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와 얼굴: 스스로 자(自) | 머리 혈(頁) | 귀 이(耳) | 눈 목(目) | 볼 견(見) | 신하 신(臣)
스스로 자(自)
코의 앞모습
'스스로' 혹은 '자기 자신'이란 의미를 가진 자(自)자는 코의 앞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예를 들어, 냄새 취(臭)자는 개 견(犬)자와 스스로 자(自)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개(犬)의 코(自)가 냄새를 잘 맡기 때문에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코가 왜 '자기 자신'을 일컫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사람의 중심은 머리이고, 머리에서 가장 중앙에 코가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머리나 얼굴을 지칭하는 머리 혈(頁), 머리 수(首), 얼굴 면(面)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공통적으로 자(自)가 들어가는 것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합니다.
또 다른 주장은, 중국인들이 자신을 가리킬 때 손가락으로 코를 가리켜서, 코가 '자기 자신'이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을 가리킬 때 손가락으로 코를 가리키는 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쨌든, 이후 '코→자신→스스로→저절로'라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자기(自己)는 '자신(自)의 몸(己)'이란 뜻이고, 자동차(自動車)는 '저절로(自) 움직이는(動) 수레(車)'라는 뜻입니다. 스스로 자(自)자는 영어의 'from~'처럼 '~로부터'라는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등고자비(登高自卑)는 '높은(高) 곳에 오르려면(登) 낮은(卑) 곳에서부터(自) 출발해야 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는 말입니다. 《중용(中庸)》에 나오는 이 말은, 나중에 '높은(高) 자리에 오를수록(登) 자신(自)을 낮추어야(卑) 한다'는 뜻도 생겼습니다.
자(自)자가 다른 글자 내에서 사용될 때에는 본래의 뜻인 '코'라는 뜻을 가집니다.
- 코가 들어가는 머리
▶ 혈(頁:页:) : 머리 혈, 머리카락(一) + 스스로 자(自) + 사람 인(人)
▶ 수(首:首:) : 머리 수, 머리카락(ㅛ) + 스스로 자(自)
▶ 도(道:道:) : 길 도, 갈 착(辶) + 머리 수(首)
▶ 현(縣:县:県) : 고을 현, 머리 수(首→県) + 한 일(一) + 실 사(糸)
▶ 현(懸:悬:) : 매달 현, 마음 심(心) + [고을 현(縣)]
▶ 면(面:面:) : 얼굴 면, 머리카락(一) + 스스로 자(自) + 뺨(口) X 2
머리 혈(頁)자는 '머리카락(一)과 코(自)가 있는 사람(人)'의 모습입니다. 머리를 나타내는 글자 중 머리 혈(頁)자는 다른 글자 안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다음 장에서 자세하게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머리 수(首)자는' 머리카락(ㅛ)과 코(自)가 있는 머리'의 모습입니다. 머리 수(首)자는 머리 혈(頁)자보다 훨씬 많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글자와 만나서 만들어내는 글자는 길 도(道)자와 고을 현(縣)자 정도입니다.
길 도(道)자는 '사람(首)이 가는(辶) 곳이 길이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머리 수(首)자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도(道)자는 일반적인 길뿐만 아니라 사람이 마땅히 따라가야 할 바른 길도 뜻합니다. 도리(道理)나 도덕(道德)이 그런 예입니다. 또, 우주 만물이나 자연이 따라가는 길을 뜻하기도 합니다. 도가(道家), 도술(道術), 도사(道士)가 그런 예입니다.
고을 현(縣)자는 나무(一)에 줄(糸)을 매어 거꾸로 된 머리(首→県)를 매단 모습으로, 원래의 뜻은 죄인의 목을 잘라 높이 ‘매달다’입니다. 전시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로 고을의 성문 앞에 달았고, 이후 고을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마음 심(心)자가 추가되어 매달 현(懸)자가 생겼습니다. 마음 심(心)자가 붙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있는 것이 '마음에 매달려 있다'고도 합니다. 주현(主縣)은 '주(主)가 되는 현(縣)'으로, 고려 시대 지방관이 파견된 현(縣)입니다. 주현(主縣)에 속한 속현(屬縣)과 구별됩니다. 현수막(懸垂幕)은 '매달려(懸) 드리워진(垂) 장막(帳幕)'입니다.
얼굴 면(面)자는 '머리카락(一)과 코(自)와 양 뺨(口, 口)이 있는 얼굴'의 모습입니다. 얼굴 면(面)자는 부수이지만 다른 글자와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국수 면(麵)자에서 소리로 사용되는 정도입니다.
- 코와 관련되는 글자
▶ 비(鼻:鼻:) : 코 비, 스스로 자(自) + [줄 비(畀)]
▶ 취(臭:臭:) : 냄새 취, 스스로 자(自) + 개 견(犬)
▶ 후(嗅:嗅:) : 냄새맡을 후, 입 구(口) + 냄새 취(臭)
▶ 식(息:息:) : 숨쉴 식, 스스로 자(自) + 마음 심(心)
▶ 게(憩:憩:) : 쉴 게, 혀 설(舌) + 숨쉴 식(息)
코 비(鼻)자는 뜻을 나타내는 스스로 자(自)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비(畀)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비염(鼻炎)은 '콧속(鼻)의 점막에 생기는 염증(炎)'이고, 비음(鼻音)은 '코(鼻)에서 나는 소리(音)'로, ㄴ, ㅁ, ㅇ 등이 있습니다.
냄새 취(臭)자는 '개(犬) 코(自)는 냄새를 잘 맡는다'는 데에서 유래한 글자입니다. 악취(惡臭)는 '나쁜(惡) 냄새(臭)'이고, 구상유취(口尙乳臭)는 '입(口)에서 아직(尙) 젖(乳) 냄새(臭)가 난다'는 뜻으로, 말과 하는 짓이 아직 유치하다는 의미입니다.
냄새 맡을 후(嗅)자는 '입(口)으로 먹는 음식의 냄새(臭)를 맡다'는 뜻입니다. 후각(嗅覺)은 ‘냄새(嗅)를 맡는 감각(感覺)기관’입니다.
숨쉴 식(息)자는 '공기가 코(自)에서 (허파를 거쳐) 심장(心)으로 가다'는 뜻입니다. 이후, '숨쉬다→(숨을 쉬면서) 쉬다→(숨 쉬며) 살다→번식하다→자식(子息)' 등의 뜻도 생겼습니다. 휴식(休息)은 '쉬고(休) 쉬다(息)'는 뜻이고,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스스로(自) 강해지기(强) 위해 쉬지(息) 않고(不) 최선을 다하다'는 뜻입니다.
개의 몸에는 땀구멍이 없습니다. 따라서 개는 더울 때 혀를 길게 내밀어 열을 발산합니다. 쉴 게(憩)자는 '달려온 개가 혀(舌)를 내밀고 숨을 쉬며(息) 쉬고 있다'는 뜻입니다. 휴게실(休憩室)은 '쉬고(休) 쉬는(憩) 방(室)'입니다.
머리 혈(頁)
몸이 있는 머리
머리 혈(頁)자는 '머리카락(一)과 코(自)가 있는 사람(人)'의 모습입니다. 혈(頁)자는 단독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다른 글자 안에서는 많이 사용됩니다. 이때 머리뿐만 아니라, 우두머리라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 머리의 부분
▶ 두(頭:头:) : 머리 두, 머리 혈(頁) + [콩 두(豆)]
▶ 정(頂:顶:) : (머리의) 정수리 정, 머리 혈(頁) + [장정 정(丁)]
▶ 안(顔:颜:) : (머리의) 얼굴 안, 머리 혈(頁) + [선비 언(彦)→안]
▶ 액(額:额:) : (머리의) 이마 액, 머리 혈(頁) + [손님 객(客)→액]
▶ 제(題:题:) : 제목/(머리의) 이마 제, 머리 혈(頁) + [옳을 시(是)→제]
▶ 수(須:须:) : 모름지기/(머리의) 수염 수, 머리 혈(頁) + 터럭 삼(彡)
☞ 콩 두(豆)
머리 두(頭)자에 들어가는 콩 두(豆)자는 제사에 쓰는 받침대가 있는 그릇의 모습입니다. 아마도 목이 있는 사람의 머리 모양과 비슷하여 머리 두(頭)자에도 들어갔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두족류(頭足類)는 오징어, 낙지 등과 같이 '머리(頭)에 다리(足)가 있는 무리(類)'입니다. 우리가 오징어 머리라고 알고 있는 세모 부분은 사실 오징어의 지느러미이고, 눈과 입이 있는 머리 부분은 몸통과 다리 사이에 있습니다. 중국 간체자인 머리 두(头)자는 큰 사람(大)의 머리 부분에 두점을 찍어 머리털을 그려 넣은 모습입니다.
[사진] 제사에 쓰는 그릇 두(豆). 흡사 목이 있는 사람의 머리 모양처럼 생겼습니다.
정수리 정(頂)자는 머리 꼭대기에 정수리가 있기 때문에 꼭대기라는 뜻도 있습니다. 정상(頂上), 산정(山頂)이 그런 예입니다. 정문일침(頂門一針/鍼)은 '정수리(頂)의 문(門)에 하나(一)의 침(針/鍼)을 맞다'는 뜻으로, 약점을 찔러 따끔하게 훈계나 충고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얼굴 안(顔)자는 안면(顔面), 안색(顔色) 등에 시용됩니다. 안료(顔料)는 '얼굴(顔)에 바르는 재료(料)'로 원래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페인트나 착색제처럼 물건에 색을 입히는 재료를 말합니다.
이마 액(額)자는 '머리(頁)의 이마'를 일컫는 말입니다. 이후 '이마→머릿수→수효→수량(數量)→액수(額數)'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금액(金額), 차액(差額), 총액(總額) 등이 액수(額數)로 사용된 예입니다. 이외에도 집의 이마에 걸어두는 현판(懸板)이란 뜻도 생겼습니다. 집의 벽에 걸어두는 액자(額子)가 그러한 예입니다. 액자소설(額子小說)은 '이야기 속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액자(額子)처럼 끼어들어 있는 소설(小說)'로, 김만중의 《구운몽》, 김동리의 〈무녀도〉와 〈등신불〉 등이 대표적인 액자소설입니다.
제목 제(題)자는 원래 '머리(頁)의 이마'를 일컫는 말입니다. 나중에 책의 제일 앞에 나와 있는 부분이, 사람의 이마와 같다고 해서 제목(題目)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학교 숙제(宿題)는 '집에서 하루 자고(宿) 오면서 풀어야할 문제(問題)'입니다.
☞ 모름지기 수(須)
모름지기/수염 수(須)자는 '머리(頁)에 난 털(彡)이 수염(鬚髥)이다'는 뜻입니다. 또 '남자는 모름지기 수염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모름지기'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 머리에 관련되는 글자(1)
▶ 순(順:顺:) : (머리가) 순할 순, 머리 혈(頁) + [내 천(川)→순]
▶ 번(煩:烦:) : (머리가) 번거로울 번, 불 화(火) + 머리 혈(頁)
▶ 우(憂:忧:) : (머리의) 근심 우, 머리 혈(頁) + 마음 심(心) + 천천히걸을 쇠(夊)
▶ 석(碩:硕:) : (머리가) 클 석, [돌 석(石)] + 머리 혈(頁)
순할 순(順)자는 '물(川)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흐르듯이 머리(頁)가 순리에 따르다'는 뜻입니다. 이후 '따르다→순서→순응하다→순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순열(順列)은 '순서(順)대로 늘어선 열(列)'이란 뜻으로, 수학에서는 주어진 물건을 어떤 순서로 나열하는 일입니다. a, b, c의 순열은 a→b→c, a→c→b, b→a→c, b→c→a, c→a→b, c→b→a 등 6개가 있습니다.
번거로울 번(煩)자는 '머리(頁)에 열(火)이 있어 괴롭다'는 뜻입니다. 이후 '괴롭다→번민(煩悶)한다→성가시다→번거롭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근심 우(憂)자는 '머리(頁)와 마음(心)으로 근심하다'는 뜻입니다. 기우(杞憂)는 '기(杞)나라 사람의 근심(憂)'입니다.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한 기(杞)나라 사람의 이야기에서 나온 고사성어로 쓸데없는 걱정을 이르는 말입니다.
클 석(碩)자는 원래 '머리(頁)가 돌(石)처럼 단단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단단하다→(머릿속이) 차다→충실하다→(머리가) 크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석사(碩士)는 '머리가 큰(碩) 선비(士)'라는 뜻으로 대학원을 마치면 주는 학위입니다. 학식이 많고 깊은 사람을 석학(碩學)이라고 합니다.
- 머리에 관련되는 글자(2)
▶ 항(項:项:) : (머리에 있는) 목 항, 머리 혈(頁) + [장인 공(工)→항]
▶ 령(領:领:) : (목의) 옷깃/다스릴 령, 머리 혈(頁) + [하여금 령(令)]
▶ 원(願:愿:) : (머리로) 원할 원, 머리 혈(頁) + [언덕/근원 원(原)]
▶ 송(頌:颂:) : (머리로) 기릴 송, 머리 혈(頁) + [공평할 공(公)→송]
목에 관련된 글자에도 머리 혈(頁)자가 들어갑니다. 목 항(項)자는 '머리(頁)가 목에 달려 있다'는 뜻입니다. 이후 항목(項目)이란 뜻으로 사용됩니다. 수학에서 다항식(多項式)은 '많은(多) 항(項)이 있는 식(式)'이고, '이항정리'의 이항(二項)은 '항(項)이 두(二) 개 있는 것'이고, 방정식을 풀 때 이항(移項)은 '등식이나 부등식의 한 변에 있는 항(項)을 그 부호를 바꿔 다른 변으로 옮기는(移) 일'입니다.
옷깃 령(領)자는 원래 옛날 죄수를 가두어 둘 때 목에 채우던 칼을 의미하는 글자입니다. 그래서 '칼→목→(목의) 옷깃→중요한 부분→우두머리→다스리다→(다스림을) 받다→(다스려) 거느리다' 등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옷깃은 옷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로, 우두머리란 뜻이 생겼습니다. 대통령(大統領), 소령(少領), 중령(中領), 대령(大領)에서는 '우두머리', 영주(領主), 영토(領土), 영해(領海)에서는 '다스리다', 수령(受領)이나 영수증(領收證)에서는 '받다'로 사용됩니다.
소원(所願), 기원(祈願) 등에 들어가는 원할 원(願)자는 '머리(頁)로 원하다'는 뜻입니다. 입학 원서(願書)는 '입학을 원하는(願) 의사를 표시한 서류(書類)'입니다. 청원권(請願權)은 '국민이 원(願)하는 것을 요청(請)할 수 있는 권리(權)'로, 국민이 국가기관에 대하여 문서(文書)로써 어떤 희망사항을 요청할 수 있는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기릴 송(頌)자는 '일 처리에 공평(公)하고 얼굴(頁)도 잘 생겨 칭송(稱頌)하거나 기리다'는 뜻입니다. 송덕비(頌德碑)는 '공덕(德)을 기리기(頌) 위하여 세운 비석(碑)'입니다. 찬송가(讚頌歌)는 '하느님을 찬송하고(讚) 기리기(頌) 위한 노래(歌)'입니다.
- 머리의 움직임
▶ 경(頃:顷:) : (머리를 기울일) 잠깐 경, 비수 비(匕) + 머리 혈(頁)
▶ 경(傾:倾:) : (머리가) 기울 경, 사람 인(亻) + [잠깐 경(頃)]
▶ 고(顧:顾:) : (머리로) 돌아볼 고, 머리 혈(頁) + [품팔 고(雇)]
▶ 파(頗:颇:) : (머리가) 자못/비뚤어질 파, 머리 혈(頁) + [가죽 피(皮)→파]
잠깐 경(頃)자는 원래 '숟가락(匕)에 있는 밥을 먹기 위해 머리(頁)를 기울이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머리를 기울일 정도의 '짧은 시간'이라는 의미가 생기면서, 원래의 뜻을 보존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기울 경(傾)자가 되었습니다.
돌아볼 고(顧)자는 원래 '머리(頁)를 돌려보다'는 뜻입니다. 이후 '돌려보다→돌아보다→지난날을 생각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백화점의 고객(顧客)은 '백화점 물건을 항상 돌아보는(顧) 손님(客)'이란 뜻으로, 단골손님을 말합니다. 삼고초려(三顧草廬)는 '초가집(草廬)을 세(三) 번이나 돌아보다(顧)'는 뜻으로, 《삼국지》의 유비가 제갈공명을 얻기 위해 세 번이나 제갈공명의 집에 찾아간 데에서 유래한 고사성어입니다. 인재를 맞아들이기 위하여 참을성 있게 노력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자못/비뚤어질 파(頗)자는 원래 '머리(頁)가 기울다'라는 뜻입니다. 이후 '기울다→삐뚤어지다→편파적(偏頗的)이다→생각보다 많이 (비뚤어지다)→자못'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자못은 '생각보다 매우'라는 뜻입니다. 편파(偏頗)는 '기울고(偏) 비뚤어지다(頗)'는 뜻이고, '소문이 파다하다'의 파다(頗多)는 '자못(頗) 많다(多)'는 뜻입니다.
- 기타
▶ 과(寡:寡:) : (머리가) 적을 과, 집 면(宀) + 머리 혈(頁) + 나눌 분(分)
▶ 류(類:类:) : (머리가 같은) 무리 류, 머리 혈(頁) + 쌀 미(米) + 개 견(犬)
▶ 현(顯:显:顕) : 나타날 현, [드러날 현(㬎)] + 볼 견(見→頁)
▶ 빈(頻:频:) : 자주 빈, 머리 혈(頁) + 걸음 보(步)
적을 과(寡)자는 집(宀)에 사람(頁)이 혼자 있는 모습으로, '사람이 적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적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나눌 분(分)자가 추가되었습니다. 남편이 죽고 혼자 사는 과부(寡婦)라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중과부적(衆寡不敵)은 '무리(衆)와 적은(寡) 수는 적(敵)이 되지 않는다(不)'는 뜻으로, 적은 수효로 많은 수효를 겨루지 못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무리 류(類)자는 원래 '쌀알(米)들이 모두 비슷비슷하고, 개(犬)들의 머리(頁)가 모두 비슷비슷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비슷비슷하다→(비슷한 것끼리) 분류하다→(비슷비슷한) 무리'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종류(種類), 어류(魚類), 인류(人類) 등에 사용됩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은 '비슷한(類) 무리(類)끼리 서로(相) 모이다(從)'는 뜻입니다. '유사품에 속지 마시오'에서 유사품(類似品)은 '비슷하고(類) 비슷한(似) 물건(品)'입니다.
☞ 나타날 현(顯)
나타날 현(顯)자에 들어가는 드러날 현(㬎)자는 '밝은 해(日) 아래에서 가는 실(絲)의 모습을 나타나다, 드러내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볼 견(見)자가 추가되어 나타날 현(顯)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볼 견(見)자가 머리 혈(頁)자로 바뀌어 지금의 글자가 되었습니다. 현미경(顯微鏡)은 '아주 작은(微) 것을 나타나(顯) 보이게 하는 안경(鏡)'이고, 현충일(顯忠日)은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의 충성(忠)을 드러내는(顯) 날(日)'입니다.
빈도(頻度), 빈발(頻發), 빈번(頻繁) 등에 들어가는 자주 빈(頻)자는 '물을 건너지 못해 물(氵)가를 왔다갔다(步)하며 얼굴을(頁) 찡그린 모습'을 그린 물가 빈(瀕)자와 원래 같은 글자로, '물가→(왔다갔다하며, 마음이) 급하다→(마음이 급해 얼굴을) 찡그리다→자주 (왔다갔다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빈도(頻度)는 '자주(頻) 되풀이되는 정도(度)'입니다.
귀 이(耳)
귀의 옆모습
귀 이(耳)자는 귀의 옆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주로 소리에 관련되거나, 듣는데 관련되는 글자에 들어갑니다.
[사진] 일본 교토의 이총(耳塚)
좀 엽기적인 이야기지만, 옛날에는 전쟁에서 자신이 죽인 사람의 귀나 코를 잘라오면 그 숫자에 따라 공과를 정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먼 옛날 중국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쓴 《난중일기》에도 "(왜군의) 왼쪽 귀를 잘라, 소금에 절이고, 상자에 넣어, 조정으로 보냈다(割左耳 沈鹽 入樻 上送)"는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옵니다. 또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조선 사람의 귀와 코를 베어 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지금도 일본 교토에 가면 임진왜란 때 베어간 12만여 명의 조선 병사와 백성의 귀와 코를 묻어 둔 이총(耳塚: 귀무덤)이 주택가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귀 이(耳)자가 들어가는 글자 중에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반영하여 만들어진 것도 있습니다. 먼저 이런 글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 귀를 가져옴
▶ 취(取:取:) : 가질 취, 귀 이(耳) + 또 우(又)
▶ 취(娶:娶:) : 장가들 취, 여자 녀(女) + [가질 취(取)]
▶ 최(最:最:) : 가장 최, 무릅쓸 모(冒→曰) + [가질 취(取)→최]
▶ 련(聯:联:联) : 연이을 련, 귀 이(耳) + 실 사(絲→𢇅)
▶ 섭(攝:摄:摂) : 끌어잡을 섭, 손 수(扌) + [소근거릴/잡을 섭(聶)]
가질 취(取)자는 '적군의 귀(耳)를 잘라서 손(耳)으로 가지다'는 뜻입니다. 취사선택(取捨選擇)은 '가질 것은 가지고(取), 버릴 것은 버려서(捨) 선택(選擇)한다'는 뜻입니다.
장가들 취(娶)자는 '여자(女)를 가져와(取) 장가를 들다'는 뜻으로, 결혼이 약탈의 일부였던 옛 풍습을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형사취수(兄死娶嫂)는 '형(兄)이 죽으면(死) 동생이 형수(嫂)에게 장가를 들다(娶)'는 뜻으로, 형이 죽으면 형수를 부양하던 부여의 풍습입니다.
최고(最高), 최대(最大), 최소(最小), 최선(最善)에 들어가는 가장 최(最)자는 '위험을 무릅쓰고(冒→曰) 귀를 잘라 가져오는(取) 사람이 가장 최고(最高)다'는 의미입니다.
연상(聯想), 연관(聯關), 관련(關聯) 등에 들어가는 연이을 련(聯)자는 '귀(耳)를 잘라 실(絲)에 꿰어서 잇다'는 뜻입니다. 연합군, 국제연합 등의 연합(聯合)은 '잇고(聯) 합치다(合)'는 뜻으로, 둘 이상의 조직이 어떤 목적으로 모이는 것을 말합니다.
끌어잡을 섭(攝)자는 '손(扌)에 귀(耳) 여러 개를 끌어 잡다'는 뜻입니다. 섭취(攝取)는 '양분 따위를 몸속으로 끌어 잡아(攝) 가지다(取)'는 뜻입니다. 섭씨(攝氏)는 '섭리수(攝爾修)씨(氏)'의 줄임말로, 섭씨 단위를 처음 만들었던 스웨덴 천문학자 셀시우스(Celsius)의 음역인 섭리수(攝爾修)에서 나왔습니다. 화씨(華氏)는 '화륜해특(華倫海特) 씨(氏)'의 줄임말로, 화씨 단위를 처음 만들었던 독일의 물리학자 화렌하이트(Fahrenheit)의 음역인 화륜해특(華倫海特)에서 나왔습니다.
- 소리를 들음
▶ 성(聲:声:声) : (귀로 듣는) 소리 성, [석경 성(声)] + 창 수(殳) + 귀 이(耳)
▶ 청(聽:听:聴) : (귀로) 들을 청, 귀 이(耳) + 큰 덕(悳) + [줄기 정(壬)→청]
▶ 문(聞:闻:) : (귀로) 들을 문, 귀 이(耳) + [문 문(門)]
▶ 총(聰:聪:) : 귀밝을 총, 귀 이(耳) + [바쁠/급할 총(悤)]
▶ 롱(聾:聋:) : 귀먹을 롱, 귀 이(耳) + [용 룡(龍)→롱]
소리 성(聲)자는 '석경(声)을 쳐서(殳) 귀(耳)로 듣는 것이 소리다'는 뜻입니다. 석경(石磬)이란 악기는 돌에 구멍을 뚫어 줄로 매달아 막대기로 쳐서 소리는 내는 타악기입니다. 석경 성(声)자는 '줄(士)에 매달려 있는 돌(尸)'의 모습입니다. 또 창 수(殳)자는 손에 창이나 연장을 들고 있는 모습인데, 여기에서는 석경을 치기 위한 막대기를 손에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소리 성(聲)자는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간단하게 성(声)으로 씁니다.
[사진] 석경(石磬). 줄에 매달려 있는 돌의 모습에서 석경 성(声)자가 생겼습니다.
들을 문(聞)자는 '문(門)을 통해 외부의 말을 듣듯이, 사람의 귀(耳)로 듣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신문(新聞)은 '새로운(新) 것을 듣다(聞)'는 뜻이고, 견문(見聞)은 '보고(見) 듣다(聞)'는 뜻입니다.
들을 청(聽)자는 '귀(耳)를 기울여 크게(悳) 듣다'는 뜻입니다. 청문회(聽聞會)는 '듣고(聽) 듣는(聞) 모임(會)'으로, 주로 국가기관에서 입법 및 행정상의 결정을 내리기에 앞서 관련자의 의견을 듣기 위하여 열립니다. 수렴청정(垂簾聽政)은 '발(簾)을 드리우고(垂) 정사(政)를 듣다(聽)'는 뜻으로, 나이 어린 왕이 즉위했을 때 왕의 어머니나 할머니가 왕의 뒤에서 발을 드리우고 앉아서 정치에 관계되는 모든 이야기를 듣고, 왕에게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였던 일을 말합니다.
귀밝을 총(聰)자는 '귀(耳)가 밝다'는 뜻뿐만 아니라, '귀(耳)가 밝아 들은 것을 잘 기억하다'는 뜻의 '총명(聰明)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총명탕(聰明湯)은 ‘머리를 총명(聰明)하게 해주는 탕(湯)’으로, 잊어버리기를 잘하는 것을 치료하는 한약의 일종입니다만, 지금은 공부를 잘하게 하는 약이 되었습니다.
상상 속의 동물인 용(龍)은 귀가 없어서, 뿔로 소리를 듣는다고 합니다. 귀먹을 롱(聾)자는 '용(龍)은 귀(耳)로 듣지 못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아(聾啞)는 '귀가 먹은(聾) 벙어리(啞)'로, 청각장애인을 말합니다. 말을 배우기 전에 귀가 멀면 들을 수 없기 때문에 말을 배울 수 없습니다.
- 기타
▶ 치(恥:耻:耻) : 부끄러울 치, 귀 이(耳) + 마음 심(心)
▶ 직(職:职:) : 벼슬 직, 귀 이(耳) + [새길 시(戠)→직]
▶ 성(聖:圣:) : 성스러울 성, 귀 이(耳) + 입 구(口) + [줄기 정(壬)→성]
▶ 빙(聘:聘:) : 부를 빙, 귀 이(耳) + [부를 병(甹)→빙]
부끄러울 치(恥)자는 '마음(心)이 부끄러우면 귀(耳)가 빨개지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불치하문(不恥下問)은 '아랫(下)사람에게 묻는(問) 것을 부끄러워(恥)하지 않는다(不)'는 뜻입니다. 경술국치(庚戌國恥)는 '경술(庚戌)년에 일어난 국가(國)의 수치(恥)'라는 뜻으로, 경술년(1910년)에 일본에게 합병(合倂)을 당한 한일병합(韓日倂合)을 뜻하는 말입니다.
벼슬 직(職)자는 '귀(耳)로 듣고 머리에 새겨(戠) 맡은 일을 하다'는 뜻으로, '벼슬, 직분(職分), 직책(職責), 직무(職務)'란 의미가 생겼습니다.
성경을 보면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 말씀을 듣고 십계명을 받아 이스라엘 사람에게 전하였다고 하는데, 한자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자가 있습니다. 성스러울 성(聖)자 아래에 있는 줄기 정(壬)자는 흙(土) 위에 사람(人)이 서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언덕(土) 위에 사람(人)이 하늘의 말씀을 귀(耳)로 듣고 다른 사람에게 입(口)으로 전하는 사람이 성인(聖人)이다'는 뜻입니다. 성탄절(聖誕節)은 '성인(聖)이 태어난(誕) 명절(節)'입니다.
부를 빙(聘)자에 들어가는 부를 병(甹)자는 대바구니(由)를 매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예물이 든 대바구니(由)를 매고 은거하고 있는 사람을 초빙(招聘)한다'는 뜻인데, 나중에 뜻을 강조하기 위해 귀 이(耳)자를 추가하여 부를 빙(聘)자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장가들다'는 뜻이 추가되어, 장인과 장모를 빙부(聘父)와 빙모(聘母)라고 부릅니다.
눈 목(目/罒)
눈동자가 있는 눈의 모습
눈 목(目)자는 눈속에 눈동자가 있는 형상을 90도 회전한 모습입니다. 한자에는 이렇게 90도로 회전한 글자가 많은데, 폭이 좁은 죽간에 글을 쓰다 보니 폭을 넓게 차지하는 글자들은 모두 90도 회전하여 썼습니다. 하지만 90도 회전하지 않은 눈도 있습니다. 꿈 몽(夢), 법 헌(憲), 덕 덕(德)자에 들어가는 눈 목(罒)자가 그런 예입니다.
눈 목(目)자는 '눈으로 보다'는 뜻 이외에도, 눈으로 보는 안목(眼目), 눈으로 잘 보이게 쓴 제목(題目), 눈으로 구분되는 항목(項目),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도록 한 목록(目錄), 머리나 눈으로 아래 사람을 명령하고 감시하는 두목(頭目) 등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 눈과 눈썹
▶ 안(眼:眼:) : 눈 안, 눈 목(目) + [괘이름 간(艮)→안]
▶ 미(眉:眉:) : 눈썹 미, 눈 목(目/罒) + 눈썹 모양
▶ 맹(盲:盲:) : 소경/눈멀 맹, 눈 목(目) + [망할 망(亡)→맹]
☞ 괘이름 간(艮)
눈 안(眼)자에 들어 있는 괘이름 간(艮)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눈(目)을 강조한 사람(人)의 모습인데, 눈 목(目)자가 추가되어 눈 안(眼)자가 되었습니다. 안하무인(眼下無人)은 '눈(眼) 아래(下)에 사람(人)이 없다(無)'는 뜻으로, 교만하여 남을 업신여김을 이르는 말입니다. 노안(老眼)은 '늙은(老) 사람의 눈(眼)'으로, 늙으면 근육의 탄력이 없어져서 수정체(렌즈 역할)가 두께를 조절하지 못해 가까운 곳이 보이지 않습니다. 또 어두운 곳에서도 동공(조리개 역할)이 커지지 않아 물체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눈썹 미(眉)자는 눈(目) 위에 눈썹이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미간(眉間)은 '양 눈썹(眉)의 사이(間)'이고, 백미(白眉)는 '흰(白) 눈썹(眉)'이란 뜻으로, 여럿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훌륭한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촉한 때 마량의 다섯 형제가 모두 재주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눈썹 속에 흰 털이 난 마량이 가장 뛰어났다는 데서 유래한 말입니다.
맹인(盲人)에 들어가는 소경/눈멀 맹(盲)자는 '눈(目)이 망(亡)하면 소경(시각장애인)이 된다'는 뜻입니다. 야맹증(夜盲症)은 '밤(夜)에 눈이 머는(盲) 증세(症)'로, 비타민 A의 결핍으로 밤에는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결핍증입니다. 또 색맹(色盲)은 '색(色)을 구분하지 못하는 맹인(盲人)'이란 뜻으로, 망막의 시세포에 이상이 있어서 명암만을 분간하고 색을 분간하지 못하며, 유전이 됩니다. 빨간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록색맹(赤綠色盲)이 가장 많으며, 이외에도 청황색맹(靑黃色盲)과 녹색맹(綠色盲), 적색맹(赤色盲)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색은 모두 회색으로 보입니다.
- 잠과 꿈
▶ 수(睡:睡:) : 졸 수, 눈 목(目) + [드리울 수(垂)]
▶ 면(眠:眠:) : 잠잘 면, 눈 목(目) + [백성 민(民)→면]
▶ 몽(夢:梦:梦) : 꿈 몽, 저녁 석(夕) + 풀 초(艹) + 눈 목(目/罒) + 덮을 멱(冖)
잠과 꿈에 관련되는 글자에도 눈 목(目)자가 들어갑니다.
졸 수(睡)자는 '눈(目)꺼풀이 드리워지면(垂) 졸린 것이다'는 뜻입니다. 수면제(睡眠劑)는 '졸거나(睡) 잠자게(眠) 하는 약(劑)'입니다. 수련(睡蓮)은 '잠자는(睡) 연꽃(蓮)'입니다. 밤에 꽃잎을 닫고 잠을 잔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사진]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모네의 수련(睡蓮)
잠잘 면(眠)자는 수면(睡眠), 동면(冬眠), 숙면(熟眠), 최면(催眠) 등에 들어갑니다. 최면(催眠)은 '잠(眠)을 재촉하다(催)'는 뜻으로, 인위적으로 만든 수면 상태입니다.
꿈 몽(夢)자는 '저녁(夕)에 침상(冖)에 누워 눈(目/罒)을 감고 꿈을 꾸다'는 뜻입니다. 몽유병(夢遊病)은 '꿈(夢)을 꾸면서 돌아다니는(遊) 병(病)'입니다. 《구운몽(九雲夢)》은 '아홉(九) 개의 구름(雲)같이 허망한 꿈(夢)'이란 뜻으로, 조선 후기 숙종 때 서포 김만중이 지은 소설입니다. 주인공 성진(性眞)과 8명의 선녀(仙女) 등 모두 9명이 꿈에서 만난다는 내용에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 보거나 살핌
▶ 간(看:看:) : 볼 간, 눈 목(目) + 손 수(手)
▶ 성(省:省:) : 살필 성, 덜 생, 눈 목(目) + 적을 소(少)
▶ 상(相:相:) : 서로 상, 나무 목(木) + 눈 목(目)
▶ 독(督:督:) : 감독할 독, 눈 목(目) + [아재비 숙(叔)→독]
볼 간(看)자는 '눈(目) 위에 손(手)을 올려놓고 멀리 살펴보다'는 뜻입니다. 이후 '보다→살피다→관찰하다→감시하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주마간산(走馬看山)은 '달리는(走) 말(馬) 위에서 산(山)을 보다(看)'는 뜻으로, 대강 보고 지나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간호사(看護師)는 '아픈 사람을 보살피고(看) 도와주는(護) 선생님(師)'입니다.
눈이 근시인 사람은 가늘게 눈을 뜨고 보면 잘 보입니다. 근시는 수정체가 너무 두꺼워 상이 망막에 잘 맺히지 않기 때문인데, 눈을 가늘게 뜨면 눈꺼풀이 수정체를 눌러 수정체의 두께를 일시적으로 얇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살필 성(省)자는 ‘눈(目)을 작게(少) 뜨고 살펴보다’는 뜻입니다. 성찰(省察)은 ‘살피고(省) 살피다(察)’는 뜻으로, 자기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핌을 이르는 말입니다. 반성(反省)은 ‘자신을 돌이켜(反) 살피다(省)’는 뜻이고, 추석에 가는 성묘(省墓)는 ‘조상님의 묘(墓)를 살피다(省)’는 뜻입니다.
이후 살필 성(省)자는 백성을 살피는 ‘관청’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삼성(三省)은 고려 시대 최고의 의정 기능을 하던 ‘세(三) 관청(省)’으로, 중서성(中書省), 문하성(門下省), 상서성(尙書省)을 이릅니다.
살필 성(省)자는 덜 생(省)자로도 쓰입니다. 생략(省略)은 ‘덜거나(省) 간략하게(略) 하다’는 뜻입니다.
서로 상(相)자는 원래 ‘어린 나무(木)가 잘 자라는지 눈(目)으로 살펴보다’는 뜻입니다. 이후 ‘살펴보다→모양, 형상(을 살펴보다)’, ‘살펴보다→(살펴 보면서) 시중드는 사람→정승’, ‘살펴보다→(살펴볼) 상대→서로’ 등의 여러 가지 뜻이 생겼습니다. 관상(觀相)은 ‘얼굴의 모양(相)을 보고(觀) 그 사람의 운명, 성격, 수명 따위를 판단하는 일’이고, 수상(手相)은 ‘손(手)금의 모양(相)을 보고 판단하는 일’입니다. 재상(宰相)과 수상(首相)의 상(相)은 ‘왕의 시중을 드는 사람’ 혹은 ‘정승’이란 뜻입니다. 상호(相互)와 상대(相對)의 상(相)은 ‘상대’ 혹은 ‘서로’라는 뜻으로 사용되는 예입니다.
감독할 독(督)자는 원래 '눈(目)으로 살피다'는 뜻입니다. 이후 '살피다→감독(監督)하다→다스리다→우두머리'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도독부(都督府)는 '우두머리(都) 감독(督) 관청(府)'으로, 중국에서 외지(外地)를 통치하던 기관입니다. 당나라는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한 뒤 그 땅에 각각 9도독부와 5도독부를 두었고, 신라 땅에도 계림 도독부를 두었습니다.
- 기타
▶ 순(盾:盾:) : 방패 순, 눈 목(目) + 방패의 모습
▶ 모(冒:冒:) : 무릅쓸 모, 눈 목(目) + [쓰게 모(冃)]
▶ 목(睦:睦:) : 화목할 목, 눈 목(目) + [뭍 륙(坴)→목]
▶ 순(瞬:瞬:) : 눈깜짝할 순, 눈 목(目) + [순임금 순(舜)]
▶ 직(直:直:) : 곧을 직,값 치, 눈 목(目) + 직선 모습
▶ 치(値:值:) : 값 치, 사람 인(亻) + [값 치(直)]
▶ 덕(悳:德:) : 큰 덕, 마음 심(心) + 곧을 직(直)
▶ 덕(德:德:) : 덕 덕, 걸을 척(彳) + [큰 덕(悳)]
▶ 헌(憲:宪:) : 법 헌, 해칠 해(害) + 눈 목(目/罒) + 마음 심(心)
방패 순(盾)자는 눈(目)으로 대변되는 얼굴을 가리는 방패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모순(矛盾)은 '창(矛)과 방패(盾)'라는 뜻으로, 앞뒤가 맞지 않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 하고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 하여,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하였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모험(冒險), 모독(冒瀆)에 사용되는 무릅쓸 모(冒)자는 '얼굴을 상징하는 사람 눈(目)과 머리카락(二)으로 표시된 머리에 모자(冖)를 쓰다'는 뜻입니다. 이후 '모자→쓰다→덮다→(덮은 것을) 견디다→무릅쓰다' 등의 뜻이 생기면서,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수건 건(巾)자를 붙여 모자 모(帽)자가 되었습니다.
화목(和睦), 친목(親睦) 등에 들어가는 화목할 목(睦)자는 원래 '눈매(目)가 온화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온화하다→부드럽다→친하다→화목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눈깜짝할 순(瞬)자가 들어가는 순간(瞬間)은 '눈 깜짝할(瞬) 사이(間)'이고, 순식간(瞬息間)은 '눈깜짝하고(瞬) 한 번 숨쉴(息) 사이(間)'입니다.
곧을 직(直)자는 눈 목(目)자 위에 수직선(|)을 하나 그어, '눈으로 똑바로 보다'는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만든 글자이나, 이후 모양이 변형되어 현재의 글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곧다→바르다→바로'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직선(直線)에서는 '곧다', 정직(正直)에서는 '바르다', 직접(直接)에서는 '바로'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곧을 직(直)자는 값 치(直)자도 되는데, 값을 매기려면 눈으로 바르게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값 치(値)자가 되었습니다. 사람이 값을 매기니까요.
큰 덕(悳)자는 원래 '바른(直) 마음(心)이 곧 덕이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이후 '(덕이) 크다'는 뜻으로 사용되었고, 나중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걸을 척(彳)자가 추가되어 덕 덕(德)자가 되었습니다. 즉, '바른(直) 마음(心)을 따라가는(彳) 것이 덕이다'는 뜻입니다.
법 헌(憲)자는 죄수나 전쟁 포로의 한쪽 눈(罒)을 해(害)하여 애꾸눈을 만들었던 형벌(刑罰)에서 법(法)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애꾸눈으로 만들어 노동력은 유지하면서 거리감을 없애 반항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법을 마음으로 지키다'고 해서 마음 심(心)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위헌(違憲)은 '법(憲)에 어긋나다(法)'는 뜻이고, 개헌(改憲)은 '법(憲)을 고치다(改)'는 뜻입니다.
볼 견(見), 뵈올 현(見)
사람 머리에 눈이 붙은 모습
볼 견(見)자는 눈(目)을 강조한 사람(儿)의 모습에서 '보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뵈올 현(見)자로도 사용되는데,알현(謁見)은 '아뢰며(謁) 뵙다(見)'는 뜻으로, 왕이나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뵙는 것을 말합니다.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은 '동(東)쪽 지방(方)을 여행하면서 보고(見) 들은(聞) 것을 기록(錄)한 책'으로,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가 1271년부터 1295년까지 동방을 여행한 체험담을 기록한 여행기입니다. 마르코 폴로는 1275년에 이탈리아를 출발하여 내륙으로 중앙아시아와 중국(원나라)을 여행하였고, 돌아오는 길에는 배를 타고 동남아, 인도, 페르시아 등을 거쳐 1295년 이탈리아로 돌아왔습니다. 중국에서는 얼마 동안 벼슬까지 하였습니다.
- 보는 것과 관련된 글자
▶ 관(觀:观:覌) : 볼 관, 볼 견(見) + [황새 관(雚)]
▶ 람(覽:览:览) : 볼 람, 볼 견(見) + [볼 감(監)→람]
▶ 시(視:视:) : 볼 시, [보일 시(示)] + 볼 견(見)
볼 관(觀)자에 들어가는 황새 관(雚)자는 두 눈(吅)을 강조한 새(隹)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볼 관(觀)자는 '두 눈을 부릅뜬 황새(雚)가 보다(見)'는 뜻입니다. 관념주의(觀念主義)는 '보고(觀) 생각(念)하는 대로 표현하는 주의(主義)'로, 객관적인 대상을 주관적으로 보고 생각하는 대로 표현하는 예술계의 경향입니다.
볼 람(覽)자에 들어가는 볼 감(監)자는 '사람(人)이 눈(臣)으로 그릇(皿) 속의 물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다'는 뜻입니다. 관람(觀覽)은 '연극, 영화, 운동경기 따위를 보고(觀) 보다(覽)'는 뜻입니다. 유람(遊覽)은 '돌아다니며(遊) 보다(覽)'는 뜻입니다.
볼 시(視)자는 '눈(目)으로 보다'는 뜻의 볼 견(見)자와, '신(神)의 뜻이나 미래를 보다'는 뜻의 보일 시(示)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근시(近視)는 '가까운(近) 것만 잘 보이는(視) 눈'이고, 원시(遠視)는 '먼(近) 것만 잘 보이는(視) 눈'입니다.
- 기타
▶ 규(規:规:) : 법 규, 남편/사내 부(夫) + 볼 견(見)
▶ 친(親:亲:) : 친할 친, 볼 견(見) + [매울 신(辛)→친] + 나무 목(木)
▶ 현(現:现:) : 나타날 현, 구슬 옥(玉/王) + [뵈올 현(見)]
▶ 각(覺:觉:覚) : (보고) 깨달을 각, 볼 견(見) + 절구 구(臼) + 점괘 효(爻) + 집 면(宀→冖)
▶ 멱(覓:觅:覔) : 찾을 멱, 볼 견(見) + 손톱 조(爪)
법규(法規), 규칙(規則), 규약(規約), 규정(規定) 등에 들어가는 법 규(規)자는 '결혼한 성인(夫)이 보는(見) 판단의 기준이 법이다'는 뜻입니다. 통계에서 정규분포(正規分布)는 '정상적인(正) 규칙(規)을 따르는 분포(分布)'로, 도수분포곡선이 평균값을 중앙으로 하여 좌우대칭으로 종 모양을 이루는 분포를 말합니다.
[사진] 정규분포(正規分布)
친할 친(親)자는 '나무(木)를 가까이서 살펴보다(見)'는 뜻입니다. 이후 '(가까이서) 살펴보다→가깝다→친하다→친척→부모'라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친구(親舊)는 '친하게(親) 오래(舊) 사귄 사람'이고, 친정(親庭)은 '친한(親) 집안(庭)'이란 뜻이며 결혼한 여자의 본집을 일컫는 말입니다.
현실(現實), 현재(現在) 등에 사용되는 나타날 현(現)자는 '옥(玉/王)을 보면(見) 빛이 나타나다'는 뜻입니다.
깨달을 각(覺)자는 '집(宀→冖)에서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데, 눈으로 보면서(見) 깨닫게(覺) 되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은 시각(視覺), 청각(聽覺), 후각(嗅覺), 미각(味覺), 촉각(觸覺)인데, 각각의 글자에 눈(目), 귀(耳), 코(自), 입(口), 뿔(角)을 뜻하는 글자가 들어 있습니다.
찾을 멱(覓)자는 '눈으로 보거나(見) 손(爪)으로 더듬어 찾다'는 뜻입니다.
신하 신(臣)
부릅뜬 눈의 모습
신하 신(臣)자는 부릅뜬 눈의 모습으로 주의를 집중하여 위를 올려다보는 모습입니다. 주인이나 임금의 명령을 듣고 있는 종이나 신하(臣下)의 모습에서 '종, 노예, 신하(臣下)'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다른 글자 내에서는 종, 노예, 신하(臣下)라는 뜻 외에도 눈 목(目)자와 같은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사육신(死六臣)은 '죽은(死) 여섯(六) 명의 신하(臣)'라는 뜻입니다. 조선 시대에 세조가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빼앗자 이에 반대하여 단종의 복위를 꾀하다 사전에 발각되어 죽은 여섯 명의 신하로, 성삼문(成三問), 박팽년(朴彭年), 하위지(河緯地), 이개(李塏), 유성원(柳誠源), 유응부(兪應孚) 등입니다.
- 신하나 노예의 모습
▶ 환(宦:宦:) : 벼슬/내시 환, 집 면(宀) + 신하 신(臣)
▶ 장(臧:臧:) : 숨길 장, 창 과(戈) + 신하 신(臣) + [나무조각 장(爿)]
▶ 장(藏:藏:) : (풀로) 감출 장, 풀 초(艹) + [숨길 장(臧)]
▶ 간(臤:臤:) : 어질 현,굳을 간, 신하 신(臣) + 또 우(又)
▶ 견(堅:坚:坚) : 굳을 견, 흙 토(土) + [굳을 간(臤)→견]
▶ 현(賢:贤:) : 어질 현, 조개 패(貝) + [어질 현(臤)]
벼슬/내시 환(宦)자는 '궁궐(宀)에 있는 신하(臣)가 벼슬을 얻은 사람이다'는 뜻입니다. 또 '궁궐(宀) 안에 사는 신하(臣)가 내시이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내시(內侍)는 '궁궐 안(內)에서 왕을 모시는(侍) 신하'로 환관(宦官)과 같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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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길 장(臧)자는 창(戈)을 피해 숨어 있는 노예(臣)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숨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풀 초(艹)자를 추가하여, 감출 장(藏)자가 만들어졌습니다. 냉장고(冷藏庫)는 '식품 등을 차게(冷) 저장(貯藏)하는 곳간(庫)'입니다.
굳을 간(臤)자는 일을 하는 손(又)이 강조된 노예나 신하(臣)의 모습으로, '노예나 신하가 굳건하다'는 뜻을 표현하였습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흙 토(土)자를 추가하여 굳을 견(堅)자가 되었습니다. 견고(堅固)는 '굳고(堅) 굳다(固)'는 뜻입니다. 또 '노예나 신하는 어질어야 한다'고 해서, 굳을 간(臤)자는 어질 현(臤)자도 되었습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개 패(貝)자를 추가하여 어질 현(賢)자가 되었습니다. '돈(貝)이 많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니 어질다'는 뜻입니다. 죽림칠현(竹林七賢)은 '대나무(竹) 숲(林)에서 사는 일곱(七) 명의 어진(賢) 사람'으로, 중국 진(晉)나라 초기에 죽림에 모여 노자와 장자의 무위사상(無爲思想)을 숭상하며 세월을 보낸 일곱 명의 선비입니다.
- 눈의 모습
▶ 와(臥:卧:) : 누울 와, 신하 신(臣) + 사람 인(人)
▶ 감(監:监:监) : 볼 감, 신하 신(臣) + 사람 인(人) + 한 일(一) + 그릇 명(皿)
▶ 감(鑑:鉴:) : (쇠로 만든) 거울 감, 쇠 금(金) + [볼 감(監)]
▶ 람(覽:览:览) : 볼 람, 볼 견(見) + [볼 감(監)→람]
▶ 림(臨:临:) : 임할 림, 누울 와(臥) + [물건 품(品)→림]
사람이 깨어 있을 때와 누워서 자고 있을 때의 차이는 눈을 뜨거나 감는 것입니다. 누울 와(臥)자는 원래 '사람(人)이 눈(臣)을 감고 누워 자다'는 뜻입니다. 이후 '누워 자다→눕다→엎드리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와룡(臥龍)은 '엎드려(臥) 있는 용(龍)'이란 뜻으로, 초야에 묻혀 있는 큰 인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을 높여 부르는 말로도 쓰입니다. 와병(臥病)은 '병(病)으로 자리에 눕다(臥)'는 뜻입니다.
☞ 볼 감(監)
볼 감(監)자는 사람(人)이 눈(臣)으로 그릇(皿) 속의 물을 거울처럼 비추어 보는 모습에서 '거울'이라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글자에 들어 있는 한 일(一)자는 거울에 비친 그림자를 표현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후 '거울→보다→살피다→(백성을 살펴보는) 관청'이란 뜻이 생겼고, 나중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쇠 금(金)자가 추가되어 거울 감(鑑)자가 되었습니다. 옛날에는 금속면을 매끈하게 갈아서 거울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귀감(龜鑑)은 '거북(龜)과 거울(鑑)'이라는 뜻으로, 거울로 삼아 본받을 만한 모범이나 본보기를 의미합니다. 옛날 중국에서 거북의 껍질로 길흉을 점치고 거울로 자신을 살펴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 잡는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볼 람(覽)자는 볼 감(監)자의 뜻을 강조하기 위해 볼 견(見)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은 '신사(紳士)들이 돌아다니며(遊) 보기(覽) 위한 단체(團)'로, 조선 말, 일본을 돌아다니며 새로운 문물을 구경하기 위해 파견한 시찰단입니다. 시찰단은 모두 60여 명으로 약 4개월간 돌아다녔습니다. 일본에서 돌아온 후 개화 여론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임할 림(臨)자에서 '임하다'는 '어떤 사태나 일에 직면하다'는 뜻입니다. 이 글자는 원래 '엎드려(臥) 눈(臣)으로 내려다보다'는 뜻입니다. 이후 '눈으로 내려다보다→눈앞에 직면하다→임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임계각, 임계압력, 임계온도, 임계점 등에 들어가는 임계(臨界)는 '경계(境界)에 임하다(臨)'는 뜻으로, 어떠한 물리 현상이나 상태가 다르게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계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기체가 액체로 변화하는 온도를 임계온도(臨界溫度)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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