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부수 풀 초(艸/艹) | 성씨 씨(氏)

    2-13. 식물(2): 풀 초(艸/艹) | 성씨 씨(氏)


풀 초(艸/艹)
풀 두 포기




풀 초(艸/艹)자는 풀 두 포기를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과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고대 중국에서는 버섯, 곰팡이, 세균(菌), 이끼(苔), 해조류(藻) 등의 균조식물(菌藻植物)을 모두 풀로 분류하였습니다. 또 칡, 등(藤)나무, 포도(葡萄)나무와 같은 덩굴식물도 풀로 간주하였습니다. 따라서 풀 초(艸/艹)자는 땅에 뿌리를 박고 수직으로 서 있는 나무를 제외한 모든 식물과 관련되는 글자에 들어갑니다.

풀 초(艹)자의 획수는 4획인데, 글로 쓸 때에는 가로 획을 한 번에 쓰기 때문에 3번에 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4획이지만 중국에서는 3획입니다.

- 풀의 종류
▶ 란(蘭:兰:) : 난초 란, 풀 초(艹) + [난간 란(闌)]
▶ 국(菊:菊:) : 국화 국, 풀 초(艹) + [움켜쥘 국(匊)]
▶ 련(蓮:莲:) : 연꽃 련, 풀 초(艹) + [이을 련(連)]
▶ 하(荷:荷:) : 연꽃 하, 풀 초(艹) + [어찌 하(何)]
▶ 람(藍:蓝:蓝) : 쪽 람, 풀 초(艹) + [볼 감(監)→람]
▶ 다(茶:茶:) : 차 다, 차 차, 풀 초(艹) + [나 여(余)→다, 차]

난초 란(蘭)자는 '잎이 난간(闌)처럼 길게 생긴 풀(艹)이다'는 뜻입니다. 난학(蘭學)은 '화란(蘭)에서 들어온 학문(學)'으로, 화란(和蘭)은 네덜란드(Netherlands)를 한자로 나타낸 말입니다. 네덜란드는 튤립으로 유명한데, 튤립이 난초(蘭草)와 비슷하게 생겨 화란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일본은 에도 시대(江戶時代)에 네덜란드를 통해 서양의 과학 지식이 들어왔는데, 이것을 난학(蘭學)이라 합니다.

국화 국(菊)자에 들어가는 움켜쥘 국(匊)자는 손으로 쌀(米)을 한 움큼 쥐고 있는 모습에서, '움켜지다, 움큼'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국화는, '꽃 모양이 흡사 쌀을 손으로 움켜진(匊) 모습의 풀(艹)이다'는 뜻입니다. 매란국죽(梅蘭菊竹)은 '매화(梅), 난초(蘭), 국화(菊), 대나무(竹)'를 말하는데, 이를 사군자라고 합니다.

[사진] 국화(菊花)

연꽃 련(蓮)자는 '뿌리가 마디로 이어진(連) 풀(艹)이다'는 뜻입니다. 반찬으로 먹는 연근조림의 연근(蓮根)은 '연(蓮)뿌리(根)'라는 뜻이지만, 사실은 연의 줄기입니다. 목련(木蓮)은 '나무(木)에서 피는 연꽃(蓮)'이란 뜻입니다. 목련꽃은 연꽃처럼 크기도 클뿐더러 모양도 비슷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고대소설 《장화홍련전》에 주인공으로 나오는 두 자매 장화(薔花)는 '장미(薔) 꽃(花)', 홍련(紅蓮)은 '붉은(紅) 연꽃(蓮)'이란 의미입니다.

[사진] 마디로 이어진 연근(蓮根)

연꽃 하(荷)자에도 풀 초(艹)자가 들어 있습니다. 나중에 어찌 하(何)자의 본뜻인 '메다, 짊어지다, 짐, 화물(貨物)'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하중(荷重)은 '짐(荷)의 무게(重)'라는 뜻으로, 물체에 작용하는 외부의 힘이나 무게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쪽 람(藍)자에서, 쪽은 남(藍)색 물감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은 '푸른색(靑)은 쪽(藍)에서(於) 나왔다(出)'라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아짐을 일컫는 말입니다. 《순자(荀子)》에 나오는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 즉 '푸른색(靑)은 쪽(藍)에서(於) 나왔으나(出) 쪽(藍)보다(於) 더 푸르다(靑)'에서 유래합니다.

차 다(茶) 혹은 차 차(茶)자는 풀 초(艹)자와 소리를 나타내는 나 여(余)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하지만 '사람(人)이 풀(艹)이나 나무(木)의 잎을 다려 먹는 음료'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녹차(綠茶)는 '푸른(綠) 빛이 그대로 나도록 말린 찻잎이나 그 찻잎으로 만든 차(茶)'이고, 다방(茶房)은 '차(茶)를 팔고 마시는 집(房)'입니다.

- 풀과 관련되는 글자
▶ 초(草:草:) : 풀 초, 풀 초(艹) + [이를/새벽 조(早)→초]
▶ 엽(葉:叶:) : 잎 엽, 풀 초(艹) + [잎 엽(枼)]
▶ 채(菜:菜:) : 나물 채, 풀 초(艹) + [캘 채(采)]
▶ 소(蔬:蔬:) : 나물 소, 풀 초(艹) + [소통할/트일 소(疏)]
▶ 아(芽:芽:) : 싹 아, 풀 초(艹) + [어금니 아(牙)]
▶ 묘(苗:苗:) : 싹 묘, 풀 초(艹) + 밭 전(田)

풀 초(草)자는 '이른 새벽(早)에 태어난 풀(艹)'이란 뜻입니다. 이후 '풀→초서(草書)→초고(草稿)→초고를 쓰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초서(草書)는 '글자의 모양이 풀(草)잎처럼 흘려 쓴 서체(書)'이고, 초고(草稿)는 초벌로 쓴 원고인데, 정자로 쓰지 않고 초서(草書)로 쓴 것 같다고 해서 초고(草稿)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초록색(草綠色)은 '풀(草)과 같이 푸른(綠)색(色)'입니다.

[사진] 초서(草書)로 쓴 글

잎 엽(葉)자에 들어 있는 잎 엽(枼)자는 나무(木) 위에 나뭇잎(世)이 달려 있는 형상입니다. 세상 세(世)자가 여기에서는 나뭇잎의 모양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나중에 풀처럼 생긴 나뭇잎의 뜻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 풀 초(艹)가 추가되어 잎 엽(葉)자가 되었습니다. 엽차(葉茶)는 '잎(葉)을 달이거나 우려낸 차(茶)'입니다.

채소(菜蔬)에 들어 있는 채(菜)자와 소(蔬)자는 모두 나물(사람이 먹을 수 있는 풀)을 의미하는 글자입니다. 야채(野菜)는 '들(野)에서 자라는 채소(菜)'이고, 배추는, '줄기가 흰(白) 채소(菜)'라는 뜻의 백채(白菜)가 변한 말입니다. 김치는, '소금물에 절인(沈) 채소(菜)'라는 뜻의 침채(沈菜)가 변한 말입니다.

싹 아(芽)자는 '어금니(牙)처럼 조그마한 풀(艹)이 싹이다'는 뜻입니다. 맥아당(麥芽糖)은 '보리(麥)의 싹(芽)에서 나오는 당분(糖)'으로, 엿당이라고도 합니다. 두 개의 포도당이 결합되어 이루어진 이당류입니다.

싹 묘(苗)자는 '밭(田)에 나있는 풀(艹)이 싹이다'는 뜻입니다. 청묘법(靑苗法)은 '푸른(靑) 싹(苗)을 담보로 돈을 빌려 주던 법(法)'이란 뜻으로, 중국 북송(北宋) 때 왕안석이 제안했습니다. 농작물의 싹이 나면 이를 담보로 백성에게 돈과 곡식을 싼 이자로 꾸어 주던 제도입니다.

- 풀의 성질
▶ 무(茂:茂:) : (풀이) 무성할 무, 풀 초(艹) + [천간 무(戊)]
▶ 창(蒼:苍:) : (풀이) 푸를 창, 풀 초(艹) + [곳집 창(倉)]
▶ 황(荒:荒:) : (풀이) 거칠 황, 풀 초(艹) + [망할 황(巟)]
▶ 몽(蒙:蒙:) : (풀이) 어릴 몽, 풀 초(艹) + [덮어쓸 몽(冡)]
▶ 박(薄:薄:) : (풀잎이) 얇을 박, 풀 초(艹) + [펼 부(溥)→박]
▶ 락(落:落:) : (풀잎이) 떨어질 락, 풀 초(艹) + [강이름 락(洛)]

무성할 무(茂)자는 '풀(艹)이 무성(茂盛)하다'는 뜻입니다.

창공(蒼空), 창백(蒼白), 창파(蒼波: 푸른 파도)에 사용되는 푸를 창(蒼)자는 '풀(艹)이 푸르다'는 뜻입니다.

황폐(荒廢), 황무지(荒蕪地)자의 거칠 황(荒)자는 '풀(艹)이 없어질(巟) 정도로 땅이 황폐해지다'는 뜻입니다. 이후 '거칠다→폐기하다→흉년(凶年)이 들다→어둡다→허황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파천황(破天荒)은 '하늘(天)의 어둠(荒)을 깨다(破)'는 뜻으로, 이전에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처음으로 해냄을 이르는 말입니다. 황당(荒唐)은 '허황하고(荒) 황당하다(唐)'는 뜻입니다.

어릴 몽(蒙)자는 원래 한약재로 쓰이는 풀(艹)의 일종입니다. 이후 '(풀이) 작다→어리다→어리석다→속이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계몽주의(啓蒙主義)는 '어리석음(蒙)을 일깨우는(啓) 주의(主義)'로, 유럽 중세를 지배해온 기독교와 신앙의 맹신에서 벗어나 인간의 이성의 힘을 빌려 자연과 인간, 사회, 정치를 관찰하고 이해하려는 사상입니다. 중앙아시아에 있는 몽고(蒙古)는 '어리석고(蒙), 새롭지 못한 옛(古) 나라'라는 뜻으로, 원래 이름은 '용감하다'는 뜻의 몽골입니다. 몽고(蒙古)라는 이름은, 중국이 몽골을 북쪽의 오랑캐로 업신여기며 지은 이름입니다.

얇을 박(薄)자는 '풀(艹)잎이 얇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이후 '얇다→적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은 '아름다운(美) 여자(人)는 수명(命)이 적다(薄)'는 뜻입니다. 박리다매(薄利多賣)는 '이익(利)은 적지만(薄), 많이(多) 팔아(賣) 이문을 올리다'는 뜻입니다.

낙엽(落葉), 낙하(落下), 낙제(落第), 하락(下落)에 들어가는 떨어질 락(落)자는 '가을이면 풀잎(艹)이 떨어지다'는 뜻입니다. 낙엽(落葉)은 '떨어지는(落) 잎(葉)'입니다. 낙성대(落星垈)는 '별(星)이 떨어진(落) 터(垈)'라는 뜻으로, 서울대학교 후문 쪽에 있는 고려 시대의 강감찬 장군이 태어난 터입니다. 장군이 태어나던 날 하늘에서 큰 별이 떨어졌다는 전설에 따라 지어진 이름입니다.

- 풀이 세 포기 이상인 글자
▶ 훼(卉:卉:) : 풀 훼, 풀이 세 포기 나 있는 모습
▶ 분(奔:奔:) : 달릴 분, 큰 대(大) + 풀 훼(卉)
▶ 막(莫:莫:) : 없을 막, 풀 초(艹) + 날 일(日) + 풀 초(艹→大)
▶ 장(葬:葬:) : 장사지낼 장, 풀 초(艹) + 죽을 사(死) + 풀 초(艹→廾)

풀 초(艸/艹)자는 풀이 두 포기를 나타내는 글자입니다만, 세 포기 이상이 들어간 글자도 있습니다.
풀 훼(卉)자는 풀(艹)이 세 포기 나온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화훼박람회, 화훼산업 등에 쓰는 화훼(花卉)는 '꽃(花)이 피는 풀(卉)'을 의미합니다.

☞ 달릴 분(奔) ☞ 없을 막(莫) ☞ 장사지낼 장(葬)

달릴 분(奔)자는 풀 밭(卉) 위로 사람(大)이 분주하게 달려가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분주하다'의 분주(奔走)는 '달리고(奔) 달리다(走)'는 뜻입니다. 또 독일 차 벤츠(Benz)는 중국에서 분치(奔馳: 번츠)라고 하는데, 이 또한 '달리고(奔) 달리다(馳)'는 뜻입니다.

없을 막(莫)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날 일(日)자 위와 아래에 풀 초(艹)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즉 '해(日)가 풀(艹)숲 사이로 저물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막무가내(莫無可奈)는 '어찌(奈) 할 수(可) 없고(莫) 없다(無)'는 뜻입니다.

장례(葬禮), 장사(葬事), 화장(火葬) 등에 들어가는 장사지낼 장(葬)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풀(艹)이 무성한 수풀에서 죽은 사람(死)을 장사지내고 있는 모습입니다. 부장품(副葬品)은 '장사 지낼(葬) 때 부수적으로(副) 함께 묻는 물건(品)'입니다.

- 풀로 덮거나 숨김
▶ 개(蓋:盖:盖) : (풀로) 덮을 개, 풀 초(艹) + [갈 거(去)→개] + 그릇 명(皿)
▶ 폐(蔽:蔽:) : (풀로) 덮을 폐, 풀 초(艹) + [해질 폐(敝)]
▶ 장(藏:藏:) : (풀로) 감출 장, 풀 초(艹) + [숨길 장(臧)]

빈 땅이 있으면 금방 풀이 자라 땅을 덮어 가립니다. 따라서 '덮거나 숨기다'는 뜻의 글자에 풀 초(艹)자가 들어갑니다.

덮을 개(蓋)자는 '그릇(皿)의 뚜껑을 덮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에, 풀 초(艹)자를 나중에 추가하였습니다. 발산개세(拔山蓋世)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준말로 '힘(力)은 산(山)을 뽑고(拔) 기개(氣)는 세상(世)을 덮는다(蓋)'는 뜻입니다. 초나라 왕 항우의 빼어난 힘과 기개를 표현한 말입니다.

덮을 폐(蔽)자는 '풀(艹)로 덮어서 숨기다'는 뜻으로, 은폐(隱蔽)나 차폐(遮蔽)에 사용됩니다.

감출 장(藏)자에 들어 있는 숨길 장(臧)자는 창(戈)을 피해 숨어 있는 노예(臣)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숨다'는 뜻을 강조하기 위해 풀 초(艹)자를 추가하여 감출 장(藏)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장정기(藏精器)는 '정자(精)를 저장하는(藏) 기관(器)'이란 뜻으로, 고사리식물이나 이끼식물 등에서 정자(精子)를 만들고 저장(貯藏)하여 두는 기관(器官)입니다.

- 꽃과 관련되는 글자
▶ 화(花:花:) : 꽃 화, 풀 초(艹) + [될 화(化)]
▶ 방(芳:芳:) : 꽃다울 방, 풀 초(艹) + [모 방(方)]
▶ 영(英:英:) : 꽃부리 영, 풀 초(艹) + [가운데 앙(央)→영]
▶ 화(華:华:) : (꽃처럼) 빛날 화, 풀 초(艹) + 화려한 꽃 모습

꽃은 나무에도 피지만 풀에도 피니까, 풀 초(艹)자가 들어갑니다.
될 화(化)자는 바로 서 있는 사람(亻)과 거꾸로 서 있는 사람(匕)을 본떠 만든 상형문자입니다. 여기에서 거꾸로 서 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즉,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이 서로 윤회하여 다른 형태로 변화(變化)한다'는 의미로 만들었습니다. 꽃 화(花)자도 꽃이 씨가 되고, 씨가 자라 풀이 되고, 풀에서 다시 꽃이 생기는 변화의 과정을 거친다는 의미입니다.

꽃다울 방(芳)자는 원래 '향기가 나는 풀(艹)의 이름'입니다. 이후 '향초(香草)→향기(香氣)→(향기가) 나다→꽃답다→아름답다→청춘'이라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방향족화합물(芳香族化合物)은 '꽃다운(芳) 향기(香)가 나는 족속(族)의 화합물(化合物)'로, 분자 속에 벤젠 고리를 가지는 유기화합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향기로운 냄새가 나서 방향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방년(芳年)은 '20세 전후 여자의 꽃다운(芳) 나이(年)'입니다.방명록(芳名錄)은 '꽃다운(芳) 이름(名)을 기록(錄)하는 책'으로, 결혼식이나 장례식과 같이 특별한 자리에 참석한 사람의 이름을 기록하는 책입니다.

꽃부리 영(英)자의 꽃부리는 꽃잎 전체를 이르는 말로, 화관(花冠)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영웅(英雄)이나 영재(英才)처럼 '재주가 뛰어나다'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됩니다. 잉글랜드(England)의 첫 글자를 한자로 음역한 영국(英國)은 '재주가 뛰어난(英) 나라(英)'라는 뜻입니다. 영국은 1840년 아편전쟁으로 청나라를 굴복시키고 홍콩을 차지하였는데, 아마도 영국을 전쟁 재주가 뛰어난 나라로 보았을 겁니다.

빛날 화(華)자는 꽃 모양의 상형문자 위에 풀 초(艹)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꽃이 화려(華麗)하다고 해서 '빛나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화려체(華麗體)는 '빛나고(華) 아름다운(麗) 문체(文體)'입니다. 나도향의 〈그믐달〉,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등이 대표적인 화려체 소설입니다.

- 덩굴 식물
▶ 포(葡:蒲:) : 포도 포, 풀 초(艹) + [길 포(匍)]
▶ 도(萄:萄:) : 포도 도, 풀 초(艹) + [질그릇 도(匋)]
▶ 갈(葛:葛:) : 칡 갈, 풀 초(艹) + [어찌 갈(曷)]
▶ 등(藤:藤:) : 등나무 등, 풀 초(艹) + [밀어올릴 등(朕)] + 물 수(氺)

고대 중국 사람들은 칡, 등나무, 포도나무와 같은 덩굴식물도 풀로 여겼기 때문에, 이런 글자에도 초(艹)자가 들어갑니다.

포도 포(葡)자는 '덩굴처럼 기어가는(匍) 풀(艹)이 포도(葡萄)나무이다'는 뜻입니다.

포도 도(萄)자는 '포도 알이 질그릇(匋)처럼 둥글고 껍질에 윤이 난다'는 뜻입니다. 포도당(葡萄糖)은 '포도(葡萄) 속의 당분(糖)'으로, 우리 몸의 뇌나 근육에 있는 세포로 가서 분해되어 에너지로 변합니다. 병원에 가보면 음식을 먹지 못하는 환자들이 링거 주사를 맞고 있는데, 이때 맞는 주사가 포도당액입니다.

칡 갈(葛)자의 칡은 다년생 덩굴식물로서 겨울에도 얼어 죽지 않고 대부분의 줄기가 살아남습니다. 줄기는 매년 굵어지기 때문에 나무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풀로 여겼습니다. 갈근(葛根)은 '칡(葛) 뿌리(根)'로, 해열제 등의 약재로 씁니다. 갈분(葛粉)은 '칡(葛) 뿌리에서 나온 녹말가루(粉)'로, 국수나 냉면의 원료로 사용합니다.

등나무 등(藤)자는 '밀어 올려(朕) 솟구치는 물(氺)처럼 여러 갈래로 위를 향해 자라나는 풀(艹)이 등나무이다'는 뜻입니다. 갈등(葛藤)은 '칡(葛)과 등나무(藤)'라는 뜻으로, 칡과 등나무가 서로 얽히는 것과 같이,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를 말합니다.

- 균조식물
▶ 균(菌:菌:) : 버섯 균, 풀 초(艹) + 둘러싸일 위(囗) + 벼 화(禾)
▶ 조(藻:藻:) : 바닷말 조, 풀 초(艹) + 물 수(氵) + [새떼로울 조(喿)]

균조식물(菌藻植物)은 꽃이 피지 않는 식물로, 균류(菌類)와 조류(藻類)를 함께 이르는 말입니다.

이중 균류(菌類)는 버섯이나 곰팡이처럼 광합성을 하지 않고 사는 식물입니다. 버섯이나 곰팡이를 뜻하는 균(菌)자는 '벼(禾)를 밀폐된 창고(囗)에 넣어두면 풀(艹)의 일종인 곰팡이나 버섯(菌)이 생기다'는 뜻입니다. 옛 중국 사람들은 버섯이나 곰팡이를 풀로 여겼습니다. 포도상구균(葡萄狀球菌)은 '포도(葡萄)송이 모양(狀)을 한, 공(球)처럼 둥근 균(菌)'이란 뜻으로, 종기에 고름이 생기게 하는 병원균(病原菌)입니다.

[사진] 포도송이 모양의 포도상구균(葡萄狀球菌)

조류(藻類) 혹은 해조류(海藻類)는 미역, 김, 다시마와 같이 물속에 살면서 엽록소로 동화 작용을 하는 하등 식물로, 뿌리, 줄기, 잎이 구별되지 않고 포자에 의하여 번식하며 꽃이 피지 않습니다. 바닷말 조(藻)자는 '물(氵)속에서 자라는 풀(艹)'이란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 새로운 뜻이 파생된 글자
▶ 고(苦:苦:) : 괴로울 고, 풀 초(艹) + [예 고(古)]
▶ 예(藝:艺:芸) : 재주 예, 풀 초(艹) + [심을 예(埶)] + 이를 운(云)
▶ 천(薦:荐:) : 천거할 천, 풀 초(艹) + [해태 치(廌)→천]
▶ 소(蘇:苏:) : 되살아날/차조기 소, 풀 초(艹) + 물고기 어(魚) + 벼 화(禾)
▶ 장(莊:庄:荘) : 장엄할 장, 풀 초(艹) + [씩씩할 장(壯)]
▶ 저(著:著:) : 나타날 저, 붙을 착, 풀 초(艹) + [사람 자(者)→저]

고통(苦痛), 고민(苦悶)에 들어가는 쓸 고(苦)자는 원래 풀의 일종인 씀바귀를 의미하는 글자였습니다. 씀바귀는 맛이 써, 쓴나물이라고도 합니다. 이후 '씀바귀→쓰다→괴롭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는 '쓴(苦)맛이 다하면(盡) 단(甘)맛이 온다(來)'는 뜻으로, '고통 뒤에 낙이 온다'는 의미입니다.

재주 예(藝)자에 들어가는 심을 예(埶)자는 땅(土) 위에 나무(圥)를 심는 사람(丸)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풀도 심는다는 의미에서 풀 초(艹)자가 추가되고, 꿇어앉아 있는 사람의 다리가 운(云)자로 변했습니다. '나무나 풀을 심어 키우는 사람이 재주가 있다'는 의미로 재주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천거할 천(薦)자는 원래 '상스러운 해태(廌)에게 풀(艹)을 드리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해태에게 풀을 올리듯이, 높은 사람에게 인재를 소개하여 쓰게 하는 천거(薦擧)라는 의미가 추가 되었습니다. 해태(獬豸)는 옳고 그름을 판단하여 안다는 전설적인 짐승으로, 사슴처럼 길한 짐승으로 여겨져 궁궐에 석상을 만들어 세웠으며, 우리에게는 해태제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 해태제과의 상표에 들어있는 해태(獬豸)

되살아날 소(蘇)자는 원래 '차조기'라는 풀을 의미하는 글자입니다. 차조기는 생선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 해독제나 약용으로 사용되는 풀입니다. 따라서 되살아날 소(蘇)자는 '생선(魚)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 차조기 풀(艹)을 먹고 병을 치료하고, 쌀밥(禾)을 먹고 기운을 차려 회복하다'는 뜻에서, '되살아나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소생(蘇生)은 다시 되살아(蘇)난다(生)'는 뜻입니다.

장엄(莊嚴), 장중(莊重)에 들어 있는 장엄할 장(莊)자는 '풀(艹)이 씩씩하게(壯) 자라 무성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무성하다→씩씩하다→장중하다'는 뜻도 생겼습니다.

나타날 저(著)자는 원래 '사람(者)이 풀(艹)로 만든 옷을 입다'는 뜻입니다. 이후 '입다→(옷이 몸에 착 달라) 붙다→(옷을) 짓다→(옷을 입어 눈에 잘 띄어) 나타나다'는 뜻도 생겼습니다. 붙을 착(著)자는 모양이 조금 변해 붙을/입을 착(着)자로도 씁니다. 교착어(膠着語)는 '(글자에 조사나 어미를) 아교(膠)로 붙인(着) 말(語)'이란 뜻으로, 한글처럼 글자의 문법적인 기능을 나타내기 위해 조사나 어미가 붙는 언어입니다. 한자와 같이 조사나 어미가 없는 글자를 고립어(孤立語)라 합니다. 착복(着服)은 '옷(服)을 입다(着)'는 뜻인 동시에, '남의 금품(金品)을 부당하게 자기 것으로 한다'는 뜻도 있습니다. 저서(著書)는 '지은(著) 책(書)'이고, 저작권(著作權)은 '짓고(著) 만든(作) 작품에 대한 권리(權)'입니다.

- 기타
▶ 약(藥:药:薬) : (풀로 만든) 약 약, 풀 초(艹) + [즐거울 락(樂)→약]
▶ 축(蓄:蓄:) : (풀을) 쌓을 축, 풀 초(艹) + [가축 축(畜)]
▶ 증(蒸:蒸:) : (풀을) 찔 증, 풀 초(艹) + [김오를 증(烝)→증]

한약방에 가보면 수많은 약재들이 있는데, 웅담이나 녹용과 같이 동물에서 나온 약제도 있지만, 대부분이 풀로 만든 약재입니다. 약 약(藥)자는 '풀(艹)로 만든 약을 지어먹어 병이 나으면 즐겁다(樂)'는 뜻에서 즐거울 락(樂)자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약지을 제(劑)자를 보면 칼 도(刂)자가 들어가는데, '풀을 작두칼(刂)로 잘라 약을 짓다'는 뜻입니다.

쌓을 축(蓄)자에 들어가는 가축 축(畜)자는 소의 식도(玄)와 소의 위(田)를 본떠 만든 글자로, 검을 현(玄)이나 밭 전(田)과는 상관없습니다. '식도(玄)를 통해 위(田)에 먹은 풀이 쌓인다'고 해서, '쌓이다, 모이다'는 뜻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가축(家畜)이란 뜻으로 사용되면서,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풀 초(艹)자가 추가되어, 가축에게 먹일 풀을 쌓을 축(蓄)자가 되었습니다. 저축(貯蓄), 축적(蓄積) 등에 사용됩니다.

증기(蒸氣), 증발(蒸發) 등에 들어 있는 찔 증(蒸)자는 김이 올라오는 곳(烝)에 풀(艹)을 올려놓고 찌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김오를 증(烝)자는 불(灬) 위에 놓인 그릇(U→一) 안에 담긴 물(水)을 끓이는 모습입니다.증산작용(蒸散作用)은 '물을 증발(蒸)시켜 흩어지게(散) 하는 작용(作用)'으로, 식물체 안의 수분이 수증기가 되어 공기 중으로 나오는 작용입니다.

- 풀과 관련 없는 글자
▶ 약(若:若:) : 같을 약, 머리 손질하는 여자 모습
▶ 만(萬:万:万) : 일만 만, 전갈 모습
▶ 구(苟:苟:) : 진실로 구, 풀 초(艹) + [글귀 구(句)]

글자에 풀 초(艹)자가 들어가고, 부수가 풀 초(艹)자임에도 불구하고, 풀과 전혀 상관없는 글자가 있습니다.

☞ 같은 약(若)

같은 약(若)자는 여자(女)가 두 손으로 머리카락을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마도 머리를 손질하는 모습 같습니다. '같다'는 의미가 어떻게 나왔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명약관화(明若觀火)는 '불(火)을 보는(觀) 것 같이(若) 밝다(明)'는 뜻으로, 불을 보듯이 명백함을 일컫는 말입니다.

☞ 일만 만(萬)

일만 만(萬)자는 전갈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글자를 풀어보면 전갈의 머리(艹), 몸통(田), 뒷다리(冂), 꼬리(厶)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 10,000을 일컫는 말과 소리가 같아서 일만이란 뜻이 가차되었습니다. 이후 '일만→많은→매우 (많은)'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만국기(萬國旗)는 '많은(萬) 나라(國)의 깃발(旗)'이고, 만약(萬若)과 만일(萬一)은 '만(萬)에 하나(一)라도 같다면(若)'이라는 뜻입니다.

☞ 진실로 구(苟)

진실로 구(苟)자는 공손하게 서 있는 사람의 모습으로 추측되는 글자입니다. '진실로'라는 뜻이 생긴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성씨 씨(氏)
나무의 뿌리




성씨 씨(氏)자는 여러 갈래로 갈라진 나무의 뿌리를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뿌리라는 뜻에서 성(姓)이란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성(姓)을 부를 때 김씨(金氏), 이씨(李氏)처럼 씨(氏)를 붙이는데, 성(姓=女+生)은 원래 모계사회에서 어머니의 성을 일컫는 글자이고, 씨(氏)는 부계사회로 옮아오면서 아버지 성을 일컫는 글자입니다. 지금은 둘을 합쳐서 성씨(姓氏)라고 합니다.

- 씨(氏)자가 들어가는 글자
▶ 혼(昏:昏:) : 저물 혼, 날 일(日) + 성씨 씨(氏)
▶ 혼(婚:婚:) : 혼인할 혼, 여자 녀(女) + [저물 혼(昏)]
▶ 파(派:派:) : 물갈래 파, 물 수(氵) + [물갈래 파(𠂢)]
▶ 맥(脈:脈:脉) : 맥 맥, 고기 육(肉/月) + [물갈래 파(𠂢)]
▶ 저(氐:氐:) : 밑 저, 성씨 씨(氏) + 한 일(一)
▶ 저(底:底:) : 밑 저, 집 엄(广) + [밑 저(氐)]
▶ 저(低:低:) : 낮을 저, 사람 인(亻) + [밑 저(氐)]
▶ 지(紙:纸:) : 종이 지, 실 사(糸) + [성씨 씨(氏)→지]

저물 혼(昏)자는 '해(日)가 나무뿌리(氏)처럼 땅속으로 들어가, 날이 저물다'는 뜻입니다. 또 옛 중국에서는 결혼(結婚)을 어두운 저녁에 했기 때문에 혼인할 혼(婚)자에도 저물 혼(昏)자가 들어갑니다.

물갈래 파(派)자의 오른쪽에 있는 글자는 나무의 뿌리처럼 강물이나 냇물이 갈라지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물 수(氵)자가 더해져 물갈래 파(派)자가 되었습니다. 주전파(主戰派)는 '전쟁(戰)을 주장(主)하는 파(派)'이고, 주화파(主和派)는 '화해(和)를 주장(主)하는 파(派)'입니다.

물 수(氵)자 대신 고기 육(肉/月)자를 대입하면, 맥 맥(脈)자가 됩니다. 맥 맥(脈)자는 원래 물갈래처럼 갈라져 있는 혈관을 의미하는 글자입니다. 이후 '혈관(血管)→맥박(脈搏)→기운이나 힘'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맥(脈)이 없다’ 혹은 ‘맥(脈)이 풀리다’의 맥(脈)은 ‘기운이나 힘’을 말합니다. 맥박(脈搏)은 ‘혈관(脈)을 두드리다(搏)’는 뜻으로, 심장의 박동으로 생기는 주기적인 파동입니다. 동맥(動脈)은 '움직이는(動) 혈관(脈)'이고, 정맥(靜脈)은 '고요한(靜) 혈관(脈)'입니다. 혈관이 터지면, 정맥은 저절로 멈추지만, 동맥은 멈추지 않고 피가 계속 흘러 나와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 동맥은 피부속 깊숙이 숨어 있어 혈관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없습니다. 피부에 가장 가까운 동맥은 손목 부위의 맥박을 재는 곳에 있습니다.

밑 저(氐)자는 뿌리(氏) 아래에 줄(一)을 그어 '밑, 낮다'는 뜻을 나타내는 지사문자입니다. 밑 저(氐)자에 집 엄(广)자가 추가되면 '집(广)의 밑(氐)이나 바닥'이란 뜻의 밑 저(底)자가 되고,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면 '사람(亻)의 신분이 낮다(氐)'는 뜻의 낮을 저(低)자가 됩니다. 저인망어선의 저인망(底引網)은 '바다의 밑바닥(底)으로 끄는(引) 그물(網)'이고, 저기압(低氣壓)은 '기압(氣壓)이 낮다(低)'는 뜻입니다.

후한의 채륜(蔡倫)이 오늘날과 같이 나무로 만든 종이를 발명하기 전에는 실로 짠 천을 종이처럼 사용하였기 때문에, 종이 지(紙)자에는 실 사(糸)자가 들어갑니다. 뿌리 씨(氏)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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