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일 화요일

한자 부수 깃발과 북 (方,鼓)

    2-3-8. 깃발과 북 (方,鼓)
전쟁은 고대 중국에서는 일상 생활이었다. 이러한 전쟁에서 칼이나 창과 같은 무기 외에도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것이 북과 깃발이었다.

확성기나 무전기가 없던 옛 중국에서 전쟁을 칠 때, 수천 수만 명의 군사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서 사용되었던 것이 깃발과 북이었다. 즉 군사들은 멀리서 깃발의 움직임이나 북소리를 듣고 진격을 하거나 퇴각을 하였다. 따라서 깃발과 북은 전쟁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 하겠다.

여기서는 이러한 깃발과 북에 대해 알아보자.

[사진] 청동으로 만든 은나라의 북. 이 북의 모습에서 북 주(壴)자가 만들어졌다.


■ 모 방(方) - 깃발의 모습

모서리를 의미하는 방(方)자는 원래 손잡이가 달린 쟁기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였다. 이러한 방(方)자는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된다. 소리로 사용될 때에는 글자의 오른쪽(防,紡,訪,妨 등)이나 아래(房,芳,旁 등)에 온다.

하지만 부수로 사용될 때에는 다른 뜻을 지닌다. 부수로 사용되는 방(方)자는 모두 글자의 왼쪽(旅,旗,族,施)에 오는데, 공통적으로 글자 오른쪽 위에 사람 인(人)자처럼 생긴 글자가 있다. 상형문자를 보면 깃발이 휘날리는 모습인데 이런 깃발을 본 따 만든 글자가 깃발 언(方人)자이다. 따라서 부수로 사용되는 모 방(方)자는 깃발 언(方人)자를 반으로 잘라 놓은 글자이다.

나그네 려(旅)자는 깃발(方人)아래의 사람들(人人→氏)이 행군하는 모습(그림 참조)으로, 원래 군사를 의미하였으나, 나중에 나그네나 여행자를 의미하게 되었다. 즉 중국 최초의 여행자들은 군사들이었다. 이런 이유로 려(旅)자는 여관((旅館)이나 여행(旅行) 뿐만 아니라, 군대 조직의 단위인 여단(旅團)에서 쓰인다.

집단 족(族) 혹은 겨레 족(族)자도 깃발 아래 모여있는 사람들을 본따 만들 글자이다. 깃발 아래에 있는 화살 시(矢)자는 화살과 상관 없이 사람의 모습을 본따 만든 글자이다. 족장(族長)이나 가족(家族)에서 쓰인다.

기 기(旗)자는 뜻을 나타내는 깃발 언(方人)자에 [그 기(其)]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기수(旗手)는 깃발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이다.

돌 선(旋)자는 깃발 언(方人)자와 발 소(疋)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깃발을 가진 기수 주위를 발로 걸어서 빙빙 돈다는 의미이다. 선회(旋回)는 원을 그리며 돈다는 뜻이다.

놀 유(遊)자는 뜻을 나타내는 걸을 착(辶)자와 [깃발 유(斿)]자가 합쳐진 글자이다. 유람(遊覽)이란 구경하며 돌아 다닌다라는 의미이다.

어조사 어(於)자의 상형문자를 보면 깃발의 모습과는 상관없이, 까마귀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하지만 어조사로 사용되고 있다. 한자 시험에 자주 등장하는 청출어람(靑:푸를 청 出:날 출 於:어조사 어 藍:쪽 람)은 "청출어람 청어람(靑出於藍 靑於藍)"의 준말인데, "쪽에서 우러난 푸른빛이 쪽보다 푸르다"는 뜻으로, 흔히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아짐을 일컫는 뜻으로 순자(荀子)에 나오는 글귀이다.


■ 북 고(鼓) - 손에 북채를 잡고 북(壴)을 두드리는 모습

북을 나타내는 고(鼓)자의 왼쪽 부분(壴)은 받침대(ㅛ)에 올려져 있는 북(ㅁ)과 북 장식(士)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북채(+)를 들고 있는 손(又)의 모습이다. 이런 모습은 실제 발굴되는 북이나, 그림 등에서 볼 수 있다.

원래의 고(鼓)자는 왼 쪽에 있는 글자(壴)만으로도 북 주(壴)자가 된다. 하지만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북을 치려고 손(又)에 나무막대(+)을 들고 있는 형상이 더해서 북 고(鼓)자를 만들었다.

북들은 받침대에 올려 놓은 모습의 북 주(壴)자 외에도, 중국에서는 막대기 중앙에 끼어 땅에 세워 놓은 모습의 북도 많은데, 가운데 중(中)자가 북(ㅁ)을 막대기(ㅣ)나 깃발에 끼워 땅에 세워 놓은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다. 이러한 북은 전쟁터에서 군대를 지휘하는 중심이 된다고 해서 가운데라는 뜻이 생기게 되었다.


힘있을 팽(彭)자는 받침대 위에 올려 놓은 북(壴)에서 힘차게 소리(彡)가 팽창(膨脹)하면서 나오는 모습이다. 터럭 삼(彡)이 털과는 상관 없이 소리가 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글자에 고기 육(肉/月)자가 합쳐지면 살이 쪄 부풀을 팽(膨)자가 됩니다.

기쁠 희(喜)자는 북(壴)을 치면서 입(口)으로 노래를 부르니 기쁘다는 의미이다.[희열(喜悅)]
기쁠 희(囍)자는 기쁨이 두배(?)라는 뜻으로, 우리나라의 옛날 문양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세울 주(尌)자는 손(寸)으로 북(壴)을 받침대 위에 올려 세우는 모습이다. 이 글자가 독자적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 역할을 한다. 돌집 엄(广)자를 만나면 주방 주(廚)자, 나무 목(木)자를 만나면 나무 수(樹)자가 된다.

두드릴 고(鼔)자는 북 주(壴)자와 칠 복(攴)자가 합쳐진 글자로 북을 쳐서 두드린다는 의미이다. 비슷한 글자로두드릴 고(敲)자가 있는데, 뜻을 나타내는 칠 복(攴)자와 [높을 고(高)]자가 들어간다. 높을 고(高)가 큰 건물의 상형이기 때문에 건물의 문 혹은 성문을 두드린다는 의미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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