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중국에서는 갑골문자가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실을 만들어 사용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황제(黃帝)와 그 왕비 서릉씨(西陵氏)가 누에를 치고, 실을 뽑고, 비단을 짜는 기술을 가르쳤다고 한다.
중국의 비단은, 한(漢)나라 때부터 서양으로 비단을 수출하던 길이었던 실크로드(Silk road)라는 단어만 보더라도, 얼마나 유명한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솜(木花)과 무명실은 11세기 경부터 일반화되었다. 솜을 일컫는 면(綿)자는 실 사(糸)자에 비단 백(帛)자를 합쳐 만든 글자이다. 이렇게 글자로 보더라도, 무명이 비단보다 나중에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대 상형문자에는 솜이나 무명을 나타내는 글자가 없다.
삼베는 마(麻)에서 만든 베이고, 비단보다 먼저 만들어 사용하였다. 하지만 대마(大麻)가 가지고 있는 환각 성분으로 인해, 마(麻)를 약용으로 많이 사용하었다. 이런 이유로 마(麻)자는 약이나 병에 관련되는 용어에 많이 등장한다. 마약(痲藥), 마마(麻麻, 천연두), 마진(痲疹, 홍역), 마풍(痲瘋, 문둥병), 마비(痲痹) 등이 그러한 예이다.
따라서 실 사(糸)에 관련되는 단어가 대부분 비단과 관련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 실 사(糸), 가는실 멱(糸) - 실을 꼬는 모습
실 사(糸)자는 실타래나 누에고치를 본 따 만든 상형문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하지만 요(幺)자만 있다면 실타래나 누에고치라는 이야기에 수긍이 가지만, 요(幺)자 아래에 있는 소(小)자는 실타래와는 전혀 상관없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실은 만들 때에는 누에나 솜에서 나오는 매우 가는 실을 여러 가닥 꼬아서 만든다. 이렇게 본다면, 소(小)자는 누에고치에서 나온 여러 가닥의 가는 실을 형상화하였고, 위에 있는 요(幺)자는 가는 실을 꼬고 있는 형상을 본 따 만든 것이 이 실 사(糸)자가 아닐까. 상형문자를 보면 이런 모습이 명확하다.
실 사(糸)자에 관련 되는 글자 중 눈여겨 보아야 할 것 중 하나가 종이 지(紙)자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으로 종이는 나무(木)로 만든다. 하지만 서기 105년에는 후한(後漢)시대에 채륜(蔡倫)이 종이를 만들기 전에는 헝겊이 종이로 사용되었다. 이런 연유로 종이 지(紙)자에는 나무 목(木)자 대신 실 사(糸)자를 사용한다. 제지(製紙)는 종이를 만든다는 뜻이다.
나무껍질과 마(麻) 등을 원료로 만든 종이를 한지(漢紙)라고 부르는 이유가, 한(漢)나라 때 이런 종이를 처음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중국 한지(漢紙)를 한국에서는 한지(韓紙) 일본에서는 화지(和紙)라고 부른다.
실 사(糸)자는 실이나 실과 관련있는 글자에 들어간다. 실 사(絲)자는 실 사(糸)자 두개가 만나 만들어진 글자로 실의 의미한다. 줄 선(線)자는 샘(泉)에서 물줄기가 끊임없이 나오듯이 줄이 길게 나온다는 의미에서 만들어 졌다.
순수할 순(純) 혹은 누이지 않은 명주실 순(純)자는 실 사(糸)자와 [모일 둔(屯)→순]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누인다"는 것은 누에에서 뽑아낸 명주실을 잿물에 삶아 희고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다. 순(純)자는 이런 누이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실을 의미하였는데, 가공하지 않아 순수(純粹)하다는 의미가 추가 되었다. 솜 면(綿)자는 실 사(糸)자와 비단 백(帛)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솜(綿)은 실(糸)이 비단(帛)처럼 가늘고 부드럽다는 의미이다. 목화(木花)를 면화(綿花)라고도 한다.
이을 계(系)자는 실 사(糸)자에 한 일(一)자를 추가해 실을 잇는다는 뜻을 만들었다. 이 글자에 사람 인(亻)자가 붙으면 "사람과 사람 간을 잇거나, 관계(關係)를 맺는다"의미의 맬 계(係)자가 된다. 아들(子)자를 붙이면 아들을 이어 나간다는 뜻으로 손자 손(孫)자가 된다. 묶을 누(累)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글자 위의 밭 전(田)자가 3개나 있다. 전(田)자가 무었을 나타내는 지는 분명치 않으나, 3개를 실(糸)로 묶어 둔다는 의미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누적(累積)]
실을 염색(染色)하여 색을 입히므로, 색을 나타내는 글자에는 실 사(糸)자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흴 소(素), 붉을 홍(紅), 푸를 록(綠), 자줏빛 자(紫)자는 그런 경우이다. 처녀 귀신이 자주 입는 소복(素服)은 흰옷이란 뜻이다. 물들 염(染)자는 나무(木)에서 나온 즙(氵)인 물감에 아홉(九) 번 담구어 염색(染色)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외에도 다음과 같은 글자에도 들어간다. 새끼 꼴 삭(索)자는 새끼를 꼰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매달 현(縣)자의 왼쪽에 있는 부분은 머리 수(首)를 꺼꾸로 세워 놓은 형상이다. 즉 나무(一)에 줄(糸)을 매어 목을 꺼꾸로 달아놓은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나중에 "고을"이란 의미로 바뀌면서, 마음 심(心)자가 붙어 매달 현(懸)을 새로 만들었다. 마음이 어떤 일에 매달려 있다는 의미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면서, 실 사(糸)자가 들어가는 한자 중에서 가장 복잡한 글자가 가늘 섬(纖)자이다. 이 글자는 복잡함 때문에 학교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글자이기도 하다. 섬유(纖維)나 섬섬옥수(纖纖玉手)에 들어가는 이 글자는 실 사(糸)자에 [산부추 섬(韱)]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산부추 섬(韱)자는 가늘게 생긴 부추의 일종으로, 부추 모습을 본 따 만든 부추 구(韭)자, 낫 모양의 창인 창 과(戈)자, 낫으로 잘려진 부추의 모습(人人)이 합쳐진 글자이다. "두 사람(人人)이 낫(戈)으로 부추(韭)를 자른다"고 암기하자. 섬섬옥수(纖纖玉手)은 여자의 가냘프고 고운 손을 의미한다.
▶ 維 : 실 유, 오로지 유, 실 사(糸) + [새 추(錐)→유] / 유지(維持), 유신(維新) ▶ 絃 : 악기줄 현, 실 사(糸) + [검을 현(玄)] / 현악기(絃樂器) ▶ 緖 : 실마리 서, 실 사(糸) + [사람 자(者)→저→서] / 서론(緖論) ▶ 繩 : 줄 승, 실 사(糸) + [파리 승(蠅)자의 변형자] / 포승(捕繩) ▶ 純 : 누이지 않은 명주실 순, 순수할 순, 실 사(糸) + [모일 둔(屯)→순] / 순수(純粹) ▶ 素 : (실의 색상이) 흴 소, 실 사(糸) + [드리울 수(垂)의 변형자→소] / 소복(素服), 소박(素朴) ▶ 紅 : (실의 색상이) 붉을 홍, 실 사(糸) + [장인 공(工)→홍] / 홍삼(紅蔘) ▶ 綠 : (실의 색상이) 푸를 록, 실 사(糸) + [깍을 록(彔)] / 녹색(綠色) ▶ 紫 : (실의 색상이) 자줏빛 자, 실 사(糸) + [이를 차(此)→자] / 자주(紫朱) ▶ 絹 : 비단 견, 실 사(糸) + [작은벌레 연(肙)→견] / 견사(絹絲) ▶ 紗 : (비단 종류) 깁 사, 실 사(糸) + [적을 소(少)→사] / 분벽사창(粉壁紗窓) ▶ 緋 : 비단 비, 실 사(糸) + [아닐 비(非)] / 비단(緋緞) ▶ 綵 : 비단 채, 실 사(糸) + [캘 채(采)] / 채단(綵緞) ▶ 緞 : 비단 단, 실 사(糸) + [조각 단(段)] / 공단(貢緞) ▶ 織 : 짤 직, 실 사(糸) + [새길 지(戠)→직] / 직물(織物) ▶ 經 : 날줄 경, 실 사(糸) + [물줄기 경(巠)] / 경도(經度) ▶ 緯 : 씨줄 위, 실 사(糸) + [가죽 위(韋)] / 위도(緯度), 경위(經緯) ▶ 綱 : (그물의) 벼리 강, 실 사(糸) + [언덕 강(岡)] / 삼강오륜(三綱五倫) ▶ 紀 : (그물의) 벼리 기, 실 사(糸) + [몸 기(己)] / 기강(紀綱) ▶ 網 : 그물 망, 실 사(糸) + [그물 망(罔)] / 일망타진(一網打盡) ▶ 組 : (실로 베를) 짤 조, 실 사(糸) + [도마 조(且)] / 조직(組織) ▶ 絶 : (실을) 끊을 절, 실 사(糸) + 칼 도(刀) + [병부 절(卩→巴)] / 절단(絶斷) ▶ 給 : (실이) 넉넉할 급, 줄 급, 실 사(糸) + [합할 합(合)→흡→급] / 공급(供給) ▶ 紡 : 실 뽑을 방, 실 사(糸) + [모서리 방(方)] / 방직(紡織) ▶ 績 : (실로) 길쌈할 적, 공 적, 실 사(糸) + [꾸짖을 책(責)→적] / 공적(功績), 실적(實績) ▶ 紹 : (실을) 이을 소. 실 사(糸) + [부를 소(召)] / 소개(紹介) ▶ 終 : (실이) 끝날 종, 실 사(糸) + [겨울 동(冬)→종] / 종말(終末) ▶ 練 : (실 만드는 방법을) 익힐 련, 실 사(糸) + [가릴 간(柬)→란→련] / 연습(練習) ▶ 縛 : (줄로) 묶을 박, 실 사(糸) + [펼 부(尃)→박] / 자승자박(自繩自縛) ▶ 縫 : (실로) 꿰멜 봉, 실 사(糸) + [만날 봉(逢)] / 봉제(縫製) ▶ 編 : (실로 책을) 엮을 편, 실 사(糸) + [작을 편(扁)] / 편집(編輯) ▶ 結 : (실을) 묶을 결, 실 사(糸) + [길할 길(吉)→결] / 결초보은(結草報恩) ▶ 緘 : (실로) 봉할 함, 실 사(糸) + [다 함(咸)] / 함구무언(緘口無言) ▶ 約 : (실로) 묶을 약, 맺을 약, 실 사(糸) + [잔 작(勺)→약] / 약혼(約婚), 약정(約定) ▶ 總 : (실로) 묶을 총, 실 사(糸) + [바쁠 총(悤)] / 총각(總角), 총계(總計) ▶ 絡 : (실로) 이을 락, 헌솜 락, 실 사(糸) + [각각 각(各)→락] / 연락(連絡) ▶ 繼 : (실을) 이을 계, 실 사(糸) + [이을 계()] / 계속(繼續) ▶ 縮 : (실이) 오그라들 축, 실 사(糸) + [잘 숙(宿)→축] / 수축(收縮) ▶ 緩 : (실이) 느슨할 완, 실 사(糸) + [당길 원(爰)→완] / 완충(緩衝) ▶ 緊 : (실이) 팽팽할 긴, 실 사(糸) + [어질 간(臣又)→긴] / 긴장(緊張) ▶ 紛 : (실이 엉키어) 어지러울 분, 실 사(糸) + [나눌 분(分)] / 분쟁(紛爭) ▶ 糾 : (실을) 꼴 규, 실 사(糸) + [얽힐 구()→규] / 노사분규(勞使紛糾) ☞ 叫 : (입으로) 부르짓을 규, 입 구(口) + [얽힐 구()→규] / 절규(絶叫) ▶ 紙 : 종이 지, 실 사(糸) + [뿌리 씨(氏)→지] / 제지(製紙) ▶ 級 : (실의) 등급 급, 실 사(糸) + [미칠 급(及)] / 등급(等級) ▶ 紋 : (베의) 무늬 문, 실 사(糸) + [글월 문(文)] / 파문(波紋) ▶ 絞 : 목맬 교, 실 사(糸) + [사귈 교(交)] / 교수형(絞首刑) ▶ 紳 : 큰띠 신, 벼슬아치 신, 실 사(糸) + [펼 신(申)] / 신사(紳士) ▶ 緣 : 가선 연, 인연 연, 실 사(糸) + [판단할 단(彖)→연] / 연목구어(緣木求:魚) ▶ 纖 : 가늘 섬, 실 사(糸) + [산부추 섬(韱)] / 섬유(纖維)나 섬섬옥수(纖纖玉手)
■ 작을 요(幺) - 실의 모습
실 사(糸)자의 밑부분을 생략한 글자로, 실의 상형이다. 실처럼 작다는 뜻과 함께, 미미하거나 약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어릴 유(幼)자는 뜻을 나타내는 힘 력(力)자와 [작을 요(幺)→유]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힘(力)이 작으니까(幺) 어리다. 유치원(幼稚園)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의 어린이를 가르치는 곳이다.
작을 요(幺)자가 두 개 모이면, 작다는 의미를 강조한 작을 유(幺幺)자가 되는데, 이 글자는 독자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다른 글자 내에서 사용된다. 기미 기(幾)자는 창 과(戈), 사람 인(人), 작을 유(幺幺)자가 합쳐진 글자로, 창(戈)을 맨 사람(人)이 작은(幺幺) 기미(幾微)를 살핀다는 의미이다. 그윽할 유(幽) 혹은 깊을 유(幽) 혹은 숨을 유(幽)자는 뜻을 나타내는 뫼 산(山)자에 [작을 유(幺幺)]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산(山) 속 깊은 곳이 그윽하다고 해서, 뫼 산(山)자가 들어간다. 심산유곡(深山幽谷)은 깊은 산속의 깊은 골짜기라는 뜻이다.
작을 요(幺)자가 네 개나 들어가는 이을 계()자는 여러 개의 실(幺)을 잇는 모습이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실 사(糸)자를 추가하여 이을 계(繼)자가 되었다. 계속(繼續)은 끊어지지 않게 잇댄다는 뜻이다. 만약 도끼 근(斤)자를 붙이면 끊을 단(斷)자가 되는데, 이은 것을 도끼(斤)로 끊는다는 의미이다. 단절(斷絶)은 연관 관계 등을 끊는다는 의미이다.
■ 수건 건(巾) - 나무에 걸린 천
나무에 걸려 있는 수건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중간의 ㅣ는 나무를 ㄷ자를 90도 돌려놓은 글자는 수건을 뜻한다. 수건 건(巾)자는 옷이나 깃발을 만드는 베나 천의 뜻으로 사용된다.
베 포(布)자는 왼손 좌(屮)자에 수건 건(巾)자를 합쳐 놓은 글자이다. 즉 손(屮)으로 베(巾)를 만드는 모습이다.[포목점(布木店)] 베 포(布)자에 마음 심(忄)자를 합치면 두려워할 포(怖)자가 된다.[공포(恐怖)]
띠 대(帶)자 윗 부분은 장식이 달린 허리띠의 모양이고, 아랫 부분은, 천으로 만든 허리띠라는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수건 건(巾)자가 추가 되었다.[열대(熱帶)]
돗자리 석(席)자는 수건 건(巾)자에 [무리 서(庶)→석]자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천(巾)으로 돗자리를 만드니까, 수건 건(巾)자가 들어간다. 좌석(座席)은 앉는 자리이다.
꾸밀 식(飾)자는 사람 인(人), 수건 건(巾)자에 [먹을 식(食)]자가 들어간다. 사람(人)이 베(巾)로 만든 옷을 꾸민다라는 의미이다.[장식(裝飾)]
이외에도 다음과 같이 베와 관련되는 글자에도 들어간다. 시장 시(市)자는 천(巾)으로 만든 깃발이 깃대에 달려 있는 모습으로, 고대 중국의 시장(市場)에서는 간판처럼 깃발을 달아 물건을 판다는 것을 표시한데에서 유래한다.
바랄 희(希)자는 원래 베(巾)의 올이 효(爻)라는 글자처럼 드문드문 있어 "드물다"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으나, 드물다는 것은 희소성(稀少性)이 있다는 것이어서 ‘바라거나 희망(希望)한다’는 뜻이 생겼다. 나중에 "드물다"라는 원래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벼 화(禾)자를 붙여 드물 희(稀)자가 되었다. 드문드문 성기게 벼(禾)를 심었다는 의미이다. 밀도가 낮은 것을 희박(稀薄)하다고 한다.
항상 상(常)자는 수건 건(巾)자에 [오히려 상(尙)]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길고 긴 천(巾)이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恒常) 똑 같다는 데에서 유래한다.
폭 폭(幅)자는 베(巾)의 너비가 폭(幅)이라는 의미이다. 한폭이란 사람의 가슴 너비을 의미한다. 이렇게 사람의 가슴 너비로 옷감을 만드는 이유는, 옷을 만들 때 몸통의 앞쪽과 뒤쪽은 각각 한폭으로 만들고, 소매는 한폭을 반으로 접어 만들었기 때문이다. 열두 폭(幅) 치마란 열두 폭을 접어 주름치마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호화스러은 치마를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제왕 제(帝)자에도 수건 건(巾)자가 들어가는데, 이 글자는 베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씨방과 꽃대가 있는 모습, 아래로 향하는 꽃의 모습, 하늘의 신 상제(上帝)를 위해 쌓아놓은 제단을 모습 등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 황제(皇帝)가 다스리는 나라를 제국(帝國)이라 부른다.
▶ 幣 : 비단 폐, 수건 건(巾) + [무너질 폐(敝)] / 폐물(幣物) ▶ 帛 : 비단 백, 수건 건(巾) + [흰 백(白)] / 폐백(幣帛) ▶ 錦 : 비단 금, 비단 백(帛) + [쇠 금(金)] / 금의환향(錦衣還鄕) ▶ 幕 : (베로 만든) 장막 막, 수건 건(巾) + [없을 막(莫)] / 장막(帳幕) ▶ 帳 : (베로 만든) 휘장 장, 수건 건(巾) + [긴 장(長)] / 휘장(揮帳) ▶ 帆 : (베로 만든) 돛 범, 수건 건(巾) + [무릇 범(凡)] / 범선(帆船) ▶ 帽 : (베로 만든) 모자 모, 수건 건(巾) + [무릅쓸 모(冒)의 변형자] / 모자(帽子) ▶ 幅 : (베의) 폭 폭, 수건 건(巾) + [찰 복(畐)→폭] / 열두 폭(幅) 치마
■ 옷 의(衣/衤) - 옷의 앞 모양
사람이 옷을 입고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은나라 때의 귀족들은 크게 두가지 옷을 입었는데, 위의 입는 옷으로 무릎까지 내려오는 옷을 의(衣)라 불렀고, 아래에 입는 치마를 상(裳)이라 불렀다.
옷벗을 라(裸)자가 두번 들어가는 적나라(赤裸裸)는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발가벗은 상태"라는 뜻으로, 있는 그대로 숨김이 없다는 의미이다. 읽을 때 소리가 "적나나"가 아니고 "적나라"라는 점에 유의하자. 처음 초(初)자는 옷(衣/衤)을 만들기 위해 맨 처음하는 일이 칼(刀)로 옷감을 자르는 일에서 유래한다.
옷 의(衣)자는 모습이 조금 변한 형태로 사용되기도 한다. 아래의 글자가 그러한 예이다. 쇠할 쇠(衰)자의 상형문자에 보면 옷의 가장자리가 너덜너덜하게 풀린 헌 옷의 모습이다. 헌옷이란 의미에서 "쇠한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쇠잔(衰殘)이란 힘이나 세력이 점점 약해진다는 의미이다.
겉옷 표(表)자는 옷 의(衣)자와 털 모(毛)자가 합쳐져 변형된 글자로, "털옷"을 의미하였으나, 이러한 털옷은 겉에 입는 겉옷으로 사용되었고, 나중에 "겉옷"이나 "겉"이란 의미가 되었다.
속옷 충(衷) 혹은 속마음 충(衷)자는 옷 의(衣)자와 [가운데 중(中)→충]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옷의 가운데(속)에 입는 옷이라 속옷이나 속마음이란 의미가 생겼다. 충심(衷心)은 마음 속에서 우러나온 참된 마음이다.
옷 길 원(袁)자는 옷(衣) 중앙에 달린 둥근 옥(○→口)이 달린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옷이 길다"라는 의미가 있지만 원래는 "둥글다", "돌다"라는 의미를 가졌다. 옷 길 원(袁)자는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된다. 멀 원(遠)자는 머니까 언젠가는 돌아와야(袁) 할 길(辶)이라는 의미이고, 울타리 원(園)자도 둥글게(袁) 둘러싼다(口) 의미이다.
둥근 옥 환(睘)자는 옷(衣) 중앙에 달린 둥근 옥(○→口)을 눈(目→罒)으로 내려다 보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즉 원(袁)자 위에 눈(目→罒)이 붙어 있는 모습이다. 둥근 옥 환(睘)자도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된다. 반지 환(環)자는 둥근(睘) 옥(玉)으로 만든 반지이고, 돌아올 환(還)자는 돌아올(睘) 길(辶)이라는 의미이다.
슬플 애(哀)자는 옷 의(衣)자와 입 구(口)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옷(衣)과 입(口)으로 부터 "슬프다"라는 의미가 생긴 연유가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옷(衣) 고름에 입(口)을 가리며 우는 아낙네의 모습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다. 비비안 리와 로버트 테일러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 "애수(哀愁)"의 원제목은 "Waterloo Bridge"이다.
그리워할 회(褱)자는 옷 의(衣)자와 눈 목(目→罒), 물 수(氺)의 변형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그리워서 눈(目→罒)에서 눈물(氺)이 나 옷(衣)을 적시는 형상이다. 이글자는 독자적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마음 심(忄)자가 합쳐지면, "그리움을 마음에 품는다"고 해서 품을 회(懷)자가 된다. 회의론자(懷疑論者)는 모든 일에 의심(疑心)을 품는 사람이다. 흙 토(土)자가 합쳐지면 흙이 무너질 괴(壞)자가 된다. 무너지는 것을 붕괴(崩壞)라고도 한다.
구할 구(求)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털이 나 있는 옷의 모습으로 의(衣)자와 비슷한 모양이다. 털 옷을 구한다라는 데에서 "구한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군사 졸(卒), 하인 졸(卒), 죽을 졸(卒)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옷 의(衣)자의 가운데 한 일(一)자가 그려져 있다. 한 일(一)자에 대한 확실한 해석은 없으나 옷을 묶은 허리띠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옷자락을 묶음으로서 싸움이나 일을 할 때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허리를 묶은 옷을 입는 군사나 하인을 지칭하며, 죽은 사람은 수의를 입을 때 옷을 묶는 데에서 '죽는다', '끝나다'는 의미도 생겼다. 졸병(卒兵), 졸도(卒倒), 졸업(卒業)과 같은 단어에 사용된다.
섞일 잡(雜)자는 옷 의(衣→卒)의 변형자와 [모일 집(集→木隹)→잡]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여러가지 옷이 모여 섞여 있다는 의미이다. 잡초(雜草)는 여러가지가 섞여 있는 풀을 의미한다.
의지할 의(依)자는 뜻을 나타내는 사람 인(人)자와 [옷 의(衣)]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사람에게 의지(依支)하니까, 사람 인(人)자가 들어간다. 옷 의(衣)자가 소리로 사용되는 희귀한 경우이다.
▶ 袍 : (옷의 종류인) 핫 옷 포, 옷 의(衤) + [쌀 포(包)] / 도포(道袍) ▶ 裳 : (옷의 종류인) 치마 상, 옷 의(衣) + [오히려 상(尙)] / 동가홍상(同價紅裳) ▶ 襤 : (옷의 종류인) 누더기 람, 옷 의(衤) + [살필 감(監)→람] / 남루(襤褸) ▶ 袈 : (옷의 종류인) 가사 가, 옷 의(衣) + [더할 가(加)] / 가사(袈裟) ▶ 衷 : (옷의 종류인) 속옷 충, 속마음 충, 옷 의(衣) + [가운데 중(中)→충] / 충심(衷心) ▶ 製 : 옷지을 제, 옷 의(衣) + [마를 제(制)] / 제조(製造) ▶ 裁 : 옷마를 재, 옷 의(衣) + [해할 재()] / 재단(裁斷) ▶ 褸 : (옷이) 남루할 루, 옷 의(衤) + [포갤 루(婁)] / 남루(襤褸) ▶ 裂 : (옷이) 찢어질 렬, 옷 의(衣) + [벌일 렬(列)] / 분열(分裂) ▶ 補 : (옷을) 기울 보, 옷 의(衤) + [클 보(甫)] / 보수(補修) ▶ 裏, 裡 : 옷 속 리, 안 리, 옷 의(衣) + [마을 리(里)] / 표리부동(表裏不同) ▶ 袖 : 옷 소매 수, 옷 의(衤) + [말미암을 유(由)→수] / 수수방관(袖手傍觀) ▶ 被 : (옷을) 입을 피, 짊어질 피, 옷 의(衤) + [가죽 피(皮)] / 피해(被害), 피고인(被告人) ▶ 複 : (옷을) 겹쳐 입을 복, 겹칠 복, 옷 의(衤) + [갈 복(复)] / 복사(複寫) ▶ 裝 : (옷을) 꾸밀 장, 옷 의(衣) + [장할 장(壯)] / 장식(裝飾) ▶ 裕 : (옷의 크기가) 넉넉할 유, 옷 의(衤) + [계곡 곡(谷)→욕→유] / 여유(餘裕) ▶ 裸 : 옷 벗을 라, 옷 의(衤) + [열매 과(果)→라] / 적나라(赤裸裸) ▶ 衾 : 이불 금, 옷 의(衣) + [이제 금(今)] / 원앙금침(鴛鴦衾枕) ▶ 袋 : 부대 대, 옷 의(衣) + [세 대(代)] / 쌀포대(包袋) ▶ 雜 : (옷이) 섞일 잡, 옷 의(衣→卒)의 변형자 + [모일 집(集→木隹)→잡] / 잡초(雜草)
■ 덮을 멱(冖) - 머리에 쓰는 두건
덮을 멱(冖)자는 머리에 덮어쓰는 모자(혹은 두건)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고대 중국 사람들은 보자기로 머리를 두른 두건(頭巾)을 모자(帽子)라고 불렀다.
무릅쓸 모(冒)자는 얼굴을 상징하는 사람 눈(目)과 머리카락(二)과 머리에 덮은 모자(冖)의 상형이다. 무릅쓴다는 의미가 생기면서, 원래 의미의 모자는, 뜻은 명확히 하기 위해, 수건 건(巾)을 붙여 모자 모(帽)자가 되었다. 위험을 무릅쓰는 것을 모험(冒險)이라고 한다.
관 관(冠)자는 사람의 머리(元) 위에 손(寸)으로 관을 덮어쓰는(冖)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의관(衣冠)이란 옷과 갓을 의미한다. 비슷한 글자로 도둑 구(寇)자가 있는데, 집(宀)에 있는 사람의 머리(元)를 흉기로 치는(攴)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왜구(倭寇)란 일본 도둑이란 의미이다.
머뭇거릴 유(冘)자는 사람(儿) 머리 부분을 덮어(冖), 앞이 안보여 머뭇거리는 모습이다. 유예(冘豫)란 망설이거나 머뭇거린다는 의미이다.
덮을 멱(冖)자가 모자의 모습이 아닌 경우도 있다. 어두울 명(冥)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벌린 다리(冖) 사이로 나오는 아기(日)를 두 손(廾→六)으로 받는 모습이다. 어두운 방에서 아이를 낳는다고 "어둡다"라는 의미가 생겼다. 지금도 태어난 아이는 어두운 방에 두어 빛에 조금씩 적응시킨다. 구름이 해(日)를 덮어(冖) 어둡다라는 이야기는 속설일 뿐이다.[명복(冥福)]
군사 군(軍)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사람 인(人→冖)자와 수레 거(車)자가 합쳐져 만들어진 글자이다. 즉 군인(軍人)들과 수레가 전쟁터에 나아가는 모습이다. 덮을 멱(冖)자와는 상관이 없다.
■ 부수는 아니지만 베틀에 관련되는 글자
비록 부수는 아니지만, 한자에는 베를 짜는 베틀에 관련되는 상형문자들이 많이 있다. 다음이 그러한 예이다.
○ 물줄기 경(巠) - 날 줄이 걸려 있는 베틀 물줄기 경(巠)자는 날줄이 걸려 있는 베틀의 모양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물줄기라는 뜻이 생긴 이유는 글자 내에 있는 내 천(巛)자 때문인데, 실제 물줄기 경(巠)자를 자전에서 찾으려면 내 천(巛) 부에 있다. 물줄기 경(巠)자에 실 사(糸)자가 붙으면 날줄 경(經)자가 되는데, 그물이나 베를 짤 때 길이로 들어가는 실이 날줄이다. 지도의 경도(經度)가 세로선이고 위도(緯度)가 가로선이다.
물줄기 경(巠)자에 다른 부수와 합쳐져 소리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수레 차(車)자가 붙으면 빠를 경(輕), 머리 혈(頁)자와 붙으면 목 경(頸), 병 녁(疒)자와 붙으면 경련 경(痙), 걸을 척(彳)자와 붙으면 지름길 경(徑)자가 된다.
○ 북방 임(壬) - 날 줄이 없는 빈 베틀 베틀의 상형은 물줄기 경(巠)자 외에도 북방 임(壬)자가 있다. 물줄기 경(巠)자가 날 줄이 걸려 있는 베틀인데 반해, 북방 임(壬)자는 날줄이 걸려 있지 않는 모습이다. 북방 임(壬)자도, 주로 다른 부수와 합쳐져 소리로서 역할을 할 뿐이다. 사람 인(人)과 붙으면 사람에게 임무(任務)를 맡길 임(任), 계집 녀(女)자와 붙으면 아이 밸 임(姙), 돈을 의미하는 조개 패(貝)와 붙으면 품팔이 임(賃), 질펀한 물 수(氵)자와 붙으면 음란(淫亂)할 음(淫)자가 된다.
○ 오로지 전(專) - 북을 들고 있는 손 오로지 전(專)자는 손(寸)에 북(베를 짤 때 씨줄을 넣기 위한 실패)이나 실패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아마도 베를 짜는 사람은 베만 오로지 만든다에서 "오로지"라는 뜻이 생겼고, 이와 같이 오로지 한가지만 전문적(專門的)으로 하면 전문가(專門家)가 된다고 해서 전문가라는 의미도 추가되었다.
하지만 이 글자도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서의 역활만 한다. 사람 인(人)자와 만나면 전할 전(傳), 수레 차(車)자와 붙으면 구를 전(轉), 자동차가 굴러 뒤집히는 것을 전복(轉覆)이라 부른다. 흙 토(土)자가 붙으면 벽돌 전(塼)자가 된다.
○ 펼 부(尃) - 북실을 들고 있는 손 펼 부(尃)자는 밭(田)에 새싹이 돋아나는 모습의 클 보(甫)자와 손 모양의 마디 촌(寸)자를 합쳐놓은 글자이나, 클 보(甫)자와는 전혀 상관 없다. 상형문자를 보면 손에 실패나 북실을 들고 있는 모습을 상형화한 오로지 전(專)자와 비슷하다. 오로지 전(專)자와 마찬가지로 베를 짜는 데에 관련 된 글자로 탄생되었으나, 다른 글자 내에서 소리로의 역할을 하는 글자가 되고 말았다.
돈을 의미하는 조개 패(貝)자가 붙으며 부의할 부(賻), 초상난 집에 돈을 보내는 일을 부의(賻儀)라고 한다. 대나무 죽(竹)자와 붙으면 장부 부(簿), 옛날에는 종이 대신 대나무에 장부(帳簿)를 기록하였으므로 대나무 죽(竹)자가 들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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