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부수 조류: 새 조(鳥) | 새 추(隹) | 깃 우(羽)


    2-9. 조류: 새 조(鳥) | 새 추(隹) | 깃 우(羽)


새 조(鳥)
새의 모습




새 조(鳥)자는 새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윗부분이 부리이고, 아래의 4개의 점이 깃털입니다. 새의 모습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는 새 조(鳥)자 외에 새 추(隹), 제비 연(燕), 날 비(飛)자가 있습니다. 이중 제비 연(燕)자만 부수가 아닙니다. 

새를 나타내는 새 조(鳥)자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만, 다른 글자 내에서의 사용 빈도를 보면 새 추(隹)자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새 조(鳥)자는 주로 새의 이름을 지칭하는 글자에 들어가는데 가령, 앵무(鸚鵡), 원앙(鴛鴦), 봉황(鳳凰)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또 홍곡(鴻鵠)은 '기러기(鴻)와 고니(鵠)'라는 뜻으로, 포부가 원대하고 큰 인물을 이르는 말입니다. 

- 새의 종류
▶ 계(鷄:鸡:) : 닭 계, 새 조(鳥) + [어찌 해(奚)→계]
▶ 압(鴨:鸭:) : 오리 압, 새 조(鳥) + [갑옷 갑(甲)→압]
▶ 학(鶴:鹤:) : 학 학, 새 조(鳥) + [새높이나를 확(隺)→학]

개나 소와 같은 가축을 나타내는 글자는 가축의 모습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지만, 닭이나 오리는 상형문자가 없고 닭 계(鷄)자나 오리 압(鴨)자와 같이 형성문자만 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갑골문자를 만들었던 은나라에서는 닭이나 오리를 기르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닭은 실제로 동남아 지역의 야생 닭을 BC 400년경인 전국 시대에 중국으로 들여와 집에서 길렀다고 전해집니다. 계란유골(鷄卵有骨)은 '계란(鷄卵)에 뼈(骨)가 있다(有)'라는 뜻으로, 마음먹고 도와줘도 일이 안 되는 경우를 일컫는 말입니다. 세종대왕 때, 가난한 황희 정승에게 준 달걀이 부화가 되어 먹을 수 없었던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鴨鷗亭洞)은 '오리(鴨)와 갈매기(鷗)가 날아드는 정자(亭)가 있는 동네(洞)'라는 뜻입니다. 

학 학(鶴)자는 '높이 나르는(隺) 새가 학(鳥)이다'는 뜻입니다. 군계일학(群鷄一鶴)은 '무리(群)의 닭(鷄) 중에 한(一) 마리의 학(鶴)'이라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 중에 홀로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학수고대(鶴首苦待)는 '학(鶴)의 머리(首)처럼 목을 길게 늘여 애쓰며(苦) 기다린다(待)'는 뜻으로, 몹시 기다림을 일컫는 말입니다.학익진(鶴翼陣)은 '학(鶴) 날개(翼)처럼 펼친 진(陣)'이란 뜻으로, 학이 날개처럼 활짝 편 상태로 있다가 적이 오면 학의 날개를 접듯이 적군을 에워싸 포위하는 진형입니다. 새 조(鳥)자 대신 돌 석(石)자가 붙으면, 확인(確認)과 확실(確實)에 들어가는 굳을 확(確)자가 됩니다.

- 기타
▶ 도(島:岛:) : 섬 도, 메 산(山) + [새 조(鳥)→도]
▶ 명(鳴:鸣:) : 울 명, 입 구(口) + 새 조(鳥)
▶ 오(烏:乌:) : 까마귀 오, 까마귀 모습
▶ 언(焉:焉:) : 어조사/어찌 언, 새 조(鳥) + 바를 정(正)

섬 도(島)자는 '새(鳥)가 날아서 갈 수 있는 바다 위의 산(山)'이라는 의미로 만들었습니다.

울 명(鳴)자는 '새(鳥)가 입(口)으로 지저귀며 운다'는 뜻입니다. 계명구도(鷄鳴狗盜)는 '닭(鷄) 울음(鳴) 소리로 사람을 속이고 개(鳴)처럼 잠입하여 물건을 훔치는 도둑(盜)'이란 뜻으로, 천박한 꾀를 써서 남을 속이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史記)》의 〈맹상군전〉에서 중국 춘추 시대에 맹상군(孟嘗君)의 식객(食客)들이 닭 울음소리와 좀도둑질로 맹상군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까마귀 오(烏)자는 새 조(鳥)자에서 눈동자의 형상(-)을 뺀 모습입니다. 즉 까마귀는 검은 눈동자가 구분이 되지 않아 흡사 눈이 없는 새처럼 보인다고 해서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부수는 새 조(鳥)가 아니라 불 화(火/灬)자임에 유의하세요. 오비이락(烏飛梨落)은 '까마귀(烏) 날자(飛) 배(梨) 떨어진다(落)'는 우리나라의 속담입니다. 칠월칠석(七月七夕)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오작교(烏鵲橋)는 '까마귀(烏)와 까치(鵲)가 만든 다리(橋)'입니다.

어조사 언(焉)자는 새 조(鳥)의 변형자에 바를 정(正)자가 합쳐진 글자로, 원래 새의 종류를 가리키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어찌'라는 어조사로 가차되었습니다. 언감생심(焉敢生心)은 '어찌(焉) 감히(敢) 그런 마음(心)이 생(生)기느냐?'는 뜻으로, 감히 그런 마음을 품을 수 없음을 뜻합니다.



새 추(隹)
새의 모습




새 추(隹)자는 새 조(鳥)자와 마찬가지로 새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자전에서는 두 글자를 꼬리긴새 조(鳥), 꼬리짧은새 추(隹)자로 구분하나 실제 사용되는 글자를 보면 꼬리 길이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꼬리가 매우 긴 꿩(雉)에도 새 추(隹)자가 들어갑니다. 새 조(鳥)자는 홀로도 사용되지만, 새 추(隹)자는 반드시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됩니다. 또 새 이름에 많이 사용되는 새 조(鳥)자와는 달리, 새 추(隹)자는 훨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됩니다. 특히 새 추(隹)자는 소리로 사용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송곳 추(錐), 밀 추(推), 어릴 치(稚), 벼리/오직 유(維), 생각할 유(惟), 오직 유(唯)자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 새의 종류
▶ 작(雀:雀:) : 참새 작, 새 추(隹) + 작을 소(小)
▶ 치(雉:雉:) : 꿩 치, 새 추(隹) + [화살 시(矢)→치]
▶ 안(雁:雁:) : 기러기 안, 새 추(隹) + 사람 인(亻) + [기슭 한(厂)→안]

참새 작(雀)자는 '작은(小) 새(隹)가 참새(雀)다'는 뜻입니다. 연작(燕雀)이란 '제비(燕)와 참새(雀)'라는 뜻으로 옹졸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연작안지홍곡지지(燕雀安知鴻鵠之志)는 '제비와 참새(燕雀)가 기러기와 고니(鴻鵠)의(之) 뜻(志)을 어찌(安) 알겠느냐(知)?'는 뜻으로, '평범한 사람이 영웅의 큰 뜻을 알리가 없다'는 뜻입니다. 작설차(雀舌茶)는 '참새(雀)의 혀(舌)처럼 작은 잎으로 끓인 차(茶)'뜻으로, 갓 눈이 튼 차나무의 새싹을 따서 만든 차입니다.

꿩 치(雉)자는 '화살(矢)처럼 날아가는 새(隹)' 혹은 '화살(矢)처럼 긴 꼬리를 가진 새(隹)'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강원도 원주의 치악산(雉岳山)은 '꿩(雉)이 많이 사는 산악(山岳)'이란 뜻이며, 1908년에 이인직이 발표한 신소설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사진] 깃털이 돋보이는 꿩

기러기 안(雁)자는 '사람(亻)의 덕성을 갖춘 새(隹)가 기러기이다'는 뜻입니다. 그 때문에 기러기는 결혼의 상징물로 쓰기도 했습니다. 전안례(奠雁禮)는 '기러기(雁)로 제사(奠)를 지내는 예식(禮)'으로, 전통혼례에서 결혼 당일 신랑이 신부 집에 갈 때 기러기를 가지고 가서 상 위에 놓고 절을 하는 절차입니댜. 평사낙안(平沙落雁)은 '평평한(平) 모래(沙)톱에 기러기(雁)가 내려(落)앉다'는 뜻으로, 글씨를 예쁘게 잘 쓰거나 아름다운 여인의 맵시를 비유하는 말입니다.

- 원래 새의 종류인 글자
▶ 고(雇:雇:) : 품팔 고, 새 추(隹) + [지게문 호(戶)→고]
▶ 아(雅:雅:) : 맑을/바를 아, 새 추(隹) + [어금니 아(牙)]
▶ 난(難:难:) : 어려울 난, 새 추(隹) + [진흙 근(堇)→난]

원래는 새의 종류를 가리키는 글자이지만, 나중에 다른 뜻이 생긴 글자도 있습니다.
품팔 고(雇)자의 원래 의미는 뻐꾸기입니다. 봄철에 뻐꾸기가 울면 농사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농사일을 위해 품(일하는 데에 드는 힘이나 수고)을 판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해고(解雇)는 '고용(雇用)한 사람을 내보내다'는 뜻입니다.

고아(高雅), 단아(端雅), 아담(雅淡), 우아(優雅) 등에 사용되는 맑을 아(雅)자는 원래 의미는 띠까마귀입니다. 띠까마뀌는 무리 중에 나쁜 놈이 있으면 죽임을 당한다고 합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맑다, 바르다'는 뜻이 생겼고, 또 그 모습에서 '우아하다, 아담하다' 등의 의미가 추가되었습니다. 아악(雅樂)은 '고상하고 기품이 있는 우아(優雅)한 음악(樂)'이란 뜻으로, 고려와 조선 시대에 궁중 의식에서 연주된 전통음악입니다.

재난(災難), 수난(受難), 난해(難解), 고난(苦難) 등에 들어가는 어려울 난(難)자는 원래 새의 종류를 가리키는 글자였으나, '어렵다'라는 의미로 가차되었습니다. 난형난제(難兄難弟)는 '형(兄)이라 하기도 어렵고(難), 동생(弟)이라 하기도 어렵다(難)'는 뜻으로, '우열(優劣)을 가리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 새의 암컷과 수컷
▶ 자(雌:雌:) : 암컷 자, 새 추(隹) + [이 차(此)→자]
▶ 웅(雄:雄:) : 수컷 웅, 새 추(隹) + [팔꿈치 굉(厷)→웅]

암컷 자(雌)자와 수컷 웅(雄)자는 원래 새의 암컷과 수컷을 이르는 말이었지만, 그냥 수컷과 암컷을 뜻하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웅을 가리다'고 할 때의 자웅(雌雄)은 '암컷(雌)과 수컷(雄)'이란 뜻이 아니고, 강약(强弱)이나 우열(優劣)을 말합니다. 자웅동체(雌雄同體)는 '암수(雌雄)가 같은(同) 몸(體)'이란 뜻으로, 한 개체에 암수 두 생식기를 모두 갖춘 동물을 말합니다. 지렁이, 달팽이, 기생충 등이 자웅동체 동물입니다. 반대로 자웅이체(雌雄異體)는 '암수(雌雄)가 다른(異) 몸(體)'이란 뜻으로, 대부분의 동물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자웅동주(雌雄同株)는 '암수(雌雄)가 같은(同) 그루(株)'이란 뜻으로, 수술만을 가진 수꽃과 암술만을 가진 암꽃이 같은 그루에 생기는 식물을 말합니다. 호박, 오이, 삼나무, 소나무 등이 자웅동주 식물입니다. 반대는 자웅이주(雌雄異株)로, 시금치, 은행나무, 뽕나무 등이 있습니다.

수컷 웅(雄)자는 '수컷→씩씩하다→용감하다→이기다→뛰어나다→웅장하다'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영웅(英雄)은 '뛰어나고(英) 씩씩한(雄) 사람'입니다. 대웅전(大雄殿)은 '크고(大) 웅장한(雄) 집(殿)'이란 뜻으로, 절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법당이며, 본존불상(本尊佛像)을 모시고 있습니다. '금(金)색의 본존불상을 모시는 집(堂)'이란 뜻으로 금당(金堂)이라고도 합니다.

- 새와 관련된 글자
▶ 진(進:进:) : 나아갈 진, 갈 착(辶) + 새 추(隹)
▶ 초(焦:焦:) : 탈 초, 불 화(灬) + [새 추(隹)→초]
▶ 최(崔:崔:) : 높을 최, 메 산(山) + [새 추(隹)→최]
▶ 리(離:离:) : 떠날 리, 새 추(隹) + [떠날 리(离)]

☞ 나아갈 진(進)

나아갈 진(進)자는, '새(隹)는 앞으로만 날아가거나 걸어갈(辶) 수 있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새는 뒤로 걸어갈 수 없을 뿐더러, 뒤로 날아갈 수도 없습니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은 앞으로 나아가거나(進) 뒤로 물러나는(退) 것이 양(兩)쪽 모두 어렵다(難)'는 뜻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을 일컫습니다.

탈 초(焦)자는 불(灬) 위에 새(隹)를 굽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굽는 동안 혹시 새가 다 타지나 않을까 초조(焦燥)해 한다고 해서 '초조하다'라는 의미도 생겼습니다. 노심초사(勞心焦思)는 '마음(心)이 수고롭고(勞), 생각(思)이 타다(焦)'는 뜻으로, 애를 쓰고 속을 태움을 일컫는 말입니다.

높을 최(崔)자는 '산(山)이 높고, 새(隹)가 높이 날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우리나라의 성씨로 사용됩니다.

떠날 리(離)자에 들어 있는 떠날 리(离)자는 새를 잡는 그물의 모습으로, 원래는 '잡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물에 걸린 새가 도망간다'고 해서 '떠나다'는 뜻도 생겼습니다. 이후 떠날 리(离)자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새(隹)자가 들어갔습니다. 이별(離別), 이혼(離婚), 이탈(離脫), 분리(分離) 등에 사용됩니다. 이산가족(離散家族)은 '떠나서(離) 흩어진(散) 가족(家族)'이란 뜻입니다.

- 손과 나무 위의 새
▶ 척(隻:只:) : (새 한 마리가) 외짝 척, 또 우(又) + 새 추(隹)
▶ 쌍(雙:双:双) : (새 두 마리가) 쌍 쌍, 또 우(又) + 새 추(隹) X 2
▶ 집(集:集:) : (새 세 마리가) 모일 집, 나무 목(木) + 새 추(隹)

외짝 척(隻)자는 손(又) 위에 새(隹)가 한 마리 있는 모습으로, 원래는 새 한 마리를 일컫는 글자였습니다. 지금은 배 한 척(隻), 두 척(隻)과 같이 헤아리는 단위로 쓰입니다.

쌍 쌍(雙)자는 손(又) 위에 새가 두 마리 있는 모습으로, 암수 한 쌍(雙), 두 쌍(雙)과 같이 헤아리는 단위로 쓰입니다. 〈쌍화점(雙花店)〉은 '쌍화(雙花)를 파는 상점(店)'이란 뜻으로, 고려가요의 이름입니다. 쌍화(雙花)는 고려에 들어온 원나라 사람들이 만들어 팔던 만두입니다. 아마도 만두 위에 꽃모습을 한 장식이 2개 달린 모습을 하고 있어서 쌍화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모일 집(集)자는 원래 나무 목(木)자 위에 새 추(隹)자가 3개나 있는 모습(雧)으로, '나무(木) 위에 많은 새(集)가 모이다(雧)'라는 뜻으로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간략화되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집기병(集氣甁)은 '기체(氣)를 모으는(集) 병(甁)'입니다.

- 기타
▶ 관(觀:观:覌) : 볼 관, 볼 견(見) + [황새 관(雚)]
▶ 획(獲:获:) : 사로잡을 획, 개 견(犭) + [붙잡을 확(蒦)→획]
▶ 분(奮:奋:) : 떨칠 분, 밭 전(田) + [날개휘두를 분(奞)]
▶ 탈(奪:夺:) : 빼앗을 탈, 마디 촌(寸) + 날개휘두를 분(奞)
▶ 잡(雜:杂:雑) : 섞일 잡, 군사 졸(卒) + [모일 집(集)→잡]

볼 관(觀)자에 들어 있는 황새 관(雚)자는 새(隹) 머리 부분에 두리번거리는 두 눈(吅)과 머리 위의 깃털 모습(艹)을 가진 황새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관찰사(觀察使)는 '백성들을 보고(觀) 살피기(察) 위해 임금이 보낸 사신(使)'이란 뜻으로, 조선 시대 각 도(道)의 으뜸 벼슬로 오늘날의 도지사에 해당합니다. 관찰사는 감사(監司)라고도 합니다. 감사(監司)도 '보살피는(監) 것을 맡다(司)'란 뜻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평양(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때 평양 감사는 평양에 거주하는 평안도 관찰사입니다.

사로잡을 획(獲)자에 들어 있는 붙잡을 확(蒦)자는 '풀(艹)속의 새(隹)를 손(又)으로 잡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확(蒦)자에 짐승을 의미하는 개 견(犭)자가 추가되었습니다. 포획(捕獲), 획득(獲得) 등에 들어갑니다. 개 견(犭)자 대신 벼 화(禾)자가 붙으면 '벼(禾)를 베어 수확(收穫)한다'는 의미의 거둘 확(穫)자가 됩니다. 

떨칠 분(奮)자에 들어있는 날개휘두를 분(奞)자는 새(隹)가 날개(大)를 휘두르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큰 대(大)자는 새가 날개를 벌린 모습입니다. 따라서 떨칠 분(奮)자는 '밭(田)에서 새(隹)가 날개(大)를 휘두르며 위로 날아올라 가려고 분발(奮發)하거나 분투(奮鬪)한다'는 뜻입니다. 이후 '휘두르다→힘쓰다→명성 등을 널리 드날리다→떨치다' 등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고군분투(孤軍奮鬪)는 '외롭게(孤) 떨어진 군사(軍)가 힘써(奮) 싸우다(鬪)'는 뜻으로,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힘에 벅찬 일을 잘해 나감을 이르는 말입니다. 

빼앗을 탈(奪)자는 날개(大) 휘두르며 있는 새(隹)를 손(寸)으로 잡고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강탈(强奪)은 '강제로(强) 빼앗다(奪)'는 뜻입니다. 

섞일 잡(雜)자는 옷 의(衣→卒)의 변형 자와 모일 집(集→木隹)의 변형 자가 합쳐진 글자로서, '여러 가지 옷(衣)이 모여서(集) 섞여 있다'는 뜻입니다. 잡채(雜菜)는 '섞은(雜) 채소(菜)'라는 뜻으로, 여러 가지 채소와 고기를 잘게 썰어 볶은 것에 삶은 당면을 넣고 버무린 음식을 말합니다. 잡탕(雜湯)은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雜) 끓인 탕(湯)'이란 뜻인데, 난잡(亂雜)스러운 물건이나 모양을 말하기도 합니다.



깃 우(羽)
새의 깃털이나 날개




깃 우(羽)자는 새의 깃털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는 설과 새나 곤충의 양 날개를 나란히 편 모습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깃 우(羽)자는 날개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우화(羽化)는 '날개(羽) 있는 벌레로 변화하다(化)'란 뜻으로, 애벌레나 번데기가 날개가 있는 성충(成蟲: 자란 벌레)으로 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 깃털과 관련된 글자
▶ 적(翟:翟:) : 꿩 적, 깃 우(羽) + 새 추(隹)
▶ 익(翼:翼:) : 날개 익, 깃 우(羽) + [다를 이(異)→익]
▶ 선(扇:扇:) : 부채 선, 지게문 호(戶) + 깃 우(羽)
▶ 습(習:习:) : 익힐 습, 깃 우(羽) + 흰 백(白)
▶ 옹(翁:翁:) : 늙은이 옹, 깃 우(羽) + [공평할 공(公)→옹]

꿩 적(翟)자는 '깃털(羽)이 돋보이는 새(隹)'라는 뜻입니다. 이 글자는 홀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다른 글자 내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뛸 약(躍), 빛날 요(曜), 씻을 탁(濯)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날개 익(翼)자와 날개 상(翔)자는 모두 깃 우(羽)자가 들어갑니다. 우익(右翼)과 좌익(左翼)이란 말의 원래 의미는 오른쪽 날개(right wing)와 왼쪽 날개(left wing)란 뜻입니다. 익룡(翼龍)은 '날개(翼)가 달린 공룡(龍)'으로, 중생대 쥐라기 초에 출현하여 백악기 말에 거의 사라졌습니다.

부채 선(扇)자에 들어있는 지게문 호(戶)자의 지게는 외짝문을 일컫는 순우리말입니다. 부채 선(扇)자는 '날개(羽)나 문짝(戶)처럼 넓게 펼쳐 만든 것이 부채이다'는 뜻입니다. 또 새 날개(羽)와 문짝(戶)은 부채(扇)처럼 앞뒤로 움직이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리 시간에 배우는 선상지(扇狀地)는 '부채(扇) 모양(狀)의 땅(地)'으로, 산에서 내려온 강물이 평지를 만나면 부채꼴 모양으로 흩어지면서 퇴적물이 쌓여 이루어지는 지형입니다.

[사진] 부채 모양의 선상지(扇狀地)

학습(學習), 예습(豫習), 복습(復習) 등에 들어가는 익힐 습(習)자는 '태어나서 날지 못하는 새끼 새가 날개(羽)를 퍼덕이며 나는 법을 익히고, 아기가 말(白)을 여러 번 반복하며 익히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흰 백(白)자로 알려진 백(白)자는 '사실대로 말하다'는 의미의 고백(告白)이나, '혼자서 말하다'는 의미의 독백(獨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하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늙은이 옹(翁)자는 원래 '새의 목덜미의 털'을 뜻하는 글자인데, '늙은이의 목에 털(수염)이 있다'는 의미로 늙은이라는 뜻도 생겼습니다. 새옹지마(塞翁之馬)는 '변방(塞)의 늙은이(翁)의(之) 말(馬)'이란 뜻으로, 인생의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가 없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회남자》의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이야기로, 옛날에 북방의 한 늙은이가 기르던 말이 달아났다가(나쁜 일) 다른 말을 한 마리 데려왔는데(좋은 일), 그의 아들이 그 말을 타다가 다리가 부러져(나쁜 일) 전쟁에 나가지 않게 되어 목숨을 구했다(좋은 일)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 새와 날개
▶ 비(非:非:) : 아닐 비, 좌우로 편 두 날개
▶ 비(飛:飞:) : 날 비, 날개를 편 새
▶ 연(燕:燕:) : 제비 연, 날개를 편 제비

☞ 아닐 비(非)

새의 양 날개를 편 모습의 글자는 아닐 비(非), 날 비(飛), 제비 연(燕)자 등이 있습니다. 
비행(非行), 비상(非常), 비리(非理) 등에 들어가는 아닐 비(非)자는 좌우 양쪽으로 펼친 새의 날개를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좌우 양 날개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있다고 해서 '아니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아닐 비(非)자는 부수이기는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됩니다. 슬플 비(悲), 비단 비(緋) 등이 그런 예입니다. '시비를 가리다'고 할 때의 시비(是非)는 '옳음(是)과 그름(非)'이란 뜻이고, '사소한 시비 끝에 사람을 죽였다'고 할 때의 시비(是非)는 '옳고(是) 그름(非)을 따지는 말다툼'입니다.

☞ 날 비(飛)

비행(飛行), 비상(飛上) 등에 들어가는 날 비(飛)자는 날개를 벌리고 날아가는 새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이 글자도 부수이지만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비전(飛錢)은 '날아다닐(飛) 정도로 가벼운 돈(錢)'이란 뜻으로, 중국 당나라 때 상인들 사이에 쓰던 어음의 일종이며, 송나라 때까지 사용하였습니다. 중국 최초의 종이 화폐인 셈입니다.

☞ 제비 연(燕)

제비 연(燕)자는 양 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제비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글자 맨 위에 머리, 중앙에 몸통(口), 양쪽으로 날개(北), 맨 아래에 꼬리(灬)가 있는 모습입니다. 〈연행가(燕行歌)〉는 '연경(燕)을 다녀온(行) 내용을 담은 노래(歌)'로, 조선 고종 때 홍순학이 사신으로 청나라 연경(燕京)을 갔다 와서 만든 총 3,924구의 장편가사입니다. 연경(燕京)은 '연(燕)나라의 서울(京)'이란 뜻으로, 지금의 북경(北京, 베이징)입니다. 연나라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에 있었던 나라로, 전국칠웅(全國七雄) 가운데 하나입니다. 기원전 222년에 진(秦)에 멸망되었습니다. 《흥부전》에 나오는 흥부의 이름이 연흥부인데, 연흥부(燕興夫)는 '제비(燕) 다리를 고쳐주고 흥한(興) 사내(夫)'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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