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일 화요일

한자 부수 귀신과 점 (示,鬼,卜,爻)

    2-3-10. 귀신과 점 (示,鬼,卜,爻) - 음양팔괘와 점
고대 중국인들은 사람이 죽더라도 귀신(鬼神)이 되어 여전히 존재한다고 믿었다. 또한, 인간에게 닥치는 길흉화복(吉凶禍福)이 모두 돌아가신 조상신(祖上神)과 관련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종묘(宗廟)나 사당(祠堂)에서 돌아가신 조상에게 제사(祭祀)를 지냈다. 이러한 조상신 외에도 하늘, 황하강, 땅의 신 등에게도 제사를 지냈고, 전쟁을 치거나, 농사를 짓거나, 병이 나거나, 집을 지을 때도 제사(祭祀)를 지냈다.

이러한 제사에는 반드시 제물(祭物)로 사람을 바쳤다.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에는 사람을 태워 연기가 하늘에 닿게 하였고, 황하강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강에 빠뜨리고, 땅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땅에 파묻었다. 은허의 제사 구덩이에서 현재까지 발굴된 사람의 총수는 1만명이 넘는데, 이들은 밧줄에 묶인 채 몸이 잘려져 있거나 산채로 묻히기도 하였다. 이렇게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풍습은 점차로 소나 양과 같은 동물로 대체되었는데, 이렇게 제물로 쓰는 소나 양을 희생(犧牲)이나 희생양(犧牲羊)이라고 부른다.

고대 중국에서는 제사, 전쟁, 농사, 사냥 등과 같은 대소사를 치르기 전에는 사전에 점을 쳐서 물어보았다.
점을 치는 방법은, 거북의 배 껍질이나 소 뼈를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찔러 갈라지는 모습을 보고 길흉을 판단하였다. 예를 들어 사냥을 갈 때, 장소(동쪽 산, 서쪽 산 등), 사냥 대상(사슴, 곰, 호랑이 등), 사냥 방법(화살, 창, 함정 등), 시간(내일, 모래 등) 등을 알기 위해 점을 친다고 하면, 모든 질문은 "예"와 "아니오"로 답변할 수 있는 질문으로 준비한다. 그리고 갑골(甲骨)이 위로 갈라지면 "예"가 되고, 아래로 갈라지면 "아니오"가 된다고 정한 후,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사냥을 동쪽 산으로 갈까요?"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찔러 갑골이 아래로 갈라지면, 답이 "아니오"이므로, 다시 점을 친다.

"사냥을 서쪽 산으로 갈까요?"

이렇게 반복하여 "예"라는 답변이 나올 때까지 계속한다. 따라서 한번 점을 치려면 여러 개의 갑골이 필요했다. 이중 중요한 사항만 갑골에 기록해둔다. 즉 요점 정리이다. 따라서 발굴되는 모든 갑골에 갑골(甲骨)문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발굴된 갑골(甲骨)의 수는 중국에 있는 것만도 10만 점이 넘는다. 청나라 말기에는 발굴된 갑골을 약재로도 사용했는데, 약재로 사용된 것이나, 외국으로 유출된 것까지 포함하면 얼마나 될지 모른다. 따라서 제사와 함께 점은, 고대 중국에서는 일상 생활이었다.

[사진] 거북 배 껍질(등껍질이 아님)의 앞면과 뒷면, 뒷면에 불에 달군 쇠꼬챙이로 찌른 흔적이 있고, 앞면에는 복(卜)자로 갈라진 모습과, 점친 내용을 적어 놓은 갑골문이 보인다.

이후 주(周)나라에 들어 와서는 산(算)가지를 이용해서 점을 쳤다. 산가지란 젓가락처럼 생긴 대나무로 만든 막대기(옥이나 상아로도 만들었다)에 음(陰)과 양(陽)을 의미하는 색깔이나 모양을 표시해 놓은 것이다.
이러한 산가지 여러 개를 통에 담아 두고, 3개나 6개를 뽑아 이때 나오는 음과 양의 갯수에 따라 길흉을 판단하는 방식이다. 산가지를 담아두는 통을 산통(算筒)이라 부르는데, 중간에 누군가의 방해로 일을 그르치는 것을 "산통을 깨다"라고 이야기하는데, 바로 그 산통이다.

음양으로 표시된 각각의 산가지를 효(爻)라고 부른다. 효(爻)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산가지가 바닥에 흩어져 있는 모습이다. 3개의 효(爻)로 만들어지는 경우의 수는 모두 8가지(= 2 X 2 X 2)인데, 이것을 8괘(卦)라 한다. 8괘 중의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건(乾, ) : 양(一)이 3개 모여 양이 가장 많은 상태로 태양(太陽)이라고도 한다.
● 곤(坤, ) : 음(- -)이 3개가 모여 음이 가장 많은 상태로 태음(太陰)이라고도 한다.
● 감(坎, ) : 음(- -)이 2개 양(一)이 1개인 상태로 음이 약간 많아 소음(小陰)이라고도 한다.
● 리(離, ) : 양(一)이 2개 음(- -)이 1개인 상태로 양이 약간 많아 소양(小陽)이라고도 한다.

이후 이러한 3효(爻)로는 무궁무진한 세상의 일들을 다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이것을 겹쳐서 6효(爻)를 사용하였다. 6효(爻)를 사용하는 경우, 64가지(= 8 X 8)의 괘가 생긴다.

앞에서 이야기한 갑골점이 "예", "아니오"로 답변되는 OX형 문제라면, 8괘 혹은 64괘의 점은 8가지나 64가지의 답변이 있는 다지선답(多支選答)형 문제에 비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냥을 동쪽 산으로 가는 것이 좋을까요?"라고 묻는다면 답변이 "매우 좋다"에서 "매우 나쁘다"까지 8개 혹은 64개의 답변이 나온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역경(易經)은 64괘를 모두 설명해 놓은 책이다. 역경(易經)은 주나라 때 만들어졌다고 해서주역(周易)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역(周易)은 공자가 너무 애독하여 책을 매었던 가죽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의 위편삼절(韋編三絶)이라는 고사성어를 만들기도 했다.

바꿀 역(易)자는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도마뱀의 상형이다. 글자 위의 날 일(日)자는 머리를, 아래의 아닐 물(勿)자는 몸통과 4 다리이다. 카멜레온 등 일부 도마뱀의 종류는 주변의 색상이나 상태에 따라 몸의 색깔을 쉼게 바꿀 수 있다고해서 바꾸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역경(易經)이나 주역(周易)에 역(易)자가 들어 가는 이유가, 세상의 만물이나 만사가 계속 바뀌어지고, 이런 변화를 64괘로 분류하여 적은 놓은 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괘(卦)에 의한 역법은 후한(後漢)시대에 들어와 간지(干支)와 마찬가지로 오행(五行)과 결부시키기 시작하였다. 위에서 예를 든 건(乾, )은 화(火)에 , 곤(坤, )은 수(水)에, 감(坎, )은 목(木)에, 리(離, )는 금(金)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후 더욱 발전(?)하여, 주역은 신선술(神仙術)을 익히는 교과서가 되었고, 도교에서는 8괘가 기독교의 십자가 처럼 귀신을 쫓거나, 병을 고치는 일을 하게 되었다.

앞에서 한 이야기를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음양오행설이나 역(易)은 고대 중국인들의 우주관이나 사고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세상을 또 다른 시각에서 생각할 수 있다는 데에서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줄지언정, 미래를 예측하거나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역을 공부한 사람이라도 당장 내일의 주식 가격 하나 못 맞추는 것이 현실이다. 세상이 어려워지면 이런 것에 매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조심하고 경계해야할 일이다.


■ 귀신 기(示), 볼 시(示) - 제사를 지내는 제사상

기(示)자는 제사를 지내기 위해 제물을 올리기위한 제사상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이다. 따라서 귀신이나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거나 복을 비는 글자에 들어간다. 기(示)자는 보인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이때는 보일 시(示)자가 되는데, 눈(目)으로 본다는 의미의 볼 견(見)자와는 달리 귀신이 미래를 보거나 안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신이 가르쳐 알게 하는 것을 "신의 계시(啓示)"라고 한다.

땅귀신 사(社) 혹은 사직 사(社)자는 귀신 기(示) 자와 흙 토(土)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사직(社稷)은 고대 중국에서 나라를 세울 때 임금이 단을 쌓아 제사를 지내던 토신(土神)과 곡신(穀神)을 일컫는다. 이후 나라 또는 조정이란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제사지낼 제(祭)자는 제사상(示)에 고기(肉→月)를 손(又)으로 올리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기우제(祈雨祭)는 비가 오기를 비는 제사이다.

재계할 재(齋)자는 귀신 기(示)자에 [가지런할 제(齊)→재]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재계(齋戒)는 제사를 지내기 전에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다. 목욕재계(沐浴齋戒)는 제사를 지내기 전에 목욕을 하고 몸가짐을 깨끗이 하는 일이다.

축원할 축(祝)자는 제단(示) 앞에서 제주인 맏형(兄)이 제사를 지내면서 축원(祝願)하는 모습이다. 축문(祝文)은 제사 때 신에게 고하는 글이다.

마루 종(宗) 혹은 종묘 종(宗)자는 조상신인 귀신(示)을 모시는 집(宀)이 종묘(宗廟)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종묘는 매우 높이 모셔서, "마루"라는 의미가 생겼다. "마루"는 대청 마루의 마루가 아니라, 산 마루, 고개 마루에서 보듯이 "꼭대기"나 높다"를 의미하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뫼 산(山)자와 합쳐지면 높을 숭(崇)자가 되는데, 산(山)과 조상을 모신 사당(宗)은 모두 높이(高) 우러러 보거나 숭배(崇拜) 하는데에서 유래한다.

예절 예(禮)자에서, 풍족할 풍(豊)자는 제사 그릇(豆) 위에 음식(曲)을 풍족하게 올려 놓은 모습이다. 귀신(示)에게 제사를 지낼 때 음식(豊)을 풍족하게 갖추어 예의(禮意)를 갖추어야하는 데에서 유래한다.

금지할 금(禁)자는 울창한 숲(林) 속에 귀신(示)을 모시는 곳으로, 이런 곳에 가기를 금기(禁忌)시 하거나 꺼린다는 뜻에서 금지(禁止)한다는 의미가 파생되었다.

고요할 선(禪)자는 뜻을 나타내는 귀신 기(示)자에 [오랑캐 이름 선(單)]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선(禪)은 원래 단(壇)을 설치하여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였으나, 불교에서 마음을 고요히 하여 진리를 찾는 일이란 의미가 추가 되었다. 홑 단(單)자는 오랑캐 이름 선(單)자로도 사용된다. 참선(參禪)이란 좌선(坐禪)하여 불도를 닦는 일이다.

볼 시(視)자에서, 사람(儿)이 눈(目)으로 본다가 볼 견(見)자이고, 귀신(示)이 미래를 본다는 의미가 보일 시(示)자이다. 시선(視線)은 눈이 가는 방향이다. 시(示)자가 소리가 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 祖 : 조상 조, 귀신 기(示) + [도마 조(且)] / 조상(祖上)
▶ 神 : 귀신 신, 귀신 기(示) + [펼 신(申)] / 귀신(鬼神)
▶ 福 : 복 복, 귀신 기(示) + [찰 복()] / 전화위복(轉禍爲福)
▶ 祀 : 제사 사, 귀신 기(示) + [뱀 사(巳)] / 제사(祭祀)
▶ 齋 : 재계할 재, 기신 기(示) + [가지런할 제(齊)의 변형자→재] / 목욕재계(沐浴齋戒)
▶ 祈 : 빌 기, 귀신 기(示) + [도끼 근(斤)→기] / 기도(祈禱)
▶ 禱 : 빌 도, 귀신 기(示) + [목숨 수(壽)→도] / 기도(祈禱)
▶ 祿 : 복 록, 귀신 기(示) + [깍을 록(彔)] / 녹봉(祿俸)
▶ 祥 : 복 상, 상스러울 상, 귀신 기(示) + [양 양(羊)→상] / 상서(祥瑞)
▶ 禍 : 재앙 화, 귀신 기(示) + [입 삐뚤어질 와(咼)→화] / 원화소복(遠禍召福)
▶ 祠 : 사당 사, 귀신 기(示) + [시킬 사(司)] / 사당(祠堂)
▶ 禪 : 고요할 선, 귀신 기(示) + [오랑캐 이름 선(單)] / 참선(參禪)


■ 귀신 귀(鬼) - 귀신의 모습

귀신의 모습(혹은 귀신의 모습을 한 가면을 쓴 무당)을 그린 모양이다. 어진 사람 인(儿)자 위에 귀신 머리가 있다. 귀신이나 귀신에게 복을 비는 글자에 들어간다.

모든 사람에게는 정신적인 영(靈)인 혼(魂)과 육체적인 영(靈)인 백(魄)이 있어서, 사람이 죽으면 혼(魂)은 하늘로, 백(魄)은 사람과 함께 땅으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제사에서 향을 피우는 이유는, 하늘에 있는 혼(魂)을 불러오고, 흙과 풀이 들어 있는 모사 그릇에 술을 붓는 이유는, 땅에 있는 백(魄)을 불러들이기 위함이다.

더러울 추(醜) 혹은 못생길 추(醜)자는 귀신 귀(鬼)자에 [닭 유(酉)→추]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귀신(鬼)의 모습에 술(酉)까지 취해 추악(醜惡)하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못생긴 여자를 추녀(醜女)라고 한다.

상형문자에서 귀신 귀(鬼)자와 비슷한 모양의 글자가 있다. 두려할 외(畏)자와 다를 이(異)자이다.
두려할 외(畏)자는 귀신의 모습을 한 글자로, "귀신은 두렵다"고 해서 "두렵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공경하면서 두려워하는 것을 경외(敬畏) 또는 외경(畏敬)이라 한다.
다를 이(異)자는 기이한 귀신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무당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기이하다" 의미에서 "다르다"는 의미가 추가되었다. 이종교배(異種交配)는 서로 다른 종류의 동식물을 교배시키는 일이다.

귀(鬼)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도 사용되는데, 이때 괴로 소리남에 유의하자. 허수아비 괴(傀), 흙 덩어리 괴(塊), 부끄러워할 괴(愧)자가 그러한 예이다.

▶ 醜 : 더러울 추, 못생길 추, 귀신 귀(鬼) + [술 유(酉)→추] / 추녀(醜女)
▶ 魂 : 넋 혼, 귀신 귀(鬼) + [이를 운(云)→혼] / 혼백(魂魄)
▶ 魄 : 넋 백, 귀신 귀(鬼) + [흰 백(白)] / 혼비백산(魂飛魄散)
▶ 魔 : 마귀 마, 귀신 귀(鬼) + [삼 마(麻)] / 마귀(魔鬼)
▶ 魅 : 도깨비 매, 귀신 귀(鬼) + [아닐 미(未)→매] / 매력(魅力)


■ 점 복(卜) - 거북 배의 껍질이나 소뼈가 갈라지는 모양

은나라 때 거북 배의 껍질이나 소뼈가 갈라지는 형태를 보고 점(占)을 쳤다. 점 복(卜)자는 배의 껍질이나 소뼈가 갈라지는 모양이 간단한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고, 조짐 조(兆)자는 갈라지는 모양이 복잡한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길조(吉兆)나 흉조(凶兆)라는 말은 바로 점을 쳐서 나온 결과에서 만들어진 단어이다.

점 점(占)자는 거북배 껍질이나 소뼈(갑골)가 갈라지는 형태(卜)를 보고, 이 뜻을 입(口)으로 말하는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벗어날 외(外) 혹은 바깥 외(外)자는 저녁 석(夕)자와 점 복(卜)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점(卜)은 아침에 쳐야지 저녁(夕)에 치면 맞지 않는다는 의미로 벗어난다라는 의미를 가졌다.
반대로 아침 일찍(早) 치는 점(卜)은 탁월(卓越)하게 잘 맞다는 의미로 높을 탁(卓)자가 만들어 졌다.

점괘 괘(卦)자는 뜻을 나타내는 점 복(卜)자에 [홀 규(圭)→괘]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점괘(占卦)란 점을 쳤을 때 나온 괘를 의미한다. 점괘 괘(卦)자에 손 수(扌)자를 합치면 걸 괘(掛)가 된다. 괘도(掛圖)는 걸어 놓고 보는 그림표를 의미한다.

곧을 정(貞)자는 점 복(卜)자와 [솥 정(鼎→貝)]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점을 칠 때 거북배 껍질나 소뼈가 갈라지는 모습이 곧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하지만 원래 이 글자는 "점을 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점쟁이를 정인(貞人) 이라 부른다.

후박나무 박(朴) 혹은 순박할 박자는 나무 목(木)자와 [점 복(卜)→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우리나라 성씨로 사용되는 이 글자는, 점 복(卜)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소박(素朴)은 꾸밈이나 거짓이 없이 있는 그대로를 의미한다.


■ 점괘 효(爻) - 점을 치는 산가지가 흩어져 있는 모습

점괘 효(爻)자는 점을 치거나, 수효(數爻)를 셈하기 위해 사용하는 젓가락 모양의 산(算)가지가 흩어져 있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발명한 주산(珠算, 구슬로 셈한다는 뜻이다)은 한나라 때부터 사용되었고, 그 이전에는 산(算)가지를 이용해서 수를 나타내거나 셈을 하였다. 효(爻)자는 X자가 두개 모여 있는 모습인데, 고대 중국에서 X자는 숫자 5(五)를 의미하는 글자이었다. 1,2,3,4 는 각각 산가지를 一,二,三,...과 같이 숫자만큼 수평으로 배열하였고, 5는 두개의 산가지를 겹쳐 X로 표시하였다. 10은 산가지 하나를 수직으로 세워 놓은 모습(ㅣ)이었다.

배울 학(學)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글자 위쪽은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있고, 글자 아래 쪽은 집(宀→冖)에서 아이(子)가 있는 모습이다. 즉 집(宀→冖)에서 아이(子)가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 모습이다. 절구 구(臼)자는 두 손의 상형이라는 것은 앞에서 이야기 하였다. 학교(學校)는 산수를 가르치는 곳이다.

배울 학(學)자와 비슷하게 생긴 깨달을 각(覺)자는 집(宀→冖)에서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데 눈으로 보면서(見) 깨달게(覺) 된다는 의미이다. 각성(覺醒)은 잘못을 깨달아 정신을 차린다는 의미이다.

가르칠 교(敎)자는 산가지(爻)를 들고 아이(子)들에게 숫자를 가르치는데, 때려가며(攵) 가르친다는 의미이다. 교육(敎育)에는 항상 매가 필요하다는 것도 앞에서 이야기 했다.

가르칠 교(敎)자를 보면 효(爻)자가 약각 삐딱하게 들어가 있는데, 이런게 생긴 모습이 또 있다. 바랄 희(希)자가 그런 경우이다. 바랄 희(希)자는 수건 건(巾)자와 점괘 효(爻)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본래 의미는 베(巾)의 올이 효(爻)라는 글자처럼 드문드문 있어 "드물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으나, 드물다는 것은 희소성(稀少性)이 있다는 것이어서 ‘바라거나 희망(希望)한다’는 뜻이 생겼다. 비슷한 예로 시원할 상(爽)자가 있다. 큰 사람(大)이 성긴 올의 옷(爻爻)을 두르고 있는 있는 모습이다. 정말 상쾌(爽快)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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