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부수 아들 자(子) | 여자 녀(女) | 늙을 로(老/耂)

    3-3. 사람(3): 아들 자(子) | 여자 녀(女) | 늙을 로(老/耂)


아들 자(子)
조그마한 아기가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




아들 자(子)자는 조그마한 아기가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아들이란 뜻을 가졌지만, 원래는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아기나 아이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아들 자(子)자는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됩니다. 자녀(子女), 자손(子孫)에서는 아들, 자식(子息)은 아들과 딸, 남자(男子), 여자(女子)에서는 사람, 공자(孔子), 맹자(孟子)에서는 스승을 의미합니다. 분자(分子), 원자(原子), 소립자(素粒子), 입자(粒子) 등에서는 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로 사용됩니다.

[사진] 십이지수(十二支獸) 중의 쥐와 소

또 자(子)자는 십이지(十二支)의 첫 번째로, 쥐를 뜻합니다. 자정(子正)은 하루를 12시로 나눈 첫 번째인 자시(子時)의 정 가운데로 밤 12시를 말합니다. 반대로 낮 12시는 정오(正午)로, 십이지의 일곱 번째인 오시(午時)의 정 가운데라는 뜻입니다. 자오선(子午線)은 천구(天球)의 정북쪽과 정남쪽을 연결하는 선입니다. 십이지의 각각은 열두 방향도 나타내는데, 자(子)는 정북쪽을, 오(午)는 정남쪽을 가리킵니다.

- 갓난아기
▶ 부(孚:孚:) : 부화할 부, 아들 자(子) + 손톱 조(爪)
▶ 부(孵:孵:) : 부화할 부, 알 란(卵) + [부화할 부(孚)]
▶ 부(浮:浮:) : 뜰 부, 물 수(氵) + [부화할 부(孚)]
▶ 유(乳:乳:) : 젖 유, 손톱 조(爪) + 아들 자(子) + 새 을(乙)
▶ 공(孔:孔:) : 구멍 공, 아들 자(子) + 새 을(乙)

☞ 부화할 부(孚)

부화할 부(孚)자는 손(爪)으로 알에서 나온 새끼(子)를 꺼내는 모습입니다. 나중에 뜻을 강조하기 위해 알 란(卵)자를 붙여 부화할 부(孵)자를 만들었습니다. 알 란(卵)자는 알이 두 개 있는 모습(⊙⊙)입니다. 부화(孵化)는 부란(孵卵)이라고도 합니다.

부력(浮力), 부상(浮上) 등에 들어가는 뜰 부(浮)자는 '물(氵) 위로 뜨다'는 뜻과 '손(爪)으로 새끼(子)를 위로 들어올리다'는 뜻이 합쳐진 글자입니다. 부동표(浮動票)는 '떠서(浮) 움직이는(動) 표(票)'라는 뜻으로, 지지하는 후보나 정당이 확실하지 않아 변화할 가능성이 많은 표입니다.

젖 유(乳)자는 손(爪)으로 아들(子)을 잡고 젖(乙)을 먹이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여기에서 새 을(乙)자는 사람의 몸통이 변한 모습입니다. 포유류(哺乳類)는 '젖(乳)을 먹이는(哺) 동물의 종류(類)'입니다. 종유석(鍾乳石)은 '종(鍾)이나 젖(乳) 모양으로 볼록하게 생긴 돌(石)'입니다. 석회동굴의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면서, 물속의 석회질이 굳어 고드름처럼 조금씩 자라 종처럼 된 돌입니다.

[사진] 고드름처럼 자라는 종유석(鍾乳石)

☞ 구멍 공(孔)

구멍 공(孔)자는 젖(乙)을 먹고 있는 아들(子)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젖이 나오는 구멍이란 뜻입니다. 동공(瞳孔)은 '눈동자(瞳)에 있는 구멍(孔)'으로, 카메라의 조리개처럼 밝은 곳에서는 구멍이 작아져서 빛을 적게 들어오게 하고, 어두운 곳에서는 구멍이 커져서 빛이 많이 들어오게 합니다. 기공(氣孔)은 잎의 뒷면에 있는 '공기(氣)의 구멍(孔)'으로, 두 개의 공변세포(孔邊細胞)에 의해 열리고 닫힙니다. 공변세포(孔邊細胞)는 '구멍(孔)의 변두리(邊)에 있는 세포(細胞)'입니다.

- 아이와 관련 있는 글자(1)
▶ 호(好:好:) : 좋을 호, 여자 녀(女) + 아들 자(子)
▶ 고(孤:孤:) : 외로울 고, 아들 자(子) + [오이 과(瓜)→고]
▶ 맹(孟:孟:) : 맏 맹, 아들 자(子) + [그릇 명(皿)→맹]
▶ 손(孫:孙:) : 손자 손, 아들 자(子) + 이어맬 계(系)
▶ 존(存:存:) : 있을 존, 아들 자(子) + 있을 재(在→才)

좋을 호(好)자는 '여자(女)가 아기(子)를 안고 있으니 좋다'는 의미입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는 '좋은(好) 일(事)에는 마귀(魔)가 많다(多)'는 뜻입니다.

외로울 고(孤)자는 원래 '부모가 없는 아이(子)' 즉, 고아(孤兒)를 일컬었습니다. 고아는 외롭기 때문에 '외롭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고립어(孤立語)는 '글자 하나하나가 고립(孤立)된 말(語)'로, 중국의 한자처럼 조사나 어미가 없이 글자 하나하나가 고립된 언어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나의, 나와, 나를' 등을 모두 조사 없이 '아(我)'로 표현합니다. 또 '가다, 가니, 가고' 등도 조사 없이 '거(去)'로 표현합니다. 주어나 목적어 등을 나타내는 조사가 없는 고립어에서는, 글자의 문법적인 기능은 주로 말의 순서로 파악합니다.

《묵자(墨子)》나 《열자(列子)》와 같은 중국 고전을 보면, 옛 중국에는 맏아들을 잡아먹는 풍습이 있는 지역이 있었다고 합니다. 약탈혼이 성행했던 옛 중국에서 맏아들은 자기 자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이유로 잡아먹은 것이라고 합니다. 맏 맹(孟)자는 '그릇(皿)에 담긴 아들(子)'로 이런 풍습에서 생긴 글자입니다. 맹모단기(孟母斷機)는 '맹자(孟)의 어머니(母)가 베틀(機)에 있는 베를 끊다(斷)'는 뜻입니다. 맹자가 수학(修學) 도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가 칼로 짜고 있던 베틀의 실을 끊으며, '학문을 중도에 그만두는 것도 이와 같다'고 훈계한 데서 생긴 고사성어입니다.

손자(孫子), 손녀(孫女), 자손(子孫) 등에 들어가는 손자 손(孫)자는 '아들(子)의 대를 이어가는(系) 사람이 손자다'는 뜻입니다. 이을 계(系)자는 '실(糸)을 잇다'라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집안의 족보(族譜)를 계보(系譜)라고도 합니다.

존재(存在), 존폐(存廢), 존망(存亡) 등에 들어 있는 있을 존(存)자는 '아이(子)가 살아있다(在→才)'는 뜻입니다.용존산소(溶存酸素)는 '물에 녹아(溶) 있는(存) 산소(酸素)'입니다. 용존산소가 부족해지면 물속의 동식물이 폐사(斃死)하게 되고, 폐사한 것들이 부패하여 수질이 오염됩니다.

- 아이와 관련 있는 글자(2)
▶ 리(李:李:) : 오얏나무/성 리, 나무 목(木) + 아들 자(子)
▶ 효(孝:孝:) : 효도 효, 늙을 로(耂) + 아들 자(子)
▶ 자(字:字:) : 글자 자, 집 면(宀) + [아들 자(子)]
▶ 교(敎:教:) : 가르칠 교, 점괘 효(爻) + 아들 자(子) + 칠 복(攵)
▶ 학(學:学:学) : 배울 학, 절구 구(臼) + 점괘 효(爻) + 집 면(宀→冖) + 아들 자(子)

오얏나무 리(李)자는 나무(木) 아래에서 아이(子)들이 오얏(자두)을 따려고 서 있는 모습입니다. 이(李)자는 성씨로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은 '오얏나무(李) 아래(下)에서 관(冠)을 고쳐 쓰지(整) 말라(不)'는 뜻입니다. 관을 고쳐 쓰기 위해 손을 올리면 흡사 오얏을 따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남에게 의심받을 행동은 하지 말라는 것을 비유한 말입니다.

효자(孝子), 효녀(孝女), 효심(孝心) 등에 들어가는 효도 효(孝)자는 '아들(子)이 늙은(老) 어버이를 업고 있는 모습’으로, 효도하다는 뜻입니다.

글자 자(字)자는 원래 '집(宀)에서 아이(子)를 낳아 기르다'라는 뜻이었으나, 가차되어 글자나 문자(文字)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자전(字典)은 '글자(字)를 풀이해 놓은 책(典)'입니다. 사전(辭典)은 영어나 한글처럼 여러 개의 글자로 이루어진 낱말의 뜻을 풀이한 책이지만, 자전(字典)은 한자와 같이 한 글자로 된 글자의 뜻을 풀이한 책입니다.

☞ 배울 학(學)

가르칠 교(敎)자는 '산가지(爻)를 들고 있는 아이(子)들을 때려가며(攵) 숫자를 가르치다'는 뜻입니다. 산가지는 대나무를 잘라 젓가락처럼 만들어, 숫자를 표시하거나 점을 치는데 사용하였습니다.

집(宀→冖)에서 아들(子)이 두 손(臼)으로 산가지(爻)를 들고 숫자를 배우는 모습은 배울 학(學)자입니다. 화학(化學)은 ‘물질이 변화하는(化) 이치를 배우는 학문(學)입니다.

- 거꾸로 있는 아기
▶ 육(育:育:) : 기를 육, 아이돌아나올 돌(𠫓) + [고기 육(肉/月)]
▶ 류(流:流:) : 흐를 류, 물 수(氵) + [흐를 류(㐬)]
▶ 충(充:充:) : 채울 충, 아이돌아나올 돌(𠫓) + 어진사람 인(儿)
▶ 기(棄:弃:弃) : 버릴 기, 아이돌아나올 돌(𠫓) + [그 기(其)]

기를 육(育)자의 윗부분에 있는 글자는 아들 자(子)자를 180도 뒤집어 놓은 글자로, '아이를 낳을 때 머리가 아래를 향해 돌아 나올 돌(𠫓)'자입니다. 즉 어머니 뱃속에서 나올 때, 머리를 아래로 하고 나오는 아기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이 글자는 아기의 모습을 본떠 만든 아들 자(子)자와 같은 뜻으로 사용됩니다.

☞ 기를 육(毓)

중국에서는 아직도 사용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글자에 기를 육(毓)자가 있습니다. 이 글자의 왼쪽에 있는 매(每)자는 머리장식을 한 어머니(母)의 모습이고, 오른쪽에 있는 흐를 류(㐬)자는 어머니 뱃속에서 머리를 아래로 하고 나오는 아기(𠫓)와 어머니 뱃속의 물이 함께 흘러나오는(川) 모습입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낳는 모습으로 낳은 아기를 '기르다'는 뜻입니다. 이 글자는 나중에 간단하게 변하여, 기를 육(育)자가 되었습니다.

상류(上流), 하류(下流), 유체(流體) 등에 들어가는 흐를 류(流)자는 흐를 류(㐬)자에 '흐르다'는 의미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 물 수(氵)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유성(流星)은 '흐르는(流) 별(星)'로, 지구의 대기권 안으로 들어와 빛을 내며 떨어지는 작은 별입니다. 순우리말로는 '별똥' 또는 '별똥별'이라고 합니다.

충분(充分), 충실(充實), 충전(充電), 충족(充足) 등에 들어가는 채울 충(充)자는 뱃속에 있는 아이(𠫓)의 모습을 강조한 사람(儿)의 모습으로, 만삭이 되어 배가 가득 차 있는 모습에서 '채우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 버릴 기(棄)

입 엽(葉)자와 비슷하게 생긴 버릴 기(棄)자는 나무 목(木)자와 전혀 상관없는 엽기적(獵奇的)인 의미를 가집니다. 상형문자를 보면 어린 아기(𠫓)를 키(其)에 담아 두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즉, 죽은 아이를 버리려고 하는 모습에서, '버리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의학의 발달로 영아사망률이 낮지만 당시에는 많은 아기들이 죽은 데에서 이런 글자가 생겼습니다. 기권(棄權)은 '권리(權)를 버리다(棄)'는 뜻이고, 포기(抛棄)는 '던져(抛) 버리다(棄)'는 뜻입니다.



여자 녀(女)
여자가 다소 곧이 앉아 있는 모습




여자 녀(女)자는 여자가 다소곳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로, 여자와 관련되는 글자에 들어갑니다. 예쁘거나 아리땁다는 뜻의 여자의 이름에 많이 사용되는데, 예쁠 연(娟), 고울 연(姸), 아리따울 아(娥), 아리따운 교(嬌), 미녀 원(媛)자가 그러한 예입니다.

BC 3세기 무렵에 쓰인 《여씨춘추(呂氏春秋)》에는 “태고의 백성은 어미는 알아도 아비는 몰랐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신석기 시대인 앙소(仰韶) 문화의 유적지를 보면 공동분묘가 발견되는데, 여자를 중심으로 묻혀 있습니다. 당시 남자들은 사냥이나 물고기를 잡으러 다닌 반면, 여자들은 농업과 가사를 담당하였고, 따라서 여자들이 한군데 정착하게 되면서 여자를 중심으로 하는 모계 씨족 부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농업에 대한 의존도가 커짐에 따라 신석기 시대 말기부터는 남자들의 노동력이 농업 생산에 투여되기 시작하였고, 이때부터 부계사회가 시작되어, 청동기 시대인 은(殷), 주(周) 시대에 들어오면서 부계사회로 정착됩니다.

- 모계사회와 여자
▶ 성(姓:姓:) : 성씨 성, 여자 녀(女) + [날 생(生)→성]
▶ 시(始:始:) : 처음 시, 여자 녀(女) + [기쁠 이(台)→시]

한자에는 모계사회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성씨 성(姓)자는 여자(女)가 낳은(生) 아이에게 자신의 성(姓)을 따르게 한 모계사회에서 유래하는 글자이고, 뿌리의 모습을 본떠 만든 뿌리 씨(氏)자는 아버지 성을 일컫는 글자로 부계사회에서 유래하는 글자입니다. 지금은 둘을 합쳐서 성씨(姓氏)라고도 합니다.

처음 시(始)자는 여자가 낳은 새 생명이 만물의 시초(始初)나 시작(始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자 녀(女)자가 들어갑니다. 시생대(始生代)는 ‘생명(生)이 처음(始) 태어난 시대(代)’로, 약 46억~25억 년 전의 기간입니다.원생대(原生代)는 ‘단세포 동물과 같은 원시(原) 생물(生)이 살았던 시대(代)’이고, 고생대(古生代)는 ‘삼엽충과 같은 옛(古) 생물(生)이 살았던 시대(代)’이며, 중생대(中生代)는 ‘공룡과 같은 중간(中) 생물(生)이 살았던 시대(代)’이고, 신생대(新生代)는 ‘포유류와 같은 새로운(新) 생물(生)이 살았던 시대(代)’입니다.
- 여자를 지칭하는 글자
▶ 고(姑:姑:) : 시어미 고, 여자 녀(女) + [예 고(古)]
▶ 이(姨:姨:) : 이모 이, 여자 녀(女) + [오랑캐 이(夷)]
▶ 자(姉:姉:) : 맏누이 자, 여자 녀(女) + [나아갈 자(市)]
▶ 매(妹:妹:) : 아랫누이 매, 여자 녀(女) + [아닐 미(未)→매]
▶ 질(姪:侄:) : 조카 질, 여자 녀(女) + [이를 지(至)→질]
▶ 비(妃:妃:) : 왕비 비, 여자 녀(女) + [몸 기(己)→비]
▶ 부(婦:妇:) : 아내/며느리 부, 여자 녀(女) + 빗자루 추(帚)

가족이나 친척의 관계나 호칭을 나타내는 글자에도 모계사회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여자 녀(女)자가 들어가는 글자는 많아도 남자 남(男)자가 들어가는 글자는 없습니다.

시어미 고(姑)자는 '오래된 옛날(古) 여자(女)가 시어머니다'는 뜻입니다. 고(姑)자는 고모(姑母)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고모부(姑母夫)는 고모(姑母)의 남편이고, 고종사촌(姑從四寸)은 고모(姑母)의 아들딸입니다.

이모 이(姨)자는 이모부(姨母夫), 이종(姨從) 등에 사용됩니다. 이모부(姨母夫)는 이모(姨母)의 남편이고, 이종사촌(姨從四寸)은 이모(姨母)의 아들딸입니다.

여형제를 뜻하는 자매(姉妹)는 맏누이 자(姉)자와 아랫누이 매(妹)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자형(姉兄)이나 매형(妹兄)은 손윗누이의 남편이고, 매제(妹弟)는 아랫누이의 남편입니다.

[그림] 가까운 친척의 호칭

조카 질(姪)자는 원래는 '모계사회에서 여자(女)인 언니나 여동생의 아들딸'을 이르는 글자였으나, 지금은 여자나 남자 형제의 아들딸을 이르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숙질(叔姪)은 '아저씨(叔)와 조카(姪)'입니다. 질녀(姪女)는 '여자(女) 조카(姪)'라는 뜻으로, 조카딸을 말합니다. 질부(姪婦)는 '조카(姪)며느리(婦)'라는 뜻으로, 조카의 아내를 말합니다. 질서(姪壻)는 '조카(姪)사위(壻)'라는 뜻으로, 조카딸의 남편을 말합니다.

왕비 비(妃)자는 원래 '남자 앞에 꿇어앉아 있는(己) 여자(女)가 아내이다'는 뜻입니다. 이후 왕의 아내인 왕비(王妃)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대비(大妃)는 왕의 어머니이고, 대왕대비(大王大妃)는 왕의 할머니입니다. 참고로 아버지의 누이는 고모(姑母)이고, 할아버지의 누이는 대고모(大姑母) 또는 왕고모(王姑母)라고 합니다. 따라서 대왕대비(大王大妃)의 대(大)와 왕(王)은 할머니를 가르키는 말입니다.

☞ 빗자루 추(帚)

옛날에는 집안일을 부인(婦人)이 했습니다. 아내 부(婦)자는 '빗자루(帚)를 들고 집안을 청소하는 여자(女)가 아내이다'는 뜻입니다. 간체자인 부(妇)자는 '손(彐)으로 집안일을 하는 여자(女)가 아내이다'는 뜻으로 만들었습니다. 부부(夫婦)는 '남편(夫)과 아내(婦)'이고, 부인(婦人)은 '빗자루(帚)를 들고 시집간 여인(女人)'라는 뜻으로 '결혼한 여자'를 이르고, 부인(夫人)은 '다른 사내(夫)의 사람(人)'이란 뜻으로 '남의 부인'을 이르는 말입니다. TV에서 사극을 보면 '궁녀와 내명부들을 모두 불러 모아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이때 내명부(內命婦)는 '궁중 안(內)에서 왕의 명령(命)을 받는 부인(婦)'이란 뜻으로 조선 시대에 궁중에서 벼슬을 받은 여인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빈(嬪), 귀인(貴人), 상궁(尙宮) 등이 그 예입니다.

- 혼인에 관련되는 글자
▶ 혼(婚:婚:) : 혼인할 혼, 여자 녀(女) + [저물 혼(昏)]
▶ 인(姻:姻:) : 혼인할 인, 여자 녀(女) + [인할 인(因)]
▶ 가(嫁:嫁:) : 시집갈 가, 여자 녀(女) + [집 가(家)]
▶ 처(妻:妻:) : 아내 처, 여자 녀(女) + 열 십(十) + 고슴도치머리 계(彐)
▶ 매(媒:媒:) : 중매 매, 여자 녀(女) + [아무 모(某)→매]

혼인(婚姻)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女)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혼인에 관련되는 글자에 모두 여자 녀(女)자가 들어갑니다.

옛 중국에서는 저녁에 혼인을 하였습니다. 혼인(婚姻)에 들어가는 혼인할 혼(婚)자는 '여자(女)가 해가 저문(昏) 뒤 혼인하다'는 뜻입니다. 또 혼인할 인(姻)자는 '여자(女)와 인연(因緣)을 맺는 것이 혼인이다'는 뜻입니다.

시집갈 가(嫁)자는 '시집은 여자(女)가 살아야 할 집(家)이다'는 뜻입니다. 출가(出嫁)는 '시집(嫁)을 가다(出)',출가(出家)는 '집(家)을 나와(出) 스님이나 수도사가 되다', 가출(家出)은 '가정을 버리고 집(家)을 나가다(出)'는 뜻입니다. 출가외인(出嫁外人)은 '시집(嫁)을 간(出) 딸은 친정 사람이 아니고, 남(外人)이나 마찬가지다'는 뜻입니다.

☞ 아내 처(妻)

아내 처(妻)자는 다른 사람(여종)이 손(彐)으로 여자(女)의 머리(十)를 다듬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처남(妻男)은'아내(妻)의 남자(男) 형제', 처형(妻兄)은 '아내(妻)의 언니(兄)', 처제(妻弟)는 '아내(妻)의 여자 동생(弟)'입니다.

중매 매(媒)자는 '여자(女)를 혼인시키기 위해 모의하는(謨→某) 것이 중매이다'는 뜻입니다. 모의(謀議)는 '일을 계획하고(謀) 의논한다(議)'는 뜻입니다. 매파(媒婆)는 '결혼을 중매(仲媒)하는 노파(老婆)'입니다. 용매(溶媒)는 '잘 녹도록(溶) 중매(媒)하는 물질'입니다. 설탕이 물에 들어가면 녹는데, 이때 물은 용매(溶媒)이고, 설탕은 용질(溶質: 녹는 물질)이라고 합니다.

- 여자와 종
▶ 노(奴:奴:) : 종 노, 여자 녀(女) + 또 우(又)
▶ 타(妥:妥:) : 평온할 타, 여자 녀(女) + 손톱 조(爪)
▶ 비(婢:婢:) : 계집종 비, 여자 녀(女) + [낮을 비(卑)]
▶ 첩(妾:妾:) : 첩 첩, 여자 녀(女) + 매울 신(辛→立)

남자들이 농업 생산을 시작하면서 노동력의 향상으로 잉여생산물이 생기고, 이러한 잉여생산물이 축적되면서 사유재산 제도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사유재산 제도가 정착되면서 전반적인 남자들의 지위는 급격히 상승하게 되었고, 여자는 점차 남자의 사유재산화되어 갔습니다.

노비(奴婢), 노예(奴隸) 등에 사용되는 종 노(奴)자는 '손(又)으로 잡아온 여자(女)가 종이다'는 뜻입니다. 솔거노비(率居奴婢)는 '주인이 거느리며(率) 주인집에서 거주(居)하는 노비(奴婢)'이고, 외거노비(外居奴婢)는 '주인집에 거주하지 않고 바깥(外)에서 거주(居)하는 노비(奴婢)'입니다.

평온할 타(妥)자는 '약한 여자(女)는 남자의 손(爪)안에 있는 것이 평온하다'는 뜻입니다. 손(又)으로 생포한 여자(女)가 종(奴)이라는 종 노(奴)자와 비교되는 글자입니다. 타협(妥協)은 '평온해지도록(妥) 서로 협력하다(協)'는 뜻입니다.

계집종 비(婢)자는 '낮은(卑) 계급의 여자(女)가 여자종이다'는 뜻입니다. 노비종모법(奴婢從母法)은 '노비(奴婢)인 어머니(母)를 따라가는(從) 법(法)'으로, 어머니가 노비면 자식도 노비가 되는 법입니다. 고려 시대에는 부모 중 한 명이라도 노비이면 자식도 노비가 되었으나, 평민과 노비가 결혼하면서 노비의 수가 많아지고 군역 부담자의 수가 줄어들자, 조선 시대에는 노비종모법(奴婢從母法)과 노비종부법(奴婢從父法)을 번갈아 시행했습니다.

첩 첩(妾)자에 들어가는 매울 신(辛→立)자는 죄인이나 노예라는 표시를 위해 얼굴에 문신을 새기던 침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잡혀온 여자의 얼굴에 문신을 새겨 첩으로 삼았습니다.

- 부정적 의미의 녀(女)
▶ 간(姦:奸:) : 간사할 간, 여자 녀(女) X 3
▶ 요(妖:妖:) : 요망할 요, 여자 녀(女) + [일찍죽을 요(夭)]
▶ 망(妄:妄:) : 망령될 망, 여자 녀(女) + [망할 망(亡)]
▶ 방(妨:妨:) : 방해할 방, 여자 녀(女) + [모 방(方)]
▶ 혐(嫌:嫌:) : 싫어할 혐, 여자 녀(女) + [겸할 겸(兼)→혐]

남자의 지위가 올라감에 따라 남자가 중심이 되어 여자를 평가하는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자리를 잡게 되었고, 이러한 영향으로 부정적인 의미의 글자에 계집 녀(女)가 들어가는 글자가 많아졌습니다. 간사할 간(姦), 시기할 질(嫉), 질투할 투(妬), 요망할 요(妖), 방해할 방(妨) 등이 모두 그런 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셋이 모이면 그릇이 깨진다'는 속담이 있는데, 한자에서 여자가 셋이 모이면, 간사할 간(姦)자가 됩니다. 이 글자는 간통(姦通)이나 간음(姦淫)이란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요망할 요(妖)자는 '교태를 부리는 젊은(夭) 여자(女)는 요망하다'는 뜻입니다. 일찍죽을 요(夭)자는 머리를 갸우뚱하게 하고 요염하게 교태를 부리고 있는 젊은 여자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로, 원래 '어리다, 젊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술(妖術)은 '사람의 눈을 어리게 하는 요망한(妖)한 재주(術)'이고, 요괴(妖怪)는 '요망한(妖) 괴물(怪物)'입니다. 요염(妖艶)은 '요망할(妖) 정도로 곱다(艶)'는 뜻으로, 사람을 호릴 만큼 아리따움을 말합니다.

망령될 망(妄)자는 요망(妖妄), 망령(妄靈), 허망(虛妄), 망언(妄言), 망상(妄想) 등에 사용됩니다. 경거망동(輕擧妄動)은 '가볍게(輕) 들고(擧), 망령되게(妄) 움직이다(動)'는 뜻으로 경솔하게 함부로 행동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방해할 방(妨)자는 '남자가 일하는데 여자(女)는 방해(妨害)만 된다'는 뜻입니다. '내 방에서 놀아도 무방하다'의무방(無妨)은 '방해(妨)가 되지 않다(無)'는 뜻입니다.

혐오(嫌惡), 혐의(嫌疑) 등에 들어가는 싫어할 혐(嫌)자는 '여자(女)는 남을 잘 의심하고, 미워하고, 싫어하다'는 세 가지 뜻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혐기성균(嫌氣性菌)은 '공기(氣)를 싫어하는(嫌) 성질(性)의 세균(菌)'으로, 산소가 없는 곳에서 자라는 파상풍균(破傷風菌)이 그러한 예입니다.

- 기타(1)
▶ 호(好:好:) : (여자가) 좋을 호, 여자 녀(女) + 아들 자(子)
▶ 오(娛:娱:) : (여자가 있어) 즐거워할/놀 오, 여자 녀(女) + [나라이름/큰소리칠 오(吳)]
▶ 안(安:安:) : (여자가 있어) 편안할 안, 집 면(宀) + 여자 녀(女)
▶ 연(宴:宴:) : 잔치 연, 집 면(宀) + [편안할/늦을 안(妟)→연]
▶ 묘(妙:妙:) : (여자가) 묘할 묘, 여자 녀(女) + [적을 소(少)→묘]

좋을 호(好)자는 '여자(女)가 아기(子)를 안고 있으니 좋다'는 뜻입니다. 호기성균(好氣性菌)은 '공기(氣)를 좋아하는(嫌) 성질(性)의 세균(菌)'으로, 산소가 있는 곳에서 잘 자라는 세균(細菌)입니다.

오락(娛樂)에 들어가는 즐거워할/놀 오(娛)자는 '여자(女)들이 큰소리(吳)로 즐거워하며 논다'는 뜻입니다. 또 '큰소리(吳)로 즐겁게 노는 자리에는 여자(女)가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오락실(娛樂室)은 '놀고(娛) 즐기는(樂) 집(室)'입니다.

편안할 안(安)자는 '집(宀)에 여자(女)가 있으면 편안(便安)하다' 혹은 '여자(女)가 집(宀)안에 있으면 안전(安全)하다'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안산암(安山岩)은 '안정된(安) 산(山)의 암석(岩)'으로, 단단하고 견디는 힘이 강하여 건축이나 토목에 많이 사용합니다.

잔치 연(宴)자는 '집(宀)에서 잔치를 하다'는 뜻입니다. 편안할/늦을 안(妟)자는 '여자(女)가 해(日)가 중천에 오를 때까지 자고 늦게 일어나니 편하다'는 뜻으로 추측됩니다. 연례악(宴禮樂)은 '잔치(宴)에서 예절(禮)을 갖추기 위해 연주하는 음악(樂)'으로, 조선 시대 궁중의 조회(朝會) 및 연회(宴會) 때 연주되던 음악입니다.

묘할 묘(妙)자는 ‘여자(女)가 작아(少) 젊다’는 뜻입니다. 이후 ‘젊다→아름답다→훌륭하다→오묘(奧妙)하다→미묘(微妙)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묘령의 여인’에서 묘령(妙齡)은 ‘아름다운(妙) 여자의 나이(齡)’라는 뜻으로, 스물 안팎의 꽃다운 나이를 말합니다.
- 기타(2)
▶ 자(姿:姿:) : (여자의) 맵시 자, 여자 녀(女) + [버금 차(次)→자]
▶ 요(要:要:) : 중요할/구할 요, 덮을 아(襾) + 여자 녀(女)
▶ 여(如:如:) : 같을 여, [여자 녀(女)→여] + 입 구(口)
▶ 여(汝:汝:) : 너 여, 물 수(氵) + [여자 녀(女)→여]

자태(姿態), 자세(姿勢)에 들어가는 맵시 자(姿)자는 '여자(女)는 맵시가 있다'는 뜻입니다.

중요할/구할 요(要)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허리에 두 손(臼)을 올리고 있는 여자(女)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글자의 모양이 변하여 지금의 모양이 되었습니다. 원래의 의미는 허리였으나, '허리는 사람 몸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뜻으로 사용되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고기 육(肉/月)자가 추가되어 허리 요(腰)자가 되었습니다. 이후 '중요(重要)하다→(중요한 것을) 원하다→요구(要求)하다→구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훈요십조(訓要十條)는 '훈계(訓)하는 중요한(要) 열(十) 가지 조항(條)'으로, 943년 고려 태조가 그의 후손들에게 남긴 열 가지 유훈(遺訓)입니다.

같을 여(如)자는 원래 '여자(女)가 주인의 말(口)에 따르다, 순종하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같이, 만약'이란 뜻으로 사용됩니다. 일일여삼추(一日如三秋)는 '하루(一日)가 세 번의 가을(三秋: 3년)과 같다(如)'는 뜻이고,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은 '백(百) 번 듣는(聞) 것이 한(一) 번 보는(見) 것만 같지(如) 않다(不)'는 뜻입니다.

너 여(汝)자는 원래 중국 하남성 남부에 있는 강 이름이기 때문에, 물 수(氵)자가 들어갑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2인칭대명사로 사용되었습니다. 오심즉여심(吾心卽汝心)은 '내(吾) 마음(心)이 곧(卽) 네(汝) 마음(心)'이라는 뜻으로, 천도교의 교조 최제우가 한울님과의 대화에서 인간은 근본에서 같다고 한 말입니다.

- 결혼한 여자
▶ 무(毋:毋:) : 말 무, 가슴이 있는 여자 모습
▶ 모(母:母:) : 어머니 모, 가슴이 있는 여자 모습
▶ 매(每:每:) : 매양 매, 머리를 장식한 여자 모습
▶ 독(毒:毒:) : 독 독, 머리를 많이 장식한 여자 모습

☞ 말 무(毋), 어미 모(母)

말 무(毋)자의 갑골문자를 보면, 여자 녀(女)자의 가슴 부분에 젖꼭지를 의미하는 두 점을 찍어 만든 어미 모(母)자와 똑같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후 모양이 변해서 지금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아마도 '아이를 가진 어머니는 함부로 해치거나 범하지 말라'고 해서 '말라'라는 의미가 생긴 듯합니다. 자전에도 어미 모(母)자의 부수는 말 무(毋)자이고, 두 글자의 발음도 비슷합니다. 말 무(毋)자를 부수로 하는 글자는 이외에도 매양 매(每)자와 독 독(毒)자가 있습니다. 모성유전(母性遺傳)은 '어머니(母)의 성질(性)을 따르는 유전(遺傳)'으로, 어머니만 가지고 있는 난(卵)세포의 세포질을 통해 유전물질이 자손에게 전해지는 유전현상입니다. 누에 알의 빛깔이 대표적인 모성유전입니다.

☞ 매양 매(每)

매일(每日), 매월((每月), 매회(每回), 매사(每事) 등에 들어가는 매양 매(每)자는 어미 모(母)자 위에 머리 장식을 추가한 모습으로, 원래는 아이를 낳은 여자를 의미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매양'이라는 의미로 가차되어 사용되었습니다. 아마도 어머니의 사랑이 한결같다고 해서 생긴 것이 아닐까요? 매양 매(每)자에 물 수(氵)자가 붙으면 바다 해(海)자가 됩니다. 바다는 '물(氵)의 어머니(每)와 같다'는 뜻에서 만든 글자입니다.

매(每)자보다 머리의 장식을 더 많이 한 여자의 모습으로 독 독(毒)자가 있습니다. 머리 장식이나 화장을 많이 한 여자는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독(毒)과 같은 여자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옛날에는 화장을 하거나 꾸미는 여자는 정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정말 지독하다'의 지독(至毒)은 '지극히(至) 독(毒)하다'는 뜻입니다.



늙을 로(老/耂)
지팡이를 든 노인의 모습




늙을 로(老)자의 상형문자를 살펴보면 위쪽(耂)은 긴 머리카락을, 아래쪽에 있는 비(匕)자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즉 머리카락이 긴 늙은 노인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 길 장(長)

늙을 로(老)자와 아주 비슷한 상형문자로는 길 장(長)자가 있습니다. 늙을 로(老)자에는 지팡이가 없고, 길 장(長)자는 지팡이가 있을 뿐입니다. '길다'는 의미는 노인의 머리카락이 길기 때문입니다. 조상신을 모시는 중국에서는 부모님이 주신 몸을 훼손할 수 없기에 머리를 깍지 않아 노인이 되면 머리가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노인의 모습에서 '어른, 우두머리'라는 뜻도 생겼습니다. 교장(校長), 회장(會長) 등이 그런한 예입니다. 장로(長老)는 '나이가 많은 늙은(老) 우두머리(長)'라는 뜻으로, 나이가 많고 학문과 덕이 높은 사람을 말합니다. 장로교(長老敎)는 '장로(長老)들이 교회를 운영하는 기독교 교파(敎)'라는 뜻으로, 가톨릭교의 교황권을 부정하고 장로들의 합의로 교회를 운영하는 기독교의 한 교파입니다. 프랑스의 종교개혁가인 칼뱅이 창시하였습니다.

- 로(老/耂)자가 들어가는 글자
▶ 효(孝:孝:) : 효도 효, 늙을 로(耂) + 아들 자(子)
▶ 고(考:考:) : 생각할 고, 늙을 로(耂) + [교묘할 교(丂)→고]
▶ 기(耆:耆:) : 늙을 기, 늙을 로(耂) + [뜻/맛있을 지(旨)→기]
▶ 기(嗜:嗜:) : 즐길 기, 입 구(口) + [늙을 기(耆)]
▶ 자(者:者:) : 사람 자, 늙을 로(耂) + 흰 백(白)
▶ 자(煮:煮:) : 삶을 자, 불 화(灬) + [사람 자(者)]

효자(孝子), 효녀(孝女), 효심(孝心) 등에 들어가는 효도 효(孝)자는 '아들(子)이 늙은(老) 어버이를 업고 있는 모습’으로, ‘효도하다'는 뜻입니다.

고려(考慮), 사고(思考), 고안(考案) 등에 들어가는 생각할 고(考)자는 '노인(耂)은 생각을 교묘하게(丂) 잘한다'는 뜻입니다. 고증학(考證學)은 '증거(證)를 생각하는(考) 학문(學)'이란 뜻으로, 헛된 이론이나 토론에 의하지 않고, 옛 문헌이나 증거 등 사실에 근거를 두고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는 과학적인 학문을 말합니다. 중국 명나라 말기에 일어나 청나라 때에 발전하였습니다.

늙을 기(耆)자는 원래 '늙은 사람(耂)이 맛있는(旨) 음식을 즐기다'는 뜻입니다. 이후 '늙다'는 뜻으로 사용되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입 구(口)자가 추가되어 즐길 기(嗜)자가 되었습니다. 기호식품(嗜好食品)은 '즐기고(嗜) 좋아하는(好) 식품(食品)'이란 뜻으로, 향기나 맛을 즐기기 위한 술, 담배, 차, 커피 등의 식품입니다. 기로(耆老)는 '늙고(婆) 늙다(老)'는 뜻으로, 60세 이상의 노인을 일컫는 말입니다.

☞ 사람 자(者)

사람 자(者)자에는 늙을 로(耂)자가 들어가지만, 늙을 로(耂)자와 상관없이 솥에 콩을 넣고 삶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사람이란 뜻으로 사용되자,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불 화(灬)자가 추가되어 삶을 자(煮)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자두연기(煮豆燃萁)는 '콩깍지(萁)를 태워(燃) 콩(豆)을 삶는다(煮)'는 뜻으로, 형제가 서로 싸우고 시기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삼국지》에 나오는 조조(曹操)의 두 아들의 이야기에서 나온 고사성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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