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소리 글자 "갈" 감" "갑"

단어명    갈(曷)
어찌 갈
어찌 갈(曷)자는 가로 왈(曰)자와 '구걸하거나 빈다'는 뜻의 빌 개(匃)자가 합쳐진 글자로, '빌듯이(匃) 말하다(曰)'는 뜻에서 '아뢰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어찌'라는 뜻으로 사용되면서,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말씀 언(言)자를 붙여 뵐/아뢸 알(謁)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어찌 갈(曷)자도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만 사용됩니다.


■ 갈로 소리나는 경우 

▶ [3/3] 渴 목마를 갈 [중]渴 [kě] 
물 수(氵) + [어찌 갈(曷)]
▶ [2/2] 葛 칡 갈 [중]葛 [gé] 
풀 초(艹) + [어찌 갈(曷)]
▶ [2/1] 鞨 오랑캐 갈 [중]鞨 [hé] 
가죽 혁(革) + [어찌 갈(曷)]

물이 없어 목이 마르니까, 목마를 갈(渴)자에는 물 수(氵)자가 들어갑니다. 갈망(渴望), 갈증(渴症) 등에 사용되며, 갈수기(渴水期)는 '물(水)이 마르는(渴) 시기(期)'로,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철과 봄철이 갈수기입니다.

칡은 다년생 덩굴식물로서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대부분의 줄기가 살아남습니다. 줄기는 매년 굵어지기 때문에 나무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풀로 여겨 칡 갈(葛)자에는 풀 초(艹)자가 들어갑니다. 갈근(葛根)은 '칡(葛) 뿌리(根)'로, 해열제 등의 약재로 씁니다. 갈분(葛粉)은 '칡(葛) 뿌리에서 나온 녹말가루(粉)'로, 국수나 냉면의 원료로 사용합니다. 제갈공명(諸葛孔明)은 중국 삼국 시대 촉한의 재상입니다.

말갈족(靺鞨族)은 만주에 살았던 민족으로 가죽을 잘 만들었다고, 오랑캐 갈(鞨)자에는 가죽 혁(革)자가 들어갑니다.

■ 게로 소리나는 경우 

▶ [2/2] 揭 높이들 게 [중][jiē] 
손 수(扌) + [어찌 갈(曷)→게]

높이들 게(揭)자는 '손(扌)으로 높이 들다, 높이 걸다'는 뜻입니다. 게시판(揭示板)은 원래 '높이 들어(揭) 보여주기(示) 위한 널빤지(板)'라는 뜻입니다. 태극기 게양대의 게양대(揭揚臺)는 '깃발을 높이 들어(揭) 날리기(揚) 위한 대(臺)'라는 뜻입니다. 게재(揭載)는 ‘높이 들어(揭) 싣다(載)’는 뜻으로, 신문이나 잡지 등에 글이나 그림을 싣는 것을 말합니다.

■ 알로 소리나는 경우 

▶ [3/2] 謁 뵐/아뢸 알 [중]谒 [yè] 
말씀 언(言) + [어찌 갈(曷)→알]

뵐/아뢸 알(謁)자에 '높은 분에게 말(言)로 아뢴다'는 뜻입니다. 또 '아뢰기 위해 뵙다'는 뜻도 생겼습니다. 높은 사람을 뵙는 것을 알현(謁見)이라고 합니다. 이때 볼 견(見)자는 뵈올 현(見)자로 읽습니다. 알성시(謁聖試)는 '성스러운(聖) 분을 뵈올(謁) 때 치는 시험(試)'으로, 조선 시대에 부정기적으로 치는 과거시험의 하나로, 왕이 문묘에 가서 제례를 올릴 때 성균관 유생에게 시험을 보게 하여 성적이 우수한 몇 사람을 선발하였습니다.


단어명    감(監)
볼 감
볼 감(監)자는 사람(人)이 눈(臣)으로 그릇(皿) 속의 물을 거울처럼 비추어 보는 모습에서 '거울'이라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글자에 들어 있는 한 일(一)자는 거울에 비친 그림자를 표현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후, '거울→보다→살피다→(백성을 살펴보는) 관청'이란 뜻이 생겨,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쇠 금(金)자가 추가되어 거울 감(鑑)자가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금속면을 매끈하게 갈아서 거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국사책을 읽어보면 볼 감(監)자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때 볼 감(監)자는 백성을 살피는 관청이나 벼슬을 의미합니다. 국자감(國子監)은 '나라(國)의 아이(子)들을 가르치는 관청(監)'으로 고려 시대의 학교입니다. '가르치고(敎) 결정하는(定) 우두머리(都) 관청(監)'이라는 뜻의 교정도감(敎定都監)은 고려 시대 최충헌이 설치한 무신정권의 최고 정치기관으로 국정을 총괄하였습니다. 정치도감(整治都監), 주자감(胄子監), 감영(監營), 훈련도감(訓鍊都監) 등의 감(監)자는 모두 관청을 의미합니다. 벼슬이나 직책에도 감(監)자가 많이 들어갑니다. '상감마마 납시오'의 상감(上監)은 맨 위(上)에서 감독하는(監) 사람이고, 크게(大) 감독하는(監) 대감(大監)은 조선 시대 정2품 이상의 벼슬이고, 명령(令)을 내리고 감독하는(監) 영감(令監)은 조선시대 종2품에서 정3품 벼슬을 이르는 말이었으나, 나중에 노인을 부르는 호칭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교육감(敎育監)은 각 시·도의 교육청을 감독하는 우두머리입니다.


■ 감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鑑 거울 감 [중][jiàn] 
쇠 금(金) + [볼 감(監)]

거울 감(鑑)자는 '쇠(金)로 만들어 자신의 모습을 보는(監) 것이 거울이다'는 뜻입니다. 유리가 없었던 옛날에는 금속면을 매끈하게 갈아서 거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귀감(龜鑑)은 '거북(龜)과 거울(鑑)'이라는 뜻으로,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이나 본보기를 의미합니다. 옛날 중국에서 거북의 껍질로 길흉을 점치고 거울로 자신을 살펴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 잡는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이나 《명심보감(明心寶鑑)》처럼 책 이름에 거울 감(鑑)자가 들어가는데, 이때는 '본보기'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따라서 보감(寶鑑)은 '다른 사람이나 후세에 본보기(鑑)가 될 만한 귀중한(寶) 것을 적은 책'이란 뜻이 됩니다. 참고로 동의보감의 동의(東醫)는 ‘동(東)쪽 나라, 즉 우리나라의 의술(醫)’을 말학고, 명심보감의 명심(明心)은 ‘마음(心)을 밝히다(明)’는 뜻입니다.

■ 람으로 소리나는 경우 

▶ [4/3] 覽 볼 람 [중]览 [약]览 [lǎn] 
볼 견(見) + [볼 감(監)→람]
▶ [3/2] 濫 넘칠 람 [중]滥 [약]滥 [làn] 
물 수(氵) + [볼 감(監)→람]
▶ [2/2] 藍 쪽 람 [중]蓝 [약]蓝 [lán] 
풀 초(艹) + [볼 감(監)→람]

관람(觀覽), 유람(遊覽), 전람회(展覽會), 박람회(博覽會) 등에 사용되는 볼 람(覽)자는 볼 감(監)자의 뜻을 강조하기 위해 볼 견(見)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은 '신사(紳士)들이 돌아다니며(遊) 보기(覽) 위한 단체(團)'로, 조선 말, 해외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일본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문물을 구경하기 위해 파견한 시찰단입니다. 시찰단은 모두 60여 명으로 약 4개월간 돌아다녔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온 후 개화 여론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사진]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의 일원이었던 유길준.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미국유학생이었고, 유럽을 둘러본 후 서유견문록을 집필하여 1895년에 출판하였습니다.

넘칠 람(濫)자는 '물을 담아 거울(監)로 사용하는 그릇(皿)에 물(水/氵)이 넘치다'는 뜻입니다. 범람원(氾濫原)은 '물이 넘쳐서(氾濫) 만들어진 벌판(原)'으로, 홍수 때 강물이 범람하여 만들어지며 토지가 비옥하여 농경지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집트 나일강 하류가 대표적인 범람원입니다. '신용카드를 남발한다'에서남발(濫發)은 '넘치게(濫) 발행(發)하다'는 뜻이고, '약을 남용한다'에서 남용(濫用)은 '넘치게(濫) 사용하다(用)'는 뜻입니다.

쪽 람(藍)자에서, 쪽은 남(藍)색 물감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한해살이 풀(艹)입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은 '푸른색(靑)은 쪽(藍)에서(於) 나왔다(出)'라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아짐을 일컫는 말입니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즉 '푸른색(靑)은 쪽(藍)에서(於) 나왔으나(出) 쪽(藍)보다(於) 더 푸르다(靑)'에서 유래합니다.

■ 염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鹽 소금 염 [중]盐 [yán] [약]塩 
소금밭 로(鹵) + [볼 감(監)→염]

소금 염(鹽)자는 뜻을 나타내는 소금밭 로(鹵)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살필 감(監)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염전(鹽田)은 '소금을 만드는 밭'이란 뜻으로, 이곳에 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볕에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염소(鹽素)는 ‘소금(鹽)을 이루는 원소(素)’라는 뜻으로, 소금인 염화나트륨(NaCl)의 성분인 ‘Cl’을 말합니다.

■ 함으로 소리나는 경우 

▶ [2/2] 艦 싸움배 함 [중]舰 [jiàn] 
배 주(舟) + [볼 감(監)→함]

군함(軍艦), 전함(戰艦) 등에 들어가는 싸움배 함(艦)자는 군함(軍艦), 잠수함(潛水艦), 항공모함(航空母艦), 구축함(驅逐艦) 등 전쟁하는 배를 일컫습니다. 항공모함(航空母艦)은 '항공기(航空)의 어머니(母)가 되는 배(艦)'로 항공기가 뜨고 내리기 때문에 매우 큰 갑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축함(驅逐艦)은 '적함을 몰거나(驅) 쫓는(逐) 배(艦)'로, 어뢰(魚雷)를 주 무기로 하여 잠수함을 주로 공격하는 배입니다.

단어명    갑(甲)
갑옷 갑(甲)자는 거북 껍질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서, 거북 껍질로 만든 갑옷을 의미합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쇠 금(金)자가 추가되어 갑옷 갑(鉀)자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나온 갑옷은 쇠를 붙였기 때문입니다. 상형문자를 보면, 열 십(十)자가 갑옷 갑(甲)자의 원래 모습입니다. 오랑캐 융(戎)자는 갑옷 갑(十)자와 창 과(戈)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즉 갑옷을 입은 오랑캐가 창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갑골문자(甲骨文字)는 '거북의 껍질(甲)과 소 뼈(骨)에 새길 문자(文字)'입니다.


■ 갑으로 소리나는 경우 

▶ [2/2] 鉀 갑옷 갑 [중]钾 [jiǎ] 
쇠 금(金) + [갑옷 갑(甲)]
▶ [2/2] 岬 산허리/곶 갑 [중]岬 [jiǎ] 
메 산(山) + [갑옷 갑(甲)]
▶ [1/1] 匣 갑 갑 [중]匣 [xiá] 
감출 혜(匸) + [갑옷 갑(甲)]

갑옷 갑(鉀)자는 '쇠(金)로 만든 갑옷(甲)'을 말합니다.

산허리 갑(岬)자는 곶 갑(岬)자로도 사용됩니다. 곶은 바다나 들 쪽으로 좁고 길게 내민 부분을 말합니다. 황해도의 장산곶(長山串)이나 강화도의 갑곶(甲串)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사갑(沙岬)은 '모래(沙)곶(岬)'으로, 해안에서 바다 가운데로 내밀어 곶을 이룬 모래사장입니다.

갑 갑(匣)자는 담배 한 갑, 성냥 두 갑에서와 같이 '작을 상자'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자는 물건을 넣어 두거나 감추는 것이니까, 상자의 상형인 감출 혜(匸)자가 들어 갑니다. 수갑(手匣)과 장갑(掌匣)은 둘다 '손(手/掌)을 넣어두는 갑(匣)'이란 뜻이고, 지갑(紙匣)은 '지폐나 종이(紙)를 넣어두는 갑(匣)'이란 뜻입니다.

■ 압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押 누를 압 [중]押 [yā] 
손 수(扌) + [갑옷 갑(甲)→압]
▶ [2/1] 鴨 오리 압 [중]鸭 [yā] 
새 조(鳥) + [갑옷 갑(甲)→압]

누를 압(押)자는 '손(扌)으로 누르다'는 뜻입니다. 이후, '누르다→(억지로) 잡다→(잡아서) 맞추다→잡아 가두다' 등이 생겼습니다. 압정(押釘)은 '눌러서(押) 박는 못(釘)'으로, 압침(押針)과 같은 말입니다. 압운(押韻)은 '운(韻)을 맞추다(押)'뜻으로, 시나 노래에서 각 줄의 일정한 자리에 같은 운(韻)을 규칙적으로 다는 일입니다.압수(押收)는 '잡아가두기(押) 위해 거두어(收) 들이다'는 뜻으로, 물건 따위를 강제로 빼앗는 것을 말합니다.

오리도 새의 일종이니까, 새 조(鳥)자가 들어갑니다. 압구정동(鴨鷗亭洞)은 오리(鴨)와 갈매기(鷗)가 날아드는 정자(亭)가 있는 동내(洞)라는 뜻입니다. 중국 북경 요리로 가장 유명한 북경오리를 중국에서는 북경고압(北京烤鴨, 베이징카오야)이라고 하는데, '불에 쬐인(烤) 오리(鴨)'라는 뜻입니다. 껍질에 달콤한 소스를 발라 장작불에 약 3~4시간 동안 훈제한 요리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