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부수 사람 인(人/亻)

    3-1. 사람(1): 사람 인(人/亻)
■ 사람 인(人/亻)자는 왼쪽으로 향한 사람의 모습



사람 인(人/亻)
사람의 옆모습




사람 인(人/亻)자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서 있는 모습인 것처럼, 사람들은 항상 서로 의지하면서 살아야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갑골문자를 보면 사람 인(人)자는 팔을 약간 앞으로 내밀고 서 있는 사람의 옆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사진] 사람 인(人)

이러한 사람 인(人)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면 갑골문자와 비슷한 모습(亻)이 됩니다. 사람 인(人/亻)자는 다음과 같이 사람과 관련되는 모든 글자에 들어갑니다.

- 사람의 신분이나 직업
▶ 유(儒:儒:) : 선비 유, 사람 인(亻) + [구할 수(需)→유]
▶ 불(佛:佛:仏) : 부처 불, 사람 인(亻) + [아니 불(弗)]
▶ 선(仙:仙:) : 신선 선, 사람 인(亻) + 메 산(山)
▶ 승(僧:僧:) : 중 승, 사람 인(亻) + [일찍 증(曾)→승]
▶ 준(俊:俊:) : 준걸 준, 사람 인(亻) + [갈 준(夋)]
▶ 우(優:优:) : 넉넉할/광대 우, 사람 인(亻) + [근심 우(憂)]

사람 인(人/亻)자는 사람의 신분이나 직업을 나타내는 글자에 모두 들어갑니다. 선비 유(儒), 부처 불(佛), 신선선(仙)자가 이러한 글자입니다. 유불선(儒佛仙)은 '유교(儒敎), 불교(佛敎), 선교(仙敎)'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한국 전통 종교의 근간입니다. 여기서 선교(仙敎)는 도교(道敎)를 말합니다. 도교의 기본 사상이 세속을 떠나 산이나 농촌에서 자연을 벗하면서 사는 것을 이상으로 보기 때문에, '산(山)에서 사는 사람(亻)의 종교(敎)'라는 뜻의 선교(仙敎)라고 합니다. 불교와 도교는 세속을 등지고 산다는 면은 똑 같지만, 불교는 '삶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욕망과 집착을 버리라'고 하고, 도교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살아가라'고 가르칩니다.

중 승(僧)자는 승려(僧侶), 고승(高僧) 등에 사용됩니다. 《해동고승전(海東高僧傳)》은 '바다(海) 동쪽(東) 나라(우리나라)의 덕이 높은(高) 중(僧)에 관한 전기(傳)'로, 고려의 고승 각훈(覺訓)이 1215년(고종 2년)에 지은 책입니다. 고구려에 불교가 전래된 이후부터 이 책을 지을 때까지의 우리나라 고승들에 대한 전기(傳記)입니다.

준걸 준(俊)자의 준걸(俊傑)은 '뛰어난(傑) 호걸(俊)'이란 뜻입니다. '준수(俊秀)하다'는 낱말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남자 이름에는 많이 사용됩니다.

넉넉할 우(優)자는 원래 '가면 쓴 사람(亻)', 즉 광대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후 '광대→(재주가) 뛰어나다→부드럽다→넉넉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배우(俳優)는 '광대(俳)와 광대(優)'라는 뜻이고, 여우(女優)는 '여자(女) 광대(優)'입니다. 우수(優秀)는 '뛰어나고(優) 빼어나다(秀)'는 뜻이고, 우등생(優等生)은 '뛰어난(優) 등급(等)의 학생(生)'입니다. 우유부단(優柔不斷)은 '마음이 부드럽고(優) 부드러워(柔) 끊지(斷) 못하다(不)'는 뜻으로,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決斷)을 내리지 못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 형제
▶ 백(伯:伯:) : 맏 백, 사람 인(亻) + [흰 백(白)]
▶ 중(仲:仲:) : 버금 중, 사람 인(亻) + [가운데 중(中)]

형제(兄弟)를 나타내는 한자로는 백중숙계(伯仲叔季)가 있습니다. 맏 백(伯)자는 맏이를 일컫고, 버금 중(仲)자는 둘째를 일컫는 말입니다. 아재비 숙(叔)자는 아래 동생을 뜻하고, 막내 계(季)자는 막내를 뜻합니다. 아버지의 형제를 일컫는 말로 큰아버지를 백부(伯父)라고 하며, 작은아버지를 숙부(叔父)라고 합니다. 백중지세(伯仲之勢)는 '맏이(伯)와 둘째(仲)의(之) 형세(勢)'로, 서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형세를 뜻하며, '어려운(難) 형(兄)과 어려운(難) 동생(弟)'이란 뜻의 난형난제(難兄難弟)와 같은 말입니다.
버금 중(仲)자에는 '가운데, 중간'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중개(仲介)는 '어떤 일을 중간(仲)에 끼어서(介) 주선하는 일'이고, 중매(仲媒)는 '혼인이 이루어지게 중간(仲)에서 매개(媒介)하는 일'입니다.

- 짝이나 곁의 사람
▶ 반(伴:伴:) : 짝 반, 사람 인(亻) + [절반 반(半)]
▶ 우(偶:偶:) : 짝 우, 사람 인(亻) + [원숭이 우(禺)]
▶ 료(僚:僚:) : 동료 료, 사람 인(亻) + [밝을 료(尞)]
▶ 구(俱:俱:) : 함께 구, 사람 인(亻) + [갖출 구(具)]
▶ 방(傍:旁:) : 곁 방, 사람 인(亻) + [두루 방(旁)]
▶ 측(側:侧:) : 곁 측, 사람 인(亻) + [법칙 칙(則)→측]
▶ 타(他:他:) : 다를 타, 사람 인(亻) + [어조사 야(也)→타]

짝 반(伴)자는 '자신의 나머지 반쪽(半)인 사람(亻)'이란 뜻입니다. 이후 '짝, 반려자(伴侶者)→동반자(同伴者)→따르다' 등의 뜻도 파생되었습니다. 반주(伴奏)는 '노래를 부를 때, 따라서(伴) 악기를 연주하는(奏) 것'입니다.

☞ 원숭이 우(禺)

짝 우(偶)자에 들어가는 원숭이 우(禺)자는 긴꼬리원숭이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짝 우(偶)자는 사람의 모습을 흉내 낸 허수아비나 인형을 뜻하기도 합니다. 배우자(配偶者)에서는 짝이란 의미로 사용되지만, 흙으로 만든 인형인 토우(土偶)에서는 인형이란 뜻으로 사용됩니다. 또 가차되어 우연(偶然)이란 뜻으로도 사용됩니다.

동료 료(僚)자는 동료(同僚)라는 뜻보다는 벼슬하는 관리라는 뜻으로 더 많이 사용됩니다. 각료(閣僚), 관료(官僚), 막료(幕僚) 등이 그런 예입니다. 관료전(官僚田)은 '벼슬(官)을 가진 관리(僚)에게 지급하는 밭(田)'으로 통일 신라 시대에 관료에게 월급 대신에 주던 토지 또는 토지 제도입니다.

함께 구(俱)자는 함께하는 대상이 사람이므로 사람 인(亻)자가 들어갑니다. 구락부(俱樂部)는 '함께(俱) 즐기는(樂) 집단(部)'이라는 뜻인데, 일본인이 영어 클럽(club)을 음역한 낱말입니다.

곁 방(傍)자는 방관(傍觀), 방청(傍聽) 등에 사용됩니다. 방송국의 방청객(傍聽客)은 '곁(傍)에서 듣는(聽) 손님(客)'이란 뜻입니다. 수수방관(袖手傍觀)은 '손을 소매에 넣고, 즉 팔짱을 끼고 곁에서 본다'는 뜻으로, 어떤 일을 당(當)하여 옆에서 보고만 있는 것을 말합니다. 방심(傍心)은 '마음(心)을 곁(傍)에 두다'는 뜻으로, 주의(注意)를 하지 않음을 일컫는 말입니다.

곁 측(側)자는 양측(兩側), 측근(側近), 측면(側面) 등에 사용됩니다. 설측음(舌側音)은 '혀(舌)옆(側)소리(音)'로, 혀끝을 윗잇몸에 아주 붙이고 혀 양쪽의 트인 데로 날숨을 흘려 내는 소리를 설측음이라고 하며, '쌀', '길' 등의 'ㄹ' 음입니다.

다를 타(他)자는 자타(自他), 타인(他人), 타지(他地) 등에 사용됩니다. 영어의 자동사(自動詞)는 '주어 스스로(自)에게 영향을 주는 동사(動詞)'이고, 타동사(他動詞)는'주어가 아닌 다른(他) 것에 영향을 주는 동사(動詞)'입니다. 이때 영향을 받는 대상을 목적어라고 합니다.

- 건강과 아름다움
▶ 건(健:健:) : 건강할 건, 사람 인(亻) + [세울 건(建)]
▶ 상(傷:伤:) : 상할 상, 사람 인(亻) + 화살 시(矢→人) + [빛날 양(昜)→상]
▶ 가(佳:佳:) : 아름다울 가, 사람 인(亻) + [홀 규(圭)→가]

사람의 건강이나 아름다움에 관련된 글자에도 사람 인(人/亻)자가 들어갑니다.

건강할 건(健)자는 '튼튼하게 세워져(建) 있는 사람(亻)이 건강하다'는 뜻입니다. 강건체(剛健體)는 '굳세고(剛) 건강한(健) 문체(文體)'로, 힘 있고 활기찬 문체입니다. 우유체(優柔體)의 반대입니다.

상처(傷處), 부상(負傷), 손상(損傷), 중상(重傷) 등에 들어가는 상할 상(傷)자는 '사람(亻)이 화살(矢→人)에 맞아 다쳤다'는 뜻입니다. 상심(傷心)은 '마음(心)을 다쳤다(傷)'는 뜻으로, 마음이 아프다는 의미입니다.

아름다울 가(佳)자는 '사람(亻)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절세가인(絶世佳人)은 '세상(世)에 비할 바 없는(絶) 아름다운(佳) 사람(人)'으로, 절세미인(絶世美人)과 같은 말입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은 '점점(漸) 아름다운(佳) 지경(境)에 들어가다(入)'는 뜻으로, '갈수록 더욱 좋거나 재미있는 경지로 들어가다'는 뜻입니다.

- 사람의 성격이나 품성
▶ 인(仁:仁:) : 어질 인, 사람 인(亻) + [두 이(二)→인]
▶ 검(儉:俭:倹) : 검소할 검, 사람 인(亻) + [다 첨(僉)→검]
▶ 걸(傑:杰:) : 뛰어날 걸, 사람 인(亻) + [이름 걸(桀)]
▶ 위(偉:伟:) : 클 위, 사람 인(亻) + [가죽/둘러쌀 위(韋)]
▶ 모(侮:侮:) : 업신여길 모, 사람 인(亻) + [매양 매(每)→모]
▶ 편(偏:偏:) : 치우칠 편, 사람 인(亻) + [넓적할 편(扁)]
▶ 오(傲:傲:) : 거만할 오, 사람 인(亻) + [거만할 오(敖)]

사람의 성격이나 품성에 관련되는 글자에도 사람 인(亻)자가 들어갑니다. 유교 사상에서 최고의 덕으로 여기는 어질 인(仁)자가 그런 예입니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은 '어진(仁) 사람(者)은 적(敵)이 없다(無)'는 뜻으로 《맹자》에 나오는 말입니다. 살신성인(殺身成仁)은 '자신의 몸(身)을 죽여(殺) 인(仁)을 이룬다(成)'는 뜻으로, 《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검소할 검(儉)자는 '사람(亻)이 검소(儉素)하다'는 뜻입니다. 근검절약(勤儉節約)은 '부지런하고(勤), 검소하고(儉), 절약하고(節), 아끼다(約)'는 뜻입니다.

뛰어날 걸(傑)자는 '뛰어난 사람(亻)'을 뜻합니다.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을 일컫는 영웅호걸(英雄豪傑)에 들어가는 네 글자는 모두 '뛰어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걸작(傑作)은 '뛰어난(傑) 작품(作品)'입니다.

위인(偉人), 위대(偉大), 위력(偉力) 등에 사용되는 클 위(偉)자는 '여러 사람에게 둘러싸여(韋) 다니는 사람(亻)은 위대(偉大)하다, 훌륭하다, 크다'는 뜻입니다. 높은 지위의 사람은 항상 둘레에서 호위(護衛)를 받습니다.

업신여길 모(侮)자는 '사람(亻)이 여자(每)를 업신여기다'는 뜻입니다. 매양 매(每)자는 머리에 장식을 한 여자의 상형입니다. 모멸(侮蔑), 모욕(侮辱) 등에 사용됩니다.

치우칠 편(偏)자는 '사람(亻)이 한쪽으로 치우치다'는 뜻입니다. 편견(偏見)은 '한쪽으로 치우쳐(偏) 보다(見)'는 뜻이고, 편각(偏角)은 '치우쳐진(偏) 각도(角)'로, 정북(正北) 방향과 나침반의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의 차이입니다. 편서풍(偏西風)은 '서(西)쪽으로 치우치는(偏) 바람(風)'입니다. 저기압, 고기압, 전선 등이 상층의 편서풍에 의해 이동하므로, 편서풍은 일기예보 분석에 중요합니다.

거만할 오(傲)자에 들어가는 거만할 오(敖)자는 놓아줄 방(放)자와 나갈 출(出→土)자가 합쳐진 글자로, 원래 뜻은 '방출(放出)하다, 내쫓다'는 뜻입니다. 이후 '내쫓다→나가 놀다→시끄럽다→거만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거만할 오(傲)자가 되었습니다. 《오만(傲慢)과 편견(偏見)》은 영국의 소설가 오스틴이 지은 장편소설로, 시골의 지주 베네트가의 딸 엘리자베스가 그녀에게 구혼해 오는 한 청년신사의 오만(傲慢)에 대한 그녀의 편견(偏見)이 점차 해소되어 결국 결혼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사진] 영화 《오만(傲慢)과 편견(偏見)》의 포스터

- 사람의 풍속이나 법식
▶ 례(例:例:) : 법식 례, 사람 인(亻) + [벌릴 렬(列)→례]
▶ 륜(倫:伦:) : 인륜 륜, 사람 인(亻) + [둥글 륜(侖)]
▶ 속(俗:俗:) : 풍속 속, 사람 인(亻) + [골 곡(谷)→속]
▶ 의(儀:仪:) : 거동 의, 사람 인(亻) + [옳을 의(義)]

사람의 풍속이나 법식, 인륜 등에 관련되는 글자에 들어간 사람 인(人/亻)자를 보겠습니다.

법식(法式)은 사람이 따르는 법도(法度)와 양식(樣式)을 의미합니다. 법식 례(例)자는 '사람(亻)이 만들고 따르는 법식'을 뜻합니다. 이후 '법식→규칙→본보기→예(例), 보기→선례(先例)'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예문(例文)은 '예(例)로 드는 문장(文章)'이고, 예시(例示)는 '보기(例)를 보여주다(示)'는 뜻입니다. 판례법(判例法)은 '앞서 판결(判決)한 선례(先例)로 성립하는 법(法)'으로, 문서(文書)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불문법(不文法)의 일종입니다.

인륜 륜(倫)자의 인륜(人倫)은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입니다. 삼강오륜의 오륜(五倫)은 '사람(人)이 지켜야할 5가지 인륜(倫)'입니다.

풍속 속(俗)자는 '사람(亻)이 풍속을 만들고 따르다'는 뜻입니다. 이후 '풍속(風俗)→관습→대중적이다→통속적(通俗的)이다→저속(低俗)하다→속(俗)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속요(俗謠)는 '속된(俗) 노래(謠)'로, 고려 시대 민간에 널리 떠도는 고려가요를 말합니다. 주로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루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를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거동 의(儀)자는 ‘사람(亻)의 옳은(義) 거동이나 의식(儀式), 예절(禮節)’을 뜻합니다. 국민의례(國民儀禮)는 공식적인 행사에서 ‘국민(國民)으로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의식(儀式)과 예절(禮節)’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따위입니다.

- 벼슬이나 상하 관계
▶ 사(仕:仕:) : 벼슬할 사, 사람 인(亻) + [선비 사(士)]
▶ 임(任:任:) : 맡을 임, 사람 인(亻) + [천간 임(壬)]
▶ 저(低:低:) : 낮을 저, 사람 인(亻) + [밑 저(氐)]
▶ 시(侍:侍:) : 모실 시, 사람 인(亻) + [모실 시(寺)]
▶ 앙(仰:仰:) : 우러를 앙, 사람 인(亻) + [오를 앙(卬)]
▶ 좌(佐:佐:) : 도울 좌, 사람 인(亻) + [왼 좌(左)]
▶ 사(使:使:) : 하여금 사, 사람 인(亻) + 관리 리(吏)

벼슬할 사(仕)자는 '선비(士)인 사람(亻)이 벼슬을 하다'는 뜻입니다. 또 '벼슬을 하여 임금을 섬기다'는 뜻도 있습니다. 봉사(奉仕)는 '받들어(奉) 섬기다(仕)'는 뜻입니다.

임무(任務), 임기(任期), 임명(任命) 등에 들어가는 맡을 임(任)자는 '사람(亻)이 일을 맡다'는 뜻입니다. 단임제(單任制)는 '한(單) 번만 맡는(任) 제도(制度)'로, 어떤 직책에 한 번 임명되면 두 번 다시 그 직책을 맡을 수 없는 제도입니다. 우리나라의 대법원장 직이 현재 단임제입니다. 임의동행(任意同行)은 '당사자의 뜻(意)에 맡겨(任) 함께(同) 가는(行) 것'으로, 수사기관이 피의자나 참고인 등을 조사하기 위하여 그 당사자의 승낙을 얻어서 검찰청이나 경찰서로 데리고 가는 일입니다. 피의자가 임의동행을 거부하면 수사기관은 동행을 강요할 수 없습니다.

저하(低下), 저질(低質), 저속(低俗) 등에 사용되는 낮을 저(低)자는 '밑(氐)에 있는 사람(亻)의 신분이 낮다'는 뜻입니다. 저장액(低張液)은 '당기는(張) 힘이 낮은(低) 쪽의 용액(液)'으로, 삼투압이 다른 두 용액 가운데 삼투압이 낮은 쪽의 용액입니다. 반대는 고장액(高張液)입니다.

모실 시(侍)자에 들어가는 모실 시(寺)자가 절 사(寺)자로 사용되면서, 원래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위해, 사람 인(亻)자가 붙었습니다. 시중(侍中)은 '중앙(中)의 왕을 모시다(侍)'는 뜻으로, 중국 한(漢)나라 때 천자의 좌우에서 여러 가지 일을 받들었던 벼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왕의 명령을 받는 문하성(門下省)이나 문하부(門下府)의 으뜸 벼슬을 시중이라고 했습니다. 문하시중(門下侍中)은 '왕의 문(門) 아래에(下) 있는 시중(侍中)'으로, 고려 시대에 문하성(門下省)의 으뜸 벼슬입니다.

☞ 오를 앙(卬)

우러를 앙(仰)자에 들어 있는 오를 앙(卬)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오른쪽에 끓어앉아 있는 사람(卩)이 왼쪽에 서 있는 사람(亻)을 올려 보고 있는 모습에서 원래 '우러러보다'는 뜻이었으나, 나중에 원래의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를 더하여 우러를 앙(仰)자가 되었습니다. 신앙(信仰)은 '초자연적인 절대자, 창조자, 종교 대상 등을 믿고(信) 우러러(仰) 보는 일'입니다.

도울 좌(佐)자에 들어가는 왼 좌(左)자는 '손(屮)에 연장(工)을 들고 남의 일을 돕다'는 뜻입니다. 이후 왼쪽이란 의미로 사용되자, 원래의 의미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붙어 도울 좌(佐)자가 되었습니다. 보좌(補佐)는 '높은 사람을 돕고(補) 돕다(佐)'는 뜻입니다.

하여금 사(使)자는 원래 '관리(吏)는 왕이 부리는 하인(亻)이다'는 뜻입니다. 이후 '하인→심부름꾼→사신(使臣)→부리다→하여금'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사도행전(使徒行傳)은 '예수의 사신(使) 무리(徒)의 행적(行跡)을 담은 전기(傳記)'로, 신약 성경의 한 부분입니다. 예수가 죽은 후 사도(예수의 제자)들이 널리 복음을 전한 행적과 초대 교회의 발달 과정을 기록하였습니다. 관찰사(觀察使)는 '백성들을 보고(觀) 살피기(察) 위해 임금이 보낸 사신(使)'으로, 조선 시대 각 도(道)의 으뜸 벼슬이며, 오늘날의 도지사에 해당합니다.

- 쉬거나 거주함
▶ 휴(休:休:) : 쉴 휴, 사람 인(亻) + 나무 목(木)
▶ 주(住:住:) : 살 주, 사람 인(亻) + [주인 주(主)]
▶ 정(停:停:) : 머무를 정, 사람 인(亻) + [정자 정(亭)]
▶ 위(位:位:) : 자리 위, 사람 인(亻) + 설 립(立)

쉴 휴(休)자는 '사람(亻)이 나무(木) 아래에서 쉬다'는 뜻입니다. 휴면기(休眠期)는 '쉬면서(休) 잠자는(眠) 기간(期)'으로, 곤충이 성충이 되기 전에 한동안 생장을 멈추는 시기입니다. 또, 특정 미생물이 생활환경이 좋지 못할 때에 세포분열을 멈추는 것도 휴면기라고 합니다.

살 주(住)자는 '주인(主人)이 집에 머무르며 살다'는 뜻입니다. 이주민(移住民)은 '사는(住) 곳을 옮긴(移) 사람(民)'입니다.

정지(停止), 정전(停電), 정체(停滯) 등에 사용되는 머무를 정(停)자는 '사람(人)이 정자(亭)에 머무르다'는 뜻입니다. 정체전선(停滯前線)은 '막혀서(滯) 머물러(停) 있는 전선(前線)'으로, 한곳에 머물면서 오랫동안 비를 내리는 장마전선처럼 찬 기단과 따뜻한 기단의 경계면이 바로 정체(停滯)되어 있는 전선입니다.

위치(位置), 지위(地位), 품위(品位) 등에 들어가는 자리 위(位)자는 '사람(亻)이 서(立) 있는 곳이 자리다'는 뜻입니다. 동위원소(同位元素)는 '양성자의 수가 같아 원소주기율표에서 같은(同) 자리(位)에 있는 원소(元素)'이지만, 중성자의 수가 달라 질량수가 서로 다른 원소입니다. 예를 들어 보통 수소(水素)는 중성자가 1개이고, 중수소(重水素)는 2개이며, 삼중수소(三重水素)는 3개입니다. 이러한 수소, 중수소, 삼중수소는 모두 동위원소입니다.

- 믿음과 거짓
▶ 신(信:信:) : 믿을 신, 사람 인(亻) + 말씀 언(言)
▶ 위(僞:伪:偽) : 거짓 위, 사람 인(亻) + [할 위(爲)]
▶ 가(假:假:仮) : 거짓 가, 사람 인(亻) + [빌릴 가(叚)]

믿을 신(信)자는 '사람(亻)이 하는 말(言)은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거짓 위(僞)자는 '사람(亻)이 하는(爲) 일은 모두 거짓이다'는 이야기입니다. 중국의 학자인 노자(老子)가 쓴 글을 보면 무위자연(無爲自然)이란 이야기가 나옵니다. 여기에서 무위(無爲)란 '자연을 거스르는 인위적(人爲的)인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거짓 위(僞)자는 노자의 이야기처럼 '사람(亻)들이 하는(爲) 일은 인위적(人爲的)이며, 자연은 참이고 인위적인 것은 거짓이다'란 뜻입니다. 아베바와 유공충(有孔蟲) 등에 있는 위족(僞足)은 '거짓(僞) 발(足)'이란 뜻으로, 세포 표면에 형성되는 돌기이며 다리는 아니지만 다리처럼 이동하는 데 사용한다고 해서 위족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사진] 무위자연(無爲自然)을 주장한 노자(老子)

거짓 가(假)자에 들어 있는 빌릴 가(叚)자는 손(又)에 든 연장으로 절벽(厂)에 붙어 있는 광물을 캐는 모습으로 원래 ‘절벽에서 광물을 캐다’는 뜻이였지만, 나중에 ‘빌리다’는 뜻으로 변했습니다. ‘땅에서 캐낸 광물은 인간이 자연에서 일시적으로 빌려 쓴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거짓 가(假)자는 ‘자연에 있는 것은 참이고, 사람이 자연에서 빌린(叚) 것은 거짓이다’는 뜻입니다. 가정(假定), 가설(假說), 가상(假想), 가식(假飾) 등에 사용됩니다.

- 사람의 행동(1)
▶ 의(依:依:) : 의지할 의, 사람 인(亻) + [옷 의(衣)]
▶ 개(介:介:) : 낄 개, 사람 인(人) + 갑옷
▶ 기(企:企:) : 꾀할 기, 사람 인(人) + [그칠 지(止)→기]
▶ 공(供:供:) : 이바지할 공, 사람 인(亻) + [함께 공(共)]
▶ 대(代:代:) : 대신할 대, 사람 인(亻) + 주살 익(弋)

의존(依存), 의지(依支) 등에 사용되는 의지할 의(依)자는 '옷(衣)이 사람(亻)에게 달라붙듯이 의지(依支)한다'는 뜻입니다. 무의탁노인(無依託老人)은 '의지하거나(依) 부탁할(託) 데가 없는(無) 노인(老人)'입니다.

☞ 낄 개(介)

낄 개(介)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人)이 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나, 나중에 사람(人)이 압고 있던 갑옷이 아래로 내려가 치마처럼 되고 말았습니다. '갑옷에 사람의 몸이 끼어 있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개입(介入)은 '끼어(介) 들다(入)'는 뜻입니다.

☞ 꾀할 기(企)

꾀할 기(企)자는 원래 '사람(人)이 발(止)돋음하다'는 뜻이었으나, 이후 '발돋움하다→바라다→꾀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그칠 지(止)자는 사람 발의 상형입니다. 기획(企劃)은 '일을 꾀하여(企) 계획하다(劃)'는 뜻입니다.

이바지할 공(供)자에 들어가는 함께 공(共)자는 두 손으로 물건을 들고 있는 모습이며, '바치다, 올리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중에 '함께'라는 뜻이 생기면서,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사람 인(亻)자를 추가하여 바칠 공(供)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이후 '바치다→주다→받들다→이바지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공급(供給), 제공(提供) 등에서는 '주다', 공양(供養)에서는 '받들다', 공여(供與)에서는 '이바지하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공양미 300석에 팔려간 심청의 이야기에 나오는 공양미(供養米)는 '부처님을 받들어(供) 봉양하기(養) 위한 쌀(米)'입니다.

대신할 대(代)자는 명확한 어원 해석이 없습니다. 다만 '사람(亻)의 한 세대(世代)'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로 짐작됩니다. 이후 '세대(世代)→일생(一生)→시대(時代)→(세대나 시대가) 교체하다→대신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대유법(代喩法)은 '다른 것으로 대신하여(代) 비유(喩)하는 방법(方法)'입니다. 우리 민족을 '흰옷'으로, 간호사를 '백의(白衣)의 천사'로 비유하는 방법이 대유법의 예입니다.

- 사람의 행동(2)
▶ 촉(促:促:) : 재촉할 촉, 사람 인(亻) + [발 족(足)→촉]
▶ 최(催:催:) : 재촉할 최, 사람 인(亻) + [높을 최(崔)]
▶ 보(保:保:) : 지킬 보, 사람 인(亻) + [지킬 보(呆)]
▶ 침(侵:侵:) : 침노할 침, 사람 인(亻) + [침범할 침(★)]
▶ 비(備:备:) : 갖출 비, 사람 인(亻) + 갖출 비(★)

재촉할 촉(促)자는 '사람(亻)의 발(足)걸음을 재촉하다'는 뜻입니다. 촉진(促進), 촉박(促迫), 촉구(促求), 독촉(督促) 등에 사용됩니다.

재촉할 최(催)자는 '사람(亻)이 높이(崔) 올라가도록 재촉하다'는 뜻입니다. 최고(催告)는 '재촉하는(催) 뜻을 알림(告)'이란 뜻으로, 상대편에게 어떤 일을 하도록 독촉하는 통지를 하는 법률 행위상의 용어입니다. 최면(催眠)은 '인위적으로 재촉하는(催) 수면(眠)'입니다.

지킬 보(保)자에 들어가는 지킬 보(呆)자는 팔과 다리를 벌리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이런 아이의 모습에서, '아이를 지키다, 보호하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지킬 보(保)자가 되었습니다. 보수정당(保守政黨)은 '기존의 전통이나 관습, 사회 등을 지키고(保) 지키는(守) 정당(政黨)'이며, 변화시키려는 정당은 진보정당(進步政黨)이라 합니다.

침노(侵擄)는 '침략((侵略)하여 노략(擄略)질하다'는 뜻입니다. 침노할 침(侵)자에 들어가는 침범할 침(★)자의 상형문자는 빗자루 추(帚)자 아래에 손(又)이 있는 모습입니다. 원래 '손(又)에 빗자루(帚)를 들고 쓸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다'는 뜻입니다. 이후 '조금씩 나아가다→범하다→침범하다→침노하다'의 뜻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침노할 침(侵)자가 되었습니다. 침입(侵入), 침범(侵犯), 침해(侵害), 침략(侵略) 등에 사용됩니다.

갖출 비(備)자에 들어가는 갖출 비(★)자는 활통(用)에 화살을 넣어둔 모습으로, '싸움에 대비하여 미리 화살을 갖추어 두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준비(準備)는 '반드시(準) 갖추다(備)'는 뜻이고, 유비무환(有備無患)은 '준비(備)가 되어 있으면(有), 근심(患)이 없다(無)'는 뜻입니다.

- 사람의 행동(3)
▶ 전(傳:传:伝) : 전할 전, 사람 인(亻) + [오로지 전(專)]
▶ 방(倣:仿:) : 본받을 방, 사람 인(亻) + [놓을 방(放)]
▶ 차(借:借:) : 빌릴 차, 사람 인(亻) + [옛 석(昔)→차]
▶ 신(伸:伸:) : 펼 신, 사람 인(亻) + [납 신(申)]
▶ 작(作:作:) : 지을 작, 사람 인(亻) + [지을 작(乍)]
▶ 부(付:付:) : 줄 부, 사람 인(亻) + 마디 촌(寸)

전할 전(傳)자는 '사람(亻)이 사람에게 전하다'는 뜻입니다. 또 사람의 일생(一生)을 전하는 전기(傳記)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흥부전(興夫傳)》이나 《허생전(沈淸傳)》은 흥부나 허생의 일대기를 적은 전기(傳記)입니다. 전설(傳說)은 '예로부터 전해져(傳) 오는 이야기(說)'입니다.

본받을 방(倣)자는 '다른 사람(亻)을 본받다'는 뜻입니다. 모방(模倣)이란 낱말 외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글자입니다.

빌릴 차(借)자는 '다른 사람(亻)에게 물건 등을 빌리다'는 뜻입니다. 임차(賃借), 차용(借用) 등에 사용됩니다. 차명통장(借名通帳)은 '남의 이름(名)을 빌려서(借) 만든 통장(通帳)'으로, 세금 회피나 불법 거래용으로 만드는 통장입니다. 조차(租借)는 '세금(租)을 내고 빌린다(借)'는 뜻으로, 특별한 합의에 따라 한 나라가 다른 나라 영토의 일부를 빌려 일정한 기간 동안 통치하는 일입니다. 아편전쟁 이후 영국은 99년간(1898~1997년) 홍콩을 중국으로부터 조차(租借)하였습니다.

펼 신(伸)자는 원래 '사람(亻)이 기지개를 켜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이후 '기지개를 켜다→(기지개를 켤 때 몸을 쭉) 뻗다→펴다→(몸을 펴) 늘어나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신축성(伸縮性)은 '늘어나고(伸) 줄어드는(縮) 성질(性)'입니다.

작문(作文), 작품(作品), 작업(作業), 공작(工作) 등의 지을 작(作)자에 들어가는 지을 작(乍)자의 상형문자는 칼붙이로 나무 따위를 패어 V자 모양의 자국을 내는 모습입니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옷깃의 상형이라고도 합니다. 어쨌든 '만들다', '짓다'는 뜻이 생겼고,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어 지을 작(作)자가 되었습니다. 장난은 '어지러움(亂)을 만들다(作)'는 뜻의 작난(作亂)이 변한 말입니다.

줄 부(付)자는 '손(寸)으로 사람(亻)에게 주다'는 뜻입니다. 마디 촌(寸)자는 손의 상형입니다. 이후 '주다→맡기다→부탁(付託)하다→의지하다→붙이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 가차된 글자
▶ 하(何:何:) : 어찌 하, 사람 인(亻) + [옳을 가(可)→하]
▶ 이(以:以:) : 써 이, 나 사(厶) + 사람 인(人)
▶ 사(似:似:) : 같을 사, 사람 인(亻) + 써 이(以)
▶ 억(億:亿:) : 억 억, 사람 인(亻) + [뜻 의(意)→억]
▶ 이(伊:伊:) : 저 이, 사람 인(亻) + [다스릴 윤(尹)→이]
▶ 단(但:但:) : 다만 단, 사람 인(亻) + [아침 단(旦)]

☞ 어찌 하(何)

어찌 하(何)자는 원래 사람(亻)이 어깨에 짐(可)을 메고 있는 모습인데, 가차되어 '어찌'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영어의 의문문은 what, where, when, why, how 등으로 시작하지만, 한문에서는 하(何)자로 표현합니다. 하시(何時: 언제), 하소(何所: 어디), 하위(何爲: 어째서), 하고(何故: 무슨 까닭), 하사(何事: 무슨 일), 하처何處: 어느 곳)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 써 이(以)

써 이(以)자의 상형문자는 사람(人)이 쟁기(厶)를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차되어 '~(로)써'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써 이(以)자는 영어의 전치사처럼 문장에서 많은 역할을 하는데, '~써, ~를 가지고,~에 따라, ~때문에, ~로 인하여, ~에서, ~부터, ~하여, ~하기 위하여, ~을, ~에게' 등의 뜻이 있습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은 '마음(心)에서(以) 마음으로(心) 뜻을 전하다(傳)'라는 뜻으로, '서로 마음이 통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은 '열(熱)로써(以) 열(熱)을 다스리다(治)'라는 뜻으로, 열은 열로 물리치고, 힘은 힘으로 물리친다는 뜻으로 쓰는 말입니다.

같을 사(似)자의 어원은 명확하지 않는데, 가차되어 '닮다, 비슷하다, 같다'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비몽사몽(非夢似夢)은 '꿈이 아니면서 꿈과 같다'는 뜻으로, 꿈속 같기도 하고 꿈을 깬 상태 같기도 한 어렴풋한 상태를 일컫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사이비(似而非)는 '같지만(似) 다르다(非)'는 뜻입니다.

억 억(億)자는 원래 '사람(亻)이 뜻(意)대로 하니 편안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가차되어 숫자 억을 뜻하는 글자가 되었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다'의 억장(億丈)은 말 그대로 '억(億: 숫자 일억) 장(丈: 길이의 단위)'으로, 매우 높은 높이를 말합니다. 따라서 이런 높이가 무너질 정도로 '몹시 가슴이 아프고 괴롭다'는 뜻입니다.

다만 단(但)자는 '아침 해(旦)가 드러나듯이, 사람(亻)의 상반신을 드러내다'는 뜻으로, 원래 '윗도리를 벗다'는 뜻이었으나 가차되어 '다만'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단지(但只)는 '다만(但) 오직(只)'이란 뜻입니다.

- 기타
▶ 변(便:便:) : 똥오줌 변,편할 편, 사람 인(亻) + 고칠 경(更)
▶ 배(倍:倍:) : 갑절 배, 사람 인(亻) + [침 부(咅)→배]
▶ 개(個:个:) : 낱 개, 사람 인(亻) + [굳을 고(固)→개]
▶ 근(僅:仅:) : 겨우 근, 사람 인(人) + [진흙 근(堇)]
▶ 치(値:值:) : 값 치, 사람 인(亻) + [값 치(直)]

편안(便安), 불편(不便) 등에 사용되는 편할 편(便)자는 '사람(亻)이 무엇인가 불편해서 그 점을 고치고(更) 난 뒤에 편안해졌다'라는 뜻입니다. 또 똥이나 오줌을 누고 나면 편안하기 때문에 똥오줌 변(便)자도 됩니다. 대변(大更)은 '큰(大) 똥오줌(更)'이란 뜻이고 소변(小更)은 '작은(小) 똥오줌(更)'이기 때문에, 화장실에 갈 때 '큰 것 보러 간다' 혹은 '작은 것 보러 간다'고 합니다. 변비(便祕)는 '똥오줌(便)이 숨기다(祕)'는 뜻으로, 대변이 대장 속에 숨어 나오지 않는 병입니다.

갑절 배(倍)자는 원래 '사람(亻)에게 침(咅)을 뱉고 배반하다'는 뜻입니다. 이후 '배반하다→위배되다→(위배한 것에) 배상하다→(배상을) 배가(倍加)하다→갑절'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배율(倍率), 배수(倍數), 공배수(公倍數) 등에 사용됩니다.

낱 개(個)자는 사람(亻)을 하나, 둘 세는 단위로 '사람, 명, 개, 하나, 낱낱'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개체(個體)는 '낱개(個)의 몸(體)'으로, 주위의 환경과 독립된 하나의 생물체(生物體)이란 뜻이고, 개인(個人)은 '한(個) 사람(人)'이란 뜻입니다. '사람'과 '하나'라는 뜻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 간체자에서는 사람 인(人)자에 아라비아 숫자인 일(1)자를 합쳐 개(个)자를 만들었습니다. 중국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글자 중 하나입니다.

겨우 근(僅)자는 '힘이나 재주가 적은 사람(亻)'이란 뜻에서 '겨우, 적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근근이 살아가다'의 근근(僅僅)은 '겨우(僅) 겨우(僅)'라는 뜻이고, '근소한 차이'의 근소(僅少)는 '적고(僅) 적다(少)'는 뜻입니다.

값 치(値)자에 들어가는 곧을 직(直)자는 값 치(直)자로도 사용됩니다. 곧을 직(直)자는 원래 '곧다, 바르다'는 뜻인데, '곧고 바르게 값을 매기다'는 뜻에서 값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이후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사람이 값을 매기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가치(價値)라는 낱말에 들어가는 값 가(價)자에도 사람 인(亻)자가 들어갑니다. 등치선(等値線)은 '지도상에서 같은(等) 값(値)을 가진 점들을 연결한 선(線)'으로, 높이가 같은 등고선(等高線), 깊이가 같은 등심선(等深線), 온도가 같은 등온선(等溫線), 압력이 같은 등압선(等壓線)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 다른 글자 위에 올라가는 사람 인(人)

▶ 질(負:负:) : 짐 질 부, 사람 인(人) + 조개 패(貝)
▶ 함(臽:臽:) : 함정 함, 절구 구(臼) + 사람 인(人)
▶ 함(陷:陷:) : (언덕 사이에) 빠질 함, 언덕 부(阜/阝) + [함정 함(臽)]
▶ 급(及:及:) : 미칠 급, 사람 인(人) + 또 우(又)
▶ 구(久:久:) : 오랠 구, 사람 인(人) + 삐침 별(丿)
▶ 구(灸:灸:) : 뜸 구, 불 화(火) + 오랠 구(久)
▶ 위(危:危:) : 위태할 위, 사람 인(人) + 기슭 엄(厂) + 병부 절(卩)

사람 인(人)자는 보통 다른 글자의 왼쪽에 들어가지만, 다른 글자의 위에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에는 글자 모양이 조금 변합니다.

질 부(負)자는 원래 '사람(人)이 갚아야 할 돈(貝)', 즉 빚을 뜻하는 글자였습니다, 이후 '빚→빚을 지다→부담을 지다→짐을 지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보부상(褓負商)은 '포대기(褓)를 지고(負) 다니며 장사(商)하는 사람'으로, 봇짐장수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때부터 있었지만 조선 시대부터 활발한 활동을 하였으며, 전쟁 때에는 식량을 조달하는 따위의 나랏일에도 동원되었습니다.

함정 함(臽)자는 함정(臼)에 사람(人)이 빠지는 모습입니다. 절구 구(臼)자는 절구나 함정의 상형입니다. 나중에 언덕 부(阝)자가 추가되어 빠질 함(陷)자가 되었습니다. 언덕 사이의 틈에 함정에 빠지는 것처럼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미칠 급(及)

미칠 급(及)자는 '앞에서 도망가는 사람(人)을 손(又)으로 잡다'는 뜻입니다. 즉 '(손이) 닿다→이르다→미치다→함께→~와'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과거 급제의 급제(及第)는 '합격(第)에 이르다(及)'는 뜻입니다. 차례 제(第)자는 '합격하다'는 뜻도 있습니다.

오랠 구(久)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人)의 등이나 엉덩이에 뜸을 뜨는 모습으로, 원래는 '뜸'이란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해서 생긴 상처가 오래 간다고 해서 '오래 간다'라는 의미가 생겼고, 원래의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불 화(火)자를 붙여 뜸 구(灸)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침구(鍼灸)는 '침(鍼)질과 뜸(灸)질'을 의미합니다.

위태할 위(危)자는 절벽(厂) 위에 사람(人)이 서 있어 위태(危殆)한 모습입니다. 거안사위(居安思危)는 ‘평안(安)하게 살(居) 때 위험(危)을 생각하라(思)’는 뜻입니다. 평안(平安)할 때에도 위험(危險)과 곤란(困難)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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