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 규 홀은 왕이 제후를 봉할 때 내려주던 막대 모양의 옥(玉)입니다. 서옥(瑞玉)이라고도 부르는데, 홀 규(圭)자는 이러한 홀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구슬 옥(玉/王)자를 추가하여, 서옥 규(珪)자가 되었습니다. 흙 토(土)자가 두개 나란히 쌍(雙)으로 들어 있어서 일명 쌍토(雙土)라고도 부릅니다.
■ 규로 소리나는 경우
▶ [2/2] 閨 안방 규 [중]闺 [guī] 문 문(門) + [홀 규(圭)] ▶ [2/2] 珪 서옥 규 [중]珪 [guī] 구슬 옥(玉/王) + [홀 규(圭)] ▶ [2/2] 奎 별이름 규 [중]奎 [kuí] 큰 대(大) + 홀 규(圭)
안방 규(閨)자는 '문(門) 안에 있는 안방'을 말합니다. 또, 안방에는 부녀자들이 있다고 해서 '부녀자, 색시'라는 뜻도 생겼습니다. 규수(閨秀)는 '재주와 학문이 빼어난(秀) 부녀자(閨)'를 일컫는 동시에, 남의 집 처녀를 점잖게 이르는 말입니다. 규방가사(閨房歌辭)는 '안방(閨房)의 가사(歌辭)'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 부녀자가 짓거나 읊은 가사 작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계녀가(戒女歌)〉, 〈규원가(閨怨歌)〉 등이 있습니다. 〈규중칠우쟁론기(閨中七友爭論記)〉는 '안방(閨) 가운데(中)에서 일곱(七) 친구(友)들이 다투며(爭) 논쟁하는(論) 것을 기록하다(記)'는 뜻으로, 조선 시대 연대 미상의 수필입니다. 규중칠우(閨中七友)란 바늘, 실, 골무, 자, 가위, 다리미, 인두 등 일곱 가지 옷 만드는 도구를 의인화한 것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일곱 가지 도구를 등장시켜 자신의 분수를 모르거나, 불평하고 사는 세태를 풍자하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서옥(瑞玉)은 '상서로운(瑞) 옥(玉)'이니까, 서옥 규(珪)자에는 구슬 옥(玉/王)자가 들어갑니다. 규소(珪素/硅素)는 화학 원소로, 영어로는 실리콘(Silicon)입니다. 지구의 지각에서 산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로, 기호는 Si, 원자 번호는 14입니다. 서옥 규(珪)자는 사람 이름에 주로 사용됩니다.
옛 중국에서는 하늘을 28개 지역으로 구분하여, 각 구역에 있는 별들로 28수(宿)를 만들었는데, 그 중 15번째 수(宿)를 규(奎)라고 불렀습니다.규장(奎章)은 '별(奎)처럼 귀한 글(章)'이란 뜻으로 '임금이 쓴 글이나 글씨'를 일컫는 말입니다. 규장각(奎章閣)은 정조가 즉위한 1776년 설치한 왕실 도서관입니다. 역대 왕의 시, 글, 그림 등을 보관하고, 각종 도서를 수집하고 보존, 간행하던 곳으로, 지금의 국립도서관입니다. 이 책들은 광복 후 서울대학교에서 인수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별이름 규(奎)자도 사람 이름에 주로 사용됩니다.
[사진] 규장각(奎章閣)
■ 가로 소리나는 경우
▶ [4/4] 街 거리 가 [중]街 [jiē] 다닐 행(行) + [홀 규(圭)→가] ▶ [3/4] 佳 아름다울 가 [중]佳 [jiā] 사람 인(亻) + [홀 규(圭)→가]
가로등(街路燈), 가판대(街販臺), 가로수(街路樹) 등에 사용되는 거리 가(街)자는 '사람이 다니는 길(行)이 거리이다'는 뜻입니다. 빈민가(貧民街)는 '가난한 백성들이 사는 거리'이고, 홍등가(紅燈街)는 '붉은(紅) 등불(燈)이 있는 거리(街)'로, 술집이나 기생집이 있는 거리입니다.
아름다울 가(佳)자는 '사람(亻)이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절세가인(絶世佳人)은 '세상(世)에 비할 바 없는(絶) 아름다운(佳) 사람(人)'으로, 절세미인(絶世美人)과 같은 말입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은 '점점(漸) 아름다운(佳) 지경(境)에 들어가다(入)'는 뜻으로, '갈수록 더욱 좋거나 재미있는 경지로 들어가다'는 뜻입니다. 글짓기 대회에서 입상하면 '대상-우수상-가작' 순으로 상을 주는데, 이때 가작(佳作)은 '아름다운(佳) 작품(作)'이란 뜻입니다.
■ 계로 소리나는 경우
▶ [3/2] 桂 계수나무 계 [중]桂 [guì] 나무 목(木) + [홀 규(圭)→계]
계수나무 계(桂)자의 계수나무는 토끼와 함께 달에 있다는 전설이 있는 나무입니다. 주로 우리나라의 냇가나 양지바른 곳에 모여 삽니다. 《계원필경(桂苑筆耕)》은 '계수나무(桂) 동산(苑)에서 붓(筆)으로 밭을 갈다(耕)'는 뜻으로, 신라 때의 최치원이 중국에 유학을 다녀온 885년에 헌강왕에게 만들어 바친 시문집(詩文集: 시와 글을 모은 책)입니다. 계피(桂皮)는 '육계(肉桂)나무 껍질(皮)'로, 향료나 약재로 사용됩니다.
■ 괘로 소리나는 경우
▶ [1/2] 卦 점괘 괘 [중]卦 [guà] 점 복(卜) + [홀 규(圭)→괘] ▶ [3/2] 掛 걸 괘 [중]挂 [guà] 손 수(扌) + [점괘 괘(卦)]
점괘(占卦)는 ‘점(占)을 쳐서 나오는 괘(卦)’로, 이 괘를 풀이하여 길흉을 판단합니다. 원래 괘(卦)는 갑골문자가 만들어지기 전, 중국 고대 전설상의 제왕인 복희씨(伏羲氏)가 만든 글자로, 음양(陰陽)을 나타내는 효(爻)를 3개 조합하여 8가지의 8괘(八卦)를 만들었습니다. 점을 칠 때는 음과 양을 표시한 산가지를 여러 개 넣어 놓은 통에서 3개나 8개를 뽑아 괘를 정합니다. [사진] 팔괘(八卦)
걸 괘(掛)자는 '손(扌)으로 물건을 걸다, 매달다'는 뜻입니다. 괘도(掛圖)는 '벽에 걸어(掛) 놓고 보는 학습용 그림(圖)이나 지도(圖)'입니다. 괘종시계(掛鐘時計)는 '종(鐘)이 걸려(掛) 있는 시계(時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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