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7일 일요일

한자 소리 글자 거 견 겸 경 계

단어명    거(去)
갈 거
갈 거(去)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큰 사람(大)의 다리 사이에 입 구(口)자가 그려져 있습니다. 입 구(口)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직도 논란이 많은데, 입 구(口)자가 구멍이나 들락날락하는 출입구(出入口)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아마도 사람의 항문을 표시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갈 거(去)자는 원래 '버리다'는 뜻을 가졌느데, 아마도 '항문을 통해 배설물을 버리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로 추측됩니다. 이후, '버리다→내쫓다→물리치다→피하다→가다→과거(過去)'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은 '일곱(七) 가지 내쫓을(去) 나쁜(惡) 허물'이란 뜻으로, 지난날 유교 도덕에서 아내를 내쫓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던 일곱 가지 허물을 말합니다. 칠거지악은 ① 시부모에게 순종하지 않으면 내쫓고(不順舅姑去), ② 아들이 없으면 내쫓고(無子去), ③ 음탕하면 내쫓고(淫去), ④ 질투하면 내쫓고(妬去), ⑤ 나쁜 병이 있으면 내쫓고(有惡疾去), ⑥ 말이 많으면 내쫓으며(口多言去), ⑦ 도둑질을 하면 내쫓는다(竊盜去) 등이 있습니다.


■ 겁으로 소리나는 경우 

▶ [1/2] 劫 위협할 겁 [중]劫 [jié] 
힘 력(力) + [갈 거(去)→겁]
▶ [1/1] 怯 겁낼 겁 [중]怯 [qiè] 
마음 심(心/忄) + [갈 거(去)→겁]

위협할 겁(劫)자는 '힘(力)으로 위협하여 물러가게(去) 하다'는 뜻입니다. 겁탈(劫奪)은 '위협하거나(劫) 폭력을 써서 빼앗다(奪)'는 뜻입니다.
불교에서 겁(劫)은 하늘과 땅이 한 번 개벽한 때에서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의 무한히 긴 시간을 말합니다.

'겁쟁이' 혹은 '겁이 많다'에서 겁(怯)은 무서워하는 마음을 말하는데, 겁낼 겁(怯)자는 '무서워 뒤로 물러가는(去) 사람의 마음(心/忄)'을 뜻합니다. 비겁(卑怯)은 '비열(卑劣)하고 겁(怯)이 많다'는 뜻입니다. ‘놀라서 식겁했다’의 식겁(食怯)은 ‘겁(怯)을 먹다(食)’는 뜻입니다.

■ 법으로 소리나는 경우 

▶ [5/4] 法 법 법 [중]法 [fǎ] 
물 수(氵) + [갈 거(去)→겁→법]

법 법(法)자는 '법은 물(氵) 흘러가듯이(去)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법치국가(法治國家)는 '법(法)에 따라 다스리는(治) 국가(國家)'입니다. 법인(法人)은 '법(法)에 의하여 사람(人)과 동일한 권리나 자격을 가진 단체나 재산'입니다. 예를 들어, 누가 학교의 유리창을 깨면 학교는 유리창을 깬 사람을 상대로 소송이 가능한데, 이 경우 학교는 법인이 되어 사람과 똑같은 법적 권리와 자격을 갖습니다. 회사, 학교, 비영리 단체 등은 대부분 법인입니다. 법인에 대하여 일반적인 사람을 자연인(自然人)이라고 합니다.

■ 각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却 물리칠 각 [중]却 [què] 
병부 절(卩) + [갈 거(去)→각]
▶ [3/3] 脚 다리 각 [중]脚 [jiǎo] 
고기 육(肉/月) + [물리칠 각(却)]

옛날에 높은 사람 앞에서 물러날 때에는 등을 보이지 않고, 항상 뒷걸음으로 물러났습니다. 중국의 옛 문화를 물려받은 일본의 어떤 고급 식당이나 요정에 가보면 지금도 종업원이 방에서 나갈 때 꿇어앉은 채 뒷걸음질로 나갑니다. 문화는 항상 물려준 나라보다 물려받은 나라에 더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물리칠 각(却)자는 원래 '꿇어앉은(卩) 채로 뒷걸음질로 물러가다(去)'는 뜻입니다. 이후, '물러나다→피하다→물리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기각(棄却)은 '물리쳐(却) 버리다(棄)'는 뜻으로, 법원이 소송 이유가 없거나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무효를 선고하는 일입니다.

다리 각(脚)자는 '물러가거나 피할(却) 때 필요한 몸(肉/月)의 부위가 다리이다'는 뜻입니다. 각선미(脚線美)는 '다리(脚) 곡선(曲線)의 아름다움(美)'이고, 각기병(脚氣病)은 '다리(脚)에 공기(氣)가 들어간 것처럼 퉁퉁 붓는 병(病)'으로, 비타민 B의 결핍으로 생기는 병입니다.

■ 개로 소리나는 경우 

▶ [3/2] 蓋 덮을 개 [중]盖 [gài][약]盖 
풀 초(艹) + [갈 거(去)→개] + 그릇 명(皿)

덮을 개(蓋)자는 '그릇(皿)의 뚜껑을 덮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에, 풀 초(艹)자를 나중에 추가하였습니다. 빈 땅이 있으면 금방 풀이 자라 땅을 덮어버리기 때문입니다. 발산개세(拔山蓋世)는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준말로 '힘(力)은 산(山)을 뽑고(拔) 기개(氣)는 세상(世)을 덮는다(蓋)'는 뜻으로, 초나라 왕 항우의 빼어난 힘과 기개를 표현한 말입니다. 두개골(頭蓋骨)은 '머리(頭)를 덮는(蓋) 뼈(骨)'입니다.
관련되는 단어    *대(大),*구(口)

단어명    거(巨)
클 거
거인(巨人), 거대(巨大) 등에 들어가는 클 거(巨)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목수들이 사용하는 곱자(직각을 확인하기 위해 만든 자)를 손으로 들고 있는 사람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하지만 큰 대(大)자 모양의 사람은 사라지고, 자와 손만 남았습니다. 거(巨)자에서 ㄷ은 자의 모습이고, 중간에 있는 ㅁ이 손의 모습입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크다, 많다'는 뜻이 생기면서,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화살 시(矢)자를 붙여 곱자 구(矩)자가 되었습니다. 거문도(巨文島)는 '문장가(文)가 많은(巨) 섬(島)'이란 뜻으로, 전남 여수와 제주도 중간 지점에 위치한 섬입니다. 거문도라는 이름은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섬에 학문이 뛰어난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거문(巨文)'으로 개칭하도록 건의하여 거문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 거로 소리나는 경우 

▶ [4/3] 拒 막을 거 [중]拒 [jù] 
손 수(扌) + [클 거(巨)]
▶ [3/3] 距 떨어질 거 [중]距 [jù] 
발 족(足) + [클 거(巨)]

거절(拒絶), 거부(拒否), 거역(拒逆) 등에 사용되는 막을 거(拒)자는 '손(扌)으로 막다, 거부(拒否)하다'는 뜻입니다. 거식증(拒食症)은 '음식 먹기(食)를 거부하는(拒) 병적 증상(症)'입니다.

떨어질 거(距)자는 원래 '닭의 발(足)에 있는 며느리발톱'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며느리발톱은 조류의 다리에서 뒤쪽으로 향해 있는 돌기로 사실 발톱은 아닙니다. 또 며느리발톱은 다른 발로 부터 떨어져 있어서 '떨어지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거리(距離)는 '떨어지고(距) 떨어진(離) 길이'입니다.

■ 구로 소리나는 경우 

▶ [1/1] 矩 곱자 구 [중]矩 [jǔ] 
화살 시(矢) + [클 거(巨)→구]

곱자 구(矩)자는 곧고 바른 화살(矢)이나 자(巨)에서 'ㄱ자로 꺽어진 곱자'나 '모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또, 자로 바르게 재는 데에서 '법'이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일본에서는 직사각형을 장방형(長方形, ちょうほうけい)혹은 구형(矩形, くけい)이라고 합니다.

단어명    견(見)
볼 견, 뵈올 현
볼 견(見)자는 눈(目)을 강조한 사람(儿)의 모습에서 '보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뵈올 현(見)자로도 사용되는데, 알현(謁見)은 '아뢰며(謁) 뵙다(見)'는 뜻으로, 왕이나 높고 귀한 사람을 찾아가 뵙는 것을 말합니다.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은 '동(東)쪽 지방(方)을 여행하면서 보고(見) 들은(聞) 것을 기록(錄)한 책'으로,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가 1271년부터 1295년까지 동방을 여행한 체험담을 기록한 여행기입니다. 마르코 폴로는 1275년에 이탈리아를 출발하여 내륙으로 중앙아시아와 중국(원나라)을 여행하였고, 돌아오는 길은 배를 타고 동남아, 인도, 페르시아 등을 여행하면서 1295년 이탈리아로 돌아왔습니다. 중국에서는 얼마 동안 벼슬까지 하였습니다.


■ 연으로 소리나는 경우 

▶ [2/2] 硯 벼루 연 [중]砚 [yàn] 
돌 석(石) + [볼 견(見)→연]

벼루는 먹을 갈기 위해 돌로 만든 것이니까, 벼루 연(硯)자에는 돌 석(石)자가 들어갑니다. 연적(硯滴)은 '벼루(硯)의 물방울(滴)'이란 뜻으로, 벼루에 먹을 갈 때 쓰는 물을 담아 두는 그릇입니다. 청자연적(靑瓷硯滴)은 '푸른(靑) 자기(瓷)로 만든 연적(硯滴)'으로, 국보 74호로 지정된 고려 시대의 오리 모양의 청자연적이 가장 유명합니다.

[사진] 고려 시대의 오리 모양의 청자연적(靑瓷硯滴)

■ 현으로 소리나는 경우 

▶ [6/4] 現 나타날 현 [중]现 [xiàn] 
구슬 옥(玉/王) + [뵈올 현(見)]
▶ [2/2] 峴 고개 현 [중]岘 [xiàn] 
메 산(山) + [뵈올 현(見)]

현실(現實), 현재(現在) 등에 포함된 나타날 현(現)자는 '옥(玉/王)을 보면(見) 빛이 나타나다'는 뜻입니다.

고개는 산에 있으니까, 고개 현(峴)자에는 메 산(山)자가 들어갑니다. 서울 마포구 서소문 밖에 있는 아현동의 아현(阿峴)은 '굽은(阿) 고개(峴)'라는 뜻으로, 아이고개, 애고개라고 부르던 이름을 한자로 옮긴 것입니다. 조선 시대에 사람이 죽으면 서소문을 통해 시신을 성 밖에 버렸는데, 특히 아이들 시체를 많이 묻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운현(雲峴)은 '구름(雲) 고개(峴)'라는 뜻으로, 서울 종로구에 있는 지명입니다. 원래 구름재라는 이름을 한자로 옮긴 것입니다. 운현궁(雲峴宮)은 고종의 아버지인 흥선 대원군이 살았던 집으로, 운현(雲峴)의 옆에 위치합니다. 《운현궁의 봄》은 1933년 4월부터 1934년 2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된 김동인의 대표적인 장편소설입니다. 흥선 대원군의 파란만장한 일생과 조선 말의 복잡한 내외 정세를 그렸습니다.

[사진] 대원군이 살았던 운현궁(雲峴宮)
단어명    겸(兼)
겸할 겸
잡을 병(秉)자는 벼(禾)의 한 포기를 손(彐)으로 잡은 모습인 반면, 겸할 겸(兼)자는 벼 두 포기(秝)를 손(彐)으로 잡은 모습에서, '겸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겸임(兼任)은 '두 가지 이상의 임무(任)를 겸하다(兼)'는 뜻입니다. 겸애설(兼愛說)은 '자기와 남을 겸하여(兼) 사랑하라(愛)는 말(說)'로, 노나라의 묵자(墨子)가 주장한 학설입니다. 자기 아버지, 자기 집, 자기 나라를 사랑하듯이, 겸하여 남의 아버지, 남의 집, 남의 나라도 사랑하면 천하가 태평하고 백성이 번영하는데, 이는 단순히 세상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늘의 뜻이라고 주장하였습니다. 겸사겸사(兼事兼事)는 한 번에 이 일 저 일을 겸하여 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 겸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謙 겸손할 겸 [중]谦 [qiān] 
말씀 언(言) + [겸할 겸(兼)]

겸손할 겸(謙)자는 '말(言)을 할 때에는 겸손(謙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겸허(謙虛)는 '겸손하고(謙) 자신을 비우다(虛)'는 뜻입니다. 겸양지덕(謙讓之德)은 ‘겸손(謙遜)하게 사양(辭讓)하는 미덕(美德)’입니다.

■ 렴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廉 청렴할 렴 [중]廉 [lián] 
집 엄(广) + [겸할 겸(兼)→렴]

청렴할 렴(廉)자는 원래 '집(广)에서 두 벽이 겸(兼)하는 모서리'를 뜻합니다. 이후, '모서리→(모서리가) 곧다→바르다→검소하다→결백하다→청렴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청렴결백(淸廉潔白)은 '맑고(淸) 청렴하고(廉) 깨끗하고(潔) 희다(白)'는 뜻입니다.

■ 혐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嫌 싫어할 혐 [중]嫌 [xián] 
여자 녀(女) + [겸할 겸(兼)→혐]

혐오(嫌惡), 혐의(嫌疑) 등에 들어가는 싫어할 혐(嫌)자는 '여자(女)는 남을 잘 의심하고, 미워하고, 싫어하다'는 3가지 뜻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혐오감(嫌惡感)은 ‘싫어하고(嫌) 미워하는(惡) 감정(感情)’입니다. 혐기성균(嫌氣性菌)은 '공기(氣)를 싫어하는(嫌) 성질(性)의 세균(菌)'으로, 산소가 없는 곳에서 자라는 파상풍균(破傷風菌)이 그러한 예입니다. 혐의(嫌疑)는 ‘의심스럽고(嫌) 의심스럽다(疑)’는 뜻으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을 말하며 수사를 개시하게 되는 동기가 됩니다. ‘무협의로 풀려났다’에서 무혐의(無嫌疑)는 ‘혐의(嫌疑)가 없다’는 뜻입니다. 
관련되는 단어    화(禾),*계(彐/彑)
단어명    경(巠)
물줄기 경
베를 짜는 사람을 기준으로, 가로(베의 폭 방향)로 들어가는 실을 씨줄, 세로(길이 방향)로 들어가는 실을 날줄이라고 합니다. 베틀에 걸려 있는 날줄 사이로 북(필통 크기의 배 모양으로 생긴 나무통으로 이곳에 씨줄이 들어 있습니다.)이 들락날락하면서 베를 짭니다. 물줄기경(巠)자는 날줄이 걸려 있는 베틀의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물줄기라는 뜻이 생긴 이유는 글자 내에 있는 내 천(巛)자 때문인데, 실제 물줄기 경(巠)자를 자전에서 찾으려면 내 천(巛) 부에 있습니다. 물줄기 경(巠)자는 단독으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됩니다.


■ 경으로 소리나는 경우 

▶ [5/4] 輕 가벼울 경 [중]轻 [qīng] [약]軽 
수레 차/거(車) + [물줄기 경(巠)]
▶ [4/4] 經 날실/지날/글 경 [중]经 [jīng] [약]経 
실 사(糸) + [물줄기 경(巠)]
▶ [3/2] 徑 지름길 경 [중][jìng] [약]径 
걸을 척(彳) + [물줄기 경(巠)]
▶ [1/1] 頸 목 경 [중]颈 [jǐng] 
머리 혈(頁) + [물줄기 경(巠)]

가벼울 경(輕)자는 '수레(車)가 가볍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마티즈나 티코와 같은 경차(輕車)는 '가벼운 차'라는 뜻으로 소형차를 말합니다. 경범죄(輕犯罪)는 '가벼운(輕) 범죄(犯罪)'로, 길에서 노상방뇨(路上放尿: 길 위에서 오줌을 눔)나 고성방가(高聲放歌: 큰 소리로 떠들고 노래를 부름)가 이에 해당합니다. 경공업(輕工業)은 '무게가 가벼운(輕) 물건을 만드는 공업(工業)'으로, 신발이나 옷을 만드는 공업이 이에 해당합니다.

날실 경(經)자는 '베틀(巠)에 걸려 있는 실(糸)'을 의미합니다. 이후, '날실→(베를 짤 때 날실이) 지나가다→(세로의 날실처럼 세로로 쓴) 글→경서(經書)→법→(법으로) 다스리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경로(經路)는 '지나가는(經) 길(路)'이고, 경전(經典), 불경(佛經), 성경(聖經), 사서삼경(四書三經) 등은 글이나 경서를 뜻하고, 우이독경(牛耳讀經)은 '소(牛) 귀(耳)에 경(讀) 읽기(經)'입니다. 경제(經濟)는 중국 수나라 때 왕통이 편찬한 《문중자(文中子)》에 나오는 경세제민(經世濟民), 즉 '세상(世)을 다스리고(經) 백성(民)을 구제하다(濟)'는 말의 줄임말입니다. 영어의 'economy'를 일본인이 한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경세제민을 줄여 경제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지름길 경(徑)자는 원의 지름이란 뜻도 있습니다. 반경(半徑)은 '원의 반(半)지름(徑)'이고, 첩경(捷徑)은 '빠른(捷) 지름길(徑)'이란 뜻으로 빠른 방법을 일컫습니다. 총의 구경(口徑)은 '총구(銃口)의 지름(徑)'으로, 1/100인치(inch) 단위입니다. 예를 들어, 서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38구경의 스미스 권총은 총구의 지름이 38/100X2.54=9.652mm입니다.

목은 머리에 있으니까, 목 경(頸)자에는 머리 혈(頁)자가 들어갑니다. 문경지교(刎頸之交)는 '목(頸)이 베이는(刎) 한이 있어도 마음이 변하지 않고 사귀는(交) 친한 사이'를 일컫는 말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합니다.

단어명    경(京)
서울 경
서울 경(京)자는 원래 높이 지은 건물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상형문자를 보면, 높이 지은 집의 모양을 본떠 만든 높을 고(高)자나 높을 교(喬)자와 유사하게 생겼습니다. 왕이 사는 서울은 높은 건물이 많아 '서울'이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면 큰 집이란 뜻으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고래 경(鯨)자는 '고래 등처럼 큰 집(京) 같은 고기(魚)'라는 뜻입니다.
경강상인(京江商人)은 '서울(京)의 한강(江)을 중심으로 장사하던 상인(商人)'으로, 조선 시대에 한강을 중심으로 중요한 뱃길을 장악하여 곡류 따위를 도거리로 판매함으로써 이익을 보던 상인입니다. 서울 경(京)자는 다른 글자와 만나면 큰 집이란 뜻으로 사용됩니다. 경재소(京在所)는 ‘서울(京)에 소재(在)를 둔 연락소(所)’라는 뜻으로, 조선 초기에 정부와 지방의 유향소(留鄕所) 사이의 연락 기능을 담당하기 위하여 서울에 둔 기구입니다. 서울에 세금도 바쳐야 되고, 공문서도 받아와야 하는 등등의 일을 하기 위하여 서울에 출장사무소를 둔 개념입니다. 또한 유향소를 중앙에서 직접 통제할 수 있게 함으로써 중앙 집권을 효율적으로 강화한 정책이었습니다.

■ 경으로 소리나는 경우 

▶ [5/4] 景 볕 경 [중]景 [jǐng] 
날 일(日) + [서울 경(京)]
▶ [2/2] 璟 옥빛 경 [중]璟 [jǐng] 
구슬 옥(玉/王) + [볕 경(景)]
▶ [1/1] 鯨 고래 경 [중]鲸 [jīng] 
물고기 어(魚) + [서울 경(京)]

경복궁(景福宮), 경치(景致), 풍경(風景) 등에 들어가는 볕 경(景)자는 높은 건물(京) 위에 해(日)가 떠 있는 모습에서 '볕'이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볕 경(景)자는 볕이 비치는 '경치'라는 뜻도 있습니다. 관동팔경(關東八景)은 '대관령(關) 동(東)쪽에 있는 여덟(八) 가지 좋은 경치(景)'라는 뜻으로, 관동 지방의 8가지 명승지를 일컫습니다.

옥빛 경(璟)자는 '옥(玉/王)에서 빛(景)이 나다'는 뜻입니다. 주로 이름에 많이 사용됩니다.

고래 경(鯨)자는 '고래 등처럼 큰 집(京)같은 고기(魚)'라는 뜻입니다. 포경(捕鯨)은 '고래(鯨)를 잡다(捕)'는 뜻입니다. 포경수술의 포경(包莖)은 '남자 줄기(莖)의 끝이 껍질에 싸여(包) 있는 것'을 말합니다. 두 낱말의 발음이 같아서, 포경수술 하는 것을 은어(隱語)로 '고래 잡으러 간다'고 합니다. 백경(白鯨)은 '흰(白) 고래(鯨)'로, 미국의 소설가 멜빌이 1851년에 지은 장편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원제목은 《모비 딕(Moby Dick)》으로, 모비 딕이라는 흰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포경선 선장인 에이햅(Ahab)이 바다를 모두 뒤져 백경을 찾아 작살을 명중시켰으나 결국 고래에게 끌려 바다 밑으로 빠져들어 가고 배도 함께 침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영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影 그림자 영 [중]影 [yǐng] 
터럭 삼(彡) + [볕 경(景)→영]

음영(陰影), 반영(反影), 영상(影像), 영향(影響) 등에 들어가는 그림자 영(影)자는 볕(景)으로 인해 생긴 그림자가 퍼져나가는 모습(彡)을 나타냅니다. 무영탑(無影塔)은 '그림자(影)가 없는(無) 탑(塔)'으로,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을 말합니다. 석가탑을 만든 백제의 석공(石工) 아사달을 그리며 찾아온 부인 아사녀가 영지(影池: 그림자가 비치는 연못)에 빠져 죽는 전설에서 생긴 이름입니다. 무영탑은 1937년, 현진건이 신문에 연재한 장편 소설 이름이기도 합니다.

■ 략으로 소리나는 경우 

▶ [3/2] 掠 노략질할 략 [중]掠 [lüè] 
손 수(扌) + [서울 경(京)→략]

노략질할 략(掠)자는 '손(扌)으로 부자가 사는 큰 건물(京)을 노략(擄掠)질하다'는 뜻입니다. 약탈(掠奪)은 '노략질하여(掠) 뺏다(奪)'는 뜻입니다. 약탈농법(掠奪農法)은 '땅을 약탈(掠奪)하는 농업(農業) 방법(方法)'으로, 땅에 거름을 주지 않고 지력(地力)에만 의존하는 원시적인 방법입니다. 화전(火田) 등이 있으며, 지력이 다하면 다른 땅으로 옮깁니다.

■ 량으로 소리나는 경우 

▶ [3/3] 凉 서늘할 량 [중]凉 [liáng] 
얼음 빙(冫) + [서울 경(京)→량]
▶ [3/2] 諒 살필 량 [중][liàng] 
말씀 언(言) + [서울 경(京)→량]

서늘할 량(凉)자는 '높은 건물(京) 위는 여름에도 얼음(冫)처럼 시원하다'는 뜻입니다. 더운 여름이 되면, TV에서납량특집(納凉特輯) 프로그램을 종종 보여주는데, '서늘함(凉)에 들어가도록(納) 특별히(特) 편집한(輯) 프로그램'이란 뜻으로, 주로 귀신이 등장하는 공포물입니다. 청량음료(淸凉飮料)는 '맑고(淸) 서늘한(凉) 음료수(飮料水)'라는 뜻으로, 사이다나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를 일컫는 말입니다.

양해(諒解), 양지(諒知) 등에 사용되는 살필 량(諒)자는 '말(言)을 할 때에는 살펴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양해각서(諒解覺書)는 '서로가 양해(諒解)했음을 밝히는(覺) 글(書)'로, 나라 간이나 기업 간에 정식계약 체결에 앞서 만드는 문서로, 쌍방의 의견을 미리 조율하고 확인하는 목적으로 법적 책임이나 구속을 가지지 않습니다. 영어로 MOU(Memorandun of Understanding)라고 합니다.
관련되는 단어    고(高)


단어명    경(竟)
마침내 경
마침내 경(竟)자에 들어 있는 소리 음(音)자는 입에 피리를 물고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따라서 경(竟)자는 입에 피리를 물고(音) 부는 사람(儿)의 모습입니다. '피리 불기를 마치다'에서 '마치다, 마침내'라는 뜻이 나왔습니다. 유지경성(有志竟成)은 ‘뜻(志)이 있으면(有) 마침내(竟) 이루어진다(成)’는 뜻으로,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와 그의 장수 경엄의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입니다.


■ 경으로 소리나는 경우 

▶ [5/4] 競 다툴 경 [중]竞 [jìng] 
마침내 경(竟) + [마침내 경(竟)]
▶ [4/3] 境 지경 경 [중]境 [jìng] 
흙 토(土) + [마침내 경(竟)]
▶ [4/3] 鏡 거울 경 [중]镜 [jìng] 
쇠 금(金) + [마침내 경(竟)]

경쟁(競爭), 경연(競演), 경기(競技) 등에 들어가는 다툴 경(競)자는 두 사람이 피리를 누가 잘 부는지 겨루고 있는 모습입니다. 경시대회(競試大會)는 '시험(試)으로 다투는(競) 큰(大) 모임(會)'으로, 지식이나 문제 해결 능력 등을 시험으로써 겨루는 대회입니다. 경매(競賣)는 '사는 사람들을 다투게(競) 만들어 판다(賣)'는 뜻으로, 사려하는 사람이 많은 경우에 값을 제일 많이 부르는 사람에게 물건을 파는 일입니다. 영어로 옥션(auction)입니다.경주(競走)는 '누가 빨리 달리는지(步) 다투는(競) 경기'이고, 경보(競步)는 '누가 빨리 걷는지(步) 다투는(競) 경기'로, 한쪽 발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다른 발이 땅에 닿게 하여 빨리 걷는 육상 경기입니다.

변경(邊境), 국경(國境), 경계(境界) 등에 사용되는 지경 경(境)자는 '땅(土)이 끝나서 마치는(竟) 곳이 지경이다'는 뜻입니다. 경계(境界)는 '지경(境)과 지경(界)'이란 뜻입니다. 조경수역(潮境水域)은 '조류(潮)의 경계(境)에 있는 바닷물(水)의 영역(域)'으로, 한류와 난류가 만나 섞이는 영역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플랑크톤의 양이 많고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많아 한류성 물고기와 난류성 물고기들이 모두 모여들어 좋은 어장이 됩니다.

옛날에는 금속(金)의 면을 매끈하게 갈아서 거울로 사용하였습니다. 따라서, 거울 경(鏡)자나 거울 감(鑑)자에는 모두 쇠 금(金)자가 들어갑니다. 명경지수(明鏡止水)는 '맑은(明) 거울(鏡)과 고요한(止) 물(水)'이란 뜻으로 마음이 맑고 깨끗함을 일컫습니다. 파경(破鏡)은 '거울(鏡)을 깨다(破)'는 뜻으로, 부부 사이가 나빠서 헤어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송나라 때 설화를 모아 만든 《태평광기(太平廣記)》에 나오는 이야기로, 옛날 어느 부부가 이별할 때 거울을 둘로 쪼개어 한쪽씩 나누어 가지고 뒷날 다시 만날 증표로 삼았으나, 아내가 불의를 저질러 거울의 한쪽이 까치로 변하여 남편에게 날아와 부부의 인연이 끊어졌다는 데에서 유래합니다.
관련되는 단어    *음(音),인(儿)


단어명    계(契)
맺을 계,부족이름 글
(원리한자 273페이지에 상형문자 그림이 있음)
맺을 계(契)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새길 계(丰), 칼 도(刀), 나무 목(木→大)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새길 계(丰)자는 숫자나 글을 새긴 모습입니다. 따라서 칼(刀)로 나무(木→大)에 숫자나 글(丰)을 새긴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 글자의 원래 의미는 '글'이라는 의미였으나, 나중에 '계약(契約)을 맺을 때 글로 새겨둔다'는 의미로 '맺는다'는 의미로 변했습니다. 계(契)는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받거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만든 전래의 협동 조직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때 회원들을 계원(契員)이라 하고, 회원들이 내는 회비를 곗돈이라 합니다. 맺을 계(契)자는 부족이름 글(契)자로도 사용되는데, 이 때 부족이란 글안족(契丹族, 거란족)을 말합니다.


■ 결로 소리나는 경우 

▶ [4/3] 潔 깨끗할 결 [중]洁 [jié] 
물 수(氵) + [맺을 계(契)→결]

순결(純潔), 불결(不潔), 결백(潔白), 청결(淸潔), 정결(淨潔) 등에 사용되는 깨끗할 결(潔)자는 '물(氵)이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간결체(簡潔體)는 '간단(簡)하고 깨끗한(潔)한 문체(體)'로, 김동인과 황순원의 소설이 대표적인 간결체입니다. 순결무구(純潔無垢)는 ‘순수하고(純) 깨끗하고(潔) 때(垢)가 없다(無)’는 뜻으로, 매우 깨끗하다는 뜻입니다. 결백(潔白)은 ‘깨끗하고(潔) 희다(白)’는 뜻이도, 결벽(潔癖)은 ‘깨끗함(潔)을 좋아하는 버릇(癖)’입니다.

■ 끽으로 소리나는 경우 

▶ [1/1] 喫 마실 끽 [중] [chī] 
입 구(口) + [맺을 계(契)→끽]

마실 끽(喫)자는 '입(口)으로 마시다, 먹다'는 뜻입니다. 끽연(喫煙)은 '연기(煙)를 마시다(喫)'는 뜻으로, 담배를 피우는 것을 말하고, 끽다(喫茶)는 '차(茶)를 마시다(喫)'는 뜻입니다. '행복을 만끽하다'에서 만끽(滿喫)은 ‘음식을 가득 차게(滿) 먹다(喫)’는 뜻과 함께, '마음껏 즐기거나 누리다'는 뜻도 있습니다.

■ 설로 소리나는 경우 

▶ [0/1] 楔 쐐기 설 [중] [xiē] 
나무 목(木) + [부족이름 글(契)→설]

쐐기 설(楔)자는 '나무(木)로 만든 삼각형 쇄기'를 말합니다. 설형문자(楔形文字)는 '쐐기(楔) 모양(形)의 문자(文字)'로, BC 3000년경부터 약 3,000년간 메소포타미아를 중심으로 고대 오리엔트에서 광범하게 사용된 문자입니다. 글자 모양이 흡사 쐐기처럼 생겼다고 해서 설형문자(楔形文字)라고 합니다.

[그림] 쐐기 모양의 설형문자(楔形文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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