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일 수요일

한자 부수 발: 그칠 지(止) | 천천히걸을 쇠(夊) | 어그러질 천(舛)...

    3-12. 발: 그칠 지(止) | 천천히걸을 쇠(夊) | 어그러질 천(舛)...
○ 발: 그칠 지(止) | 천천히걸을 쇠(夊) | 어그러질 천(舛) | 발 족(足) | 달릴 주(走)



그칠 지(止)
위로 향하는 발의 모습





한자를 처음 만든 사람들은 손의 손가락을 세 개만 표시했는데, 발도 발가락 세 개만으로 표시하였습니다. 또 손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글자가 되었듯이, 발도 방향에 따라 다른 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손과는 달리 발은 네 개의 글자 중 그칠 지(止)자와 천천히걸을 쇠(夊)자만 부수가 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나머지 두 글자도 다른 글자에서 종종 사용되는데, 내릴 강(夅)자의 아래나 가죽 위(韋)자의 위와 아래에 있는 글자가 그런 예입니다. 가죽 위(韋)자는 원래 성이나 지역(囗)의 아래위로 발의 모습을 그려 '성이나 지역을 포위하다, 둘러싸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였으나, 나중에 '가죽'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 가죽 위(韋)

이 네 글자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글자는 그칠 지(止)자입니다. 그칠 지(止)자는 원래 발이란 뜻을 가졌습니다. 이후 '발→(발을 움직여) 가다→(발을 멈추어) 정지하다, 그치다→(정지하여) 머물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정반대되는 뜻을 가지고 있는 '가다'와 '정지하다'가 모두 그칠 지(止)자로 표현된다는 사실입니다. 또 상형문자를 보면 글자의 모양이 다양해서 여러 가지로 변형되어 사용됩니다. 굳셀 무(武), 걸음 보(步)와 같은 글자에서는 지(止)자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지만, 갈 지(之), 먼저 선(先), 날 출(出)자와 같은 글자에서는 변형되어 사용되었습니다.

- 발로 감
▶ 귀(歸:归:) : (발로) 돌아갈 귀, 그칠 지(止) + 언덕 부(阜) + 빗자루 추(帚)
▶ 왕(往:往:) : (발로) 갈 왕, 걸을 척(彳) + 그칠 지(止→丶) + [임금 왕(王)]
▶ 종(從:从:从) : (발로) 좇을 종, 걸을 척(彳) + [따를 종(从)] + 그칠 지(止)

귀국(歸國), 귀로(歸路) 등에 들어가는 돌아갈 귀(歸)자는 원래 '고향 언덕(阜)의 흙덩어리와 빗자루(帚)를 들고 시집가다(止)'는 뜻입니다. 옛 중국에서는 고향 언덕의 흙덩어리와 빗자루를 들고 시집을 갔습니다. 남의 부인(婦=女+帚)이 되려면 빗자루(帚)가 필요했습니다. 나중에 시집은 '여자가 돌아가야 할 집'이라는 의미에서 '돌아가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 갈 왕(往)

갈 왕(往)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소리를 나타내는 임금 왕(王)자 위에 점이 있는데, 이 점이 원래는 발의 상형인 그칠 지(止)자입니다. 따라서 갈 왕(往)자는 '발(止→丶)로 걸어(彳) 가다'는 뜻입니다.

좇을 종(從)자는 원래 사람(人)이 사람(人)을 쫓아가는 모습(从)이었습니다. 지금의 글자보다 훨씬 간단하고 의미도 분명한 것 같습니다. 중국의 간체자도 종(从)으로 표시합니다. 나중에 뜻을 강조하기 위해 그칠 지(止)자와 걸을 척(彳)자가 추가되었습니다. 또 '좇다→따르다→모시다→만나다' 등의 뜻도 생겼습니다. 시종(侍從)은 '임금을 모시고(侍) 따르는(從) 사람'입니다. '상종 못할 사람'의 상종(相從)은 '서로(相) 만나다(從)'는 뜻입니다.

- 걸음 보(步)가 들어가는 글자
▶ 보(步:步:) : (발로) 걸음 보, 그칠 지(止)
▶ 척(陟:陟:) : 오를 척, 언덕 부(阜/阝) + 걸음 보(步)
▶ 섭(涉:涉:) : 건널 섭, 물 수(氵) + 걸음 보(步)
▶ 빈(頻:频:) : 자주 빈, 머리 혈(頁) + 걸음 보(步)
▶ 세(歲:岁:) : 해 세, 걸음 보(步) + 개 술(戌)

☞ 걸음 보(步)

걸음 보(步)자의 상형 문자를 보면 왼발과 오른발을 나란히 그려 '걷다'는 뜻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글자 아래의 오른발은 글자화되면서 모양이 조금 변했는데, 4획인 적을 소(少)자가 아니고 3획임에 주의해야 합니다.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는 '오십(五十) 걸음(步)을 도망한 사람이 백(百) 걸음(步)을 도망한 사람을 비웃다'라는 뜻으로, 조금 낫고 못한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일컫습니다.

오를 척(陟)자는 '언덕(阝)에 걸어서(步) 올라가다'는 뜻입니다. 강원도 삼척(三陟)은 '세(三) 번을 올라가다(陟)'는 뜻인데, 태백산맥의 분수령인 청옥산, 두타산, 중봉산, 백병산 등의 높은 산이 많아 붙여진 이름으로 추측됩니다.

건널 섭(涉)자는 '물(氵)을 걸어서(步) 건너다'는 뜻입니다. 이후 '(물을) 건너다→(물 건너) 이르다→미치다→간섭(干涉)하다→교섭(交涉)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섭외(涉外)는 '외부(外)와 교섭(涉)한다'는 뜻입니다.

빈도(頻度), 빈발(頻發), 빈번(頻繁) 등에 들어가는 자주 빈(頻)자는 '물을 건너지 못해 물(氵)가를 왔다갔다(步)하며 얼굴을(頁) 찡그린 모습'을 그린 물가 빈(瀕)자와 원래 같은 글자로, '물가→(물가를 왔다갔다하며, 마음이) 급하다→(마음이 급해 얼굴을) 찡그리다→자주 (왔다갔다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빈도(頻度)는 '자주(頻) 되풀이 되는 정도(度)'입니다.

해 세(歲)자는 '곡식을 베는 낫(戌)으로 가을에 수확하면 한 해가 가다(步)'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개 술(戌)자는 낫이나 도끼의 상형입니다. 세모(歲暮)는 '한 해(歲)가 저무는(暮) 연말'을 뜻하고, 세월(歲月)은 '해(歲)와 달(月)을 단위로 해서 흘러가는 시간'을 뜻합니다. 새배(歲拜)는 '해(歲)가 바뀌면 하는 절(拜)'로, 섣달 그믐이나 정초에 웃어른께 인사로 하는 절입니다.

- 전쟁하러 감
▶ 무(武:武:) : 굳셀 무, 그칠 지(止) + 창 과(戈)
▶ 정(正:正:) : 바를 정, 그칠 지(止) + 한 일(一)
▶ 정(征:征:) : 칠 정, 걸을 척(彳) + [바를 정(正)]
▶ 시(是:是:) : 옳을 시, 날 일(日) + 바를 정(正)
▶ 왜(歪:歪:) : 비뚤 왜, 아니 불(不) + 바를 정(正)

굳셀 무(武)자는 '무사(武士)가 창(戈)을 가지고 전쟁터에 나가다(止)'는 뜻입니다. 이후 '무기(武器)→무사(武士)→무술(武術)→무인(武人)→굳세다' 등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무용담(武勇談)은 '무사(武)들이 용감(勇)하게 싸운 이야기(談)'로, 영국의 〈아서 왕 이야기〉, 프랑스의 〈룰랑의 노래〉, 독일의 〈니벨룽겐의 노래〉 등이 있습니다.

☞ 바를 정(正)

바를 정(正)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나라 국(國)자의 옛 글자(口) 아래에 정벌(征伐)에 나선 군인들의 발(止)을 표현하여 '다른 나라(口)를 치러 가다(止)'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나중에 똑같은 모양의 발 족(足)자와 혼동을 피하기 위해 나라 국(口)자가 한 일(一)자로 변해 정(正)자가 되었습니다. 또 다른 나라를 치기 위해서는 바른 명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바르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이후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걸을 척(彳)자를 추가해 칠 정(征)자를 만들었습니다. 정동행성(征東行省)은 '동쪽(東) 정벌(征伐)을 실행(實行)하는 관청(省)'으로, 고려 충렬왕 때에, 중국 원나라가 개경에 설치하여 고려의 내정을 감시하고 간섭한 관청입니다.

옳을 시(是)자는 날 일(日)자와 바를 정(正)자의 변형 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해(日)가 뜨고 지는 것처럼 정확하고 바르다(正)'는 뜻에서 '옳다'라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실사구시(實事求是)는 '실제(實) 일(事)로부터 옳은(是) 진리를 구한다(求)'는 뜻으로, 글방에서 책을 읽으면서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직접 보거나 실험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것입니다.

바를 정(正)자에 아닐 부(不)자가 붙으면 '바르지(正) 않다(不)'는 뜻의 비뚤 왜(歪)자가 됩니다. 왜곡(歪曲)은 '삐뚜러지고(歪) 굽다(曲)'는 뜻으로, 사실과 다르게 해석하거나 그릇되게 한다는 뜻입니다.

- 기타
▶ 기(企:企:) : 꾀할 기, 사람 인(人) + [그칠 지(止)→기]
▶ 력(歷:历:) : 지낼 력, 그칠 지(止) + [셀 력(厤)]
▶ 차(此:此:) : (발로 서 있는) 이 차, 그칠 지(止) + 비수 비(匕)
▶ 치(齒:齿:歯) : 이 치, [그칠 지(止)→치] + 앞니 모습

꾀할 기(企)자는 원래 '사람(人)이 발(止)돋음하다'는 뜻이었으나, 이후 '발돋움하다→바라다→꾀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기업(企業)은 '이익을 목적으로 사업을 꾀하고(企) 일(業)을 하는 회사'입니다.

지낼 력(歷)자에 들어가는 셀/책력 력(厤)자는 언덕(厂) 에 벼(禾)를 수확한 횟수를 하나둘 그려 넣은 모습에서, 햇수를 세거나 책력(冊曆)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지낼 력(歷)자는 '햇수를 세면서(厤) 지나가다(止)'는 뜻입니다.역사(歷史)는 '지나간(歷) 과거를 손에 든 붓(史)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역사 사(史)자는 손에 든 붓의 상형입니다.

이 차(此)자는 '사람(匕)이 서 있는(止) 곳이 이곳이다'는 뜻입니다. 피차일반(彼此一般)은 '저(彼)쪽이나 이(此)쪽이나 한(一) 가지(般)이다'는 뜻으로, 서로가 마찬가지임을 일컫는 말입니다.

☞ 이 치(齒)

이 치(齒)자는 얼굴 앞에서 본 앞니의 모습과 소리를 나타내는 그칠 지(止)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그칠 지(止)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입니다. 설치류(齧齒類)는 '갉아먹는(齧) 이(齒)를 가진 무리(類)'로, 쥐나 토끼, 다람쥐 같이 음식을 갉아먹는 척추동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양치식물(羊齒植物)은 '잘게 갈라진 잎 가장자리의 모습이 양(羊)의 이빨(齒) 모양으로 생긴 식물(植物)'로, 고사리처럼 꽃이 피지 않아 씨가 없고 포자로 번식하는 종류를 이르는 말입니다.

[사진] 양치식물(羊齒植物)

- 그칠 지(止)자의 모양이 변한 글자
▶ 지(之:之:) : 갈 지, 한 일(一) + [그칠 지(止)]
▶ 선(先:先:) : 먼저 선, 그칠 지(止) + 어진사람 인(儿)
▶ 출(出:出:) : (발로) 날 출, 입벌릴 감(凵) + 그칠 지(止)
▶ 전(前:前:) : 앞 전, 그칠 지(止) + 달 월(月) + 칼 도(刂)

☞ 갈 지(之)

갈 지(之)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발(止) 아래에 선(一)이 하나 그려져 있습니다. 선은 출발선이나 도착선을 의미하며, 여기에서 '가다'와 '이르다'라는 정반대의 두 가지 뜻이 생겼습니다. 이후 가차되어 '~가, ~에, ~의, ~와' 등의 어조사로 많이 사용됩니다. 좌지우지(左之右之)는 '좌(左)로 갔다(之) 우(右)로 갔다(之), 즉 제 마음대로 하다'는 뜻입니다. 수어지교(水魚之交)는 '물(水)과 물고기(魚)의(之) 사귐(交)'이란 뜻으로,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친한 사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먼저 선(先)자는 발(止)을 강조한 사람(儿)의 모습으로, 먼저 간(止) 사람(儿)이란 데에서 '먼저, 앞서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선사시대(先史時代)는 '역사(歷史) 시대보다 앞선(先) 시대(時代)라는 뜻으로, 인간이 문자를 만들어 역사를 기록하기 시작한 역사 시대 이전의 시대를 말합니다.

날 출(出)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발(止)과 움집(凵)을 그려 놓았는데, '집(凵)에서 나가다(止)'는 뜻입니다. 출세(出世)는 '세상(世)에 나오다(出)'는 뜻으로 사회적으로 높이 되거나 유명해지는 것이고, 출가(出家)는 '집(家)을 나가다(出)'는 뜻으로 시집을 가거나 중이 됨을 일컫는 말이며, 가출(家出)은 '집(家)을 나가(出) 돌아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 앞 전(前)

앞 전(前)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그칠 지(止→ㅛ)와 배 주(舟→月)자가 합쳐진 모습(歬)입니다. 즉 배(舟)가 앞으로 나아가는(止) 모습에서 앞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이후 이 글자에 칼 도(刂)자가 붙어 '자르다'는 뜻의 전(前)자가 되었으나 여전히 '앞'이라는 의미로 사용되자, 칼 도(刀)자가 한 번 더 추가되어 자를 전(剪)자가 되었습니다. 풍전등화(風前燈火)는 '바람(風) 앞(前)의 등잔불(燈火)'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처지를 일컫습니다.



천천히걸을 쇠(夊), 뒤져올 치(夂)
아래로 향한 발 모습




천천히걸을 쇠(夊)자는 그칠 지(止)자와 마찬가지로 발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칠 지(止)자는 발의 방향이 앞쪽(위쪽)을 향하고 있는 반면, 천천히걸을 쇠(夊)자는 발이 뒤쪽(아래쪽)을 향한 모습입니다. 따라서 그칠 지(止)자가 '바깥으로 나가거나 올라가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반면, 천천히걸을 쇠(夊)자는 '안으로 들어오거나 내려가다'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서로 뜻이 반대인 오를 척(陟)자와 내려올 항(降)자, 날 출(出)자와 각각 각(各)자를 보면, 각각 그칠 지(止)자와 천천히걸을 쇠(夊)자가 들어 있습니다.

천천히걸을 쇠(夊)자와 비슷한 글자로 뒤져올 치(夂)자가 있는데, 이 글자도 발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이면서, 부수글자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치(夂)자는 글자의 위쪽에 주로 위치하고(各, 降), 쇠(夊)자는 글자의 아래에 주로 위치합니다(愛, 夏, 复, 麥). 하지만 두 글자의 의미가 같고 형태가 비슷하여 현대에 와서는 두 글자를 굳이 구분하지 않아, 이 책에서도 구분하지 않았습니다. 중국 간체자의 부수에서도 이 두 글자를 하나로 합쳐 사용하고 있습니다.

- 발의 모습
▶ 강(降:降:) : 내릴 강, 항복할 항, 언덕 부(阜/阝) + [내려올 강(夅)]
▶ 각(各:各:) : 각각 각, 뒤져올 치(夂) + 입 구(口)
▶ 처(處:处:処) : 곳 처, 천천히걸을 쇠(夊) + 집 면(宀→几) + [범 호(虍)→처]

[사진] 오를 척(陟)자와 내릴 강(降)자가 있는 갑골문자

내려올 강(夅)자는 걸음 보(步)와 똑같이 두 개의 발이 있지만, 방향은 정반대입니다. 걸음 보(步)자가 언덕 부(阜/阝)자와 합쳐져 언덕에 오를 척(陟)자가 되었듯이, 내려올 강(夅)자는 언덕 부(阜/阝)자와 합쳐져 언덕에서 내릴 강(降)자가 되었습니다. 또 전쟁에서 항복하면 언덕에 친 진(陣)에서 내려오니까 힝복할 항(降)자도 되었습니다. 강우량(降雨量)은 '내린(降) 비(雨)의 양(量)'이고, 강수량(降水量)은 '내린(降) 비뿐만 아니라 눈, 우박 등이 녹은 후의 물(水)의 양(量)'입니다. 항마군(降魔軍)은 '마귀(魔)를 항복(降)시키는 군사(軍)'로, 고려 숙종 때 윤관이 여진족을 정벌하기 위해 승려들로 구성한 승병(僧兵) 부대입니다. 승려들이 마귀를 쫓는다고 해서 항마군(降魔軍)군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 각각 각(各) ☞ 나갈 출(出)

각각 각(各)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날 출(出)자와 비슷한데, 발의 방향만 다릅니다. 날 출(出)자가 '집(凵)에서 나가다(止)'는 뜻인 반면, 각각 각(各)자는 '집(凵)으로 들어오다(夂)'는 뜻입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각각'이란 뜻이 생겼지만, '집(宀)으로 들어오는(各)' 손님 객(客)자나, '발(足)로 걸어서 집으로 들어오는(各)' 길 로(路)자를 보면 각(各)자에 '집으로 들어오다'는 뜻이 남아 있습니다.

곳 처(處)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집(宀→几)안에 발(夊)이 들어 있는 모습입니다. 즉 '집안에 있다, 거주하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이후 '거주하다→살다→(거주하는) 곳→(거주하며) 다스리다→(다스리며) 처리하다→처하다'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나중에 소리를 나타내는 범 호(虍)자가 추가되면서, 발(夊)이 집(宀→几) 밖으로 나와 지금과 같은 글자가 되었습니다. 상처(傷處)는 '몸이 상한(傷) 곳(處)'이며, 처세술(處世術)은 '세상(世)을 살아가는(處) 재주(術)'이고, 처형(處刑)이나 처벌(處罰)은 '형벌(刑罰)에 처하다(處)'는 뜻입니다.

- 사람 아래의 발
▶ 하(夏:夏:) : 여름 하, 머리 경(頁) + 천천히걸을 쇠(夊)
▶ 우(憂:忧:) : 근심 우, 머리 혈(頁) + 마음 심(心) + 천천히걸을 쇠(夊)
▶ 애(愛:爱:) : 사랑 애, 손톱 조(爪) + 사람 인(人→冖) + 마음 심(心) + 천천히걸을 쇠(夊)
▶ 후(後:后:) : 뒤 후, 걸을 척(彳) + 작을 요(幺) + 천천히걸을 쇠(夊)

여름 하(夏)자의 상형문자에는 머리(頁)와 손과 발(夊)이 있었으나, 손과 머리(頁)의 일부가 생략되어 하(夏)가 되었습니다. 여름에 기우제를 지내는 무당의 모습으로 추측하여, 하(夏)가 여름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하로동선(夏爐冬扇)은 '여름(夏)의 화로(爐)와 겨울(冬)의 부채(扇)'라는 뜻으로, 아무 소용없는 말이나 재주 또는 쓸모없는 사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근심 우(憂)자는 머리(頁)와 마음(心)으로 근심하며 천천히 걸어가는(夊) 모습입니다. 식자우환(識字憂患)은 '글자(字)를 아는(識) 것이 오히려 근심(憂)과 근심(患)이 되다'는 뜻으로, 차라리 모르는 편이 낫거나,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걱정거리라는 뜻입니다.

사랑 애(愛)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입을 크게 벌린(爪) 사람(人→冖)이 가슴의 심장(心)이 강조된 채로 걸어가는(夊) 모습입니다. 손톱 조(爪)자는 입을 벌린 얼굴의 모습이 변한 것으로, 사랑에 넋이 빠진 모습을 강조하였습니다. 서양에서 사랑을 표시하는데 하트(heart: 심장)를 사용하듯이, 사랑 애(愛)자에도 심장(心)이 들어 있습니다. 애인(愛人)은 사랑하는 사람이고, 애완동물(愛玩動物)은 '사랑하고(愛) 함께 놀기(玩)위한 동물(動物)'입니다.

뒤 후(後)자는 길(彳)에서 죄수가 줄(幺)에 묶여 끌려가는(夊) 모습입니다. 작을 요(幺)자는 실 사(糸)자와 마찬가지로 줄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끌려가는 죄수는 뒤에서 늦게 간다'고 해서 '늦다', '뒤'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 발과 상관없는 글자
▶ 맥(麥:麦:麦) : 보리 맥, 올 래(來) + 뒤져올 치(夂)
▶ 치(致:致:) : 이를 치, 이를 지(至) + [뒤져올 치(夂)]
▶ 동(冬:冬:) : 겨울 동, 천천히걸을 쇠(夊) + 얼음 빙( ==> 발밑의 얼음

보리 맥(麥)자에 들어가는 올 래(來)자는 원래 익은 보리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보리가 중앙아시아로부터 중국에 들어온 식물이라서 '오다'는 뜻으로 쓰이자, 원래 뜻을 살리기 위해 뿌리 모습(夂)을 추가하여 보리 맥(麥)자를 만들었습니다. 보리는 뿌리가 매우 길기 때문입니다.

이를 치(致)자는 뒤에 올 치(夂)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입니다. 치사량(致死量)은 '죽음(死)에 이르게(致) 할 정도의 약물의 양(量)'입니다.

겨울 동(冬)자는 천천히걸을 쇠(夊)자와 얼음 빙(冫)자가 합쳐진 글자인데, 상형문자를 보면 나뭇가지에 잎이 두 개 달린 모습입니다. 발의 상형인 천천히걸을 쇠(夊)자와는 상관없습니다. 겨울의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글자 아래 얼음 빙(冫)자가 들어갔습니다. '발(夊) 밑에 얼음(冫)이 있으니 겨울이다'고 암기하세요.



어그러질 천(舛)
흐트러진 두개의 발 모습




손을 나타내는 부수 중 손맞잡을 공(廾)자와 절구 구(臼)자는 두 손의 상형입니다. 발을 나타내는 부수 중에서도 이와 같이 두 발을 표현한 부수가 있습니다. 어그러질 천(舛)자와 걸을 발(癶)자입니다. 이 두 글자에 대해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어그러질 천(舛)자는 천천히걸을 쇠(夊)자와 걸을 과(𡕒)자가 합쳐져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상형문자를 보면 방향이 서로 다른 두 발의 모습인데, 아마도 춤을 추는 발의 모습으로 추측됩니다. 두 발이 흐트러져 있는 모습에서, ‘어그러지거나 어수선하다’는 의미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다른 글자에 들어가면 두 발이란 의미로 사용됩니다.

- 어그러질 천(舛)
▶ 무(舞:舞:) : 춤출 무, 어그러질 천(舛) + [없을 무(無)]
▶ 무(無:无:无) : 없을 무, 춤추는 무당 모습
▶ 걸(桀:桀:) : 홰/이름 걸, 나무 목(木) + 어그러질 천(舛)
▶ 순(舜:舜:) : 순임금 순, 어그러질 천(舛) + 덮을 멱(冖) + 손톱 조(爪)

☞ 춤출 무(舞) ☞없을 무(無)

춤출 무(舞)자에 들어가는 없을 무(無)자도 원래는 무당이 양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나중에 가차되어 '없다'는 뜻이 생기면서, 원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두발(舛)이 추가되어 춤출 무(舞)자가 되었습니다. 군무(群舞)는 '무리(群)가 추는 춤(舞)'입니다. 무천(舞天)은 '하늘(天)에 제사지내고 춤(舞)을 추다'는 뜻으로, 동예(東濊)에서 농사를 마치고 음력 시월에 행하던 제천행사입니다.

홰는 새나 닭들이 올라가 있는 나무 막대기입니다. 홰 걸(桀)자는 '새가 두 발(舛)로 서있는 나무(木) 막대기가 홰이다'는 뜻입니다. 또 하왕조(夏王朝)의 마지막 왕 이름이 걸(桀)입니다. 이 글자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사람 인(亻)자가 붙으면 뛰어날 걸(傑)자가 됩니다.

순임금 순(舜)자는 받을 수(受)자에서 아래에 있는 손(又) 대신에 두 발(舛)이 들어 있는데, 어원을 알 수 없는 글자입니다. 주로 이순신(李舜臣)과 같이 사람 이름에 사용됩니다. 요순 시절(堯舜時節)은 '고대 중국의 요(堯)와 순(舜), 두 임금이 다스리던 시절(時節)'로, 나라가 태평한 시절을 일컫습니다.

- 걸을 발(癶)
▶ 등(登:登:) : 오를 등, 걸을 발(癶) + [콩 두(豆)→등]
▶ 발(發:发:発) : 필 발, 활 궁(弓) + 창 수(殳) + [걸을 발(癶)]

☞ 걸을 발(癶)

두 발의 모습을 나타내는 글자로는 어그러질 천(舛)자 외에도 걸을 발(癶)자가 있습니다. 걸을 발(癶)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그칠 지(止)자가 좌우로 나란히 두 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앞으로 '걸어가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오를 등(登)자는 '두 발로 걸어서(癶) 올라가다'는 뜻입니다. 등산(登山)은 '산(山)에 올라가다(登)'는 뜻입니다.등기(登記)는 '기록(記)에 올리다(登)'는 뜻으로, 국가기관이 법정 절차에 따라 등기부에 부동산에 관한 일정한 권리관계를 적는 일이나 적어 놓은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집이나 토지를 구입하면 법원에 가서 소유권을 등기해야 합니다. 가등기(假登記)는 '거짓으로(假) 하는 등기(登記)'로, 등기를 할 요건이 갖추어지지 못하였을 경우에 등기의 순위를 보전하기 위하여 임시로 하는 등기입니다.

필 발(發)자는 원래 '손(又)에 화살을 들고(殳) 활(弓)을 쏜다, 발사(發射)한다'는 뜻입니다. 창 수(殳)자는 손(又)에 창이나 연장, 막대기 등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여기에서는 화살을 들고 있습니다. 이후 '쏘다[발사(發射)]→떠나다[출발(出發)]→나타나다[발생(發生)]→드러내다[발표(發表)]→일어나다[도발(挑發)]→피다[만발(滿發)]' 등의 여러 가지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여기에서 발(癶)자는 소리로 사용되었지만, '떠나다, 일어나다' 등의 뜻은 발과 관련이 있습니다.



발 족(足)
발과 다리 모양




발 족(足)자는 종아리 모양을 나타내는 口자와 발의 상형인 그칠 지(止)자가 합쳐진 글자로, 발보다는 다리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발 족(足)자가 다른 글자에 들어갈 때에는 다리라는 뜻 외에도 발이나 발자취 등을 나타내는 데 사용됩니다.

사족(蛇足)은 화사첨족(畵蛇添足)의 줄임말로, '뱀(蛇)을 그리는(畵) 데 발(足)을 더하다(添)'는 뜻으로, 쓸데없는 일을 함을 이르는 말입니다. 조족지혈(鳥足之血)은 '새(鳥) 발(足)의(之) 피(血)'란 뜻으로, 극히 적은 양을 말합니다. 정족지세(鼎足之勢)는 '솥(鼎) 다리(足)의(之) 형세(形勢)'로, 솥의 세 다리처럼 셋이 맞서 대립하고 있는 형세입니다.

- 다리로 뜀
▶ 용(踊:踊:) : (다리로) 뛸 용, 발 족(足) + [길 용(甬)]
▶ 도(跳:跳:) : (다리로) 뛸 도, 발 족(足) + [조 조(兆)→도]
▶ 약(躍:跃:) : (다리로) 뛸 약, 발 족(足) + [꿩 적(翟)→약]

뛰기 위해서는 다리가 필요합니다. 뛸 용(踊)자는 '발(足)로 길(甬)을 뛰어가다'는 뜻입니다만, '발(足)로 춤추다'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무용(舞踊)은 '춤추고(舞) 춤추다(踊)'는 뜻입니다.

뛸 도(跳)자도 '발(足)로 뛰다'는 뜻입니다. 도약(跳躍)은 '뛰고(跳) 뛰다(躍)'는 뜻으로, 더 높은 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뛸 약(躍)자는 '꿩(翟)이 땅에서 발(足)로 폴짝폴짝 뛰어다니다'는 뜻입니다. 약진(躍進)은 '뛰어(躍) 나아가다(進)'는 뜻입니다.

- 발로 밟거나 참
▶ 답(踏:踏:) : (발로) 밟을 답, 발 족(足) + [유창할 답(沓)]
▶ 천(踐:践:践) : (발로) 밟을 천, 발 족(足) + [도적 전(戔)→천]
▶ 축(蹴:蹴:) : (발로) 찰 축, 발 족(足) + [나아갈 취(就)→축]

발로 밟거나 차는 글자에도 발 족(足)자가 들어갑니다. 밟을 답(踏)자에 들어가는 유창할 답(沓)자는 '말하는(曰: 가로 왈) 것을, 물(水)이 흐르듯이 유창하게 하다'는 뜻으로, 논 답(畓)이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답보(踏步)는 '자신의 걸음(步)을 밟다(踏)'는 뜻으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장답사(現場踏査)는 '현장(現場)을 밟으며(踏) 조사하다(査)'는 뜻으로, 현장을 직접 가서 보면서 조사하다는 의미입니다.

밟을 천(踐)자도 밟을 답(踏)자와 같은 뜻을 가졌습니다. 실천(實踐)은 '실제로(實) 밟아보다(踐)'는 뜻으로,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하다는 의미입니다.

찰 축(蹴)자는 '발(足)이 앞으로 나아가(就) 차다'는 뜻입니다. 축구(蹴球)는 '공(球)을 차는(蹴) 경기'입니다. '우리의 제의를 일축하였다'에서 일축(一蹴)은 '한(一) 번에 차다(蹴)'는 뜻으로, 제안이나 부탁 따위를 한 번에 거절하거나 물리치다는 의미입니다.

- 발자취
▶ 종(踪:踪:) : 발자취 종, 발 족(足) + [마루 종(宗)]
▶ 적(跡:迹:) : 발자취 적, 발 족(足) + [또 역(亦)→적]
▶ 적(蹟:迹:) : 사적 적, 발 족(足) + [꾸짖을 책(責)→적]

발이 지나간 자리인 발자취를 뜻하는 글자에도 발 족(足)자가 들어갑니다. 발자취 종(踪)자는 '발(足)이 지나가고 남은 것이 발자취이다'는 뜻입니다. 실종자(失踪者)는 '발자취(踪)를 잃어버린(失) 사람(者)'입니다.

발자취 적(跡)자도 '발(足)이 지나가고 남은 것이 발자취이다'는 뜻입니다. '종적도 없이 사라졌다'의 종적(踪跡)은 '발자취(踪)와 발자취(跡)'입니다. 흔적(痕跡)은 '병(疒)이 낫고 남은 흉터(痕)와 발(足)이 지나가고 남은 발자취(跡)'이고, 흔적기관(痕跡器管)은 '흔적(痕跡)만 남아 있는 기관(器管)'으로, 사람의 꼬리뼈나 고래의 뒷다리 등이 있습니다.

고적(古蹟), 유적(遺蹟), 행적(行蹟), 기적(奇蹟) 등에 사용되는 사적 적(蹟)자에서 사적(事蹟)은 '사건(事件)이나 일의 자취(蹟)'라는 뜻으로, 발자취 적(跡)자와 뜻과 소리가 같아 혼용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사적지(史蹟地)는 '역사적인(史) 자취(蹟)가 남아 있는 땅(地)'입니다.

- 기타
▶ 거(距:距:) : 떨어질 거, 발 족(足) + [클 거(巨)]
▶ 로(路:路:) : 길 로, 발 족(足) + [각각 각(各)→로]
▶ 촉(促:促:) : 재촉할 촉, 사람 인(亻) + [발 족(足)→촉]
▶ 착(捉:捉:) : 잡을 착, 손 수(扌) + [발 족(足)→착]

[사진] 다리에서 뒤쪽으로 향해 있는 며느리발톱

떨어질 거(距)자는 원래 '닭의 발(足)에 있는 며느리발톱'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며느리발톱은 조류의 다리에서 뒤쪽으로 향해 있는 돌기로 사실 발톱은 아닙니다. 또 며느리발톱은 다른 발로 부터 떨어져 있어서 '떨어지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거리(距離)는 '떨어지고(距) 떨어진(離) 길이'입니다.

길 로(路)자는 '발(足)로 걸어서 집으로 들어오는(各) 길이다'는 뜻입니다. 각각 각(各)자는 원래 '집으로 들어오다'는 뜻을 가진 글자입니다. 《천로역정(天路歷程)》은 '하늘(天)로 가는 길(路)을 지나간(歷) 여정(旅程)'으로, 영국의 작가 버니언이 지은 우화소설입니다. 신의 노여움을 두려워하는 한 기독교인이 갖은 고난을 겪고 천국에 이르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재촉할 촉(促)자는 '사람(亻)의 발(足)걸음을 재촉한다'는 뜻입니다. 발 족(足)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입니다. 촉진(促進)은 '재촉하여(促) 나아가다(進)'는 뜻입니다. 판촉활동(販促活動)은 '물건 판매(販賣)를 촉진하기(促) 위해 하는 활동(活動)'으로, 광고나 판매 행사를 이르는 말입니다.

잡을 착(捉)자는 '도망가는 사람의 발(足)을 손(扌)으로 잡다'는 뜻입니다. 재촉할 촉(促)자와 마찬가지로, 발 족(足)자가 소리로 사용되었습니다. '좋은 기회를 포착하여...'의 포착(捕捉)은 '잡고(捕) 잡다(捉)'는 뜻입니다.

- 발 소(疋)자가 들어가는 글자
▶ 선(旋:旋:) : 돌 선, 깃발 언(㫃) + 발 소(疋)
▶ 의(疑:疑:) : 의심할 의, 발 소(疋) + 비수 비(匕) + 화살 시(矢) + 창 모(矛)

발 소(疋)자는 발 족(足)자의 간략형인데, 짝 필(匹)자의 속자로도 사용됩니다. 또 말 한 필, 비단 한 필 등 단위에도 사용됩니다. 하지만 다른 글자 내에서는 발 족(足)자와 같은 의미로 사용됩니다. 발 소(疋)자는 부수 글자이지만, 소통할/트일 소(疏)자나 초나라 초(楚)자 등에서는 소리로 사용됩니다.

돌 선(旋)자는 깃발(㫃) 아래에 발(疋)이 있는 모습으로, '지휘관이 흔드는 깃발(㫃)에 따라 움직이다(疋)'는 뜻에서, 주위를 '돌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선회(旋回)는 '돌고(旋) 돌다(回)'는 뜻인데, 항공기가 항로를 바꾸다는 뜻도 됩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의 선풍(旋風)은 '도는(旋) 바람(風)'이란 뜻으로, 회오리바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 의심할 의(疑)

의심할 의(疑)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갈림길에서 지팡이를 든 노인이 길을 잃고, 어디로 가야할지 머뭇거리는 모습인데, 여기에서 '머뭇거리다, 헛갈리다, 의심(疑心)하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이 글자에 병 녁(疒)자가 추가되면, 어리석을 치(癡)자가 됩니다. 치매(癡呆)나 바보 천치(天癡)에 사용되는 이 글자는 '정신이 헛갈리어(疑) 갈팡질팡 헤매는 병(疒)'이란 뜻입니다. 이후 글자의 모양도 바뀌었는데, '발(疋) 아래에 있는 것이 비수(匕)인지, 화살(矢)인지, 창(矛)의 머리인지 의심(疑心)스럽다'로 외우면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달릴 주(走)
사람(大)과 발(止)의 모습




달릴 주(走)자는 발(止)을 강조한 사람(大→土)의 모습에서 '걸어가다, 달리다, 뛰다'는 뜻이 생겼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달리다, 뛰다'는 뜻으로 사용되지만, 중국에서는 주로 '걸어가다'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주광성(走光性)은 '빛(光)을 향해 가는(走) 성질(性)'로, 빛의 자극에 따라 가까이 가거나 멀리가려는 성질입니다. 빛으로 향하는 성질을 양의 주광성, 멀어지려는 성질을 음의 주광성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나방을 잡는 유아등(誘蛾燈)이나 물고기를 모으는 집어등(集魚燈)은 곤충이나 어류의 양의 주광성을 이용한 것입니다.

- 달려가는 것과 관련된 글자
▶ 초(超:超:) : (뛰어) 넘을 초, 달릴 주(走) + [부를 소(召)→초]
▶ 월(越:越:) : (뛰어) 넘을 월, 달릴 주(走) + [도끼 월(戉)]
▶ 부(赴:赴:) : (가서) 다다를 부, 달릴 주(走) + [점 복(卜)→부]

넘을 초(超)자는 '뛰어(走)넘다'는 뜻입니다. 초인(超人)은 '능력이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超) 사람(人)'으로, 영어로 슈퍼맨(superman) 입니다. 초음파(超音波)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超) 소리(音)의 파(波)'로, 사람의 귀가 들을 수 있는 음파의 주파수는 일반적으로16Hz~20KHz의 범위인데, 주파수(초당 진동수)가 20KHz를 넘어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음파를 초음입니다.

[사진] 영화 〈초인(超人)〉의 포스터

넘을 월(越)자도 '뛰어(走)넘다'는 뜻입니다. 초월(超越)은 '넘고(超) 넘는다(越)'는 뜻입니다. 오월동주(吳越同舟)는 '서로 원수인 오(吳)나라 사람과 월(越)나라 사람이 같은(同) 배(舟)에 타고 있다'는 뜻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원수라도 협력하게 된다는 의미와 함께 뜻이 전혀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있게 됨을 일컫는 말입니다.

다다를 부(赴)자는 '가서(走) 다다르다'는 뜻입니다. 부임(赴任)은 '임명(任命)을 받은 관리가 근무할 곳으로 다다르다(赴)'는 뜻으로, 임명을 받은 관리가 근무할 곳으로 가는 것을 말합니다. 〈용궁부연록(龍宮赴宴錄)〉은 '용궁(龍宮)의 잔치(宴)에 간(赴) 기록(記錄)'으로, 조선 시대 김시습이 지은 한국 최초의 한문 소설집인 《금오신화》에 수록된 다섯 편 중 하나입니다.

- 기타
▶ 기(起:起:) : (가기 위해) 일어날 기, 달릴 주(走) + [몸 기(己)]
▶ 도(徒:徒:) : (가는) 무리 도, 걸을 척(彳) + [달릴 주(走)→도]
▶ 취(趣:趣:) : 취미 취, 달릴 주(走) + [가질 취(取)]
▶ 조(趙:赵:) : 나라이름 조, 달릴 주(走) + [닮을 초(肖)→조]

기상(起床), 기립(起立), 기공식(起工式) 등에 사용되는 일어날 기(起)자는 '꿇어앉아 있는 사람(己)이 가기(走) 위해 일어나다'는 뜻입니다. 기상(起床)은 '평상(床), 즉 침대에서 일어나다(起)'는 뜻이고, 기립박수(起立拍手)는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起) 서서(立) 치는 박수(拍手)'입니다.

무리 도(徒)자는 원래 '길(彳) 위로 걸어가다(走)'는 뜻입니다. 이후 '걸어가다→(걷는) 무리→일꾼→제자'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도보(徒步)는 걷고(徒) 걷다(步)'는 뜻이고, 불교도(佛敎徒)는 '불교(佛敎)를 믿는 무리(徒)'입니다. 도제(徒弟)는 '제자(徒)와 제자(弟)'라는 뜻으로, 중세시대의 동업자조합인 길드(guild)에서 세 가지 계층으로 나누어진 수공업 기술자 중 맨 아래 계층입니다. 2∼8년 정도 수업을 거치면 장인(匠人)이 되었습니다.

취미 취(趣)자는 원래 '남보다 먼저 가지기(取) 위해 빨리 가다(走)'는 뜻입니다. 이후 '빨리 가다→향하다→취미(趣味)→재미'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취미나 재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빨리 가야 하겠지요. 취향(趣向)은 '마음이 재미있어(趣) 하는 방향(向)'입니다.

나라이름 조(趙)자는 원래 '빨리 달아나다(走)'는 뜻입니다만, 춘추전국 시대의 나라 이름이나 성씨(姓氏)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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