, 등단(登壇)은 '단(壇)에 오르다(登)'는 뜻으로, 화단(畵壇)이나 문단(文壇) 등의 특수한 사회 분야에 처음으로 나타남을 일컫는 말입니다.

먹 묵(墨)자는 '검은(黑) 흑(土)으로 만든 것이 먹이다'는 뜻입니다. 필묵(筆墨)은 '붓(筆)과 먹(墨)'을 일컫고, 수묵화(水墨畵)는 '물(水)로 먹(墨)의 짙고 엷음을 조절하여 그린 그림(畵)'입니다. 수묵(水墨) 혹은 묵화(墨畫)라고도 합니다.

탑 탑(塔)자는 위에서 이야기한 대로 '황토(土)로 만든 탑'을 일컫는 말입니다.

- 기타(1)
▶ 괴(壞:坏:) : (흙이) 무너질 괴, 흙 토(土) + [그리워할 회(褱)→괴]
▶ 퇴(堆:堆:) : (흙을) 쌓을 퇴, 흙 토(土) + [새 추(隹)→퇴]
▶ 견(堅:坚:坚) : (흙이) 굳을 견, 흙 토(土) + [굳을 간(臤)→견]
▶ 압(壓:压:压) : (흙이) 누를 압, 흙 토(土) + [싫을 염(厭)→압]
▶ 배(培:培:) : (흙을) 북돋을 배, 흙 토(土) + [침 부(咅)→배]
▶ 요(堯:尧:) : 요임금 요, 우뚝할 올(兀) + [흙쌓을 요(垚)]

무너질 괴(壞)자는 '언덕이나 절벽의 흙(土)이 무너지다'는 뜻입니다. 괴혈병(壞血病)은 '피부가 헐어서(壞) 피(血)가 나오는 병(病)'으로, 비타민 C의 결핍으로 생기는 결핍증입니다.

퇴적암(堆積巖)의 퇴(堆)자와 적(積)자는 모두 '쌓다'는 뜻입니다. 쌓을 퇴(堆)자는 '흙(土)을 쌓다'는 뜻이고, 쌓은 적(積)은 '벼(禾)를 쌓다'는 뜻입니다.

굳을 견(堅)자에 들어가는 굳을 간(臤)자는 노예나 신하(臣)의 손(又)의 모습으로, '노예나 신하가 굳건하다'는 뜻을 표현하였습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흙 토(土)자를 추가하여 굳을 견(堅)자가 되었습니다. 견과류(堅果類)는 '밤이나 호두처럼 굳은(堅) 껍질을 가진 과일(果) 무리(類)'입니다.

압력(壓力), 기압(氣壓), 혈압(血壓) 등에 들어가는 누를 압(壓)자는 '무거운 흙(土)으로 누르다'는 뜻입니다.

북돋을 배(培)자의 북은 치는 북이 아니고 '식물의 뿌리를 싸고 있는 흙'을 말합니다. 식물이 잘 자라게 하기 위해 북을 위로 쌓아올려 주는 것을 '북돋우다'고 하고, 이 말은 '기운을 더욱 높여 주다'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이후 '북돋우다→배양하다→양성하다→불리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배양(培養), 재배(栽培) 등에 사용됩니다.

☞ 요임금 요(堯)

요임금 요(堯)자는 사람 머리 위에 흙을 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무슨 의미로 이런 글자를 만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요(堯)임금은 순(舜)임금과 함께 고대 중국의 태평천국을 일컫는 요순시절(堯舜時節)의 임금이었습니다.

- 땅과 관련되는 글자
▶ 지(地:地:) : 땅 지, 흙 토(土) + [어조사 야(也)→지]
▶ 곤(坤:坤:) : 땅 곤, 흙 토(土) + 납 신(申)
▶ 평(坪:坪:) : 들 평, 흙 토(土) + [평평할 평(平)]
▶ 장(場:场:) : 마당 장, 흙 토(土) + [빛날 양(昜)→장]

땅 지(地)자의 소리로 사용되는 이것 이(也)자는 어조사 야(也)자로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 이(也)자에 물 수(氵)자가 붙으면 못 지(池)자가 됩니다. 지구(地球)는 ‘공(球)과 같이 둥근 땅(地)’입니다.

땅 곤(坤)자는 흙 토(土)자와 납 신(申)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납 신(申)자의 '납'은 원숭이의 우리말입니다. 십이지(十二支)의 아홉 번째 글자가 신(申)인데, 12동물 중 아홉 번째 동물이 '원숭이'라서 붙은 훈일 뿐 원숭이 모습과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십이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부록을 참조하세요). 신(申)자는 원래 번개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또 번개가 칠 때 빛이 땅으로 펼쳐진다고 해서 '펴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땅 곤(坤)자는 '흙(土)이 펼쳐진(申) 곳이 땅(坤)이다'는 뜻입니다.

곤여만국전도(坤輿萬國全圖)〉는 '땅(坤輿) 위의 만(萬)개의 나라(國)를 그린 전체(全) 지도(圖)'로, 선교사로 명나라에 와 있던 이탈리아의 마테오 리치가 1602년 제작하여 한문으로 출판한 세계 지도입니다. 조선 선조 36년(1603년)에 우리나라에도 전래되었습니다. 수레 여(輿)자는 땅이란 뜻으로 사용되는데. 옛 중국 사람들은 땅을 만물을 싣고 있는 하나의 큰 수레로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사진] 곤여만국전도

들 평(坪)자는 '평평한(平) 땅(土)이 들(坪)이다'는 뜻입니다. 평(坪)자는 주로 땅의 넓이를 재는 단위로 사용됩니다. 1평(坪)은 3.3㎡입니다.

장소(場所), 공장(工場), 농장(農場), 시장(市場) 등에 사용되는 마당 장(場)자는 '햇볕이 비치는(昜) 땅(土)이 마당이다'는 뜻입니다. 시장(市場)의 글자 바꾸어 놓은 장시(場市)는 조선 시대에 보통 5일마다 열리던 사설 시장입니다.

- 땅 위의 터를 나타내는 한자
▶ 대(垈:垈:) : (땅의) 터 대, 흙 토(土) + [대신할 대(代)]
▶ 기(基:基:) : (땅의) 터 기, 흙 토(土) + [그 기(其)]
▶ 지(址:址:) : (땅의) 터 지, 흙 토(土) + [그칠 지(止)]
▶ 허(墟:墟:) : (땅의) 빈터 허, 흙 토(土) + [빌 허(虛)]

집이나 건물을 짓는 자리를 '터'라고 합니다. 한자로는 대지(垈地)라고 하는데, 이때 대(垈)자가 터를 말합니다.대지면적(垈地面積)은 '집의 터(垈)가 차지하는 땅(地)의 면적(面積)'입니다.

터 기(基)자도 '땅(土) 위의 터'를 의미합니다. 군사기지, 우주기지, 남극기지 등에 나오는 기지(基地)는 '터(基)가 되는 땅(地)'이란 뜻으로, 군대나 탐험대 따위의 활동의 기점이 되는 근거지를 의미합니다.

터 지(址)자는 '땅(土)에 남은 발자국(止)이 터이다'는 뜻입니다. 그칠 지(止)자는 발자국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부여 정림사지(定林寺址), 경주 분황사지(芬皇寺址)와 황룡사지(皇龍寺址) 등은 절은 사라지고 터만 남아 있습니다.

[사진] 경주 황룡사지(皇龍寺址)

빈터 허(墟)자는 '땅(土)이 비어 있는(虛) 곳이 빈터이다'는 뜻입니다. 폐허(廢墟)는 '버려진(廢) 빈터(墟)'로, 건물이나 마을, 성 따위가 파괴되어 황폐하게 된 터를 말합니다. 갑골문자가 발견되었던 은허(殷墟)는 '은(殷)나라의 폐허(廢墟)'입니다.

- 땅 위에 거주를 나타내는 한자
▶ 재(在:在:) : (땅 위에) 있을 재, 흙 토(土) + [재주/바탕 재(才)]
▶ 좌(坐:坐:) : (땅 위에) 앉을 좌, 흙 토(土) + 사람 인(人) X 2
▶ 좌(座:座:) : 자리 좌, 집 엄(广) + [앉을 좌(坐)]
▶ 당(堂:堂:) : (땅 위에) 집 당, 흙 토(土) + [오히려 상(尙)→당]
▶ 방(坊:坊:) : (땅 위에) 동네 방, 흙 토(土) + [모 방(方)]

있을 재(在)자는 '모든 사물은 땅(土)을 바탕(才)으로 존재(存在)한다'는 뜻입니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은 '주인(主)의 권리(權)가 백성(民)에게 있다(在)'는 뜻으로,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입니다.

좌선(坐禪), 좌상(坐像) 등에 들어 있는 앉을 좌(坐)자는 '여러 사람(从)이 땅(土) 위에 앉아 있다'는 뜻입니다.

좌석(座席), 좌우명(座右銘), 좌표(座標) 등에 들어 있는 자리 좌(座)자는 '집(广)안에 앉아(坐) 있는 곳이 자리(座)이다'는 뜻입니다. 좌우명(座右銘)은 '자리(座)의 오른쪽(右)에 새겨놓은(銘) 글'이란 뜻으로, 항상 자리 옆에 갖추어 두고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를 말합니다.

집 당(堂)자는 '흙(土) 위의 건물(尙)이 집이다'는 뜻입니다. 오히려 상(尙)자는 높을 고(高)자와 마찬가지로 높은 건물의 상형입니다. 당상관(堂上官)은 '임금의 집(堂)에 올라갈(上) 수 있는 벼슬(官)'로, 조선 시대에 왕과 같은 자리에서 정치의 중대사를 논의하는 자격을 갖춘 정3품 이상의 벼슬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반대로 정3품 미만의 벼슬을 가진 사람을 당하관(堂下官)이라고 합니다.

'동네방네 소문났네'에 나오는 동네 방(坊)자는 '네모(方)난 땅(土)이 동네'라는 의미입니다. 네모꼴을 한자로 방형(方形)이라 하듯이, 모 방(方)자는 '네모'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신라방(新羅坊)은 '신라(新羅) 사람들이 사는 동네(坊)'라는 뜻으로 통일신라 시대 당나라에 신라 사람들이 살았던 동네입니다.

- 땅의 경계를 나타내는 한자
▶ 강(疆:疆:) : (땅의) 지경 강, 흙 토(土) + 활 궁(弓) + [지경 강(畺)]
▶ 경(境:境:) : (땅의) 지경 경, 흙 토(土) + [마침내 경(竟)]
▶ 역(域:域:) : (땅의) 지경 역, 흙 토(土) + 혹시 혹(或)

지경(地境)이란 말은 '땅(地)의 경계(境界)'를 말합니다. 농사를 짓던 시절에는 땅이 곧 재산이요, 먹을 것이 나는 곳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내 땅인지는 매우 중요했습니다. 따라서 한자에는 지경을 의미하는 글자가 많습니다.

지경 강(疆)자는 조금 어려워 보이지만, 글자를 풀어놓고 보면 매우 간단합니다. 밭(田)과 밭(田) 사이에 경계를 나타내는 선(三)을 그어 만든 글자가 원래의 지경 강(畺)자입니다. 여기에 경계가 활 궁(弓)자처럼 구불구불하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활 궁(弓)자를 넣었고, 다시 이러한 경계는 땅 위에 있다고 흙 토(土)자를 추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글자의 부수는 밭 전(田)자입니다. 《아방강역고(我邦疆域考)》는 '우리(我)나라(邦)의 경계(疆)와 영역(域)을 살핌(考)'이란 뜻으로, 1811년 정약용이 한국의 영토와 경계를 중국과 한국의 문헌을 중심으로 살펴서 쓴 지리서입니다. 여기에는 1712년에 세운 백두산정계비가 우리나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는 '백두산(白頭山)에 중국과 우리나라의 경계(界)를 정(定)해 놓은 비석(碑)'입니다.

[사진] 백두산정계비(白頭山定界碑)

지경 경(境)자는 '땅(土)이 끝나서 마치는(竟) 곳이 지경이다'는 뜻입니다. 경계(境界)는 '지경(境)과 지경(界)'이란 뜻입니다. 조경수역(潮境水域)은 '조류(潮)의 경계(境)에 있는 바닷물(水)의 영역(域)'으로, 한류와 난류가 만나 섞이는 영역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플랑크톤의 양이 많고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많아 한류성 물고기와 난류성 물고기들이 모두 모여들어 좋은 어장이 됩니다.

지역(地域), 영역(領域) 등에 들어가는 지경 역(域)자는 흑 토(土)자와 혹시 혹(或)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혹시혹(或)자는 원래 땅(一) 위에 있는 지역(囗)을 창(戈)으로 지키는 나라나 지역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혹시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원래 뜻을 살리기 위해 지역은 흙 토(土)자가 추가되어 지경 역(域)자가 되었습니다만, 여전히 나라나 지역이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혹(或)자 둘레에 다시 울타리를 두르면 나라 국(國)자가 됩니다.

- 땅의 구덩이와 묻음을 나타내는 한자
▶ 갱(坑:坑:) : (땅을 판) 구덩이 갱, 흙 토(土) + [목 항(亢)→갱]
▶ 매(埋:埋:) : (땅에) 묻을 매, 흙 토(土) + 마을 리(里)

구덩이 갱(坑)자는 '땅(土)을 판 구덩이'입니다. 갱도(坑道)는 '광부들이 구덩이(坑) 안에 뚫어 놓은 길(道)'입니다. 갱목(坑木)은 갱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받치는 나무입니다.

☞ 묻을 매(埋)

묻을 매(埋)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지금의 글자와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구덩이를 파고 그 속에 사람이나 소((牛))를 묻는 모습입니다만, 왜 지금과 같은 글자가 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토신(土神)에게 제사를 지낸 후에는 제물로 사용한 사람이나 소를 땅에 묻었습니다. 매장(埋葬)이나 매립(埋立)에 사용됩니다.

- 땅속 무덤과 관련된 한자
▶ 분(墳:坟:) : (땅속) 무덤 분, 흙 토(土) + [클 분(賁)]
▶ 묘(墓:墓:) : (땅속) 무덤 묘, 흙 토(土) + [없을 막(莫)→묘]
▶ 총(塚:冢:) : (땅속) 무덤 총, 흙 토(土) + [무덤 총(冢)]

분묘(墳墓)는 무덤 분(墳)자와 무덤 묘(墓)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이중에서 분(墳)은 땅 위로 솟아 오른 무덤인 반면, 묘(墓)는 원래 땅 위에 봉분이 없는 평평한 무덤입니다.

무덤 분(墳)자는 '흙(土)을 크게(賁) 솟아오른 것이 무덤이다'는 뜻입니다.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은 '나무(木)로 만든 곽(槨) 위에 돌(石)을 쌓고(積) 그 위에 흙을 입힌 무덤(墳)'으로, 신라 고분(古墳)인 천마총(天馬塚)이 대표적입니다.

무덤 묘(墓)자는 '땅(土) 위에 봉분이 없는(莫) 평평한 무덤'이라는 뜻입니다. 추석에 가는 성묘(省墓)는 '묘(墓)를 살피다(省)'는 뜻입니다. 분묘기지권(墳墓基地權)은 '분묘(墳墓)의 터(基)가 되는 땅(地)에 대한 권리(權)'란 뜻으로, 남의 땅 위에 묘를 쓴 사람에게 인정하는 권리입니다. 예를 들어 땅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았더라도 분묘를 설치하고 20년이 지났다면 분묘기지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무덤 총(塚)자는 무덤 총(冢)자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흙 토(土)자를 추가한 글자입니다. 적석총(積石塚)은 '석곽(石槨) 위에 돌(石)을 쌓아(積) 만든 무덤(塚)'으로, 고구려의 장군총(將軍塚)이 대표적입니다.

[사진] 고구려의 장군총(將軍塚)

무덤을 가리키는 말로는 언덕 능(陵)자도 있습니다. 신라의 무열왕릉(武烈王陵), 백제의 무령왕릉(武寧王陵)이 그러한 예인데, 무덤에 묻힌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경우 언덕 능(陵)자가 붙습니다. 반면, 무덤에 묻힌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으면 천마총(天馬塚), 장군총(將軍塚), 무용총(舞踊塚), 쌍영총(雙楹塚)과 같이 무덤 총(塚)자가 붙습니다.

- 기타(2)
▶ 균(均:均:) : (땅이) 고를 균, 흙 토(土) + [적을/두루 균(勻)]
▶ 증(增:增:) : 더할 증, 흙 토(土) + [일찍/거듭 증(曾)]
▶ 토(吐:吐:) : 토할 토, 입 구(口) + [흙 토(土)]

균등(均等), 균형(均衡), 평균(平均) 등에 들어가는 균(均)자는 '땅(土)이 고르고 평평하다'는 뜻입니다. 균전제(均田制)는 '밭(田)을 균등(均)하게 나주어 주는 제도(制)'로, 중국 수나라와 당나라 때에 시행한 제도입니다. 토지를 국민에게 균등하게 분배하고, 그 토지를 지급받은 국민에게 병역을 부과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말기의 실학자인 유형원이 토지를 국유화한 뒤, 농민에게 균등하게 나누어 주자는 균전제를 주장하였습니다.

더할 증(增)자는 '흙(土)을 겹쳐(曾) 쌓아 더하다'는 뜻입니다. 증대(增大), 증감(增減), 급증(急增), 증축(增築) 등에 사용됩니다.

토할 토(吐)자는 '배가 고파 흙(土)을 입(口)으로 먹으면 토한다'는 의미도 되고, '입(口)을 땅(土) 위에 대고 토하다'는 의미도 됩니다. 흙 토(土)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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