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일 화요일

한자 부수 새 (鳥,隹,羽)

    2-2-8. 새 (鳥,隹,羽)
새는 오래전부터 사냥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일반 짐승에 비해 사냥하기가 어려울 뿐 더러 고기의 양도 적기 때문에 많이 잡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냥의 방법으로는 그물을 사용하거나, 활을 사용하였다. 떠날 리(離)자나 날짐승 금(禽)자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떠날 리(离)자가 새를 잡기 위한 그물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이다. 사로잡을 금(擒)자에는 손 수(扌)자와 그물의 모습(离)이 들어 있는데, 활이나 칼을 사용하지 않고 손(扌)이나 그물(离)을 사용하면 산채로 사로잡을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활을 사용하여 사냥하는 경우에는 화살에 줄을 매어 쏘기도하였다. 빗나간 화살을 다시 수거하기 쉽도록 줄을 매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화살을 주살이라고 부르는데, 주살 익(弋)자는 바로 그러한 화살의 모습이다.

조류 중에서 집에서 기르는 닭은 원래 동남아 지역의 야생닭이 중국으로 들어와 BC400년 경인 전국시대부터 집에서 기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은나라의 갑골문자에는 닭을 나타내는 글자는 보이지 않는다.

새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상형문자는 새 조(鳥), 새 추(隹), 제비 연(燕)자가 있다. 이중 새 조(鳥)자와 새 추(隹)자만 부수이다. 

제비 연(燕)자는 양날개를 활짝 펴고 있는 제비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글자 맨 위에 머리, 중앙(口)에 몸통, 양쪽(北)으로 날개, 맨 아래(灬)에 꼬리가 있는 모습이다.

[왼쪽 그림] 제비 연(燕)자의 상형문자

닭 유(酉)자는 닭의 모양을 본 따 만든 글자가 아니라 술이 담긴 병의 모양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따라서 닭 유(酉)자는 여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오른쪽 그림] 닭 유(酉)자의 상형문자

새를 나타내는 글자로는 새 조(鳥)자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른 글자 내에서의 사용 빈도를 보면 새 추(隹)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 새 조(鳥) - 새의 모습

새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로, 윗부분이 부리이고, 아래의 4점이 꼬리 깃털이다. 주로 새의 이름을 지칭하는 글자에 들어간다.

까마귀 오(烏)자는 새 조(鳥)자에서 글자 중간에 있는 눈동자의 형상(-)을 뺀 모습이다. 즉 까마귀는 검은 눈동자가 구분이 되지 않아 흡사 눈이 없는 새처럼 보인다고 해서 만들어 진 글자이다. 부수는 새 조(鳥)가 아니라 불 화(火)자 임에 유의하자.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오비이락(烏飛梨落)"이다.

어찌 언(焉)자는 새 조(鳥)의 변형자에 바를 정(正)자가 합쳐진 글자로, 원래 새의 종류를 가리키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어찌"라는 의문사로 가차되었다.
대붕 붕(鵬)자의 대붕(大鵬)은 장자(莊子)의 소요유편(逍遙遊篇)에 나오는 큰 새로, 날개는 하늘에 드리운 구름과 같고 한번에 구만 리를 날아간다고 한다.

새 이름 외에도 새 조(鳥)자가 들어가는 글자로는 울 명(鳴)자가 있다. 울 명(鳴)자는 새(鳥)가 입(口)으로 지저귀며 운다는 의미이다. 계명구도(鷄鳴狗盜)는 닭울음 소리로 사람을 속이고 개처럼 잠입하여 물건을 훔치는 따위의 하찮은 일밖에 못하는 천한 사람을 일컬는다. 사마천의 사기(史記) 맹상군전에서 중국 춘추 시대에 맹상군(孟嘗君)의 식객(食客)들이 닭 울음소리와 좀도둑질로 맹상군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섬 도(島)자는 뫼 산(山)자와 [새 조(鳥)→도]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로, 새(鳥)가 날아서 갈 수 있는 바다 위의 산(山)이 섬(島)이라는 의미이다. 새 조(鳥)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 鵬 : 대붕 붕, 새 조(鳥) + [친구 붕(朋)] / 붕정만리(鵬程萬里)
▶ 鷄 : 닭 계, 새 조(鳥) + [어찌 해(奚)→계] / 양계(養鷄)
▶ 鶴 : 학 학, 새 조(鳥) + [새 높이 나를 확(隺)→학] / 군계일학(群鷄一鶴), 학수고대(鶴首苦待)
▶ 鳳 : 봉황새 봉, 새 조(鳥) + [무릇 범(凡)→봉] / 봉황(鳳凰)
▶ 鴻 : 기러기 홍, 새 조(鳥) + [큰 내 강(江)→홍] / 홍곡(鴻鵠)
▶ 鳩 : 비둘기 구, 새 조(鳥) + [아홉 구(九)] / 구수회담(鳩首會談)
▶ 鴨 : 오리 압, 새 조(鳥) + [갑옷 갑(甲)→압] / 압구정동(鴨鷗亭洞)
▶ 鴛 : 원앙 수컷 원, 새 조(鳥) + [누워딩굴 원(夗)] / 원앙(鴛鴦)
▶ 鴦 : 원앙 암컷 앙, 새 조(鳥) + [가운데 앙(央)] / 원앙(鴛鴦)


■ 새 추(隹) - 또 다른 새

새의 모습을 본따 만든 새 추(隹)자는 새 조(鳥)자와 마찬가지로 새를 나타낸다. 자전에서는 꼬리 긴 새 조(鳥), 꼬리 짧은 새 추(隹)자로 구분하나 실제 사용되는 글자를 보면 꼬리 길이와 상관 없다. 참새 작(雀), 꿩 치(雉), 황새 관(雚) 등이 새 조(鳥) 대신에 새 추(隹)가 사용된 예이다. 주로 새의 이름에만 사용되는 새 조(鳥)자와는 달리, 새 추(隹)자는 다음과 같이 훨씬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황새 관(雚)자는 새(隹) 머리 부분에 두리번 거리는 두 눈(口口)과 머리 위의 깃털 모습(艹)을 가진 황새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이 글자는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볼 관(觀)[관광(觀光)], 기뻐할 환(歡)[환호(歡呼)], 권할 권(勸)[권고(勸告)], 권세 권(權)[권세(權勢)]자와 같이 다른 글자 내에서 소리로 사용된다.

참새 작(雀)자는, 작은(小) 새(隹)가 참새(雀)라는 의미이다. 연작(燕雀)이란 제비와 참새라는 뜻으로 옹졸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뻐꾸기 고(雇) 혹은 품팔 고(雇)자는 새 추(隹)자에 [지게 호(戶)→고]자와 합쳐진 글자이다. 봄철에 뻐꾸기가 울면 농사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품을 판다는 의미가 생기기도 하였다. 해고(解雇)는 고용(雇用)한 사람을 내보낸다는 의미입니다.

새 한마리 척(隻)자는 손(又) 위에 새(隹)가 한 마리 있는 모습으로, 배 한 척(隻), 두 척(隻)과 같이 헤아리는 단위로 쓰인다. 새 두마리 쌍(雙)자는 손(又) 위에 새가 두 마리 있는 모습으로, 암수 한 쌍(雙), 두 쌍(雙)과 같이 헤아리는 단위로 쓰인다. 모일 집(集)자는 새(隹)가 나무(木) 위에 여러 마리 앉아 있는 모습이다. 원래 모일 집(集)자에는 나무 목(木)자 위에 새 추(隹)자가 3개나 있었다.[집합(集合)]

나아갈 진(進)자는, 새(隹)는 앞으로만 걸어 갈(辶) 수 있다는 데에서 유래한 글자이다. 새는 뒤로 걸어 갈 수 없을 뿐더러, 뒤로 날아갈 수도 없다. 진퇴양난(進退兩難)은 "앞으로가거나 뒤로가는 것이 모두 어렵다"는 뜻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을 일컫는다.

두려워할 구(懼)자는 두 눈(目目)을 크게 뜨고 있는 작은 새(隹)의 마음(忄)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공구(恐懼)는 매우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떨칠 분(奮) 혹은 휘두를 분(奮)자에서 맨위에 있는 큰 대(大)자는 새가 날개를 벌린 모습이다. 밭(田)에서 새(隹)가 날개를 휘두르며(大) 위로 날아 올라 가려고 분발(奮發)하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큰 대(大)자와 새(隹)자가 합쳐지면 날개 휘두를 분(大+隹)자가 된다. 반면 빼앗을 탈(奪)자는 날개 휘두르며(大) 있는 새(隹)를 손(寸)으로 잡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강탈(强奪)은 강제로 빼앗는다는 의미이다.

얻을 획(獲)자는 풀(艹) 속의 새(隹)를 손(又)으로 포획(捕獲)한다라는 의미의 글자였으나, 나중에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짐승을 의미하는 개 견(犭)자가 추가되었다. 개 견(犭)자 대신 벼 화(禾)자가 붙으면 벼를 벨 확(穫)자가 된다. 즉 벼(禾)를 베어 수확(收穫)한다는 의미이다.

섞일 잡(雜)자는 옷 의(衣→卒)의 변형자와 모일 집(集→木隹)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로서, 여러가지 옷이 모여 섞여 있다는 의미이다.[잡초(雜草)]

떠날 리(離)자는 새 추(隹)자와 [떠날 리(离)]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떠날 리(离)자는 원래 새를 잡는 그물의 모습으로, 원래는 "잡는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물에 걸린 새가 "도망간다", "떠난다"에서 "떠난다"는 의미가 생긴 것 같다. 이별(離別)은 헤어짐을 뜻한다.

아담할 아(雅)자는 새 추(隹)자와 [어금니 아(牙)]자가 합쳐진 글자로, 새가 아담(雅淡)하니까 생긴 글자이다. 새 추(隹)자 대신 풀 초(艹)자를 붙이면 싹 아(芽)자가 된다. 발아(發芽)는 씨앗에서 싹이 나온다는 의미이다.

새 높이 나를 확(隺)자는 독자적으로 잘 사용되지 않고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새 조(鳥)자를 붙이면 학 학(鶴)자가 되고, 돌 석(石)자를 붙이면 굳을 확(確)자가 된다. 확실(確實)은 틀림없다는 뜻이다.

구울 초(焦) 혹은 태울 초(焦)자는 불 화(灬)자에 [새 추(隹)→초]자가 합쳐진 글자로 새(隹)를 불(灬)로 굽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굽는 동안 혹시 새가 다 타지나 않을까 초조(焦燥)해 한다고 해서 "초조하다"라는 의미도 생겼다. 초점(焦點)은, 반사경이나 렌즈에 평행으로 들어와 반사, 굴절한 광선이 모이는 점(點)이 탄다(焦)고해서 초점(焦點)이라 부른다.

새 추(隹)자는 소리로도 많이 사용된다. 밀 추(推), 송곳 추(錐), 구울 초(焦), 높을 최(崔), 어릴 치(稚), 물을 수(誰), 비록 수(雖), 실 유(維), 생각할 유(惟), 대답할 유(唯), 가질 휴(携) 등이 그런 예이다.

▶ 雇 : 뻐꾸기 고, 품팔 고, 새 추(隹) + [지게 호(戶)→고] / 고용(雇用), 해고(解雇)
▶ 離 : (새가) 떠날 리, 새 추(隹) + [떠날 리(离)] / 이별(離別)
▶ 雌 : (새의) 암컷 자, 새 추(隹) + [이를 차(此)→자] / 자웅(雌雄)
▶ 雄 : (새의) 숫컷 웅, 새 추(隹) + [팔꿈치 굉()→웅] / 영웅(英雄)
▶ 雅 : (새가) 아담할 아, 새 추(隹) + [어금니 아(牙)] / 아담(雅淡)


■ 깃 우(羽) - 새의 깃털의 모양

깃 우(羽)자는 새의 깃털의 모양이라는 이야기와 새의 양 날개를 편 모습이라는 두 가지 설이 있다. 날개가 깃털로 되어 있으니 무엇이 되든 상관없다. 깃 우(羽)자는 날아가거나, 깃털이라는 의미가 있는 글자에 사용된다. 새의 양 날개를 편 모습으로는 아닐 비(非)자도 있다.

아닐 비(非)자는 좌우 양쪽으로 펼쳐친 새의 날개를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좌우 양 날개가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해 있다고 해서 아니다라는 뜻이 부여되었다. 비(非)자는 부수이기는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날개 익(翼)자는 날개가 깃털로 되어 있으니까, 깃 우(羽)자가 들어간다. 다를 이(異)자가 소리로 사용되었다. 우익(右翼)과 좌익(左翼)이란 말의 원래 의미는 오른쪽 날개(right wing)과 왼쪽 날개(left wing)이란 뜻이다.

빙빙 날 상(翔)자는 뜻을 나타내는 깃 우(羽)자와 [양 양(羊)→상]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깃털이 빙빙 날아다니까, 깃털 우(羽)자가 들어간다.[비상(飛翔)]

새의 목에 난 털 옹(翁)자도 깃 우(羽)자에 [공변될 공(公)→옹]자가 합쳐진 글자로서 늙은이 옹(翁)자로도 사용된다. 늙은 사람들의 수염이 목에 털이 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새옹지마(塞翁之馬)]

부채 선(扇)자는 깃 우(羽)자와 지게 호(戶)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지게는 외짝문을 일컫는 순수한 우리말인데, 날개 깃털(羽)들을 문짝(戶)처럼 넓게 펼쳐 만든 것이 부채이고, 새 날개(羽)와 문짝(戶)은 부채(扇)처럼 앞뒤로 움직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람을 일어키는 선풍기(扇風機)나, 감정을 일어키는 선정적(煽情的)에서 보듯 무언가를 일어킨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익힐 습(習)자는 태어나서 날지 못하는 새가, 여러 날 동안 날개(羽)를 퍼덕여 나는 법을 익히고, 아기가 말(白)을 여러 번 반복하여 익힌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흰 백(白)자로 알려진 백(白)자는 "사실대로 말한다"는 의미의 고백(告白)이나, "혼자서 말한다"는 의미의 독백(獨白)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하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다음날 익(翌)자는 아침이면 새들이 깃털(羽)을 세우고(立) 난다고 해서 다음날(翌)이란 뜻이 생겼다. 다음날을 익일(翌日)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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